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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빛의 티타임] '피파 황제' 김정민, 삶 절반 이상을 바친 열정을 말하다

이한빛2021-01-10 06:10

'Labor of love'라는 영단어가 있다. 문맥에 따라 세세한 뜻이 다르게 해석될 여지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힘들지만 자기가 좋아서 하는 일'을 말한다. 어떤 일을 오랜 시간 계속하기 위해서는 그만한 애정, 열정, 헌신이 있어야 하고, 프로게이머란 직업도 예외가 될 순 없다. 게임을 향한 애정과 호승심이 있기에 자신을 갈고 닦는 노력을 계속할 수 있다.

T1 소속 피파 온라인 프로게이머인 김정민은 'labor of love'란 말이 잘 어울리는 선수 중 하나다. 1988년생인 김정민은 피파 2002년부터 선수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김정민의 커리어는 2004년 첫 우승을 시작으로 2016년 대한민국 e스포츠 대상 피파 온라인 3 최우수 선수상 수상에 이르렀고,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아직도 피파가 재밌다"고 하는 김정민에게 피파는 그저 프로게이머로서 해야 할 일이 아닌, '힘들지만 좋아서 하는 일'인 것이다.

삶의 절반 이상을 프로게이머로 지내면서도 "경기력과 기량이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고 느껴요"라고 밝힌 김정민. 프로게이머 생활 20년차를 맞이한 김정민과 인터뷰를 통해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안녕하세요. 인터뷰에 앞서서 자기소개 먼저 부탁드려도 될까요
안녕하세요. T1 소속의 피파 프로게이머 김정민입니다.

피파e 컨티넨탈 컵이 마무리되고 약 20일 정도 지났네요. 그동안 어떻게 지나셨나요
피파e 컨티넨탈 대회가 마무리된 이후에는 크리스마스에 연말이라서 푹 쉬었습니다. 피파 온라인 4 대신 피파21을 하고 있었는데 이제 슬슬 다시 피파 온라인 4 연습에 돌입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말씀해주신 대회에서 4강이란 성적을 거뒀습니다. 올해 있었던 대회 중 가장 큰 대회였는데 소감이 어떠신가요
1년을 마무리하는 최종 대회에서 그래도 4강이라는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뒀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 굉장히 아쉬운 대회였습니다. 4강전에 지지 않을 경기에서 큰 실수가 하나 나와서 결승 진출이 좌절된 게 아직도 아쉽네요.

김정민 선수는 2000년대 초부터 오랜 기간 활동해 온 프로게이머입니다. 삶의 절반 이상을 프로게이머로 보내고 있단 건 어떤 느낌인가요
피파 대회 첫 우승은 2004년이었지만 처음 했던 피파 게임은 피파 2002였습니다. 2002 때에는 15살이라는 나이 때문에 대회 출전 나이 제한에 걸려서 대회를 못 나갔었어요. 첫 대회 출전을 피파 2003으로 건대의 어느 PC방에서 했었던 게 어렴풋이 기억나네요. 정말 말 그대로 삶의 절반 이상을 피파 프로게이머로서 보내고 있는데, 스스로 가끔 놀랄 때가 있어요. '어떻게 이렇게 긴 시간 동안 내가 피파를 하고 있는 거지?'라거나 '너무 오래 하고 있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아직 경쟁력 있는 프로게이머로 활동하고 있다는 자부심도 느끼고 있습니다.

피파 온라인을 즐기는 유저분들은 많지만 프로게이머들의 일과는 다소 생소할 수 있습니다. 보통 시즌 중 하루 일과가 어떻게 되나요
다른 종목의 선수들, 특히 개인전이 아닌 팀전 종목의 선수들은 정말 종일 연습실에 있으면서 연습하고 회의하고 그러는 걸로 알고 있어요. 피파 온라인 선수들은 경기를 팀 단위로 하긴 해도 개인전 경기라서 선수마다 일과나 연습 시간이 천차만별입니다. 저는 몇 년 전만 해도 다른 선수들에 비해서 연습량이 적기로 유명한 선수였는데, 최근 몇 년간은 연습량을 늘리고 연구도 많이 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피파 프로게이머들은 대체로 다른 종목에 비해 시간 운용이 자유로운 것 같아요. 연습 시간과 별개로 개인방송을 진행하는 선수들도 많이 있고요.
   
피파 온라인 팀들도 따로 스크림을 하나요
피파 온라인 팀들도 물론 스크림을 합니다. 전략을 숨기기 위해 스크림을 하지 않은 팀들은 많이 없어요. 대회 기간에 바짝 더 연습할 때 그럴 때 다른 팀들과 연락해서 스크림을 많이 하는데, 대회 기간이 아닐 때는 거의 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김정민 선수는 아시아 최초 프로게이머의 프로축구팀 입단 사례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만큼 한국 피파 온라인 씬에서 가장 존재감이 큰 선수라고 볼 수 있는데, 이를 체감하고 계시는가요
그렇습니다. 아무래도 피파 온라인 유저나 게이머나 관계자분들 모두 저를 존중해준다는 느낌을 많이 받아요. '피파 황제'라는 타이틀로 오랜 시간 불리고 있는데 감사하다는 생각도 많이 합니다!
 
