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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e스토리] 스피어 게이밍을 운영하는 강범석-강범준 두 형제가 바라보는 목표

박상진2021-06-29 16:00


LCK가 프랜차이즈 시스템을 도입하며 리그 구조에도 변화가 생겼다. 과거 LCK와 챌린저스 코리아로 나뉘어 있었고, 모든 리그가 승강전을 통해 팀 이동이 가능했었지만 이제는 프랜차이즈에 참여한 10개 팀이 LCK와 LCK CL팀을 운영하고 아마추어 팀은 아카데미 시리즈에 출전하는 구조로 바뀌었다.

LCK 데뷔를 꿈꾸는 선수들이 자신의 기량을 시험받는 무대인 LCK 아카데미 시리즈는 올해 봄 처음으로 열렸고, 이 대회에서 '범사마 팬클럽' 팀이 우승했다. 마지막 챌린저스 코리아 우승 팀인 스피어 게이밍(구 어썸 스피어)이 바뀐 대회에서도 다시 우승을 차지한 것.

작년 여름 관심사였던 LCK 프랜차이즈 합류를 두고 스피어 게이밍은 대명 소노호텔 리조트와 함께 도전했지만, 아쉽게도 프랜차이즈 합류에는 실패했다. 이후 프랜차이즈에 운영하던 많은 팀이 해체했지만 스피어 게이밍을 운영하는 강범석-강범준 형제는 여전히 아마추어 선수들에게 프로 무대 입성의 기회를 주고 있다.

리그 승격이 가능했던 예전과 많이 달라진 상황에서 이들은 왜 계속 아카데미 팀을 운영해 선수를 육성하는 것일까. 이들은 "선수 가족만이 느낄 수 있는 부분, 그리고 우리의 선수 육성 능력을 증명받고 싶다"라는 이유로 계속 도전을 하고 있었다. LCK에서 활약했던 선수이자 해설 및 분석가로 활동하는 '고릴라' 강범현의 형이기도 한 이들의 끝나지 않은 도전을 들어보았다.

얼마 전 끝난 LCK 아카데미 시리즈 상반기 챔피언십에서 '범사마 팬클럽' 팀이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강범석: LCK 프랜차이즈에서 탈락하며 공식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대회로 아카데미 시리즈가 생겼습니다. 매달 열리는 아카데미 시리즈 우승팀과 준우승팀에 상반기 챔피언십 시리즈 시드를 주는데, 자격이 되는 8팀 중 스피어 게이밍 소속 두 팀이 열심히 하고 운도 좋아서 이를 획득했습니다. 그중 하나인 '범사마 팬클럽' 팀이 우승을 차지했죠.
 

(사진제공=한국e스포츠협회)

작년 챌린저스 코리아 마지막 우승을 차지한 이후 리그가 종료되었는데도 계속 아카데미를 운영하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강범석: 챌린저스 코리아가 끝나도 리그 오브 레전드라는 종목과 선수 육성에 열정과 관심이 계속 있었습니다. 프랜차이즈 선정이 끝났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지속해왔던 선수 육성이나 팀 운영 경험을 이용해 계속 스피어 게이밍을 이어가자는 결정을 내렸고, 지금까지 계속해온 가운데 아카데미 상반기에서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죠.
강범준: e스포츠 게임단은 아직 성장이 필요한 시장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당장의 수익보다는 지속성을 보고 있고, 리그 오브 레전드 종목 외에도 발로란트, 레인보우식스 시즈나 펍지 게임단도 운영했었습니다. 회사 자체가 아카데미 같은 e스포츠 풀뿌리 시장을 좋아해서 계속 운영하게 된 거죠.

대명 리조트와 함께 작년 LCK 프랜차이즈에 도전했는데, 결과는 탈락이었습니다. 많이 아쉬웠을 듯하네요
강범석: 합격과 탈락은 라이엇 코리아의 선택이었고, 우리의 준비가 미흡했거나 다른 팀이 더 준비했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아쉬움보다 같이 준비했던 대명 소노호텔 리조트 분들과, 우리와 함께 했던 선수들에게 미안했던 마음이 더 컸죠.

