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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e스토리] 롤드컵 3회 우승 '명장' 최병훈, 그가 DRX와 단장을 선택한 이유

박상진2021-01-08 11:50


LCK 프랜차이즈를 앞두고 각 팀은 선수단뿐만 아니라 내부 시스템 정비에도 박차를 가했다. 팀 내부에서 하는 업무도 더 체계적으로 분담해 선수단이 최고의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 자연히 이 과정에서 선수단과 사무국 업무 모두를 조율할 수 있는 단장의 자리가 주목받았다.

DRX 역시 LCK 프랜차이즈 도입을 앞두고 SK텔레콤 T1 감독 출신의 최병훈 단장을 선임했다. 최병훈 단장은 스페셜포스 시절부터 코칭스태프로 활동했고, 리그 오브 레전드 감독 시절 롤드컵 3회 우승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이후 펍지와 도타 종목 감독까지 역임하며 다양한 종목에서 오랫동안 경험을 쌓아 단장으로 적임이라는 평을 받았다.

최병훈 단장은 어떤 이유로 신생팀과 다름없는 DRX를 선택했을까. 새 시즌을 앞두고 팀을 정비 중인 최병훈 단장을 만나 그의 새로운 선택과 함께 DRX에서의 목표와 도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DRX 단장으로 다시 e스포츠 무대에서 활동을 시작하는 소감은 어떤가요
저에게 있어 새로운 도전인데, 도전치고는 중압감이 느껴지는 자리입니다. 이전보다 더 열심히, 더 잘해야겠다는 각오입니다.

최병훈 단장님은 지금까지 코치와 감독으로 활동하셨죠. 리그 오브 레전드 종목 이후 펍지와 도타2 종목에서도 계속 감독을 맡으셨으니까요. 하지만 이번에는 단장이라는 기존과 다른 업무를 맡게 되었는데, 코칭스태프가 아닌 단장의 일을 맡게 된 이유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잠시 쉬는 기간에 굉장히 많이 고민했어요. 과연 내가 무엇을 더 잘할 수 있을까, 내가 팀과 게임단에 도움이 되는 일이 무엇일까 하는 것들 말이죠. 게임단에서도 제가 감독보다는 단장직이 더 도움이 될 거로 생각했고, DRX 최상인 대표과도 이야기를 나누면서 팀이 제가 원하는 게 감독보다는 단장이 맞겠다는 판단을 내렸죠. 제가 단장을 하는 것이 게임단에 도움을 주고 전할 것이 많다는 결론이었어요.

더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았다고 하셨는데 어떤 부분에서 감독보다 단장직을 더 잘할 수 있다는 결정의 기반이 되었을까요
제가 처음, 그리고 감독을 하던 시절과 지금은 다른 시절이 되었어요. 감독과 코치, 분석관들은 게임에 더 집중하고 선수들에게 경험을 전달할 수 있는 사람이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는 다른 부분에서 경험을 더 쌓았다고 생각해요. 선수단 전체를 돌보고, 사무국과 관련된 일도 오랫동안 경험했다 보니 이쪽이 더 익숙해졌죠. DRX에서 저의 경험을 살려 할 수 있는 일이 많고,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죠.

기존의 코칭스태프와는 다른 부분에서 경험을 많이 쌓았다고 하셨는데, 이전 소속게임단인 SK텔레콤 T1(현 T1) 시절에도 기존의 감독 업무와 함께 선수단 외적인 일을 담당하셨는지
제가 그 일을 맡았다기보다는 어떻게 진행되는지 지켜볼 기회가 많았죠. 업무 영역 상 제가 맡아야 했던 일도 있었고요. 게임단은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는 구조라 가능했던 일인 거 같아요. 사무국과 선수단 양쪽 입장을 듣고 결정해야 하는 일도 많았고, 그 기간이 길었던 만큼 경험치가 많이 쌓였던 거죠.
 

