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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e스토리] "라이벌 아닌 존경의 마음" MSI 후 DFM '세로스' 요시다 쿄헤이가 말한 첫 한일전

박상진2021-05-13 11:25


아이슬란드에서 진행 중인 리그 오브 레전드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은 여러모로 주목받는 대회였다. 코로나19 여파로 작년에 열리지 못하기도 했고, 플레이 인 개념 없이 모든 지역이 동일한 라운드에서 출발하는 대회이기 때문이다. 메이저 지역과 플레이-인 스테이지 지역이 제대로 대결할 수 있는 기회였다.

리그 오브 레전드 국제 대회 사상 처음으로 한국 대 일본의 국가대항전, 공식 한일전이 열린다는 점에도 많은 관심이 모였다. 이전까지 한국지역 LCK와 일본지역 LJL의 경기력에 차이가 있지만, 이제는 그 차이가 얼마나 좁혀졌을지 하는 기대감과 함께 양국의 특수관계 덕분에 더욱 관심받는 측면도 있었다.

경기는 끝났고, 두 경기 모두 LCK 대표로 나선 담원 기아가 LJL 대표로 나선 데토네이션 포커스 미(DFM)을 격파했다. 결과만 놓고 보자면 당연했다. 하지만 경기 내용은 달랐다. 두 팀이 처음 만났을 때 담원 기아는 거의 질 뻔한 경기를 겨우 뒤집어서 승리했고, 두 번째 경기 역시 완승이라고 하기에는 초반이 팽팽했다. 경기가 끝나고 DFM '유타폰' 스기우라 유타 역시 "메이저 지역 팀을 상대로 준비한 초반 전략이 유효했다"고 전했을 정도다.

이러한 모습에 자국 팀이 아니지만 DFM을 응원하는 시청자는 적지 않았다. 럼블 스테이지 진출은 확실했던 담원 기아보다 예전부터 계속 도전하는 모습을 보인 DFM이 메이저 지역 팀 중 하나인 클라우드 나인을 격파하고 이변의 주인공이 되기를 바란 마음이었다. 그리고 이들은 지금까지 계속 도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회가 끝나고 DFM 선수를 인터뷰 할 기회가 생겼고, 나는 고민에 빠졌다. 일본 리그 오브 레전드 무대에 시작부터 함께한 '세로스' 요시다 쿄헤이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기 때문이다. 요시다 쿄헤이와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없던 것은 아니다. 대회나 이벤트 현장에서 몇 번 보았지만 대회를 정리하는 상황에서 그와 이야기를 할 타이밍을 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번 대회에 출전하지 않았던 그에게 인터뷰를 요청해도 될까 하는 망설임이 있었지만, 이번과 같은 기회가 자주 오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더 앞섰다. 그리고 인터뷰를 요청받은 요시다 쿄헤이는 흔쾌히 이를 수락하고, 인터뷰 내내 질문에 친절히 답을 했다.

"이번 MSI에서 우리 팀 구성원 모두가 한 팀이 되어 플레이 한 거 같아 기분이 좋았습니다. DFM이 이번에도 상위 라운드 진출은 실패했지만, 경기 내에서 퍼포먼스는 나쁘지 않았습니다"라고 이번 MSI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한 요시다 쿄헤이는 "경기가 끝나고 '유타폰' 스기우라 유타와 잠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이제 DFM이 피지컬에서 상대 팀에게 크게 밀리지 않지만, 디테일한 플레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는 의견이었죠. 저도 마찬가지 생각입니다. 사소한 부분에서 좋은 플레이를 보이지 못했기에 럼블 스테이지 진출에 성공하지 못했습니다"며 아쉬움을 전했다.

아쉽기는 해도 요시다 쿄헤이는 지금도 계속 DFM과 LJL이 성장하고 있다는 의견을 전했다. "이번 MSI에서 우리가 보여준 것처럼 다른 지역과 비교할 수 있을 정도로 성장 중입니다. 우리는 다음 국제 대회인 월드 챔피언십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일 겁니다" 라고. 이러한 기대의 바탕에는 서머 시즌 '스틸' 문건영이 LJL 로컬 선수 자격을 얻으면서 외국인 선수 쿼터가 하나 생기고, 이 자리에 서포터로 '갱' 양광우가 출전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양광우의 로스터 합류는 바텀 뿐만 아니라 팀 전체의 경기력을 끌어올릴 겁니다. 하지만 이러한 부분 외에도 경기 내에서 세세한 부분의 피드백을 계속해 개선해야 하고, 이러한 과정이 잘 된다면 월드 챔피언십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거라고 예상합니다. 제가 직접 경기에 나서서 승리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이번 MSI에서도 그랬듯 저 대신 '아리아' 이가을이 출전한다고 하더라도 저는 팀의 연습을 보고 피드백을 하면서 팀에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려고 합니다."

