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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e스토리] e스포츠 아카데미의 탑클래스 바라보는 박정석-조재걸

박상진2020-03-13 08:39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에서 시작된 e스포츠는 이제 기존 스포츠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성장했다. 스타크래프트를 상징하는 인물인 임요환에 이어 리그 오브 레전드, 그리고 현재 e스포츠를 상징하는 '페이커' 이상혁은 전 세계에서 영향력 있는 인물로 자리 잡았다. 게임이 하나의 취미에서 문화이자 산업으로 발전한 것.

이에 맞춰 예전에는 없던 다양한 직군들이 탄생하고 있다. 예전 프로게이머가 은퇴하면 게임 개발자나 기획자, 해설자, 혹은 감독이나 코치 정도가 되어야 자신의 경험을 살려 일할 수 있었다. 그렇지 못하면 이전 경험과는 상관없는 분야에서 일해야 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보다 다양한 분야에서 이후 진로를 탐색할 수 있다.

e스포츠 아카데미 역시 산업 영역 확장으로 생겨난 분야다. e스포츠가 하나의 산업으로 자리 잡으면서 기존 스포츠처럼 체계적인 선수 육성이 필요해졌고, 이제 프로게이머는 무작정 꿈 하나만으로 도전하는 것이 아닌 아카데미 시스템으로 학업과 병행하며 도전할 수 있는 직업 중 하나가 됐다. 또한, 취미로서 게임을 배우려는 사람도 늘면서 음악이나 체육같이 제대로 배워보고자 하는 사람도 늘었다.

과거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이자 리그 오브 레전드 감독으로 활동했던 박정석 역시 e스포츠 아카데미를 개원했다. 선수와 감독으로 커리어는 물론 e스포츠 커리어에서 문제 한 번 일으키지 않은 박정석의 학원 개원은 트롤링이나 대리 게임 등으로 프로게이머 지망생의 인성이 점차 두드러지는 상황에서 큰 관심을 받았다. 박정석의 리그 오브 레전드 시절 커리어를 거의 함께한 '와치' 조재걸 역시 이에 합류했다.

잠실 학원가의 중심인 학원 사거리에 e스포츠 아카데미를 개원한 박정석 감독은 단순히 학원 교습뿐만 아니라 게임에 관심을 두는 학부모의 좋은 상담 상대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조재걸 역시 이번 인터뷰에서 자신이 프로게이머에 도전하던 시절 아쉬웠던 부분을 풀어보고자 박정석 감독과 함께 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두 분 모두 오랜만입니다. 인터뷰도 오랜만에 진행하시는데, 다들 아시는 유명한 분이지만 그래도 자기소개를 부탁드리겠습니다
박정석: 전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이자 리그 오브 레전드 감독이었던 박정석입니다. 이제 서울 잠실에서 탑클래스 프로게이머 아카데미를 운영 중입니다.
조재걸: 스타크래프트와 리그 오브 레전드 프로게이머로 활동했고, 개인 방송에 이어 박정석 감독님과 같이 e스포츠 아카데미에서 강사로 활동할 '와치' 조재걸입니다.

