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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10주년]"포모스 10년...'인터뷰'를 돌아보다"

최종봉2021-07-01 13:57

게임 기자가 취재 활동을 하며 가장 긴장되고 또 기대되는 순간 중 하나는 바로 인터뷰 자리다.

게임 업계를 대표하는 인물들을 만나며 그들의 이야기를 글로 옮기는 일은 익숙하지만, 그들의 모든 감정까지 담아내기는 어렵기에 늘 최선을 다하고자 다짐한다.

때로는 지나치게 수줍은 사람과 만나 매끄럽게 인터뷰를 진행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으며 반대로 게임 업계 종사자로서 너무 재밌지만 인터뷰 기사의 방향 등 여러 이유로 지면에는 담기지 못한 일도 많다.

포모스 10주년을 맞아 그동안 인터뷰를 진행하며 미처 기사에는 싣지 못한 아쉬운 마음과 함께 당시의 감상을 회고하는 기사를 마련했다.

■ 아오누마 에이지 젤다의 전설 PD
국내에서 닌텐도의 주요 개발 인사를 만나는 것은 굉장히 드문 일 중 하나이다.

손꼽아 기다리던 와중 '젤다의 전설' 시리즈의 디렉터와 총괄 PD를 역임한 아오누마 에이지 PD가 지난 2016년 '젤다의 전설 트라이포스 삼총사'의 홍보차 국내 방한했다.

닌텐도를 대표하는 개발자를 인터뷰하는 자리라 흔치 않은 기회이기에 국내 많은 매체가 참가했었으며 한국닌텐도의 긴 회의실 테이블에 사람이 가득 찼다. 짧은 기다림 끝에 회의실로 들어온 아오누마 에이지 PD는 '장인'이라는 느낌이 들기 충분했다.

국내에서는 그의 나이가 되면 보통 대표나 본부장과 같은 직책으로 불리는 것과 달리 아오누마 에이지 PD는 현업에서 활동 중인 개발자 모습 그대로였다.

그는 "떠올린 아이디어도 자기 상사인 미야모토 시게루 씨에게 거절당하면 다시 고민해야 해 괴롭기도 하다"며 농담을 던졌다.

아울러 흔히 커뮤니티 농담으로 알려진 '주인공 이름이 젤다(보통 제목에 주인공 이름이 들어가니)'와 같은 이야기에 대해서도 재치 있으면서도 의미 있는 답변을 하기도 했다.

"링크를 젤다로 부르는 데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어차피 주인공은 여러분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인터뷰 현장에서는 '젤다의 전설' 시리즈에 대한 복잡한 세계관 설정에 관련해 묻는 말도 나왔지만 아오누마 PD는 '그런 게 있지' 정도의 느낌으로 답변을 주기도 했었다.

'젤다의 전설' 시리즈에 정교한 세계관을 담기 보다는 플레이어가 주인공이 돼 모험을 펼치고 퍼즐을 고민해 푸는 재미를 전달하는 것이 보다 중요하다고 보였다.

■ 진승호 베리드 스타즈 디렉터
진승호 디렉터와의 첫 만남은 네시삼십삼분에서 '회색도시 2'의 출시를 마치고 진행한 인터뷰 자리였다.

인터뷰 자리를 다니다 보면 개발자는 크게 두 부류로 나뉜다. 하나는 일로서 게임을 개발하는 타입과 또 하나는 깊은 애정을 지녀 헌신하는 타입이다.

진승호 디렉터는 단연 후자였다. 짧은 첫 인터뷰에서도 자신의 게임에 담은 애정을 느낄 수 있었으며 한정된 자원과 속에 최선을 다해 개발을 이어왔다는 것을 단번에 느낄 수 있었다.

당시 '회색도시 2'는 매번 에피소드를 전달하는 방식을 선보였다. 한 번에 만들어 두지 않았기에 성우들의 더빙과 수정사항을 제외한다면 실제 게임을 개발할 수 있는 시간은 10일 정도에 불과했다.

완결까지 숨 막히게 달리는 일정이지만 진승호 디렉터는 개인의 성과보다는 팬들을 위해 힘을 냈다.

특히, 팬들이 보내준 롤링페이퍼는 물론 강원도 지방에서 딸과 함께 플레이하는 학부모의 편지 등 미완의 작품을 믿고 구매해준 유저에게 보답하기 위해 개발을 이어갔다.

보기 드문 개발자의 모습에 자연스럽게 향후 행보에 대해서도 기대하게 됐다.

진승호 디렉터는 '회색도시 2' 이후 네시삼십삼분을 나와 라인게임즈로 소속을 옮겨 '베리드 스타즈'까지 출시해 현재는 오컬트 초능력 물 '하우스 홀드'를 준비 중이다.

그는 '회색도시 2' 이후 시간이 많이 흘러도 여전히 자신이 제작하는 게임에 대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으며 팬들에 대한 애정도 변치 않는 성실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 투카 레미디엔터테인먼트 프로듀서
'컨트롤'과 '앨런 웨이크' 등 깊이 있는 스토리텔링을 보여준 레메디엔터테인먼트는 핀란드의 게임사다.

