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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양대인-이재민과 T1의 만남, 함께 이룰 ‘성장’과 함께 느낄 ‘재미’를 말하다

모경민2020-12-03 09:00


2020 LoL 이적 시장의 물꼬를 튼 건 감독과 코치진이었다. 그 중 가장 많은 화제가 된 이적은 역시 담원 게이밍을 우승으로 이끈 ‘대니’ 양대인 코치와 ‘제파’ 이재민 감독의 T1 합류였다. 두 감독과 코치는 서로 역할을 바꿔 T1으로 입사했다. 그 이적은 많은 화제를 불러 일으켰으며 T1에게 새 바람을 가져다주기도 했다. 파격적인 행보로 관심을 받고 있는 ‘대니’ 양대인 감독과 ‘제파’ 이재민 코치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담원 게이밍에서 챔피언을 이뤘어요. 그리고 바로 T1으로 오게 됐는데, T1행을 결정한 이유가 있을까요
‘대니’ 양대인 감독: 당연히 담원에 남아서 더 하려고 했던 게 첫 번째 생각이었어요. 당시 생각을 좀 얘기해보자면, 월즈 4강까지는 변수가 있겠다 싶었는데 4강을 넘긴 시점에선 우리가 우승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우승하고 나서도 ‘성장’이라는 단어에 포커스를 둔 사람이에요. 엄청난 기록을 이어가느냐, 아니면 새로운 도전을 하느냐 생각해봤는데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었습니다. T1에 오게 된 계기는 그게 제일 컸던 거 같아요. ‘페이커’ 이상혁 선수도 직접 보고 싶었고요. 또 아카데미 선수들도 유능해서 한번 새롭게 도전해보면 어떨까 싶었죠.
‘제파’ 이재민 코치: 롤드컵 막바지에 서로 감독, 코치 포지션을 변경하기로 결정했어요. 또 양대인 감독님과 같이 오게 된 거잖아요. 아까 양대인 감독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성장과 재미에 포커스를 맞췄고, 유능한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함께 호흡하면서 성장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 같아 오게 되었어요,

‘제파’ 이재민 코치님 같은 경우 T1을 떠난 지 1년 만에 다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1년 전과 비교해 바뀐 점이 있을까요
이재민 코치: 담원에서 성장하면서 사고방식 자체가 많이 바뀌었어요. 어떻게 보면 모든 것을 바꾸려고 노력해서 시각도 넓어졌고, 그때와 아예 다른 사람이 된 느낌이라. 많이 달라졌을 것 같아요.

또 ‘제파’ 이재민 코치님이 T1으로 돌아오면서 양대인 감독님과 함께 돌아오게 됐습니다. 함께하면 어떤 부분이 융합됐다고 할 수 있을까요
양대인 감독: 간략하게 비유로 말하면, 사람이 큰일을 하려면 한 부분은 안정되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어떤 개념을 만들고 공부하고 시도하는 것들을 좋아하거든요. 그 안정감을 이재민 코치님에게서 채우는 거예요. 

앞선 인터뷰에서 두 가지 키워드가 나왔어요. 바로 ‘성장’과 ‘재미’ 두 단어인데, 그 중 첫 번째로 ‘성장’을 여쭤볼게요. 선수들이 어떻게 성장하길 바라시나요
양대인 감독: 제가 항상 하는 이야기가 있어요. 캐리라는 건 남이 져주길, 못해주길 바라는 게 아니라 남을 강제하는 거라고요. 영업을 잘하는 사람들이 커피가 비싸도 잘 팔 수 있는 것처럼요. 일명 ‘우리의 실수를 줄이겠다’는 말이 있죠. 그건 얕게 말한 거예요. 더 깊게 말하면 얼마나 강제화 할 수 있느냐가 선수의 실력인데, 그걸 감독과 코치가 얼마나 가르칠 수 있으며 선수 시선에서 만들어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겠죠. 시작은 모두가 비슷한 사고를 할 수 있어야 해요. 그 과정에서 설득이 들어갈 거고요. 베테랑이든 신인이든 그 벽을 부수는 데 오래 걸릴 수도 있을 거예요. ‘너구리’ 장하권 선수와 ‘베릴’ 조건희 선수가 그러했듯이. 그걸 잘 해내는 게 저의 스킬이겠죠. 또 그렇기 때문에 여기가 더 성장하기엔 좋은 자리인 거죠. 대표적인 베테랑 선수가 있잖아요. 롤드컵 3회 우승에 달하는 선수. 그 선수와 호흡하는 게 저에겐 엄청난 성장인 거죠.
이재민 코치: 앞서 감독님이 전부 말씀하셨기 때문에... 사실 방향이 거의 일치해요.

‘성장’과 더불어 ‘재미’를 강조하신 것도 인상 깊었어요. 재미라는 가치를 중요시하는 이유도 궁금합니다
양대인 감독: 질문하신 기자님은 언제 가장 재밌으세요? (기자: 저는 일 끝나고 집에서 쉴 때가 재밌더라고요) 프로 선수들은 승리와 우승이 가장 재밌을 거예요. 물론 승리라는 게 자기가 잘나서일 수도 있겠지만, 만약 제가 거기서 춤을 가르치듯 한발 한발 승리로 가는 길을 가르쳐준다면 그걸 따라가면서 승리할 줄도 알고 재미도 느낄 수 있게 하는 거죠. 재미의 첫 번째 의미는 이 재미를 따라가면 성공할 수 있다는 거고. 또 스스로 성장한다는 게 얼마나 즐거운지 느끼게 해 주고 싶어요. 그게 재미의 두 번째 의미이기도 해요. 

