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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e스토리] DRX의 중심에 선 '표식' 홍창현, 다음 표식은 소환사의 컵

박상진2021-06-08 14:00


2020 리그 오브 레전드 시즌이 끝나고 시작된 격동의 시기를 거친 DRX는 올해 스프링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기 힘들 거라는 예상이 다수였다. 주전 대다수가 교체되며 최소한 서로 손발을 맞출 시간은 필요하다는 이야기였다. 그러나 DRX는 이런 예상을 완전히 뒤엎고 스프링 스플릿 플레이오프까지 진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DRX는 경기 내적으로 더 놀라운 모습을 보였다. 지고 있던 경기에서도 신기에 가까운 운영과 교전으로 판세를 뒤엎는 모습을 계속 연출하며 모두가 예상하지 못한 이변을 만들었다. 비록 이러한 기세를 스프링 끝까지 이어가지 못했지만, 이들은 충분히 인상적인 모습과 함께 서머에 대한 기대를 열었다.

과연 DRX의 이러한 모습은 어떻게 이뤄진 것일까. 작년에 이어 올해도 DRX에서 활약 중인 '표식' 홍창현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홍창현 역시 올해 팀과 함께 성장한 모습을 보이며 주위의 인식을 바꾼 선수다. 서머를 앞둔 홍창현은 다양한 이야기를 인터뷰를 통해 전했다.

인터뷰에 앞서 인사를 부탁합니다
안녕하세요. DRX 정글 '표식' 홍창현입니다.

최근 근황부터 전해볼까요
서머 스플릿 전에 경기력을 올리려고 매일 20판 이상 솔로 랭크를 하고 있습니다.

이 인터뷰 직전에 만난 프레딧 브리온 '엄티' 엄성현이 다음에 홍창현을 만난다고 하니 안부 전해달라고 하던데, 엄성현과는 친한 사이인가요
그리 친하지 않은 사이라 이런 안부를 물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감동도 하고 당황도 했습니다.

같은 정글인 엄성현은 어떤 선수라고 생각하나요
플레이 메이킹을 잘하고 주도적으로 경기를 풀어나가는 선수죠.

그리 친하지 않은 선수가 안부를 물을 정도면 본인의 인기가 좋은 거 같은데
잘 모르겠네요.

일단, 스프링 스프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요
많이 아쉬웠는데, 끝나고 바로 휴가를 가서 그 기간 동안에는 큰 생각을 하지 않았어요. 다시 일상으로 복귀하니 다시 아쉬움이 몰려와서 열심히 서머를 준비 중입니다.
 

스프링에서 어떤 점이 아쉬웠는지
정신력이 조금 부족했다고 생각해요. 끝까지 최선을 다했어야 하는데, 마지막에 무너졌다고 생각합니다.

DRX가 올해 인원이 대거 바뀌면서 스프링은 힘들지 않겠냐는 이야기가 많았는데 중반까지는 굉장히 좋았죠
초반 연승은 운이 좋았어요. 1라운드에서 우리가 질 경기를 다 이겼고, 우디르로 재미도 많이 봤죠. 스프링 2라운드도 비슷한 분위기였는데 제가 더 잘하지 못해서 아쉬운 결과가 나왔어요.

스프링에서 본인의 우디르가 큰 반향을 일으켰는데, 다른 선수들은 전부 결과가 좋지 못했습니다
저는 결과가 좋았는데 다른 팀에서 그러지 못하니 제 우디르에 대한 위상이 올라가서 저는 즐거웠었습니다.

본인만 우디르를 잘한다는 점이 그랬던 건가요
저를 믿고 따라준 우리 팀이 고맙고, 이런 팀에 있다는 게 즐거웠죠.

처음에 우디르 정글을 쓰겠다는 이야기를 꺼냈을 때 팀 내에서는 어떤 반응이었나요
그때는 감독 대행이었던 김상수 코치님이 제 이야기를 듣고는 팀 조합을 맞춰주겠다고 하셔서 자신 있게 우디르를 준비했습니다.

