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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LJL '카츠디온' 캐스터 "LoL은 내 인생 바꾼 게임, 일본 e스포츠 발전에 힘 보탤 것"

김형근2021-11-02 06:50

올해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의 최강 팀을 가리는 2021 LoL 월드 챔피언십(이하 2021 월드 챔피언십)은 그야말로 이변의 연속이라 해도 좋을 만큼 많은 변화와 함께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그 중에도 LJL 대표 데토네이션 포커스 미(이하 DFM)의 선전은 전 세계 팬들에 충격을 선사했으며, “LJL 팀의 첫 그룹 스테이지 진출로 LoL e스포츠의 지각 변동이 시작됐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나오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 속 우리나라에서는 DFM을 비롯한 LJL 선수들과 함께 ‘카츠디온’ 야마모토 타츠야 캐스터 역시 관심을 받고 있다. 그가 등장했던 MSI 프로모션 영상이 LCK 채널에서 40만 뷰 이상을 기록한 것과 이번 대회에서의 열정적인 중계에 힘입어 한국 팬들에게 LJL하면 생각나는 사람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이에 야마모토 타츠야 캐스터로부터 한국 팬들의 관심에 대한 반응과 이번 대회에서의 DFM의 활약, 그리고 앞으로의 목표 등에 대해 직접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e스포츠 덕분에 달라진 인생, 한국서 ‘요리모 아저씨’ 되어 놀랐지만 기뻐

먼저 간단한 본인 소개를 부탁드린다.
LJL에서 실황 캐스터로 활동하고 있는 야마모토 타츠야입니다. 캐스터명과 소환사명으로 ‘카츠디온(Katsudion)’이라는 별명을 사용 중입니다.

‘카츠디온’이라는 별명을 사용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고등학교 때부터 돈까스 덮밥을 뜻하는 ‘카츠동’이라는 별명을 써 왔는데, 같은 이름을 쓰는 사람이 너무 많았습니다. 어느날 입력 실수로 키보드의 O자의 옆에 I자를 같이 눌러서 ‘카츠디온’이 입력된 적이 있는데 발음했을 때 느낌이 의외로 괜찮아서 그대로 사용하게 됐습니다.

e스포츠와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되었나?
제가 고등학생 때 ‘팀 포트리스’라는 슈터 게임에 빠졌던 것이 e스포츠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고, 친구들과 함께 게임 대회를 나가기도 했지만 언제부터인가 경기 스타일이 캐주얼하게 바뀌면서 몰입이 잘 안됐습니다. 그러던 중 ‘LoL’이라는 게임을 접하며 빠지게 됐는데, 당시에 종종 같이 플레이했던 사람이 라이엇 게임즈의 직원이었던 ‘슈렐리아’ 씨였습니다. 이후 일본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등 관련 활동을 하던 중 라이엇 게임즈 재팬 설립 이후인 2015년에 ‘LoL’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8년 정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도쿄로 상경해서 e스포츠의 일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e스포츠 일을 시작하면서 처음부터 캐스터를 담당한 것인가?
처음에는 캐스터는 아니었고 리그의 운영에 관련된 일을 담당했습니다. 점차 일이 쌓이면서 어느 순간 대회 운영부터 대본 작성, 선수 관리, 영상 송출 등 리그와 관련된 거의 모든 일에 관여하게 됐고, 과부하가 왔습니다. 이에 친구이자 선배 캐스터인 ‘아이즈’ 씨와 상담을 하던 중 캐스터 일에 대해 이야기한 것으로부터 기회가 이어져 캐스터 일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그렇다면 지금의 위치에 만족하고 있나? 그리고 게임 플레이 중 가장 높게 올라갔던 랭크는?
정말 ‘LoL’이라는 게임을 좋아해서 관련된 일을 하고 있음에 정말로 행복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가장 높게 올라갔던 랭크는 ‘다이아 4’였습니다.

MSI 때의 ‘아리아의 세상’ 영상이 LCK 채널에서 40만 뷰 이상을 기록하며 높은 관심을 모았으며, 팬들도 영상 도입부에 “~~보다도(요리모)”라는 대사를 반복한 것에서 착안해 ‘요리모 아저씨’라는 별명으로 부르고 있다. 이렇게 한국에서 인기를 얻게 된 소감은?
영상의 대본을 제가 쓴 것이 아니지만 영상을 통해 저라는 사람을 알아주시고, LJL이라는 해외 리그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주셔서 많이 놀랐습니다. 한국 선수들이 LJL에서 많이 활동하면서 일본 선수들이 한국 선수들의 목소리 톤을 배우는 경우가 많은데, 반대로 영상의 해당 부분이 한국어처럼 들리기도 하는 점이 있어서 더 잘 인식이 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그 영상은 ‘아리아’ 이가을 선수가 좋은 활약을 보여주며 주목을 받게 된 것이기에 선수들의 공이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영상에 대한 전용준 캐스터님의 반응을 LJL의 한국어 통역 담당이신 '스이냥' 씨의 도움으로 볼 수 있었는데, 전용준 캐스터님께 죄송한 마음이 들면서도 한국에서 이정도까지 LJL이 관심을 받게 됐다는 점이 기뻤습니다.

