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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셧다운제 10년, 실패한 정책"...폐지에 한목소리 낸 세미나 개최

강미화2021-07-13 12:04

정치권에서 게임 셧다운제 시행 10년 만에 폐지 목소리에 힘을 실었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허은아 의원은 '강제적 셧다운제' 정책의 필요성을 논하고, 게임‧e스포츠 산업 발전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게임셧다운제 폐지 및 부모 자율권 보장 정책 세미나'를 13일 비대면으로 열었다. 

게임 셧다운제는 16세 미만의 청소년에게 오전 0시부터 오전 6시까지 심야시간의 인터넷 게임 제공을 제한하는 제도로 청소년보호법 개정안에 따라 2011년 5월 19일 신설됐으며 같은 해 11월 20일부터 시행된 바 있다.  

허 의원은 "강제적 셧다운제가 의도는 좋았으나 결과까지 좋은 것은 아니었다. 잘못된 정책에 의도와 다르게 청소년 수면시간이 늘지도 않았고, 게임 이용이 통제되지도 않았다"며 "실효성이 없다. 천편일률적인 규제로 청소년의 행복추구권, 평등권, 부모의 교육권을 침해했다. 의도만큼 좋은 결과를 이끌 수 있는 정책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는 "게임 셧다운제가 해외 게임과 모바일 게임에 적용되지 않아 실효성에 의문이 든다. 통제를 기반한 청소년 정책은 실효성이 없다는 판단이 든다"며 "10년간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났다는 연구도 빈약해 재검토돼야 한다. 대선을 앞두고 참고해 합리적인 정책을 만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먼저 조문석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가 '셧다운제의 논리와 정책의 한계'를 주제로 셧다운제 시행 배경과 문제점을 지적했다. 셧다운제는 청소년 수면권을 보장하고, 보호하겠다는 취지 아래 인터넷 이용시간을 늘리는 요인으로 꼽힌 게임을 규제하기 위해 마련됐다.

결론적으로 셧다운제는 실패한 것으로 판단했다. 그는 "청소년이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않은 이유가 게임인지 의문이 든다. 수면과 게임이 상관관계가 없다면, 자율에 맡기는 것이 적합했다"며 "결과적으로 수면 시간이 늘었는지 보면, 효과가 없는 정책이었다"고 설명했다.  

2019년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 아동·청소년의 절반 이상인 55.2%는 수면 부족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순위 원인은 숙제, 인터넷 강의, 자율학습 등 공부(62.9%)였고, 2순위는 동영상, 만화 블로그 등 인터넷 사이트 이용(49.8%), 3순위는 학원 과외(43.1%)였고 인터넷 게임과 모바일 게임을 포함한 게임이용은 5순위(36.6%)로 나타났다. 

셧다운제 시행 이후 게임이용 시간의 변화나 심야시간대 게임이용 시간의 변화를 분석한 연구에서도 의미 있는 결과가 도출되지 않았다. 2020년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진행한 연구에서 게임이용시간과 수면 시간 간의 상관성은 0.05였으며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관계가 나타나지 않았고, 수면 시간과 상관성을 지니는 주요 요인은 학습시간이었다. 

허 교수는 "청소년의 수면 시간 부족의 주요 원인을 게임으로 지목하고 정책 문제를 잘못 정의한 데서 시작한다. 청소년들이 수면 부족문제를 겪고 있는 현상을 정의하기 위해 수면 부족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인을 종합적으로 파악했어야 했다"며 "게임에 매몰된 논의로 인해 문제에 대한 명확한 정의와 인과관계를 규명하는 작업을 저해하고 문제의 본질을 흐려왔다"고 지적했다. 

이병찬 법무법인 온새미로 변호사가 '강제적 셧다운제의 헌법적 문제'를 주제로 발제를 이어갔다. 그는 셧다운제가 16세 미만 청소년의 기본권, 인격의 자유로운 발현권, 평등권을 침해했으며 게임업체의 표현의 자유, 직업선택의 자유와 부모의 교육권도 침해했다고 봤다.

그는 "강제적 셧다운제는 청소년들이 게임 과몰입에 빠지는 이유가 게임의 중독성 때문이라는 판단에 기초하고 있지만, 청소년들이 게임에 몰입하는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입시위주 교육시스템에서 받는 과도한 스트레스"라고 밝혔다. 

이어 "입시위주의 교육이 근본적인 차원에서 개혁되지 않는다면, 설사 셧다운제가 시행된다고 하더라도 게임 과몰입 문제를 근본적인 차원에서 해결할 수 없으며, 기타 게임, 해외 게임으로의 규제회피 및 주민등록번호 도용과 같은 부작용만 발생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지는 토론에서도 셧다운제의 문제점 지적이 이어졌다. 

박승범 문화체육관광부 게임콘텐츠산업과 과장은 "청소년 인터넷 과도한 이용을 줄이고 수면시간을 보장하겠다는 달성하지 못해 실효성 측면에 문제가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셧다운제 시스템 구현이 중소 개발사에 여전히 부담된다는 점, 산업 전반의 낙인 효과를 만들어내고 부정적인 인식을 강화한다는 점, 등급분류 제도와 셧다운제 이중 규제, 여가부와 문체부간 이중 규제 문제를 들었다. 

또한 청소년 보호를 위해 현재 청소년 0.3%를 대상으로 진행되는 게임 리터러시 교육을 10배 이상 늘리도록 예산을 확대하고, 학부모의 걱정을 해소할 수 있도록 게임물관리위원회와 협업해 사후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와 함께 "대부분의 논란은 부정적인 게임 인식에서 비롯됐다. 수동적 대응에서 적극적으로 나서 게임을 잘 모르는 게 창피한 일이 되는 사회문화가 되도록 조성되길 바란다"며 "현재 여성가족부와 잘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종천 수원공업고등학교 교사는 "교육은 가정에서 부모와 자녀가 공감대를 형성하며 진행했어야 했는데 국가가 개입하면서 학생들은 공산국가 제도라고 비판하고 있다"며 "아이들은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 게임을 한다"고 밝혔다. 

장근영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셧다운제 목표를 달성하려면 연령을 만 18세로 시간도 밤 10시부터 오전 8시까지, 제한 게임도 온라인, 콘솔, 모바일 게임도 했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현재 셧다운제는 현실적인 타협의 결과인데, 과연 청소년의 심야 이용제한이 미래 사회에 도움이 되는 환경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규제도 일관적으로 유지되면 적응이 된다. 별다른 문제 제기가 없었던 것이지, 정상적인 것은 아니었다"며 "규제를 받아들이면 계속 다른 규제를 받아들이게 된다. 비정상적인 상태에서 벗어나야 한다. 우리나라만 못하는 것이 많아 전반적으로 검토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전현수 우리들의 마인크래프트 공간 대표는 "게임 과몰입은 원인이 아니라 결과에 불과하다. 청소년은 스트레스 해소를 과몰입 대상으로 한다. 행복한 과정, 원만한 교우 환경을 갖춘다면 과몰입에 빠질 염려가 전혀 없다"며 "게임을 무조건 규제하기보다는 대화 수단, 꿈을 키워가는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토론회 좌장을 맡은 황성기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문제의 소재와 비난의 대상을 혼동한 결과"라며 "청소년이 잠을 자지 못하는 것이 입시제도인데 게임에 비난을 퍼부은 생색내기 정책이라고 본다"며 패널 토론을 마무리했다. 

강미화 기자 redigo@fom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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