예전이라면 신규 팀이라도 온라인부터 시작해 챌린저스 코리아 승강전과 챌린저스 코리아를 거쳐 LCK까지 오를 수 있고, 이러한 가능성으로 투자를 받아 팀을 운영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프랜차이즈 팀 외에는 1부인 LCK와 2부인 LCK CL에 참여할 수 없죠. 어떻게 보면 앞이 없는 상황일 수도 있고, 그만큼 힘든 과정이라고 짐작됩니다
강범준: 우리가 프로팀도 아니고, 수강료를 받는 학원도 아니다 보니 수익성은 생각하지 못했죠. 선수들을 발굴하고 키우는 과정에 책임감을 갖게 되더라고요. 냉정한 현실이지만 우리 선수들은 선택받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이 선수들과 코칭스태프에 배움의 기회가 있다면 성장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고, 이번 우승으로 보여줬다고 봅니다. 
 

(사진제공=스피어 게이밍)

챌린저스 코리아 시절과 지금은 선수들의 동기 부여의 방법도 달라졌다고 봅니다. 팀 성적이 상위 리그 진출로 이어지지 않는 상황인데, 어떤 방법으로 선수들에게 의욕을 불어 넣을 수 있을까요
강범석: 사람들이 높은 곳만 바라보는데, 높은 곳에 가려면 기본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개인이 잘하는 슈퍼 플레이보다 다섯 명이 잘하는 팀플레이를 먼저 훈련했습니다. 선수를 모으는 과정도 힘들었어요. 다들 프랜차이즈 팀에 가려고 하니까. 좀 잘한다 싶으면 이미 다 데려간 상황이라 선수 풀에서도 한계가 있었죠. 하지만 조직력으로 다듬어 좋은 성적을 냈다고 봅니다.

사업적인 면에서도 프랜차이즈 전후로 바뀐 부분이 많을 듯 합니다
강범준: 과거에는 LCK로 갔을때 메리트가 많았고, 챌린저스 코리아에 있어도 방송에 나올 수 있으니 스폰서 영업이 가능했죠. 하지만 지금은 아카데미로 바뀌었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고생을 감수하고 하는 건 우리가 하는 게 맞다는 걸 증명하고 싶었던 것과, 선수들과 호흡하고 지내는 일이 굉장히 재미있다는 이유 때문이었죠. 선수들이 열심히 하는 모습이 보이는데, 자기들의 미래를 걸고 또래들이 공부하는 시간을 여기에 쏟고 있는 모습을 보면 저희도 열심히 하자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챌린저스 코리아 시절 어썸 스피어라는 팀명을 사용했는데, 지금은 스피어로 돌아왔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하실 이야기가 있다고 들었는데요
강범준: 현재 저희를 어썸 클랜이라고 오해하시는 분들이 많은 거 같습니다. 저희는 챌린저스 코리아 승강전 시절 '범사마'라는 팀 이름을 썼고, 승강전에서 올라오자 법인을 만들어야 해서 스피어 게이밍이라는 이름을 썼죠. 그런데 잠실에 있던 숙소 계약이 끝나고 새로운 숙소를 구해야 했는데 친구인 김목경 감독(리브 샌드박스)이 공간 대여를 해주는 조건으로 네이밍 스폰서가 되어 어썸 스피어라는 이름으로 활동했죠. 공간 지원 외에는 서로 관계된 게 없었어요. 지금은 다시 스피어 게이밍이 되었고, 어썸 클랜과는 관계가 없으니 스피어 게이밍이라는 이름으로 기억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쉽지 않은 상황에서도 계속 이 일을 지속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강범준: 과거 챌린저스 코리아나 이번 아카데미 시리즈 상반기에 우리가 잘해서 우승했다는 걸 증명하고 싶었습니다. 각 리그 안에서 선수 능력은 비슷하고, 우리의 코칭 방향이 옳았고 모두가 열심히 했기에 우승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선수들 모두 LCK 데뷔라는 꿈을 이뤄야 하기에 더 치열하고, 저희도 열심히 한다는 것을 보이고 싶었습니다. 동생 역시 아마추어 대회를 통해 프로팀에 들어갔죠. 선수를 키우는 일도 잘하는 사람이 있다는 걸 보이고 싶었고, 좀 더 좋은 방법으로 선수의 가능성을 끌어내고도 싶었죠.
 