늘 한국의 반대편에 위치한 나라의 게임사는 어떻게 일을 하는가에 대해 궁금증을 지니고 있던 차에 마침 국내 게임쇼인 플레이엑스포에 참가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레메디엔터테인먼트 직원을 만날 수 있었다.

투카 타이팔베시 프로듀서와 토마스 푸하 커뮤니케이션 책임자는 짧은 인터뷰 속에 핀란드가 가진 게임 인식과 함께 글로벌 게임 개발사인 레메디엔터테이먼트의 개발 문화를 소개했다.

인터뷰 도중 인상 깊었던 부분은 5주의 기본 휴가(종교적 사유로 인한 휴가 및 추가 휴가 별도)와 함께 새롭게 합류하게 되는 직원에 대한 배려였다.

레메디엔터테인먼트는 글로벌 기업의 특징상 전체 직원의 약 40%가 외국인으로 구성됐는데 해외 인재 채용이 결정되면 핀란드 공항부터 사내 직원이 마중을 나가 필요한 공문서 처리부터 건강보험, 주거 문제, 사회 보장 등 새로운 나라에서 필요한 각종 행정을 도와준다고 했다.

인적 자원 중심으로 성장한 핀란드의 기업 문화의 특징을 고스란히 엿볼 수 있었다.

투카 타이팔베시 PD는 "좋은 게임을 만들기 위해서는 단순히 열심히 일하는 열정만으로는 안 된다"며 "일하는 사람이 (야근 등으로)피곤하다면 좋은 결과물이 나올 수 없다"고 강조했다.

■ 아이즈 타쿠야 인티크레이츠 대표
게임사나 스튜디오를 대표하는 인물과 인터뷰를 가지면 대게 사업적 성과와 회사의 비전에 관해 이야기를 하게 된다.

대표라는 직함이 본래 회사를 책임지는 처지라 무엇보다 성과 중심의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반면 아이즈 타쿠야 인티크레이츠 대표는 조금 달랐다. 2D 게임을 주로 개발해온 인티크레이츠는 '록맨 제로' 시리즈부터 '건볼트' 시리즈 등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게임보다는 늘 마니아가 찾는 게임들을 제작해왔다.

아무래도 거대 자본을 바탕으로 한 블록버스터 게임보다는 인디 게임의 감성에 가까운 회사인 만큼 사내 문화도 독특했다.

첫 만남 자리에서 아이즈 타쿠야 대표는 "자신은 사원이 멋대로 만든 게임을 열심히 팔러 다니는 사람"이라고 밝혔다.

이후의 만남에서도 그는 "인티크레이츠의 사내 문화는 유지되고 있으며 최근엔 대표인 내가 지시해도 개발자들이 들은 척도 안 한다"고 웃기도 했다.

대표의 지시나 경영진의 사업적 결정에 의해 게임이 제작되는 경우가 많은 게임 업계에서 개발자 중심으로 회사가 움직인다는 얘기는 다소 생소하게 느껴진다.

최근의 게임업계는 점차 비즈니스적인 성향이 강해지고 있다. 회사에 따라서는 게임의 콘텐츠보다 비즈니스 모델(BM) 제작에 더 신경 쓰는 경우도 많다.

사업적 성과를 위해 직원을 닦달하기보다는 직접 발로 뛰며 게임 알리기에 나서는 아이즈 타쿠야 대표의 모습은 분명 현재 게임 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 츠지모토 료조 몬스터 헌터 PD
캡콤의 간판 타이틀인 '몬스터 헌터' 시리즈를 이끌어 온 인물 중에는 국내에서도 친숙한 츠지모토 료조 PD가 있다.

국내 팬들이 붙여준 '빛지모토'라는 애칭처럼 매번 새로운 재미를 주는 한편 지속적인 무료 업데이트를 제공하며 유저에게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츠지모토 료조 PD와 국내 유저와의 유대는 단시간에 이뤄지지 않았다. '몬스터 헌터' 시리즈는 일본의 국민 게임 중 하나이며 지금은 국내에서도 널리 사랑받는 게임이지만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훨씬 적은 유저만이 게임을 즐겨왔다.

2013년부터 국내 '몬스터 헌터' 유저와의 만난 그는 신작 타이틀이 출시될 때마다 늘 한국을 찾았다.

당시의 한국닌텐도와 함께 진행한 유저 이벤트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게임 알리기에 나섰다. 특히, '몬스터헌터4G 전국 대회 결선' 현장에서는 스케줄 문제로 참가하지 못하자 별도의 영상 메시지로 축하 인사를 남기기도 했다.

여기에 지난 2015년 닌텐도 3DS로 출시한 '몬스터 헌터 4G'에서는 한국 전용 다운로드 콘텐츠인 '포졸 아이루'와 '비빔밥 아이루'를 선보이며 국내 게이머에 대한 변함 없는 애정을 보였다.

신작 출시를 기념하기 위해 한국을 찾는 해외 개발자는 츠지모토 료조 PD 외에도 있었지만 이렇게 긴 시간 동안 잊지 않고 팬들과 함께 호흡하고 시간을 보낸 해외 개발자는 드물었다.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아쉽게도 한국을 찾지 못하고 있지만, 다시 모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면 그의 팬에 대한 열정적인 애정을 지켜보고 싶다.

최종봉 기자 konako12@fom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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