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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e스토리] 일본 선수 '에비' 무라세 슌스케가 한국어로 전한 인사 "진짜 감사합니다"

박상진2021-05-09 11:10


이번 MSI는 조편성부터 분위기가 남달랐다. 작년 서머와 월드 챔피언십, 그리고 스프링까지 연속으로 우승한 담원 기아가 MSI 우승 도전에 나섰고 이런 담원 기아와 같은 조에 일본 지역 LJL 소속 데토네이션 포커스 미(DFM)가 편성됐기 때문이다. 리그 오브 레전드 공식 국제 대회에서 처음으로 성사된 한일전이기에 다른 경기보다 많은 관심이 몰렸다.

하지만 관심만큼 결과는 정해져 있있다고 봐도 무방했다. 조 1번 시드를 받은 담원 기아와 4번 시드를 받은 DFM의 대결은 누가 봐도 담원 기아가 승리할 형세였다. DFM 역시 경기 전날 같은 조 2번 시드인 북미 지역 LCS 소속 클라우드 나인을 잡아내며 기세를 올렸지만, 이변을 만들기는 부족해 보였다.

하지만 이날은 많은 것이 예상과 달랐다. 이날 예상대로 이뤄진 것은 담원 기아의 승리 뿐이었다. 경기 내내 DFM에 밀리던 담원 기아는 경기 막판 벌어진 교전에서 상대를 잡고 일거에 전세를 역전하고 경기를 마쳤다. 담원 기아의 방패로 불리던 '칸' 김동하는 경기 내내 상대 공세에 고전했다.

경기 내용만 예상과 달랐던 것은 아니다. 한일전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많은 관심을 받았고, 어떤 식으로든 패자에 대한 비난이 쏟아질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DFM은 경기에서 패하고도 온라인에서 많은 응원을 받았다. 쉽지 않을 거로 예상했던 경기에서 경기 내내 상대를 밀어붙인 DFM은 패배에도 격려와 응원을 들었던 것. 한 수 아래의 팀이 볼만한 경기를 펼쳐 받은 위로가 아닌, 최선을 다한 경기력에 한일전이라는 특수 상황이 무색할 정도의 격려였다.

DFM이 패배에도 격려를 받을 수 있던 것은 탑 라이너인 '에비' 무라세 슌스케의 경기 후 인터뷰 모습이었다. 인터뷰에 들어온 무라세 슌스케의 눈은 충혈돼 있었다. "조금 울었습니다. 돌아갈 수 있다면 하지 않을 실수들이 있었고, 이길 수 있는 상황에서 실수한 것들이 기억나니 눈물이 나왔습니다. 이번 MSI 모든 팀의 목표가 담원 기아를 격파하는 것인데, 우리가 정말 승리에 가까웠음에도 끝내 이루지 못한 것이 아쉽고 실망스러웠죠"라는 그의 설명.

자신을 비롯한 이번 MSI에서 격파하고 싶었던 담원 기아와의 경기에 대해서는 "정말 잘하는 팀입니다. 선수 개인의 실수도 있었지만 그걸 팀플레이로 커버하는 모습을 보고는 정말 꺾기 어려운 팀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특히 자신과 라인전을 벌인 '칸' 김동하에 대해서는 "김동하 선수는 제가 존경하는 선수이고, 이 선수를 상대하면서 제가 국제 대회에서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엇습니다"며 이야기를 전했다. 높은 벽임을 알고 있었기에 정말 이기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해 눈물이 났고, 별개로 상대에게 존경의 마음을 전한 것. 승부욕과 매너를 동시에 갖추기는 쉽지 않지만, 무라세 슌스케는 모두를 갖춘 얼마 안되는 사람 중 한 명이었다.
 

특히 리그 오브 레전드 국제전 사상 처음으로 열린 한일전의 부담에 대해서는 "한국 LCK 팀들이 잘 한다는 건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국제 대회에서 오랜 시간 경쟁하며 좋은 성적을 낸 지역이 LCK인데, 반면 일본 팀들은 국제 대회에서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이번 경기에서는 일본에 있는 팬들이 자랑스러워 할 만한 경기를 보여주고 싶었습니다"고. 승리도 좋지만, 어떤 결과든 일본 팬들이 자랑스러워 할만한 경기를 보여주고 싶었다는 점에서 이날의 경기는 나중에 어떻게 그에게 기억될 지 궁금해지기도 했다. 그래도, 지금 당장은 충분히 자랑스러워 할만한 경기였다. 특히나 그 상대가 담원 기아였으니 말이다.

무라세 슌스케는 이번 대회에서 꼭 그룹 스테이지를 통과하고 싶다는 목표를 가졌다. "일본 팀이 국제 대회에서 그룹 스테이지를 넘은 적이 없습니다. 제 커리어 목표는 이전의 일본 팀이 다다르지 못한 곳에 오르는 것입니다. 일단 상위 라운드에 오른 뒤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싶습니다"

이번 대회에서 자신과 DFM에 쏟아진 한국 시청자들의 응원에 대해서도 무라세 슌스케는 감사인사를 전했다. "저를 좋게 평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 팀에도 한국 선수들이 있고, 이들과 함께 팀 전체에 관심과 응원을 보여주셔서 고마울 따름입니다. 좋은 경기를 보이는 한국 선수들을 존경하고, 그럼에도 저와 팀에 관심을 가져주시고 응원해주시는 한국 시청자들이 있다는 사실이 정말 영광스럽습니다. 매우 기쁩니다."

인터뷰를 마치며 무라세 슌스케는 "이제는 '이길 수 있었는데'가 아닌 계속 발전하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일테니 많은 응원을 부탁드리겠다"며 잠시 숨을 고른 뒤 한 마디만 더 하겠다고 말한 후 한국어로 "진짜 감사합니다"라는 인사를 전했다.

리그 오브 레전드 국제전 첫 한일전이기에 많은 관심을 받았고, 결과는 예정되어 있었다. 하지만 경기 결과 외에는 많은 것이 예상을 벗어났다. 담원 기아의 고전과 DFM의 분전, 그리고 그 모습을 본 팬들과 시청자들의 응원과 격려는 예상하기 힘든 것이었다. 이러한 결과를 만든 것은 무라세 슌스케, 그리고 DFM의 변하지 않는 노력 때문이 아니었을까. 이러한 모습을 보고 나는 한국어로 팬들에게 전한 무라세 슌스케에게 경기 결과와는 상관없는 존경의 인사를 일본어로 건냈다. "인터뷰 감사합니다. 항상 응원하겠습니다."

사진=라이엇 게임즈 제공
통역 및 진행=임지현
박상진, 이한빛 기자 Vallen@fom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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