박정석 감독님, 이제 원장님이죠. 박정석 원장님은 감독 이후 잠시 휴식기를 가졌다가 e스포츠 아카데미라는 생각 외의 활동을 다시 시작하게 됐죠. 예상하기 힘든 움직임이었는데, e스포츠 아카데미는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
박정석: 아마 제가 리그 오브 레전드 감독을 하게 됐을 때와 비슷했던 거 같아요. '내가 지금 무엇을 할 수 있는가'라는 생각을 했고, 감독을 했을 때는 게임에 대한 감독과 함께 이 선수들이 성장했을 때 종목은 다르더라도 같은 e스포츠 선수로 전해줄 수 있는 경험 같은 걸 전해주고 싶었거든요.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가' 같은 부분. 그때와 비슷했던 거 같아요. e스포츠 아카데미가 많이 생겼는데, 게임 실력과 함께 이 사람들이 만약 선수가 되었을 때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는가. 예전에는 프로게이머 선수들을 상대로 감독으로 그런 이야기를 전했다면, 이제는 프로게이머가 되고 싶어 하는 지망생들을 상대로 하는 거죠. 감독으로 프로게이머들을 이끌었다면, 이제는 프로게이머를 꿈꾸는 지망생들을 찾아 후진을 양성하는. 이것도 e스포츠가 단순히 게임이 아닌 문화와 산업으로 성장해서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산업이 발전하면서 e스포츠 선수 육성도 체계적으로 진행되어야 하고, 예전과는 달리 학부모들이 관심을 가지면서 어린 나이부터 다양한 진로 탐색 과정 중 하나로 프로게이머도 포함됐죠. 그만큼 관심도가 높아진 시기에 e스포츠 아카데미에 도전했군요
제가 어릴 때 '차범근 축구교실' 있던 걸 기억합니다. 축구나 야구는 어릴 때부터 체계적으로 학업을 병행하며 선수를 육성하고, e스포츠 역시 비슷한 길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죠. 특히 제가 선수를 하던 시기에는 '모 아니면 도'였어요. 흔히 인생을 올인한다고 하는데, 아예 학교도 포기하고 이쪽 길에 모든 걸 거니 이를 바라보는 부모님들도 정말 마음이 불안했을 거예요. 이제 e스포츠 산업도 급성장하고, 규모도 커지며 체계적인 육성이 필요한 시기가 됐죠. 게임을 좋아했던 세대들도 성장하며 예전처럼 게임을 악으로 취급하는 게 아니라 자녀가 원하면 진로를 같이 탐색하는 시대입니다. 그런 학생과 부모님들에게 학업을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미래를 찾을 수 있도록 도움이 되는 일을 찾아보니 e스포츠 아카데미를 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선수 육성뿐만 아니라 게임을 취미로 하면서 자신의 실력을 키우고 싶은 성인들도 꽤 되고요. 제 경험을 살리기에는 최고의 위치라고 생각해 도전했습니다.

학원 원장이지만, 직접 수업도 하는 거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학원 홈페이지를 예전 나진 시절 같은 팀 선수인 조재걸이 대표 강사로 내세우셨는데, 조재걸과 같이하기로 한 이유가 있을까요
박정석: 이야기대로 리그 오브 레전드 시절 나진에서 거의 같이한 선수가 조재걸이에요. 오랫동안 함께 해서 사람으로 어떤지 충분히 알 수 있었죠. 정말 성실하고 바른 생활을 했던 사람이라 강사의 자질도 충분히 합격점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누구와 함께 이 일을 할지 생각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올랐던 사람이 조재걸이었죠.
 

이제 조재걸 선수는 강사가 되었는데, e스포츠 아카데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그리고 강사 제의는 어떻게 승낙하게 됐는지도 궁금합니다
조재걸: 스타크래프트와 리그 오브 레전드 두 종목에서 프로게이머 도전을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도 이런 e스포츠 아카데미가 있었다면 좋았을 거라는 생각을 합니다. 프로게이머에 도전하기가 예전에는 막연했다면 이제는 자기가 가능성이 있거나 도전 의지가 있으면 체계적으로 더 집중할 수 있을 거 같아요. 시설도 PC방 같지 않고, 일반 학원같이 깔끔한 강의실로 되어있죠. 그리고 다른 사람이 아니라 감독님이라 같이 하자는 제의를 받아들일 수 있었어요. 저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이 알고 있지만, 박정석 감독님은 제가 선수를 하기 전부터 여러모로 모범이 되시는 분이어서 이번 일도 같이 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조재걸 강사님이 이야기 한 대로 시설도 넓고 깔끔하고, 위치도 잠실 학원가 중심에 잡았습니다. 학원 위치나 인테리어에 크게 신경을 쓴 게 보이네요
박정석: 학업을 포기하고 프로게이머가 되기 위해 모든 걸 투자하는 게 아니라 학업을 병행하며 직업 중 하나로 프로게이머를 선택할 수 있게 도움을 주고 싶어서죠. 프로게이머라는 길이 멀리 있는 게 아니라 다른 직업처럼 자신이 게임을 잘한다 싶으면 누구나 프로게이머를 생각해 볼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바둑이나 태권도, 음악같이 학업과 같이 할 수 있는 취미 중 하나로 e스포츠가 인식되었으면 하는 마음도 있죠. 그리고 부모님들에게도 자녀가 프로게이머의 길을 원한다고 무작정 반대하는 게 아니라 같이 의논하고 이 길이 어떤지 도움을 주는 학원의 이미지를 주고 싶었어요. 실제로 여기는 학원이기도 하고요. 단순히 게임을 하는 스킬을 알려주는 학원이 아니라, 본인이 이 길에 맞는지 상담하고 재능이 있는 학생의 부모님과 상담이나 조언은 물론 팀 입단까지 도움을 주려고 합니다.
 

