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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e스포츠 방송 제작 국가대표를 향해' VSPN 코리아 김기호 대표

박상진2021-07-05 07:30


과거 한국 e스포츠 리그는 케이블 방송사 위주로 진행됐다. 하지만 방송 환경이 TV가 아닌 온라인 스트리밍 위주로 변화하며 제작 환경 역시 변화했고, 2021년 VSPN 코리아나 아프리카TV 같은 실시간 인터넷 스트리밍 기반의 제작사들 중심으로 개편됐다.

VSPN 코리아 김기호 대표는 2002년 OGN에 합류해 방송 제작 PD로 활동하며 스타리그, LCK, 서든어택 리그, 카트라이더 리그, 던전앤파이터 리그, 프리스타일 리그 등 한국에서 대표적인 e스포츠 리그를 연출했다. 그러던 중 크로스파이어 리그의 연출이 계기가 되어 2014년부터 중국에서 5년 동안 중국 e스포츠 리그 제작에 참여했다.

이후 김기호 대표는 2018년 8월 한국으로 돌아와 그 해 10월 VSPN 코리아를 설립하고, 2021년 현재 LCK 챌린저스 리그, 크로스파이어 스타즈, 카트라이더 리그 등의 정규 e스포츠 리그와 서머너즈워:백년전쟁 월드 100 인비테이셔널, 발로란트 올스타 인비테이셔널 등 글로벌 이벤트를 성공적으로 제작하는 회사로 키워냈다.

중국에서 제작 활동을 이어가던 김기호 대표는 어떤 이유로 한국에 돌아와 방송 제작을 다시 시작한 것일까. 김기호 대표는 아시아와 글로벌 시장을 연결하는 e스포츠 e-Chain이라는 계획을 구상 중이었고, 중국에 간 이유도 e-Chain 사업 구체화를 위한 도전이었다고 밝혔다. 2021년 상반기를 마치며 김기호 대표를 만나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인터뷰에 앞선 소개에서 e-Chain을 강조하셨는데, e-Chain이 어떤 개념인지 먼저 설명을 부탁드리겠습니다
다른 산업도 마찬가지지만 현재 e스포츠 시장에서 글로벌 확장은 매우 중요하고, 필수적인 사항입니다. 하지만, 국가마다 또는 지역마다 다른 문화와 구조로 인해 무리한 진입은 실패할 수밖에 없습니다. 시간이 들더라도 그 사이의 연결점을 찾고, 교류가 발생하도록 하여 자연스럽지만 확실하게 선을 만들고, 최종적으로는 그 선들이 이어져 하나의 큰 Chain으로 연결되는 것이 e-Chain의 개념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실제로 VSPN 그룹은 VSPN CHINA와 VSPN KOREA를 통해 한국과 중국은 연결이 되어있습니다. 이에 더해 한국은 최근 e스포츠 관심이 높아지는 일본 시장에 진출해 체인으로 연결하고, 역시 e스포츠 열기가 뜨거운 동남아는 중국과 연결해 아시아 e스포츠를 체인으로 엮어 아시아 e-Chain을 우선 완성하고자 합니다. 이렇게 역량과 영향력이 커진 후에는 북미와 유럽, 남미 등 전 세계 e스포츠 제작을 엮는 글로벌 e스포츠 체인을 만들려 합니다.
 


2014년부터 5년 정도 중국에서 방송 제작을 계속하셨고, 2018년 한국으로 돌아와 VSPN 코리아를 설립하셨습니다. 한국에 돌아오는 것을 고려하던 당시 한국 시장을 어떻게 보셨고, 어떤 걸 하고 싶었을까요
제작 PD 시절부터 고민했고, 중국으로 떠나 거리를 두고 한국 시장을 바라봤을 때 느낀 점은 한국 e스포츠 방송 제작에 변화가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표면적인 변화뿐, e스포츠라는 해석을 게임 내에서만 한정 짓고 그 이상의 고민이 없던 시기였습니다. 스타크래프트 시절 만들어진 기틀에 겉옷만 바꿔 입히는 모습이었죠.
다양한 장르의 게임이 있는데 과거 RTS 시절 만들어진 틀만 계속 사용하는 게 안타까웠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야겠다는 결심을 했습니다. 한국에 새로운 것을 제안하고 변화를 주고 싶었죠. 새롭고 재미있다고 느끼는 고퀄리티 콘텐츠를 계속 만들고, 이렇게 만든 콘텐츠로 시청자들에게 인정받아 다시 새로운 경험 제공에 도전할 수 있는 선순환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아직 가야 할 길이 멀지만 과거 스타크래프트와 지금 리그 오브 레전드처럼 흥행할 수 있는 콘텐츠를 제공하는 제작사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런 새로운 시도 중 하나가 동대문에 위치한 V.SPACE라고 생각합니다. 당시 여러 e스포츠 방송 제작사가 등장하는 와중에, VSPN 코리아는 자체 e스포츠 경기장을 설립하는 행보를 보였습니다. 이는 VSPN 코리아가 한국 시장을 대하는 단단한 각오처럼 보였습니다
e스포츠는 음악과 공연, IT, VR 등 다양한 기술과 문화와 융합될 수 있습니다. e스포츠가 만들어 낼 수 있는 문화적 가치는 무한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가능성의 무대가 V.SPACE죠. 설계 단계부터 가변성을 고려하여 단순히 e스포츠 경기장이 아니라 음악 공연이나 미술 전시회는 물론 국제 컨퍼런스까지 소화할 수 있도록 완성한 공간입니다. 또한 한국 스포츠의 성지였던 동대문 운동장의 디자인을 모티브로 하여, 독일 국제 디자인 어워드 2위를 수상해 의미와 디자인까지 인정받아 저로서는 자부심을 갖고 있는 공간입니다.

