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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빛의 티타임] 공백기 딛고 LCK CL로 첫 발구름 성공한 '모글리' 이재하

이한빛2021-05-25 17:00

LCK의 프랜차이즈 런칭과 함께 새롭게 막을 올린 2부 리그 LCK 챌린저스 리그(이하 CL)는 누군가에겐 프로의 세계에 첫 발을 내딛는 출발점이었고, 누군가에겐 제2의 시작을 맞이할 수 있는 전환점이었다. LCK를 비롯한 1부 리그에서 활동하다가 LCK CL에서 봄을 맞이한 선수들도 다수 있었고, T1 챌린저스 팀 소속의 '모글리' 이재하도 그 중 하나다.

2017 시즌에 데뷔한 이재하는 2018년에 롤드컵 무대를 밟고, 2019년엔 LEC의 바이탈리티로 이적했다. 그러나 유럽 무대에서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며 2군으로 강등되었고, 팀 계약 문제로 2020 시즌을 쉬어야만 했다. 1년이란 휴식기는 독이 되었지만, T1 챌린저스 팀 합류 후 이재하는 베테랑의 면모를 보이며 팀의 스프링 우승을 이끄는 데 성공했다.

멀리뛰기를 위해선 일정 거리를 도움닫기 해야한다. 1년의 휴식기와 챌린저스 팀 합류는 도움닫기를 위한 이재하의 뒷걸음질이었을지도 모른다. 2021 LCK CL 스프링 우승으로 첫 발구름에 성공한 이재하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인터뷰에 앞서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T1 챌린저스 리그에서 정글을 맡고 있는 '모글리' 이재하라고 합니다.

2021 LCK CL 스프링이 끝난지도 어느덧 한달이 훌쩍 넘었네요. 우승 후 어떻게 지내셨어요
결승전 끝나고 가족들과 시간을 보냈어요. 대부분 집에 머무르면서 말 그대로 휴식을 취했죠.

시간이 제법 흐르긴 했지만 CL 우승 소감을 들을 수 있을까요
우승은 당연하다는 목표로 했어요. 결승 직전엔 조금은 긴장되더라고요. 그래서 방심하지 않고, 하던대로 해야겠다는 마음이었습니다. 우승을 향한 확신은 있었어요. 그렇게 결승전에서 최선을 다했고, 결국 우승했죠. 기분 좋아요.

T1 챌린저스 팀에 입단하기 전 유럽의 바이탈리티로 이적했죠. 이후 2020 시즌을 휴식했던 이유는 무엇인가요
2019년에 유럽에서 1년을 뛴 후, 2020년까지 하기로 되어있었는데 연말 즈음에 팀과 커뮤니케이션상 오해가 있어서 의도치 않게 쉬게 되었어요. 저도 그 때 휴식한 걸 작년 말에 팀을 구하면서 크게 후회했어요. 공백기 때문에 팀을 찾는데 어려움이 있었거든요. 저는 제 실력에 자신 있었고 어디 가서든 잘할 수 있단 확신이 있었지만 외부 평가는 그렇지 못했던 거죠. 1년을 쉬었으니 실전 감각이 떨어졌다고 생각하신 것 같아요. 그럴 수도 있겠다고 뒤늦게 깨달았지만, 어쨌든 휴식하기로 최종 결정을 내린 것도 저였어요. 정말 후회되는 실수입니다.

그렇다면 어떤 계기로 T1 챌린저스 팀에 들어오시게 됐나요
스토브리그 기간 중 여러 팀들과 이야기를 하고 있었어요. 한국 1부 리그에 있는 팀과 해외에 있는 팀 등 다양했죠. 저는 저를 정말 원하는 팀에 가고 싶었습니다. 팀이 저를 간절하게 원하지 않는다면 저도 적극적으로 가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거든요. 여러 팀과 협상을 하던 도중 T1 쪽에서 연락이 와서 적극적으로 어필을 하셨고, 멤버들을 들어봤을 때 제 기량을 뽐내면서 새롭게 출발할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어 팀에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롤드컵 무대까지 밟았던 선수가 2부 리그 팀에 들어가기란 쉽지 않았을 듯 해요
제가 굽히고 들어가는 것이니 처음에는 자존심이 많이 상했죠. 하지만 앞서 말씀드렸듯 휴식을 취하기로 결정한 것도 저였고, 이번 기회로 재기하고 싶어서 T1 합류를 선택했습니다.

새로 만난 팀원들을 보곤 어떤 생각을 하셨나요
'로치' 김강희는 예전부터 알던 친구였어요. 나머지는 정확히 잘 모르던 선수들이었죠. '버서커' 김민철은 거의 솔로 랭크만 하던 친구로 알고 있었어요. '미르' 정조빈의 LCK 경기는 몇몇 경기를 본 정도였고, '애스퍼' 김태기는 이름만 들어본 정도였죠. 그래도 그 정도면 괜찮다 생각했어요.