그렇다면 요시다 쿄헤이는 이가을에 대해 어떤 생각이었을까. "좋은 선수입니다" 그의 대답이었다. "하지만 아직 국제대회 경험이 부족해 긴장을 많이 한 상태였죠. 이러한 부분에서 저는 이가을에게 조언을 전했습니다. 경험만 쌓이면 이가을은 계속 성장할 수 있고, 이번 대회에서의 아쉬움 역시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전체적인 피드백은 양광표 감독이 하지만, 저 역시 도움이 되도록 노력했습니다." 이번 대회에서 요시다 쿄헤이가 어떤 역할이었는지 알 수 있는 대답이었다. 어떤 식으로든 팀과 LJL의 역사에 도움이 되겠다는 모습이었다. 자신의 위치와는 상관없이, 초창기부터 불모지나 다름 없었던 일본 리그 오브 레전드 무대에서 활동했던 시절부터 계속 목표했던 것을 이루기 위해서라는 느낌을 받았다.
 

단지 팀 내에 한국인 선수가 있어서라고 하기에 DFM은 그 이상의 관심과 응원을 받았다. 이러한 배경에는 일본 리그 오브 레전드 선수들이 한국 서버에서 보여준 모습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MSI를 통해 크게 알려진 '에비' 무라세 슌스케는 대회 이전 한국 서버에서 연습하는 일본 선수들에게 "연습 장소를 빌려서 사용한다는 것을 잊지 말고, (일본 e스포츠 선수)선배들은 후배들을 신경쓰며 매너를 지카자"는 이야기를 했고, 이러한 선수들의 마음은 한국 서버 이용자들에게도 전해졌다. '유타폰' 스기우라 유타는 직전 나눈 인터뷰에서 한국 게이머들이 자신을 알아보고, 보내주는 호의가 각별하다고 전했을 정도다.

일본 리그 오브 레전드 초창기부터 활동했던 요시다 쿄헤이는 이번 한일전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을까. 일본을 대표하는 리그 오브 레전드 e스포츠 선수로서 그의 대답은 이렇다. "일본 선수로서 저는 한국 선수를 존경하고 지금도 많은 것을 배웁니다. 이번 대회 담원 기아 팀에게도 그랬죠. 리그 오브 레전드 e스포츠 무대에서 한일전은 다른 스포츠와 분명 다른 느낌입니다. 라이벌 관계라기 보다는 존경에 가깝죠."

그가 말한 것처럼 이번의 한일전은 기존 스포츠의 한일전과 분명 달랐다. 이번 한일전 경기를 지켜보는 시청자들 중 승리 직전까지 갔던 DFM의 역전에 아쉬워하고 럼블 스테이지 진출 실패에 안타까워 했던 사람도 있었다. 이렇게 응원을 보내준 한국 시청자들에게 요시다 쿄헤이는 다음에는 더 강력한 모습으로 돌아오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비록 이번에는 패했지만, 서머와 월드 챔피언십에서는 더욱 강력한 모습으로 돌아오겠습니다. 앞으로도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요시다 쿄헤이와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나는 예전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2018년 롤파크에서 열린 월드 챔피언십 경기에 출전했던 DFM이 플레이 인 2라운드에 진출하자 기자실에서 현장에 있던 일본 기자에게 축하의 인사를 건네고, 2라운드에서 아쉽게 탈락하자 같이 안타까워 했던 순간이었다. DFM을 바라보는 마음은 모두 비슷하지 않을까. 그가 말한 것 처럼 분명 e스포츠에서 한일전은 우리가 알던 한일전과 다른 모습이었다. 시청자와 선수 모두 특수한 국가 관계에서 자극된 감정이 아니라 한일전이라는 상황을 넘어 선수들이 노력에 보답을 받기 원하는 분위기였다.

인터뷰를 마친 요시다 쿄헤이의 모습을 보며 꿈을 향해 계속 도전하는 그들의 노력이 이번 월드 챔피언십에서는 꼭 결실을 맺기 바라는 바람, 그리고 선수로서 도전하는 모습에 존경의 마음이 함께했다. 지금까지 이들이 쏟은 노력의 결과를 꼭 얻길.
 

통역 및 진행=임지현
박상진, 이한빛 기자 Vallen@fom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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