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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2 출시 20주년 기념...PS2로 본 국내 콘솔 게임 시장"

최종봉2020-03-10 14:28

소니의 비디오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PS)2가 출시 20주년을 맞았다.

지난 2000년 3월 4일 일본에서 처음 출시된 PS2는 전 세대 게임기인 PS의 성공을 이어받는 한편 6세대(PS2, 엑스박스, 게임큐브 등) 콘솔 게임기 최초로 DVD를 채택하며 출시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당시 기준 '차세대'라는 이름에 부족함이 없는 모습을 보여줬으며 특히 세계 각지의 게임 개발사들 역시 PS2로 뛰어들며 많은 명작을 쏟아지던 시기였다.

이 중 일본 게임사들이 단연 돋보이던 시기였다. 액션만으로도 장르를 대표하는 게임이 된 캡콤의 '데빌 메이 크라이' 시리즈가 등장한 한편 남코(現 반다이남코)의 '괴혼'과 같이 실험적이면서도 비평에 성공한 게임도 등장했다.

또, 공포 게임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스토리텔링으로 시리즈의 마스터피스가 된 '사일런트 힐 2'를 비롯해 영화와 같은 연출의 '메탈 기어 솔리드 2'와 같이 스토리텔링과 연출에 있어 비약적인 발전을 이룬 게임도 있었다.
해외 게임사의 경우 1733만 장 판매고를 올리며 'PS2 최다 판매 타이틀'을 기록한 락스타의 'GTA: 산 안드레아스'와 뛰어난 그래픽, 액션, 스토리의 삼박자를 이룬 '갓 오브 워'가 큰 인기를 얻었다.

지금 콘솔 게임의 메인스트림으로 평가받는 대형 IP 중에는 PS2 시절 제작된 게임들이 많기에 16비트 기반의 4세대(슈퍼패미컴, 메가드라이브 등) 콘솔 게임기와 함께 황금기였던 시기로 평가된다.

콘솔 게임 역사에 있어서 PS2는 국내 시장에서도 큰 의미를 지닌다.

PS1 시절 정식 유통을 거치지 않고 보따리 상인과 용산의 상가를 중심으로 판매되며 비싼 값을 주고 A/S를 받아야 하는 것은 물론 불법 복제까지 만연했던 시기였으나 SCEK(現 SIEK)의 설립과 함께 PS2를 정식 판매하며 '플레이스테이션' IP를 음지에서 양지로 끌어 올렸다. 

국내에서 PS2 출시 초기 가장 인기를 얻은 타이틀로는 '철권' '진 삼국무쌍' '위닝 일레븐' 시리즈 등이 손꼽힌다. 특히, PS2용으로 국내 출시된 초기 '철권' 시리즈(철권 태그 토너먼트, 철권4)는 모두 10만장이상의 판매량을 보이며 국내 콘솔 게임시장의 잠재력을 확인시켜 줬다.
또, PS2 타이틀의 적극적인 현지화가 돋보이던 시기로 인기 타이틀 대부분을 자막 한글로 즐길 수 있었던 것은 물론 남코의 '테일즈 오브 데스티니 2'와 같이 일부 타이틀의 경우 한국어 음성 더빙까지 진행되는 등 양질의 현지화로 주목받았다.

국내 콘솔 게임 시장이 크게 성장한 지금에도 한국어 음성 타이틀은 쉽게 찾아보기 어려운 점을 고려한다면 SCEK와 유통사들은 국내 시장에 의욕적으로 도전했다고 볼 수 있다.

PS2 성장세와 함께 새로운 오락 시설도 등장했다. PC방과 같이 일정 시간 PS2를 이용하고 요금을 받는 '플스방'이 생겼다. '위닝일레븐 7'의 히트와 함께 이를 즐기려는 유저들로 플스방의 인기는 점차 늘어갔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PS2는 가정용 게임기이기에 상업적 용도로 사용할 수 없는 SCEK의 입장으로 인해 법적 분쟁이 일어날 수밖에 없었으며 단속과 영업 정지 가처분 신청을 통해 플스방은 점차 축소돼 지금은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법의 허점을 이용해 사업을 진행한 플스방은 제재를 받는 것이 당연하지만 그전까지는 관심이 적었던 콘솔 게임이 사업 아이템으로 확장되는 가능성을 엿볼 수 있던 사례였다.
PC온라인 게임 주류였던 국내에서 콘솔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형성했던 PS2는 아쉽게도 불법 복제가 등장하면서 점차 힘을 잃어갔다.

용산과 같은 전자 상가를 중심으로 개조칩과 복사 시디가 퍼지면서 급격히 상황은 나빠지기 시작했으며 적극적이었던 국내 유통사들도 위축됐다. 좋은 분위기를 타며 형성된 시장이 문화로 이어지는 데는 실패한 모습이었다.

양질의 타이틀과 뛰어난 현지화를 선보였음에도 불구하고 불법 복제를 통해 성장의 동력을 잃은 PS2는 PS3 론칭에도 상황을 반전시키지 못했다.

PS3 브랜드 자체의 약화와 함께 전작이 한글화로 출시됐어도 현지화가 이뤄지지 않은 게임도 늘어나기 시작하며 PS3 유저들은 출시 연기보다 한글화의 부재가 더 크게 다가왔다.

다행히 다소 어려웠던 초반 분위기와 달리 후반부에서는 점차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현지화가 불가능이라 생각했던 타이틀도 한글로 출시되기도 했다. 점차 나아지는 기세를 이어받아 후속기인 PS4에 와서는 크게 성장하며 PS2 때와 같이 회복한 모습을 보인다.
이제 좋은 분위기를 유지했던 PS4도 연말이면 신형 게임기인 PS5에 배턴을 넘겨주게 된다. PS2, PS4와 같이 게이머들이 좋은 게임을 즐기기 위해서는 SIEK와 국내 유통사뿐만 아니라 콘솔 게임을 좋아하는 유저들도 일정 부분 함께 노력해야 하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최종봉 기자 konako12@fom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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