김상수 코치님이 본인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준 거죠
그렇죠.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우디르를 하겠다고 했지 조합까지 바라지 않았는데, 제가 활약할 조합을 준비해주셔서 감동했고 꼭 이겨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스프링에서 DRX는 역전이나 저력이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팀이었는데, 어떻게 이런 플레이를 보일 수 있었는지
우리가 지고 있으면 제가 항상 LPL처럼 공격적으로 하자고 말한다고 하더라고요. 저나 '킹겐' 황성훈이 상대 빈틈을 찾아서 거기를 노리는 거죠. 실패할 가능성도 높지만 우리 팀이 단합이 잘 되어서 승리한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도 단합이 잘 되나요
경기 외에서도 잘 되는 거 같습니다. 특히 누군가를 놀릴 때 그렇죠. 눈만 마주쳐도 놀리자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보통 누가 누구를 놀리죠
저랑 '바오' 정현우가 '베카' 손민우를 놀립니다.

그래도 올해 팀을 이끄는 선수라는 이미지가 생겼습니다. 작년하고는 다른 모습인데요
처음에는 부담감이 컸는데, 이제 적응한 듯합니다. 처음에는 팀에 중심 역할이 없었지만, 서로 조율해가며 토론하고 맞춰가는 방식이죠. 작년에는 알아서 잘 됐던 것들이 올해는 잘 안되니까 서로 이야기를 하는 과정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게 된 거 같아요.

올해 게임 내에서 바뀐 점이 있다면
가장 먼저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결의를 다졌습니다. 그리고 게임 내에서도 다른 모습을 보이려 노력했죠. 작년에는 수동적으로 플레이하고 팀에 맞췄죠. 경기 상황도 잘 못읽었는데, 올해는 팀원 모두가 수동적이라 제가 새로운 시도를 했고 익숙해지면서 저도 주도적으로 바뀌었습니다.

스프링 후반 팀원들의 심리를 추스르기도 쉽지 않았을 텐데
연패를 해도 플레이오프 진출은 확정이라 경기력 유지에 신경을 쓰자고 했어요.

거기다 플레이오프는 다전제라 신인 선수 위주인 DRX에는 쉽지 않았겠죠
저도 다전제를 많이 안 해봐서 하던대로 하자고 했습니다.

스프링 스플릿이 끝나고는 어떤 이야기를 나눴나요
우리 경기력이 나쁘지 않았으니 서머 때 개인 기량을 올려서 잘해보자는 이야기를 나눴죠.

그리고 휴가를 보냈다고 하는데 어떻게 보냈는지
저는 술 마시고 자고 방송하고 술 마시고 자고 방송한 거 같네요.

술은 누구랑 마셨나요
보통 친구들하고 마셨습니다.

작년 DRX 선수들과도 만났을 거 같은데
휴가 기간 한 번 만났습니다. 전부 술을 좋아하던 친구가 아니라 식사하고 서로 근황 이야기하고 헤어졌죠. 오랜만에 보니 신난 기분이었습니다.
 

서머 스플릿은 롤드컵이 직결되었는데, 정신력에서 아쉬웠다는 점을 어떻게 극복하려 하는지
요즘은 헬스를 하고 있습니다. 헬스는 자기 자신과 싸움인데, 그걸로 정신력을 강화하려 하죠.

헬스는 누구와 하나요
정현우와 같이합니다. 황성훈도 하긴 하는데 헬스에 대한 이야기는 잘안해요. 걔는 헬스 챌린저고 우리는 언랭이거든요.

그리고 DRX 연습실과 숙소를 홍대입구 근방으로 옮긴다는 이야기가 있었죠
제 집이 부평이라 저는 손해에요. 집이 가까우면 좋거든요. 오류동에서 부평에서 가까워서 집에 다녀오기도 편했는데 연습실을 옮기면 거리가 멀어지니 저에게는 시간에서 손해죠. 다른 선수들은 이사한다고 하니 모두 좋아하더라고요.