직업으로 프로게이머를 선택하려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취미 생활의 일부로서 게임을 배우려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프로게이머 준비반뿐만 아니라 취미반도 e스포츠 아카데미의 요소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데, 이 부분도 학원에서 운영하실 계획이 있는지
박정석: 그렇죠. 한국의 대표적 프로스포츠인 야구나 축구도 사회인 리그가 있을 정도고, 이는 e스포츠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게임을 즐기던 세대가 성장하면서 사화에서도 친목 활동의 하나로 게임을 즐기고, 그중에서도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을 가진 사람도 있으니까요. 
조재걸: 저도 프로게이머 데뷔 전에는 그냥 게임 잘하는 일반인이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게임을 잘하니까 같이 하려는 친구도 배우려는 친구도 많아졌어요, 이것도 몇 년 전 이야기인데 지금은 게임을 잘하는 사람이 더 인기 있을 거라고 봅니다. 학원이 정식으로 오픈하기 전에 어떻게 이야기를 듣고 저에게 배우겠다고 와서 수업을 진행하기도 했는데, 예전에는 자기보다 높은 티어의 상대와 라인전이 두려웠다면 이제는 자신감도 생기고 예전보다 게임이 더 재미있다고 하더라고요. 취미로서 게임을 익히고 잘하는 것도 좋은 시대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내성적인 성격이었는데, 게임을 잘하니 주위에 사람도 많아지고 제 성격도 바뀌었죠.

공식적으로 개원 소식을 알리기 전에 개인방송 등으로 이야기가 퍼졌는데, 학원 원장이 박정석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많이 기대했죠. 특히 트롤링이나 게임 내 폭언, 그리고 대리 게임 등으로 데뷔 후 발목이 잡히는 경우가 많은지라 더욱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조재걸: 제가 나진을 선택한 이유도, 학원 강사로 나서게 된 이유기도 하죠. 프로게이머에게 인성보다 실력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일정 선 이후로는 실력만큼이나 인성도 중요합니다. 그 점에서 감독님은 정말 배울 부분이 많고 알려주는 것도 많아요. 처음에 연습 방법이나 태도, 마음가짐을 잡는 게 나중에 선수 생활 끝까지 가는 경우가 많아서 처음에 잘 잡는 것도 역시 중요합니다.
박정석: 다른 e스포츠 학원들에서 이 부분을 어떻게 교육하는지 전혀 모르니 비교하기는 힘들 거 같습니다. 다만 정상의 자리에 오르기가 겉으로는 쉬워 보여도 그 뒤에서는 정말 큰 노력과 어려움이 있고, 그 과정에서 저지르기 쉬운 실수들을 겪지 않도록 도움을 더 잘 줄 수 있을 겁니다. 단순히 돈을 내고 수업을 받는 수강생이 아니라 제 뒤를 이을 프로게이머들이라 생각하고, 그 과정에서 결점이 없도록 해야죠. 시스템이 체계화된 만큼 아래서부터 제대로 육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선수-감독 시절 프로게이머가 된 후 인성 문제로 발목 잡힌 경우를 적잖이 봤거든요. 게임을 잘해야 하지만, 게임만 잘한다고 되는 시대는 지나갔습니다. 저희 역시 게임만 잘 가르치는 게 아니라 그 이후까지 보고 운영하려고 합니다.
 