한국 팬들에 대한 이미지는?
2018년 월드 챔피언십을 위해 한국을 방문했을 때 한국 팬들 중에 알아봐주시는 분들이 계셨습니다. 그때는 ‘요리모 아저씨’도 아니었는데 일본어로 말을 걸어주시고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놀라면서도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 DFM 선전 기대 이상, 결승전 담원-EDG전 예상되지만 T1-C9전 보고 싶어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DFM이 어느 정도의 성적을 거둘 것이라 생각했나?
지금까지 가장 좋은 선수들이 DFM에 모인 것은 틀림없기에 출전했던 대회 중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아무래도 한 번이라도 그룹 스테이지에 진출한 리그라면 사람들의 인식이 달라지는 만큼, 벽은 높지만 잘하면 녹아웃 스테이지를 거쳐서 그룹 스테이지까지도 갈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은 했습니다. 물론 타이 브레이커를 이겨서 정말로 플레이-인을 1위로 통과할 줄은 몰랐고 많이 놀랐습니다.

플레이-인 스테이지의 DFM의 경기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무엇이었나?
1일차 유니콘스 오브 러브(이하 UOL) 전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그 동안 국제 대회에서 UOL을 이긴 적이 없기도 했고, 첫 경기를 승리하지 못한 팀이 그 뒤로도 고생하는 경우가 많기에 승리를 거둬 기뻤습니다. 그리고 역시 1일차에 진행된 클라우드9(이하 C9)전도 기억에 남는데, B조가 A조에 비해서는 그나마 비슷한 전력의 팀들이 모였다는 평이 있었기에 조금은 기대했지만 역시나 C9은 C9이었습니다. 그 외에도 전반적으로 심장에 좋지 않은 경기들이 계속 이어졌네요(웃음).

플레이-인 통과가 확정됐을 때 LJL의 중계진이 기뻐하는 영상이 공개되기도 했는데, 당시 심정은 어땠나?
당시 대기 중계진의 반응을 찍고 있었는데 두 사람이 너무 기뻐하다보니 오히려 저는 조금 차분한 상태였습니다. 그러다 인터뷰 준비할 때 저와 친한 방송 디렉터가 울면서 제 쪽으로 왔는데, 평소 그런 사람이 아니었기에 상상도 못했던 광경을 보고나서 저도 조금은 울었습니다.

그룹 스테이지를 준비하면서 가장 기대했던 경기는?
그룹 스테이지는 모든 팀이 강한 팀들이 모여 있기에 DFM도 평소의 실력대로 싸워줬으면 하는 마음이었고, 개인적으로 가장 기대한 시합은 첫 경기인 T1전이었습니다. 그 경기는 DFM의 그룹 스테이지 첫 경기라는 점 외에도 ‘페이커’ 이상혁 선수가 월드 챔피언십에 돌아온 시합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었지요. 그래서 DFM이 아무것도 못하고 진 것이 분하면서도 T1과 ‘페이커’의 건재함을 재확인 할 수 있어 기뻤습니다.

그룹 스테이지에 들어서면서 메타가 급변해 플레이 패턴이 변했다는 이야기가 많았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
1라운드 때는 확실히 “메타에 얻어맞았다”는 분위기가 있었고 갑자기 변한 상황에 다들 놀랐습니다. 2라운드에는 DFM이 어떻게든 파훼하기는 했지만 그럼에도 이기지 못했다는 점은 힘의 차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이길 수 있는 시합도 분명 있었지만 경험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닫게 됐습니다.

DFM이 그룹 스테이지까지 올라갈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그룹 스테이지에서 승리를 거두지는 못했지만 역시 ‘아리아’ 선수나 ‘갱’ 선수와 같이 좋은 선수들이 모였다는 점이 중요했던 것 같습니다. 특히 ‘아리아’ 선수의 경우 지금까지의 일본 리그의 미드라이너들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모습을 보여주며 팀의 무기가 된 것 같습니다. T1이 초반부터 상대를 압도하는 팀은 아니라고 하지만 ‘페이커’ 선수를 솔로 킬로 잡았을 때는 울어버릴 만큼 감동했습니다(웃음).