그렇다면 프로게이머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는지 궁금합니다
살다 보니 프로게이머가 됐더라고요. 그냥 게임 열심히 하고 살았는데 김대호 감독님이 제가 리 신 음파를 잘 맞춘다는 이유로 저를 뽑았죠. 거기서부터 시작이었습니다.

그전까지는 프로게이머에 대한 욕심이 없었나요
선수가 되면 되는 거고, 안되면 스트리머를 하자는 마음이었죠. 경기도 LCK 결승이나 월드 챔피언십 정도만 봤습니다.

e스포츠 선수가 되면 하고 싶었던 게 있는지
경기에서 이기고 세레모니를 하고 싶었어요. 선수가 되기 전에는 하고 싶은 세레모니가 많았는데, 막상 프로게이머가 되니 많이 하지 못하겠더라고요.

스프링 스플릿이 온라인으로 진행되서 더 못보여주기도 했죠
그렇죠. 그리고 막상 하고 싶은 세레모니가 있는데 이게 논란이 될지 안될 지 고민을 많이 해요. 재미도 중요 하지만 해도 되는 세레모니인지 많이 생각합니다.

표식의 세레모니는 고도로 계산된 퍼포먼스라는 이야기인가요
어떤걸 하는지 보다 해도 되는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해요.

경기장에서 세레모니를 한 적도 있었는데 당시에는 관중이 없었죠
무관중이라 할 수 있었던 세레모니고, 정작 관중들 앞에서는 못할 거 같습니다.

현장 관중들은 본인의 그런 모습을 기대할 거 같아요
제 마음 속의 부끄러움을 놓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현장 관중 앞에서 경기도, 세레모니도 해보고 싶죠.

주위 사람들은 본인의 모습에 어떤 반응인가요
유튜브에서 제 세레모니를 봤다고 하면, 제 앞에서 절대 틀지 말라고 해요. 부모님도 보셨는데, 제 앞에서는 제발 안 보셨으면 한다고 했어요. 너무 민망해서...
 

부모님은 본인의 진로 선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처음에는 게임하는 걸 좋아하지 않으셨는데, 이런 식으로도 사람이 잘 풀릴 수 있구나 하고 자랑스러 하십니다.

처음에 프로게이머에 대한 이야기를 부모님께 건냈을때 어떤 이야기를 해주시던가요
그거 아무나 하는 거냐고 물어보셨어요. 저도 해서 잘되면 계속하고 안되면 다시 방송하자는 마음이었죠. 처음부터 자신감에 차있지는 않았어요.

'표식' 이라는 소환사명은 어떻게 정했는지
킨드레드를 많이 썼고, 그 챔피언에서 표식이 중요해서 그렇게 정했습니다.

킨드레드를 좋아했나 보네요
잘 쓰고 좋아하기도 했죠.

그렇다면 월드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면 본인 스킨은 킨드레드를 선택할 계획이죠
꼭 표식 킨드레드를 만들고 싶습니다. 올해 무조건 만들고 싶어요.

표식이라는 게 목표를 정하는 것인데, 본인 프로게이머 인생의 목표가 있다면
잘하면서 재미있는 프로게이머입니다. 그냥 잘하는 게 아니라 최고가 되고 싶죠.

그렇다면 지금 본인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아직은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LCK 관계자나 시청자들의 평가는 제가 두 번째인 거 같아요. 지금 최고는 담원 기아 '캐니언' 김건부고요. 이건 제 생각이 아니라 통계 자료로 증명된 결과입니다.

그렇다면 김건부는 어떤 선수인가요
잘하고 완벽한 선수죠.

월드 챔피언십 우승자 스킨을 만들고 싶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서머 목표는 어떻게 되나요
일단 월드 챔피언십에 갈 수 있는 순위에 들고 싶습니다. 3위 정도가 현실적은 목표죠.

