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SPORTS > 취재/기획

"수백억 세금 들인 게임중독 디톡스사업, '게임'이 없다"

강미화2019-12-02 17:23

'인터넷·게임중독 정신건강기술개발사업 연구'가 엉터리 연구로 도마에 올랐다.

게임질병코드 도입 반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는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이동섭 간사와 정책 토론회를 국회의원회관 제3간담회실에서 2일 개최했다. 

이번 정책토론회에서 소위 '게임 디톡스 사업'으로 불리는 '인터넷·게임중독 정신건강기술개발사업 연구'에 대해 문제점이 공개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관 아래 보건복지부가 참여해 지난 5년간 6가지 과제를 수행한 바 있다.

2013년 4월 30일 신의진 의원의 '4대 중독법' 발의 직후 5월에 시범사업으로 선정됐고, 2014년부터 진행처와 예산이 편성됐다. 1차년도 10억 원, 2차년도 40억 원 등 5년 간 총 17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된다고 공개된 바 있다. 실제 투입된 예산은 300억 원 이상으로 추정했다. 

이 결과 3건의 사업은 마무리됐고, 올해 인터넷.게임중독 예방·치료 및 사후 관리체계관련 인력양성과 기술지원 방안 개발 및 구축(전북대/가톨릭대), 인터넷 게임 중독 단계별 맞춤형 예방 및 치료방법 개발 예비연구(중앙대/대구가톨릭대/건국대), 인터넷·게임, 스마트폰 중독 발생기전 및 위험요인 규명을 위한 전향적 코호트연구(가톨릭대/아주대) 등 3건의 결과보고서가 제작된다.
공대위 산하 스파르타 길드장인 김정태 동양대학교 교수, 전석환 한국게임개발자협회 실장, 강태구 중앙대학교 게임전략연구실 연구원, 위정현 공대위 위원장이 나서 각 연구의 문제점을 언급했다. 

이동섭 의원실을 통해 확보된 3개 연구 진행 과정을 살펴보면 33억 5000만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이를 통해 제작된 논문은 총 37건이며 게임이 이름에 들어가는 논문은 14개에 불과하다. 23건의 논문은 음주가 SNS 중독에 미치는 영향, 영유아 단계 스마트기기 및 영상물 노출 등 비 게임 분야를 다룬다.

인문사회과학 부문에서 논문 작성에 대한 정부 지원금은 통상 200~300만 원인 것과 비교하면 많은 예산이 투입돼 관련 논문이 작성됐다. 그 마저도 게임이라는 이름이 표기된 논문이 37.8%에 머물렀다. 
특히 게임 표기 논문조차 인터넷과 스마트폰 중독이 혼용됐고, 연구 과정에서 문제점이 나타났다. 

게임중독 예방 및 치료방법 개발 예비연구 과정에서 금연치료제로 쓰이는 부프로피온과 알츠하이머 치매 예방약인 메만틴이 활용됐다. 알코올사업지원단, 알코올 및 약물중독 연구 교수진이 게임중독 예방 인력양성과 기술지원 방안 개발 및 구축을 위해 참여했다.

논문에서는 '대학생 모두 인터넷 중독 및 게임중독위험을 보인다'고 수록하고 그 다음 페이지에 '인터넷 게임보다 웹툰, 영화, TV 및 메신저, 커뮤니티, SNS를 더 많이 이용한다'고 기입되는 모순이 발견됐다. 

또한 우울증과 게임장애 간 시간적 선관계를 분석한 결과 처음 기점(0.46)에서 1년 후 0.27로 하락했다. 우울증과 게임장애의 관계가 약화된 것. 
논문에서 주로 인용된 '인터넷게임중독 척도(IGUESS)' 역시 21년 전 제작된 '인터넷 중독 진단 척도(IAT)'가 그대로 반영됐다. 해당 척도로 초등학생 3학년, 4학년, 중학생 1학년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7.5%가 위험군으로 나타났다고 게재됐다. 

전석환 한국게임개발자협회 실장은 "성인은 병원에 오지 않지만, 아이들이 문제라고 하면 부모들이 손을 이끌고 온다"며 "'해당 없음'이라고 9개 문항에 답해도 게임중독 잠재적 위험군으로 나오는 이유에 대해 진단 기준이 아니라 선별 기준이기 때문이라는 어이없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IGUESS로 중앙대학교 경영학과 재학생 19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1.2%가 게임중독 위험군으로 나타났다. 해당 기준에 음식물, 연애, 쇼핑으로 대입할 시 한 자릿수 이상의 중독성이 나타났다.

위정현 위원장은 "게임을 한다고 해서 경영학 공부하는 데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대학생들은 과제와 취업준비로 분주함에도 불구하고 4분의 1이 게임중독 위험군으로 나올 정도로 척도 기준이 엉터리"라고 밝혔다.  
올해 공개된 '인터넷 과의존 실태조사(1만 가구 2만 8575명 대상)'에 따르면 인터넷 이용자 중 게임 콘텐츠 이용 순위는 9위로 나타났다. 과의존군은 성인용 콘텐츠, 쇼핑, 커뮤니티를 주로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동섭 바른미래당 의원은 "디톡스 사업 결과보고서를 보니 21세기에  만들었나 싶을 정도로 형편없다"며 "연구 보고서는 치열한 고찰과 연구 결과를 반영해야하는데 결론을 내려놓고 과정을 짜맞춰가는 것을 보고 기가 막혔다"고 밝혔다.
 
위정현 위원장은 "게임 디톡스 사업은 박근혜 정권의 적폐 산업임에도 문제인 정부 출범 이후에도 문체부, 과기부에서 사업을 중단하지 않았다"며 "기획 선정, 예산집행에 대한 조사를 실시해 결과를 공개하기를 요구한다. 향후 검증결과에 따라 감사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강미화 기자 redigo@fomos.co.kr

[게임&게이머, 문화를 전합니다. 포모스게임│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TALK 실시간 인기

많이 본 뉴스

PHOTO & 화보

과감하게 슬립 입고 외출하는 아이린

초등학교 괴담 국룰

공부에 흥미를 가지게 도와주는 선생님

연예인들이 양팡 합방 1순위된 이유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