'벵기' 배성웅 감독님에 대한 첫 인상도 궁금해요
감독님은 예전부터 제가 존경하던 인물이었어요. 배성웅 감독님이 계신 것도 제가 T1에 오게 된 이유 중 하나였어요. 정글로 선수 생활을 하신 분이니 제가 많이 배울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금 로스터로 처음 참여한 경기가 2020 KeSPA컵입니다. 성적이 아쉽진 않았나요
감독님과 코치님도 그렇고, 팀에서도 KeSPA컵에 대한 부담을 갖지 않고 경험을 쌓는 느낌으로 임하자는 생각이었어요. 큰 부담을 갖진 않았는데 2~3주라는 기간 동안 기왕이면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단 생각으로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막상 대회 때 저희가 예상치 못한 여러 요인이 겹치면서 아쉬운 모습을 보여드렸어요. 연습 과정은 좋았는데 실전에서 바뀐 것들이 많았죠. 자신 있었는데 아쉬웠어요.

현재 CL은 주2일에 매일 단판전을 치르는 포맷입니다. 이러한 포맷은 선수 입장에서 마음에 드시나요
지금 포맷이 유럽 리그와 같아요. 제가 유럽 리그에서 뛰며 단판제를 겪은 사람으로서 팀에 도움을 드릴 수 있었어요. 단판제에선 생각해야 할 요인들이 많거든요. 멘탈적인 부분이나 밴픽적인 부분에서요.

유럽 리그는 콜업이나 센드 다운이 훨씬 자유로운 편인 반면, 한국엔 횟수 제한이 있죠. 두 리그를 모두 겪어본 선수로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유럽에선 어떤 선수가 아프면 아카데미 리그에 있는 서브 선수를 바로 콜업 시킬 수 있어요. LCK와 CL은 그게 안 되잖아요. 그래서 이번에 LCK에서 프레딧 브리온이 '치프틴' 이재엽 선수가 미드로 뛰기도 했고요. 그런 부분은 개선되어야 할 것 같아요. 아카데미 리그를 운영하면서 횟수를 정해놓는 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시즌 초에는 김강희가 독보적으로 활약하는 느낌이었다면, 갈 수록 선수단이 고르게 활약하는 듯 보였어요
시즌 초에는 저희가 시행착오도 겪고 서로 의사소통에 익숙해지는 과정이었어요. 이기면서도 배우는 게 많았죠. 사실 이기면서 배우는 게 제일 좋아요. 이기면 이긴대로 승점을 챙기고 동시에 그 판에 있었던 실수를 피드백하는 게 최상이라고 생각해요. 반대로 패배하면 저희의 문제점을 찾아서 피드백을 하죠. 이기면 이기는대로 지면 지는대로 합을 맞춰왔었고, 팀워크가 점점 견조해지면서 후반으로 갈 수록 포텐셜이 터졌어요. 굳이 점수로 따지자면 시즌 초는 6점 정도고, 대회가 끝날 즈음엔 8~9점 정도 줄 수 있겠네요.

방송 인터뷰를 통해서 1부 리그 팀과 연습하고 있다고 말씀하셨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연습이 진행됐나요
CL팀과 아예 안 한 건 아니에요. 초반엔 CL팀과도 스크림을 했지만, 주로 중국 1군과 1.5군, 한국 1군 혹은 일본과 대만의 1위 등 잘하는 팀들 위주로 코치님이 섭외를 해오셔서 연습을 할 수 있었어요. 스크림은 잘하는 팀이랑 할 수록 도움이 됩니다. 저희가 못해서 패배하더라도 배울 수 있는 게 있고, 밴픽의 퀄리티와 메타 이해도가 향상되기 때문입니다. 저희 경기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됐죠.

CL 팀들의 로스터를 보면 베테랑과 신인이 잘 조화된 팀이 좋은 성적을 거뒀어요. 그런 조합이 가장 이상적인 조합이라고 보시나요
좋은 성적만 고려한다면 확실히 이상적이라고 생각해요. 신인들만 모이면 멘탈적인 부분이나 메타 파악, 기본적인 운영과 오더 등에서 차질이 생길 수 있거든요. 게임 중에 쉽게 무너지거나 역전 기회를 찾는 횟수도 많이 줄어들고요. 피지컬이 뛰어나도 게임 흐름을 읽는 건 신인 땐 부족할 수 있기도 하고요. 피지컬 좋은 신인과 판을 볼 수 있는 베테랑이 조화를 이루면 확실히 시너지가 나는 거 같습니다.

만약 T1 챌린저스 팀 로스터 그대로 LCK에 간다면 몇 등 정도 할 것 같나요
그래도 6~7등은 정도? 못하면 못할 수도 있겠지만요. 자신감으로 하는 거죠. 저희 팀은 메타를 파악하고 나름대로 해석을 한 후 밴픽을 정해요. 저희가 베테랑 선수가 많아 오더나 콜, 운영이 되기 때문에 메타에 따른 픽을 잘 골라내고 연습하면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휴식기 후 선수 생활을 재개하게 된 2021 LCK CL 스프링에서 우승을 거두며 좋은 스타트를 끊었어요. 앞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는 무엇인가요
단기적인 목표는 콜업과 함께 제 이름을 더 알리는 것입니다. 지금은 2부 리그에 있지만 아직도 잘할 수 있다는 이미지를 심어주고 싶어요. 장기적인 목표는 좋은 팀에 가서 다시 롤드컵 무대를 밟는 것입니다.

서머 스플릿에 임하는 각오도 들을 수 있을까요
다시 좋은 성적을 내고 싶어요. 기량도 더 끌어올려서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경기력을 보여드리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부탁드릴게요
응원해주시는 팬분들께 항상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더 열심히 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도록 할게요.
이한빛 기자 mond@fom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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