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SPORTS > 리뷰/프리뷰

[펀리포트]"오리진 영화로서의 아쉬움"...'캡틴 마블' 리뷰

최종봉2019-03-14 11:41

슈퍼 히어로 영화에서 영웅의 탄생과 기원을 다루는 '오리진' 영화는 매력적이 소재지만 완성도 있게 그리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노력이 필요한 장르다.

영화 한 편의 시간 안에 특별한 힘을 얻게 되는 사건부터 영웅으로서의 자각과 영웅의 반대편에 서게 되는 멋진 악당까지 소개해야 하는 등 촉박한 시간에 시달리는 것이 보통이다.

범람하는 슈퍼 히어로 영화에서 기원을 다루는 것은 이제 더는 안전한 성공 공식이기보다는 완성도 있게 그리기 어려운 소재로 굳어진 느낌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6일 국내 개봉한 '캡틴 마블'은 마블의 강력한 여성 영웅 중 하나인 캡틴 마블(캐럴 댄버스)의 기원을 다룬 오리진 영화로 마련됐다.

영화에서는 크리족의 전사로 스크럴과의 전투에 임하게 된 캡틴 마블이 우연한 계기로 지구에 불시착한 뒤 겪게 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으며 자신의 임무와 잃어버린 과거를 함께 쫓게 된다.
 

기본적으로 '캡틴 마블'은 액션 영화이긴 하지만 로드 무비의 성격 역시 엿볼 수 있다. 캐럴 댄버스는 사건을 쫓는 과정에서 잊어버렸던 자신의 과거와 불운했던 어린 시절을 마주한다.

크리의 전사가 되기 이전 편견과 차별로 벽을 느껴야만 했던 여성 캐럴 댄버스에게는 충분한 공감이 가지만 이와 별개로 극의 긴장감은 후반으로 갈수록 점차 떨어져 간다.

극 초반에는 크리와 스크럴의 전쟁과 이들이 지구에 왔을 때 미칠 수 있는 여파 등 크리-스크럴-인간의 삼각 구도와 대립이 적절하게 균형을 이루지만 후반으로 진행될수록 캐럴 댄버스에 집중한 나머지 일들은 그리 중요하지 않게 치부한다.
 

각자 세력에서 흥미롭게 진행될 수 있는 이야기가 사라지며 관계는 이분법적 선악 구도로 재편성된다. 이런 과정이 매끄럽게 느껴지기보다는 캡틴 마블의 분량을 위해서 희생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지금까지 마블의 영화들이 단순한 선악 구도에서 벗어나 목적의 차이만 있는 팽팽한 대립 구도를 선보인 것과 달리 아쉬운 처사다.

이런 아쉬움은 대체로 '블랙 팬서'에서 느꼈던 감정과 같다. 차별화된 요소로 눈을 사로잡지 못한 체 시종일관 심심하게 흘러간다. 그나마 '블랙 팬서'에서는 킬몽거라는 멋진 악역이 등장해 이야기를 끌어갔던 것과 달리 '캡틴 마블'에서는 그럴듯한 악역의 부재로 인해 이야기의 진행은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여준다.
 

중반 이후 떨어지기 시작하는 극의 긴장감은 마지막 클라이막스에서도 올라오지 못했다. 예고편에서 보여준 공중전투가 잠깐 등장하지만 그전에 이미 빔(포톤 블래스트) 발사에 의지한 전투 장면이 너무 많이 등장한 탓에 다소 식상하게 느껴진다.

여기에 배경음악으로 사용된 90년대 음악 역시 거슬리게 느껴질 정도로 부조화를 보이며 영화 내내 슈퍼 히어로 영화라면 보여줘야 할 인상적인 장면 하나를 보기 어렵다.

영화로서 '캡틴 마블'은 다소 모호한 정체성을 보인다. 오리진 영화로 보기엔 심심한 설정을 보여줬으며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세계관을 확장하는 역할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이제 '캡틴 마블'은 일말의 아쉬움을 안고 다음 여정인 '어벤저스: 엔드 게임'으로 향한다. 솔로 영화에서는 미처 소개되지 못한 캡틴마블의 매력적인 모습이 다음 팀업 영화에서 드러나길 기대해본다.
 

최종봉 기자 konako12@fomos.co.kr

[게임&게이머, 문화를 전합니다. 포모스게임│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TALK 실시간 인기

많이 본 뉴스

PHOTO & 화보

2019년도 아이돌 겨드랑이 3대장

현직 의사들이 수능 본다면 몇점 나올까?

요즘 런닝맨에서 이름표뜯기 안하는 이유

최근 이말년/논란 및 사건사고 모음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