2018년 VSPN 코리아 설립 이후 2년 반이 지났는데, 지금까지의 성과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실 수 있을지요. 그리고 한국에서 주시려고 했던 변화 역시 어느 정도로 만족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설립 이후 3년 동안 열심히 해왔습니다. 틀을 깨고 변화를 주려 하는 것 자체가 리스크지만, 여러 시도를 했고 몇 가지 사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우선, 리그 오브 레전드 챌린저스 리그입니다. 한국 리그 오브 레전드 e스포츠에서 활동할 미래 스타들이 준비하는 곳인데, 그만큼의 관심을 받지 못했죠. 하지만 VSPN 코리아가 제작한 이번 스프링의 평가는 예전과 달랐습니다 스타크래프트 e스포츠 시절 스타 챌린지나 듀얼 토너먼트는 메인 스테이지인 스타리그만큼의 관심을 받았고, 거기서부터 이름이 알려진 선수들이 많았습니다. LCK LC 역시 충분히 가능한 무대라고 생각해 미래 LCK의 중심이 될 선수들에 초점을 맞추려 했습니다. 또한 시청자들과 호흡하며 미래의 LCK 스타를 함께 발굴해나가는 경험을 주려 했습니다. 이동진 캐스터를 비롯한 중계진들이 같이 만들어나가는 리그라는 이미지를 주기 위해 열심히 해주고 있고, 덕분에 진행 중인 서머 시즌까지 계획대로 잘 이뤄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작년 12월에 진행했던 CFS GF 2020에서 국내 최초로 XR 기술을 활용한 풀 버추얼 스튜디오 도입이 있습니다. 현실과 가상을 연결하는 ‘Gate’라는 컨셉으로 현실과 가상공간을 오고 가는 연출기법을 시도했고, 현장에 오지 못하는 팬들에게 선수들의 생생한 모습을 보여줬던 부분이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코로나19라는 상황 속에서도 새로운 변화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점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최근 개막한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 리그 역시 ‘세로 뷰’ 모드를 도입했습니다. 지금까지 e스포츠 경기는 가로 화면을 기반으로 제작됐지만, 지금 모바일 기기를 접하는 MZ 세대들은 틱톡이나 유튜브 쇼츠 처럼 세로 콘텐츠에 익숙하다는 것에 기반해 도입했죠. 단순히 가로 화면을 세로로 보는 것이 아닌 세로 화면을 위한 레이아웃을 새롭게 도입해 가로 기반 시청과는 전혀 다른 경험을 제공 중입니다. 특히, 세로 화면에서는 1인칭 화면 지원을 통해 기존 형태보다 실감 나고 몰입감 있는 중계를 느끼실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세로 뷰 중계를 경험하기 위해 유튜브나 틱톡을 통해 들어오는 시청자가 많다는 점이 고무적이고 신선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방송 제작에서 VSPN 코리아가 가지는 중요 가치는 무엇일까요
VSPN이 한국에서만 활동하는 기업이 아니기에 ‘글로벌 마인드’와 ‘실행력’을 가장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VSPN 코리아에는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고, 더 나아가 이를 새로운 도전의 발판으로 삼는 인재가 필요합니다. 여기서 글로벌 마인드란 단순히 해당 언어를 말할 수 있는 것이 아닌 그 언어에 담긴 문화를 이해하는 것을 말합니다. 다양한 문화적 이해를 바탕으로 격변하는 시장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우리의 중요 가치입니다.

 지금까지의 이야기에 감사드리며, 인터뷰를 마치면서 앞으로의 일에 대해 한 마디 부탁드리겠습니다
어렸을 때 운동을 좋아해 권투를 했었고, 권투 선수로 10년을 지내며 항상 했던 생각은 국가대표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권투에서 그 목표를 이루지 못했지만 e스포츠 제작 분야에서는 우리가 대한민국 최고라는 이야기를 듣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e스포츠 제작사가 되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저와 함께 다양한 재능을 가진 인재들이 e스포츠 업계에 참여해서 같이 도전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그리고 항상 우리가 추구하는 변화와 최고의 시청자 경험, 그리고 새로운 콘텐츠 제작을 위해 고민하는 파트너사들에게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계속 새로운 것을 만들어나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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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 기자 vallen@fom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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