오랜 기간 프로게이머로 활동하기 쉽지 않은데 장기간 활동의 비결은 무엇인가요
장기간 프로게이머 활동의 비결은 아무래도 프로게이머로가 지녀야 할 경쟁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실 프로게이머로서 경쟁력이 떨어졌다면 진작에 다른 길을 찾아서 떠났을 것 같아요. 지금도 예전에 피파를 같이 했던 지인들도 많이들 피파를 취미로 즐기고 있는데 저도 프로 활동을 중단했으면 그렇지 않았을까요.

10년이 넘도록 게이머로 활동하기 위해선 축구 및 피파 온라인에 대한 애정이 반드시 동반되어야 하지 않나 싶어요. 김정민 선수가 생각하는 피파 온라인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피파 온라인의 매력은 굉장히 많죠. 아무래도 전세계적으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가 축구다 보니까 직접 실제 축구를 하는 사람들이나 축구 경기를 즐겨 보는 사람들도 피파 온라인을 한 번씩은 즐기게 되어 있고, 접근성도 좋기 때문에 쉽게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일반 유저 입장에서 즐길 때는 역시 본인이 좋아하는 선수들로 스쿼드를 구성해서 플레이하는 재미가 가장 큽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아직도 재미있게 피파를 즐기는 요소는 아무래도 두 가지입니다. 소위 '빡겜'이라고 하죠? 대회 경기 때나 연습 때 집중해서 상대와 진짜 열심히 집중해서 하는데 경기를 이길 때 아직도 짜릿함을 느껴요. 나만의 포메이션, 전술을 연구해서 플레이로 구현해내는 재미도 아주 큽니다.

2014년부터 대부분의 대회에서 4강 이상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프로게이머에게 있어 나이란 요소를 무시하기 어려운데 어떻게 경기력과 기량을 유지하시나요? 처음 우승했을 때와 지금을 비교했을 때 마음가짐은 어떻게 다른가요
저는 시간이 지나도 경기력과 기량을 유지하고 있다는 걸 넘어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고 느껴요. 사실 어린 선수들의 빠른 반응 속도라던가 흡수력을 따라가기는 쉽지 않아요. 그래도 소위 '뇌지컬'이라고 하는 상대를 파악하는 능력이나 심리전, 그리고 판단력은 점점 좋아지고 있어서 앞으로도 경쟁력이 쉽게 떨어지진 않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처음 우승했을 때와 비교해서 지금은 피파를 대하는 마음가짐의 깊이가 많이 달라졌습니다. 처음에야 뭣도 모르고 '나 피파 잘하는 것 같으니 열심히 해서 대회나 나가보자' 하는 가벼운 마음이었다면, 지금은 하나부터 열까지 분석하고 연구하며 최대한 준비된 상태로 경기에 나서고 있습니다. 게임을 대하는 마음가짐이 처음과 지금을 비교하면 거의 천지 차이죠.

2020년 초에 T1에 입단했습니다. '페이커' 이상혁 등 유명 선수가 있는 게임단에 처음 들어가셨을 때 기분이 어떠셨는지 궁금합니다
T1 하면 예전부터 가장 높은 위치에 있는 게임단이었기 때문에 선망의 대상이었어요. '내가 T1 선수가 됐다고?' 하면서 굉장히 뿌듯했던 기억이 나네요.

T1에서 활동하신 지 거의 만 1년이 다 되어갑니다. 다른 구단에 소속되어 있을 때와 비교했을 때 좋았던 점은 무엇이 있나요
T1에서 활동하면서 느낀 가장 큰 부분은 게임단의 전폭적인 지지입니다. '너는 다른 건 신경 쓰지 말고 연습 열심히 해서 우승해. 나머지는 우리가 다 알아서 해줄 테니'라는 느낌이에요. 불편함 없이 게임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시더라고요. 역시 T1은 다르다는 걸 1년 내내 느꼈습니다.

2021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2020년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취소된 대회도 있는 등 아쉬움이 많았을 것 같아요. 새해에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2020년엔 생각지도 못하게 코로나로 인해 대회 취소와 온라인 대회 진행 등 예상치 못한 상황을 경험했습니다.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그런 경험들을 밑거름 삼아 더 성장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2021년에는 더 좋은 성적을 내는 게 목표입니다.

마지막으로 팬분들께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항상 응원해주시는 팬분들 항상 감사하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올해엔 우승을 선물로 드리겠습니다!

*이미지 출처=T1 제공

이한빛 기자 mond@fom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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