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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e스토리] 축하와 격려를 보낼수 없었던 대회, 2021 MSI

박상진2021-05-25 06:00


MSI가 끝났고, 다들 다시 집으로 돌아갔다. 대회 운영으로 잡음이 발생했지만, 그 누구도 사과하지 않았고 신뢰는 흔들렸다. 우승팀을 축하할 수 없고, 준우승 팀에게는 격려조차 조심스러워지는 대회가 됐다.

24일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에서 열린 '2021 리그 오브 레전드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이하 MSI)' 대회가 막을 내렸다. 리그 오브 레전드 11개 지역 우승팀이 모여 총 3개의 라운드로 진행된 이번 대회에서는 중국 LPL 소속 RNG가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RNG는 SK텔레콤 T1(현 T1)에 이어 두 번째로 두 번 우승한 팀이 되었고, 소속 선수인 '샤오후' 리위안하오는 미드에 이어 탑으로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기록을 세웠다. PSG 탈론과 데토네이션 포커스 미의 활약은 메이저 지역과 마이너 지역의 격차가 점점 줄어드는 것을 다시 확인시켰다. 대회 우승 지역인 중국은 10월에 열릴 월드 챔피언십 추가 시드를 가져갔고, 준우승을 기록한 한국은 지역 통산 성적에 따라 역시 월드 챔피언십 네 번째 시드를 획득했다.

여기까지만 보면 이번 대회는 여러가지 의미있는 기록을 남긴 대회로 남을 수 있었다. 하지만 대회를 주최한 라이엇 게임즈의 잘못된 판단 하나가 대회 운영에 대한 신뢰를 잃게 만드는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다들 알다시피 RNG의 귀국 문제로 4강 경기 일정 변경을 요구했고, 라이엇 게임즈는 나머지 팀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고 일정을 바꿨다. 이 과정에서 제대로 된 일처리만 했다면 맘편히 우승팀에 축하를 보내고 준우승팀에게는 격려를 보낼 수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중국과 연관된 일이 이번 한 번이면 운영의 미숙함으로 넘길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가 연달아 생기면서 라이엇 게임즈의 국제대회 운영에 대한 신뢰까지 의심받고 있다. 

가장 먼저 전무후무한 월드 챔피언십 동일 지역 2년 개최가 예정됐다. 코로나 19 여파로 라이엇 게임즈는 리그 오브 레전드 e스포츠 10주년 기념 투어를 중국에서 개최하기로 한 계획을 철회하고 상하이 스튜디오 대회로 변경했고, 대신 2021년 다시 한 번 중국 투어를 예고했다.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일이다. 일정 변경 사건이 없었다면.

이번 MSI 럼블 스테이지 역시 일정 논란이 있었다. 대회에서 우승한 RNG는 항상 이른 시간에 첫 경기를 배정받았고, 1경기나 2경기 후 자신들의 두 번째 경기를 치르고 복귀했다. 타 팀보다 2시간 일찍 숙소에 복귀한 셈이다. 담원 기아는 보통 5경기를 마지막 대진으로 치렀고, 나머지 지역 팀들도 거의 마지막 시간대에 경기가 진행됐다. 이것조차 일정 변경 사건이 없었다면 소속 지역 시청률을 고려한 배정이라고 이해해줄 수 있었을 것이다. RNG가 요구한 일정 변경을 라이엇 게임즈가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마지막으로, 일정 변경으로 논란이 일어나고 나서 나온 디렉터 답변에서 "이를 다른 팀과 상의하지 않고, 미리 고지하지 않은 점에 대해 실수를 인정하며 앞으로는 이러한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하겠다"라는 이야기만 있었어도 최소한 지금 상황보다는 나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사고가 일어났는데 아무도 책임을 지려는 모습은 볼 수 없었다. 결승이 끝난 후 LCK가 네 번째 시드를 획득했다는 소식조차도 곱게 보기 힘든 분위기였다.

각각의 사건들이 별개로 일어났다면 그려려니 하고 지나갈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이 사건들이 연달아 일어났고, 심지어 한 지역을 두고 일어난 일이다. 심지어 작년 월드 챔피언십에서도 특정 지역 팀을 배려한 일정으로 말이 나온 상황에서 이러한 일이 반복됐다는 점에서 공정한 대회 운영이 가능하겠나하는 의심의 스노우볼은 이미 협곡을 가로질렀다. 게다가 e스포츠 대회 중 가장 대표적인 종목인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 이러한 논란이 생겼다는 자체로도 외부에서 바라보는 전체적인 e스포츠 무대에 대한 신뢰까지 문제삼을 수 있는 상황이다. 

최소한, 월드 챔피언십부터는 이러한 일이 없었으면 한다. 미리 경기 일정을 결정해 공개하고, 이후 조편성에 따라 해당팀이 이미 결정된 일정에 들어가는 방식이라면 이러한 의심은 받지 않아도 될 일이었다. 시청률 좀 더 올리겠다고 한 일이 불신이라는 부메랑으로 날아온 격이다. 정말 피할수 없는 상황으로 일정을 조정해야 하는 상황이 오면 애매한 규정집 한 줄에 기대어 일방적으로 통보하지 말고, 이해당사자에게 상황 설명이라도 하면 좋았을 일이다. 이게 그렇게 힘든 일이었을까 싶다.

이미 지나간 일이고, 이제 각 지역 서머 리그와 가장 중요한 대회인 월드 챔피언십이 남았다. 다른 건 크게 바라지 않는다. 맘편히 승리한 팀에는 축하를, 패배한 팀에는 격려를 보내고 싶을 뿐이다. 하지만 이번 대회가 끝나고는 그럴 수 없었다.

이게 그렇게 힘든 일인가 싶다.

박상진 기자 Vallen@fom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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