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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계, "연이은 게임개발자의 죽음은 우연 아냐...정부차원 관리 필요"

강미화2017-02-09 14:34


넷마블게임즈에서 지난해 2명의 개발자가 돌연사로 사망함에 따라 게임산업 열악한 노동환경의 실태를 확인하고 대책 마련을 위한 자리가 마련됐다. 

9일 국회의관에서 '넷마블 노동자의 돌연사 우연인가, 필연인가 : 게임산업 노동환경 실태와 개선과제'를 주제로 토론과 발제가 이뤄졌다. 

이날 자리에 모인 노동계 전문가들은 게임 개발자의 죽음은 우연이 아니며 넷마블게임즈가 오는 13일부터 시작하는 제시한 야근, 주말 근무 제한은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게임개발자의 죽음은 우연이 아니다
 

최민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상임활동가가 게임업계 근로자들의 근로시간을 공개했다.

게임개발자의 월평균 근로시간은 205시간, 넷마블게임즈 재직자의 근로시간은 236시간으로 집계됐다. 고용노동부에서 지난 31일 발표한 일반 근로자 월평균 근로시간인 187시간을 모두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특히 넷마블게임즈의 재직자를 대상으로 회사에 머문 최장 시간을 조사한 결과 20% 이상이 36시간을 꼽았다. 오전 10시에 출근해서 다음날 밤 10시에 퇴근했다는 것.   

최민 상임활동가는 "5명 중 1명은 한번 출근해 다음날 밤에 퇴근한다"며 "넷마블게임즈 개발자의 근로 실태를 확인한 결과 돌연사는 우연이 아니다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야근을 장려하면서도 정당한 대가를 주지 않는다는 점에도 우려를 드러냈다. 살인적인 개발 스케줄로 인해 야근과 주말출근이 빈번한 것은 물론, 이를 인사고과에 반영해 장시간 노동을 장려하는 문화로 이어졌다. 그럼에도 추가근무 수당을 받지 못했다는 응답자도 67%에 달했다. 

이미 장시간 노동으로 인해 우울, 불안, 불면증, 수면장애, 심혈관 질환을 유발한다는 연구 결과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일본에서는 이를 예방하는 차원으로 과로사 방지법과 함께 과로사 백서가 배포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사망 요인이 장시간 근무로 비롯됐는지에 대한 원인 규명이 힘들다.   

정최경희 서울근로자건강센터 센터장은 "20, 30대에 심장질환, 뇌혈관 질환에 의한 사망률은 10만 명 10명 미만 수준으로 3000여명이 근무하는 넷마블게임즈에서 2명이나 돌연 사망했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사망사건과 그 원인에 대한 이해와 대책 마련을 위해 사업장에서 발생한 돌연사에 대해서는 경찰청과 공조체계를 마련해 역학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모바일 게임 퍼블리셔와 개발사 간 수직구조 심화도 문제 
 

김영선 노동시간센터 연구위원은 게임개발환경과 노동조건이 변화하면서 문제가 심화됐다고 분석했다. 

사실 게임업계에서 장시간 노동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최근 심각한 문제로 대두된 이유는 모바일 게임으로 재편된 게임시장이 배경에 있다. 

온라인 게임 대비 모바일 게임 개발 주기가 짧아지면서 장시간 노동을 요하는 '크런치 모드' 빈도도 잦아졌다. 여기에 개발사가 퍼블리셔의 요청사항을 반영해야 하는 일이 당연시되면서 개발자들이 대내외적으로 '부품화'됐다.   

더불어 퍼블리셔가 다양한 게임들을 보유하고 있다가 시장, 기술에 따라 게임을 출시하거나 개발을 중단하는 방식의 '게임 목록화'로 개발사에 리스크를 떠넘기는 것도 문제로 꼽았다.      

김영선 연구위원은 "중소개발사들이 하청업체와 유사해졌다. 모바일 게임시장에서 퍼블리셔와 개발사의 관계는 더 수직적으로 변화했다"며 "장시간 노동을 억제하고 공정거래를 위한 일련의 장치가 있어야 한다"고 발언했다. 

이러한 수직적 구조로 인해 앞서 넷마블게임즈에서 제시한 야근, 주말 근무 제한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제시된 업무량을 해소하기 위해 결국 외주 형태로 또 다른 '크런치 모드'가 이어진다는 것이다. 

김환민 게임개발자연대 사무국장은 "넷마블게임즈 내부에서도 전혀 믿지 않는다. 그 일은 결국 누군가는 하게 된다"며 "이는 한국 사회가 처해있는 환경이기도 하다. 결국 하청업체 노동자에게 부담을 주게 된다"고 말했다 

게임산업 노동 환경 개선 위한 정부 차원의 노력 필요
사진= 김영선 노동시간센터 연구위원이 발제를 하고 있다.

결국 게임사와 근로자 개인 간의 문제가 아니라 근로환경 조사와 정부의 관리, 법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정최경희 센터장은 "현재 근로기준법 특례조항에 12시간 연장 근로 초과를 허용하고 있다는 점도 걸림돌"이라며 "연속 최대 노동시간이나 일일 휴식시간을 명시, 규제하는 방안이 현실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송범식 고용노동부 서울관악지청 근로개선 과장은 "이번 토론을 통해 게임업계 장시간 근로, 개발사 퍼블리셔 관계를 알게됐다"며 "노동부에 전달해서 개발자들의 장시간 근로를 개선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자리를 마련한 이정미 의원은 "기업이 잘되야 한다며 노동자 희생을 당연시 여긴다. 노동자를 착취하는 회사는 퇴출하거나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제시하는 사회로 만들어야 한다"며 "이랜드에 이어 넷마블게임즈의 문제도 따져 묻고 해결하는 역할을 하고자 한다. 사회적 관심도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강미화 기자 redigo@fom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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