단장님이 경험치를 쌓아 레벨업을 한 부분이 DRX에 큰 도움이 될 거라고 말씀하셨는데, 본인이 부임하기 전 DRX는 어떤 상황이라고 보셨나요
게임단 내부의 일은 잘 몰랐지만 외부에서 보기에 DRX는 IM시절부터 시작해 롱주, 킹존을 거쳐 DRX로 리브랜딩 되면서 사람들이 많이 바뀌었죠. 사실상 많은 일이 새로 자리를 잡아가는 단계죠. 역사는 길지만 신생팀이나 다름없었습니다. 아마추어 같다는 이야기는 아니에요. 이제 DRX라는 게임단은 2년차에 접어드는데, 신생팀에 가까운 분위기에서 제 경험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이 많은 게임단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단장으로 DRX에 입단하기 전 꽤 많은 팀이 단장님의 경험을 필요로 했었습니다. 그 중에서 DRX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단순히 연봉으로 결정할 수도 있지만, 단장님은 금전적 부분 외에 다른 부분에서 DRX를 선택했다는 기대감이 들거든요. DRX가 신생 게임단과 다를바 없다는 점은 저도 동의하고, 발전 가능성에서 선택했다는 예상도 해봅니다
일단 DRX에서 저를 제일 필요로 했고, 그런 부분을 보여주셔서 저도 단장이라는 새로운 역할을 새 게임단에서 하게 된 발판이 되었습니다. 돈 때문은 아니에요. LCK 내에서도 아마 저보다 많이 받는 코칭스태프가 있을 거니까요. 최상인 대표님 및 DRX 구성원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는데 팀에 대한 확고한 비전과 함께 제가 DRX에서 무엇을 할 수 있고 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확실했어요. 그에 따른 환경도 마련해주기로 했고요. 그래서 DRX라는 게임단을 선택하고 단장직을 맡게 됐죠.

DRX를 선택하게 된 이유를 설명하시면서 최상인 대표와 이야기를 많이 했다고 언급하셨는데, DRX를 선택하며 어떤 이야기를 나누셨나요. 저도 최상인 대표와 인터뷰를 진행했고, 재미있는 부분을 많이 느껴서 궁금해진 부분입니다
최상인 대표는 선수와 코칭스태프, 그리고 팬을 포함한 구성원 모두가 행복한 게임단을 만들었으면 한다고 했죠. 저도 공감한 부분이에요. e스포츠 무대에서 오래 활동했지만, 게임단을 구성하는 모든 인원이 행복하기는 쉽지 않기에 생각을 하기 힘든 일이거든요. 단순히 성적이나 게임단 지원으로만 되는 부분이 아니고 구성원 모두가 본인의 팀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자부심을 갖는 것과 더 큰 관계가 있다고 생각해요.

LCK 프랜차이즈를 앞두고 최상인 대표와 나눈 인터뷰에서도 같은 내용에 대한 이야기를 한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DRX는 시즌 후반 굵직한 이슈가 있었죠. 이 일들은 단장 부임 전에 있었을 일인데, 당시 외부에서 보았던 시각과 함께 단장직을 수행하시면서 어떻게 바꿔나갈 생각이신가요
롤드컵 이후 DRX에 큰 사건이 많았다는 것은 저도 계속 보고 알던 일이었습니다. 굉장히 큰 사건들이고, 이 사건으로 팬들이 실망했다는 것도 알고 있죠. 저는 이게 게임단이 성장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DRX라는 게임단이 더 성숙해지기 위한 과정. 이 사건들은 게임단이 너무 빠르게 성장하면서 일어난 일이었다고 봅니다. 지금부터라도 선수단과 사무국, 그리고 팬들까지 모두 팀에 자부심을 가지고 행복한 팀을 만들고 싶고 특히 이런 일이 일어나는 과정에서 팬들이 실망했던 부분을 풀 수 있도록 더 노력하고 싶습니다.
 