그룹 스테이지를 통해 DFM이 어떤 면에서 성장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나?
DFM이 LJL 팀 중 국제전 경험이 가장 많았던 것도 있지만 메타가 급변한 상황임에도 짧은 기간에 대비해 낸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강한 팀은 액션이 빠르기에 DFM이 일방적으로 당하기만 할 수도 있었지만 그 상황에서도 자신들이 할 수 있는 것을 반드시 해내는 모습은 지금까지와는 확실히 달랐고 감동적이었습니다. 제가 EDG전의 중계를 담당했을 때 분명 13분경까지는 앞서고 있었고 LPL의 1위와 이렇게까지 싸울 수 있는 팀이 됐다는 생각이 들면서 울컥했습니다. ‘스틸’ 문건영 선수가 인터뷰에서 “지기 위해 그룹 스테이지에 올라온 것이 아니다.”라고 한 인터뷰가 진심임을 경기 내용으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DFM의 발전에는 ‘에비’ 선수나 ‘유타폰’ 선수의 공도 크다고 생각하는데, 두 선수의 인상적인 부분은?
우선 ‘에비’선수가 대단한 점은 경기력을 꾸준히 향상시켜 온 점도 있지만 팬을 생각하는 부분에서 진정한 프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유타폰’ 선수는 프로 경력이 길지만 지금도 꾸준히 발전하면서 세계를 상대로 싸워가는 기세에서 베테랑의 면모가 느껴집니다. 일본에서 “국제전에서 위기 때는 역시 유타폰”이라는 이야기도 있을 정도로 그 영향력은 엄청납니다.

녹아웃 스테이지 진출한 팀들 중 가장 인상적인 팀으로는 어디가 있나?
역시 우승에 가까운 팀이라면 담원이라 생각합니다. 틈이 없다고 해야 할까요? 그룹 스테이지 무패라 보이지 않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확실하게 경기를 압도한다는 인상이 있습니다. T1의 경우 바뀐 메타에서 유미가 중요한 픽 중 하나인데 그 유미를 잘 다룰 줄도 알고 상대에게 준 상황에서 대응하는 방법도 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C9은 업-다운이 격하다보니 좀 불안한 점도 있지만 플레이-인 때 같이 올라온 팀이라는 점도 있기에 한국의 팬 여러분들께는 죄송하지만 C9을 응원하기도 했습니다(웃음).

결승전은 어느 팀의 대결이 될 것이라 생각하나? 그리고 개인적으로 보고 싶은 결승전의 대진은? (주: 인터뷰는 4강전 이전에 진행됨)
아무래도 가장 가능성이 높은 대진으로는 담원과 EDG의 시합이 되지 않을까요? 실제로 그 정도의 강함을 보여준 팀들이니까요. 그리고 제 욕심으로는 T1과 C9의 결승전이 매우 보고 싶습니다(웃음). 어떻게 보면 가장 전통적인 강팀들의 대결이라 생각하며 그 둘의 대결서 T1이 이겼으면 합니다.

◆ e스포츠 선수-관계자 꿈꿀 수 있는 환경에 도움 되고파

캐스터가 됐을 때 일본의 e스포츠 환경에 대해 어떤 생각이 들었나?
‘LoL’이라는 게임이 좋아서 이 일을 시작한 것이기에 캐스터가 됐을 때는 정말 행복했습니다. 일본이 리그의 마이너 지역인데다가 PC 게임이 인기가 적어 어려운 분위기인 것도 사실이지만, 저에게는 너무도 중요한 게임이고 인생을 바꾼 계기이기에 관련된 일을 하면서 게임의 인기에 조그마한 힘이라도 보탤 수 있어 기쁩니다. 제가 고등학생 때는 e스포츠가 전혀 인정받지 못했던 환경이었기에 지금의 청소년들이 고민하지 않고 선수나 업계 관계자를 지망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가는 상황이 너무 만족스러우며, 마이너 지역이라는 인식은 정말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지금의 LJL에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코로나 상황에 경기장에 팬들이 들어가지 못하고 있는 점이 아쉽습니다. 선수와 팬들의 열의는 확실한 만큼 커뮤니케이션을 직접 할 수 있다면 선수들에게 동기 부여가 되는 면도 있고 팬들도 즐거움을 얻을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제 욕심일 수 있지만 서울의 롤파크와 같은 전용 경기장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견학하러 갔을 때부터 꾸준히 들었습니다. 또한 올해 처음으로 일본서도 아카데미 리그가 시작됐는데 기간이 짧아서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리그 형태로 제대로 진행된다면 신인 선수들에게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귀중한 기회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캐스터로 더 도전해보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LoL’을 좋아해서 집중해 왔기에 캐스터로서 새로운 도전은 아직 생각해본 적이 없습니다. 대신 기회가 있다면 저에게 ‘요리모 아저씨’라는 별명을 주신 한국의 e스포츠 팬 분들과 만나 직접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다는 생각은 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부탁드린다.
선수들의 활약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지만 LJL과 함께 저를 응원해주시는 한국의 팬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한국어 방송이 없어서 시청이 어렵지만 한국 선수들의 활약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으니 기회가 되신다면 LJL을 조금 더 응원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LCK 보다도 LJL!”이라고는 할 수는 없겠지만(웃음) 잘 부탁드립니다.


보도자료 문의 news@fomos.co.kr
김형근 기자 noarose@fom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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