예전에는 선수를 키워서 같이 가야 한다면, 이제는 잘 키워서 상위 리그 타 팀에 입단시키는 게 목표로 바뀌셨을 듯합니다. 지도 방법이나 목표의 차이도 있을텐데, 어떤 차이가 있을지
강범석: 선수가 다양한 상황에서 맞춰 활동할 수 있도록 목표를 잡죠. 단기적으로 성적을 내는 것이 아닌 장기적으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기본기를 충분히 끌어올립니다. 그래서 선수들은 아카데미 시리즈에 나가는 팀이라 하더라도 LCK나 LCK CL에 참가하는 팀 선수들과 같은 연습 스케줄을 소화하고, 단단한 기본기 위에서 각 팀이 필요로 하는 능력을 더 올릴 수 있도록 준비시키죠. 연습 경기를 하더라도 반은 상체 게임을, 반은 하체 게임을 합니다. 선수들의 기초 실력이 중요하니까요. 이런 점을 아는 LCK나 LCK CL 팀 코칭스태프나 스카우터들도 긴밀한 관계를 보고 선수들을 주목하고 있어요. 한국뿐만 아니라 외국팀과도 연결점을 갖고 이야기하고 있고요.
강범준: 다른 아카데미에 비해 우리의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열심히 준비하면 어디든 갈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는 거. 실제로 담원기아 CK팀에 '체이시' 김동현이나 '바이블' 윤설이 우리 쪽을 통해서 갔습니다. 작년에 이어 올해 상반기 우승으로 티칭 실력은 자신을 가져도 된다 생각하거든요. 다만 아카데미 시리즈 외에 선수들이 자기 실력을 보일 대회가 더 있었으면 하는 바람은 있어요.

능력을 증명하겠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힘든 시장에서 버티기 쉽지 않을 듯 합니다
강범준: 우리 형제의 꿈은 게임단을 운영해보자는 거였고, 언젠가 LCK 프랜차이즈에도 다시 도전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프랜차이즈 하나만 보고 생겼다 사라진 다른 곳과 달리 일에 대한 열정과 진정성도 보이고 싶고요. 재능과 끈기를 가졌지만 기회가 없던 선수들이 자신의 기량을 더 많이 보일 수 있도록 아마추어 대회도 자체적으로 열려고 합니다. LCK 프랜차이즈에 도전하던 때 많은 것을 준비했는데, 그중 하나가 선수들의 은퇴 이후를 대비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었어요. 대명 측에서도 관심있게 지켜보던 일이었는데, 리조트 사업과 연계해 선수들의 재취업 기회를 만들자는 거였죠. 선수 가족만이 알 수 있는 부분을 어떻게든 해보고 싶은 마음이었습니다.
강범석: 이번 아카데미 상반기 챔피언십을 치르러 광주에 갔는데, 다른 팀 선수 부모님이 우리 팀인 '범사마 팬클럽'이 무슨 팀인지 선수에게 물어보더라고요. 예전 스피어 게이밍이고, 돈이 없어서 LCK 프랜차이즈에서 떨어진 팀이라는 이야기를 지나가며 들었는데, 그 자리에서 반박하지는 않아도 그때 도와준 대명 리조트 분들을 생각해 인식을 바꾸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우리가 보여줄 걸 제대로 못 보여줬지, 돈이 없어서 떨어졌다는 이상한 이야기는 듣기 싫었거든요.

인터뷰를 마치면서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강범준: 지금도 저희는 계속 열심히 하고 있고, 스피어 게이밍을 계속 기억해주셨으면 합니다.
강범석: LCK 프랜차이즈 도전은 끝났지만, 지금은 또 새로운 도전이라 생각합니다. 우리 형제는 물론이고, 같이 했던 선수들이 꿈을 향해 달리는 시간에 후회가 없도록 같이 노력하고 싶습니다.

보도자료 문의 news@fomos.co.kr
박상진 기자 vallen@fom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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