팀에 대한 자부심을 이야기 하셨는데, 단장님이 예전에 몸담았던 SK텔레콤 T1은 오랜 역사로 모두가 자부심을 가진 팀이 되었죠. 단장님도 초창기부터 같이 하셨기에 그 과정에서 필요한 것을 잘 아실 거로 생각하는데, DRX의 구성원과 팬들이 자부심을 가지기 위해 단장님은 어떤 일을 하실 계획인지
제가 하고 싶은 일을 너무 급하게는 하지 않으려 합니다. 제가 와서 어떤 것이든 크게 바꾸려고 하면 결국 작년의 DRX와 달라질 게 없다고 보거든요. 큰 변화보다는 게임단 구성원들이 모두 안정감을 찾을 수 있도록 하려 해요. 안정감을 찾고 게임단 내부가 튼튼해지면 팬들이 가진 불안감도 해소될 거라 보고 다시 한번 같이 팀의 미래를 볼 수 있거든요. 선수도, 사무국도 모두 처음이나 마찬가지니 천천히 게임단을 바꿔가려 하고 언젠가는 팀에 자부심을 가질 시기가 온다고 믿습니다.

천천히 팀을 바꿔가신다고 하셨는데, 그러기 위해 단장님에게 시간과 권한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단장직을 두고 DRX와 이야기를 나누실 때 이에 대한 부분도 있었을 텐데, DRX에서 어느 정도의 시간을 주고 어떤 권한을 맡겼나요
단장직에 기한을 정해두지는 않았어요. 언제까지 무엇을 어떻게 이룰지 정해둬도 그게 마음대로 되지 않거든요. 빠르게 팀 규모를 키우고 성적을 내는 거보다 DRX라는 팀의 색을 정하고 만들어 가는 것을 우선하기로 했죠. 그게 더 중요하거든요. 팀 이름이 몇 번이나 바뀌면서 DRX는 역사는 길지만 팀 자체는 신생팀이나 다름없어요. 모두가 새로 도전하는 단계죠. 선수와 코칭스태프, 그리고 저도 마찬가지고요. 도전하는 팀이라는 모토를 잃지 않으려고 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성적에 대한 기대를 놓지는 않았어요. 일정 이상의 성적을 내고 싶은 게 제 욕심이기도 하고요. 이제 새로 도전하는 팀과 선수단이기에 목표를 정해두지 않고 모두가 가진 잠재력을 이끌어 내고 싶습니다. 지금까지 실망스런 모습을 보여드렸지만 길게 지켜봐 주시면 언젠가 돌아봤을때 이 팀을 응원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팀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럼 이제 e스포츠에서 단장이란 어떤 자리인지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LCK 초반에는 과연 팀에 감독과 코치가 필요한지에 대한 이야기가 굉장히 많았죠. 결국 시간이 지나면서 감독과 코치는 필요한 자리라는 의견이 자리 잡았고, 이 과정에서 코칭스태프의 필요성을 인정받는 데 큰 공헌을 하신 게 지금의 단장님이죠. LCK가 프랜차이즈 시대로 접어들면서 단장이라는 자리 역시 관심을 받고 있는데, 아직까지 e스포츠 게임단에서 단장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최병훈 단장님의 존재가 다시 부각될 듯 합니다. 단장님은 DRX에서 어떤 업무를 맡게 되나요
말씀하신대로 이제서야 단장이라는 자리가 제대로 부각되고 관심받기 시작했죠. 그래서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제 일이라고 정해두지 않았고요. 서로 맞춰가야 하는 부분이고, 그렇기에 게임단마다 단장의 영역은 다를 듯 합니다. 다만 DRX는 구성원 서로가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오게 되었기도 합니다. 

부임 초기부터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았고, 감독대행 인선도 중요한 부분 중 하나죠. '쏭' 김상수가 DRX 감독대행으로 선임됐는데, 어떤 부분을 보고 같이하게 되셨나요
급작스러운 상황이었고 하루빨리 선수단을 추스려서 스프링 시즌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여러 명의 후보군 들을 직접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고 그중 김상수 감독대행께서 가진 비전과 열정적인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팀에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는 분이라 생각했고 팀으로서는 최선의 선택지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단장으로 성적도 중요한 부분 중 하나인데 올해는 어떤 성적을 받을 것인지, 게임단에서는 어떠한 방향성을 갖고 있는지에 대한 목표는 있을 거 같아요. 이 두 가지 목표는 어떻게 생각하고 계신가요
선수단이 좋은 성적을 내도록 뒷받침해 줘야죠. 사무국에서 지원하는 만큼 선수단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거로 생각합니다. 그러면서도 도전을 중요시하는 DRX의 모습을 항상 지키고 싶고, 선수단이 도전이라는 목표에 집중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지금까지 DRX 팬들이 아쉽고 속상했던 일들이 많은데, 올해는 DRX를 보면서 다시 가슴이 뜨거워질 수 있는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려 합니다. 그러기 위해 제가 있는 거로 생각하고요.
 