이번 MSI에 출전한 담원 기아가 좋은 성적을 내면 LCK 시드가 하나 더 늘어나는데, 월드 챔피언십에 가는 것이 일차 목표면 담원 기아의 선전을 바래야겠네요(주: 이 인터뷰는 MSI 이전에 진행되었습니다)
제가 상대해야 하는 선수들이라 보통 큰 관심이 없는데 월드 챔피언십 시드가 걸렸으니 이번 MSI 한정으로 담원 기아 화이팅입니다.
 

그리고 감독 시절 월드 챔피언십 우승 경력이 있는 최병훈 단장님이 DRX에 있는데, 이야기를 많이 나눠보았나요
선수단에 관련된 이야기는 보통 단장님께 물어보죠. 제가 외부 방송에 나가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물어보면 규정이나 주의사항 같은 걸 알려주시고, 선수단 생활 중에 불편하거나 문의 사항이 있으면 단장님께 찾아가죠. 그 외에 따로 이야기를 한 일은 없어요.

혹시 지금 나오는 노래 들어봤나요
2014년 월드 챔피언십때 많이 들었죠. 그때 기억은 잘 안나요.

선수가 되기 전에 동경하는 정글 선수가 있었나요
그때는 경기도 잘 안봤고, '페이커' 이상혁 선수가 나오는 경기를 보는 정도였어요. 무조건 페이커였죠. 전설 그 자체고, 제가 롤을 시작했던 중학교 1학년 때 가장 잘하는 선수가 누구냐 하면 바로 페이커가 나왔으니까요.

지금 이상혁은 어떤 존재인가요
제 경쟁 상대죠. 프로게이머가 되고 연습 경기에서 처음으로 'T1 Faker'라는 아이디를 보니 엄청 설렜어요. '내가 페이커와 연습을 하다니!'하는 마음이었는데, 세 판 정도 연습하니까 설렘은 사라지더라고요.

마침 작년 동료였던 '케리아' 류민석이 T1에서 이상혁과 함께 활동 중이죠
처음에 류민석이 T1에 갔을때 "야 부럽다 상혁이 형님이랑 같이 하네, 나도 상혁이 형 보고싶다" 정도로 이야기 했어요.

그리고 실제로 한 번 본 걸로 알고 있습니다
촬영장에서 실제로 봤어요. 먼저 인사를 건네니까 같이 인사해 주더라고요.

류민석과는 자주 연락하나요
가끔 연락하는데, 제가 먼저 연락하는 스타일이 아니에요. 서로 근황이나 지금 뭐하는지 묻는 정도죠.

작년 동료들을 상대로 만나는 느낌은 어떤지
똑같은 상대죠. 작년에는 동료였지만 올해는 이겨야 하는 상대.

그 중에도 상대하기 까다로운 선수가 있다면
다 상대하기 까다로워요. 워낙 고급 인력들이라.
 

본인도 고급 인력 아닌가요
저는 멀었습니다.

그래도 넘버 투 정글인데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그렇다면 고급 인력이 되기 위해 어떤 점을 더 가다듬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정신력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헬스를 하고 있고, 한 달을 꾸준히 하는 게 첫 목표죠. 시즌 중에도 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고요.

이런 자신을 응원해주는 팬들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심지어 실제로 얼굴을 본 적은 한 번도 없는데 말이죠
정말 감사하다는 말밖에 드릴 말이 없어요. 응원에 고맙고 감동받고 있어요.

실제로 경기장에서 응원해주는 팬들을 보면 눈물이 나올지도 모르겠어요
두 번이나 울었는데 또 어떻게 웁니까...

그리고 얼마 전 있었던 하이퍼X 헤드셋 촬영에도 팀을 대표해 본인이 나섰죠
팀에서 촬영이 있다고 해서 알겠다고 하고 제가 갔죠.

팀을 대표해 본인이 나섰다는 점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팀원들 사이에서 제가 상품가치가 높아서 촬영했다고 해요. 거의 반 농담식이죠.

인터뷰를 마치면서 팬들에게 한마디 부탁합니다
서머를 앞두고 솔로 랭크도, 스크림도 열심히 준비해 월드 챔피언십에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보도자료 문의 news@fomos.co.kr
박상진 기자 vallen@fom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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