게임이나 e스포츠에 대한 인식이 좋아졌다고 하더라도, 아직 자녀의 진로로 프로게이머를 선택하기에는 불안한 학부모들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게임에만 너무 집중한다고 걱정하는 학부모도 있을 텐데, 어떤 이야기를 드리고 싶나요
박정석: 학생이 온다고 무조건 바로 받지는 않습니다. 학생과 학부모와 함께 먼저 상담을 해보고 둘이 원하는 방향으로 교육을 하려 합니다. 학생이 재능이 있고 프로게이머를 원하는데 부모님이 고민한다면, 같이 대화로 풀어보려고 하고요. 자녀가 하고 싶다는 일을 무조건 막는 건 능사가 아니니까요. 가능성이 있다고 해도 바로 학교를 그만두고 여기에만 몰두라는 게 아니라 학업과 연습을 병행하고, 이 과정을 부모님과 함께 결정해 나가는 거죠.
조재걸: 꼭 선수가 아니더라도, 게임을 잘하는 것 자체가 사회생활에 도움이 됩니다. 악기 연주를 잘하거나 축구를 잘하면 그만큼 관심받는 것과 똑같죠. 게임을 잘한다면 그만큼 만나고 접할 수 있는 사람이 많아지는 거고 친구와 어울리기도 쉬워지니까요. 그 와중에 남들보다 잘하고 재능이 보인다면 이 길로 나가도 좋고요.

e스포츠 아카데미도 이제 e스포츠 생태계 중 하나로 자리 잡았는데, 그 위치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싶나요
박정석: 이 일을 하면서 만날 학생, 그리고 학부모를 통해 게임에 대한 인식 개선에 노력하고 싶습니다. 아무리 조명받는 분야라고 해도 아직 논란이 많죠. 이제 학원을 시작하지만, 음악학원이나 축구교실처럼 생활 속에 자리 잡아 점점 규모도 키우다 보면 사회의 인식도 좋아질 거 같습니다. 그럼 프로게이머 출신들이 은퇴 후 할 수 있는 선택도 늘어나겠죠. 감독과 코치도 처음에는 한국 팀만 가능했지만, 한국 e스포츠가 영향력을 넓혀가며 세계 각지로 뻗어 나간 거 처럼 선수들의 이후 행보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인터뷰를 마치고, 이제 학원을 개원했는데 e스포츠 아카데미에 관심 있는 학생-학부모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리겠습니다
박정석: 제 이름이 정석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저를 보고 '프로게이머의 정석', 혹은 '바른생활의 정석'이라고 생각해주시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학원 원장으로서도 정석이 되고 싶고, 그만큼 성실하고 모범적으로 하고 싶습니다. 자녀가 이쪽 길로 관심이 있다면, 주저 말고 상담하고 같이 이야기를 나누며 자녀의 미래에 대해 도움들 드리고 싶습니다.
조재걸: 감독님이 학원을 준비한다고 하셨는데 단순히 일반 학원일 줄 알고 왔거든요. 그런데 시설도 깔끔하고 좋고, 입구에서 세계적인 선수들의 축전도 와 있더라고요. 그걸 보면서 감독님이 부럽기도 하고 저도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도 감독님 아래에서 활동했고, 그만큼 감독님을 학원 원장으로도 믿고 추천해 드릴 수 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리겠습니다.
 

박상진 기자 Vallen@fom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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