새로운 위치에서 다시 활동하게 되었는데, 또 공교롭게도 그동안 같이 일했다가 한국을 떠났던 김정균 감독도 담원 기아로 오게 되었고 이정현 코치도 일본에 있다가 다시 한국에 왔죠. 배성웅 코치도 군대 갔다가 다시 T1 2군 감독으로 돌아왔어요. 단장을 하게 된다고 하니까 예전에 알던 선수들이나 코칭 스태프들이 어떤 이야기를 하던가요
김정균 감독하고는 연락을 자주 하는 편입니다. 김정균 감독이 담원 기아로 갔을 때나 제가 DRX로 오게 됐을때 서로 연락도 하고 했죠. 제가 DRX 단장을 하게 되었다고 하니 김정균 감독이 잘 됐다고 이야기 한 게 기억납니다. 사적으로는 여전히 잘 지내고 있습니다. 이정현 코치나 배성웅 감독과도 마찬가지예요. 일은 일이고 사는 사니까, 서로 다른 팀이 되었다고 멀리하고 하는 일은 없어요.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고 다 잘됐으면 하는 마음이죠.

혹시 '페이커' 이상혁 선수에게 연락이 왔는지도 궁금합니다
이상혁 선수는 워낙에 바빠요. 상혁이는 명절 때 아니면 자주 연락을 하기 힘든 친구거든요. 상혁이는 이제는 새로운 코칭 스태프들과 스케줄도 있고 해서 따로 연락은 하지는 않았습니다.

오랜 기간 한 팀에서 활동하셔서 그런지 김정균 감독이나 이상혁 선수와 다른 팀에서 활동한다는 걸 생각하지 못했고, 감독님도 예전 스페셜포스 시절부터 SK텔레콤 T1에서 활동해서 계속 같은 팀에서 있을 줄 알았는데 DRX에서 새롭게 도전하시게 됐잖아요. 그 과정에서 많은 고민이 있었을 듯합니다
저도 새로운 도전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고, 도전을 더 빨리해야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합니다. 소속팀 등의 문제가 아니라 제가 여러 가지 길을 많이 생각했었고, 그래서 지금 DRX 단장이라는 결정을 내린 거 같아요. T1에 대한 생각이나 느낌은 지금은 없죠. 그래서 저 스스로 도전을 하는 거에 있어서 좀 결심하는 데까지 시간이 걸렸던 거 같아요. 한 팀에 계속 있으면 마치 오래된 친구처럼 좋은 추억도 많이 만든 만큼 아쉬운 부분도 있기 마련인데, 지금은 그런 생각은 안 하고 있어요.

이제 T1 감독 최병훈에서 DRX 단장 최병훈으로 활동하게 되었는데 2021 시즌을 앞두고 단장님을 바라보는 분들과 DRX 팬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리겠습니다
2021년 DRX에 대해서 팬분들이 많이 걱정도 하시고, 한편으로는 조금 더 기대를 하시는 분들도 있는 거 같아요. 저는 그런 부분을 다 최대한 충족시켜드리고 싶습니다. 걱정은 최대한 덜어드리고, 기대하는 부분에 있어서 결과를 나타낼 수 있게 선수단을 최대한 지원해야죠. DRX라는 팀에 대해서 이제 팬분들이 더 이상 실망하지 않고 항상 도전하는 모습에서 만족을 느끼실 수 있도록 저도 최선을 다 할거고, 팀과 선수들도 최선을 다할 예정이니 항상 많은 응원 부탁 드리겠습니다. 저 또한 더 열심히 하도록 하겠습니다.
 

박상진 기자 Vallen@fom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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