그렇다면 둥지를 옮기면서 새롭게 생각한 목표가 있을까요?
양대인 감독: 저도 프로게이머를 한 입장에서 현장감, 승리의 성취감 그런 게 좋았어요. 근데 다 버리고 코치를 선택하면서 코치진의 메시가 되겠다고 각오하고 1년 동안 공부했거든요. 이재민 코치님이 기회를 주셨기에 담원에서 많은 걸 이뤘죠. 담원에 남았어도 좋은 대우를 받았을 거예요. 그리고 만약 이재민 코치님이 없었다면 남아서 더 쌓았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T1 선수들도 마음에 들었고, ‘제파’ 이재민 코치님이 동행한다는 점에서 T1을 빨리 선택하게 됐어요. 내년에 나이가 스물아홉 살이 되는데 서른이 넘기 전에 전력으로 돌진해보고 싶네요.
이재민 코치: 단기적으로 생각하면 월즈 우승이 맞겠지만, 이미 이뤘어요. 이제 앞으로 어떤 목표를 잡고 그 방향으로 가느냐가 남았는데. 롤판에서 오래 살아남은 만큼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렇기에 성장을 첫 번째 순위로 잡았던 거고요. 나머지는 자연스럽게 따라오지 않을까요. 성장과 재미를 얼마나 느낄 수 있느냐 생각했을 때 T1에 오면 만족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했습니다.
 

개인적으로 궁금한 질문입니다. 선수들의 역량과 감코진의 역량 중 어떤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양대인 감독: 답을 하려면 목표가 명확하게 있어야 할 거 같아요. 월즈 우승이냐 월즈 4강이냐 월즈 8강이냐, 월즈냐. 상황에 따라서 조금씩 다를 거 같습니다. 월즈 우승을 바라보는 팀은 감독, 코치도 미친 사람들이어야 한다고 봐요. 제가 롤 코치계에서 메시같은 존재가 되고 싶다 했는데 그렇다면 메시의 캐리력은 어느 정도일까. 감독, 코치가 어디까지 볼 수 있느냐 하는 거죠. 물론 라인전 디테일은 선수들이 만들어가는 게 맞아요. 그런데 라인의 힘을 운영하는 방법은 감독과 코치의 힘일 수 있어요.  
이재민 코치: 저 같은 경우는 예전엔 선수 역량이 좀 더 크다고 생각했었는데 최근엔 좀 바뀌었어요. 감독과 코치진의 능력도 중요하다고 보고, 반반 정도 아닌가 싶어요.

T1의 로스터를 보면 벌써 가득 차 있습니다. 10인 로스터를 비롯해 2군 로스터까지 활용하고, 최근엔 정글러가 세 명이 됐어요. 그로 인한 어떤 효과를 바라시는지 궁금합니다 
양대인 감독: 정글러 세 선수의 성향 정도는 말 안 해도 아실 거라고 생각해요. 각자 장점이 있어요. 최근에 콜업한 ‘오너’ 문현준 선수는 피지컬은 우수하나 도화지 같거든요. 일단 세 명을 다룰 수만 있으면 무조건 상승효과가 일어날 거라고 생각해요. 담원에선 ‘캐니언’ 김건부 선수만 디테일적인 부분을 가르쳐왔는데, 여긴 선수 풀도 넓고 자기 색깔이 아직 없는 선수도 있거든요. 저에게도 도전이지만 선수들도 경쟁하면서 자기가 성장하는 걸 느낄 수 있을 거예요. 서로 보완한다면 저와 선수 양쪽 모두에게 도움이 될 거라고 믿습니다. 그래서 셋 다 도전해보기로 했죠.

그런데 서포터는 ‘케리아’ 류민석 선수 한 명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더 추가할 생각이 있으신가요 
양대인 감독: ‘케리아’ 류민석 선수가 유능해서 다른 선수가 올지 잘 모르겠습니다. 인터뷰에 공개 구인 올리셔도 좋고... 테스트를 보고 싶다면 언제든지 열려 있다고 말하고 싶어요. 솔직히 롤드컵 우승 서포터인 ‘베릴’ 조건희 선수가 더 우수하겠죠. 그러나 상대할 때 꽤 어려운 상대였거든요. 그만큼 우수한 선수예요. 

담원과 월즈에 성공했지만 이제는 담원에게 도전하는 입장이 됐습니다
양대인 감독: 그 부분이 최고의 도전이라고 할 수 있을 거 같아요. 담원을 가르칠 때 엄청난 뇌지컬을 입혀주고 왔거든요. 그 빌런들을 1년 안에 제압하는 게 T1의 목표예요. 그만큼 담원은 우수한 친구들이고, 많은 시도를 거친 팀이거든요. 여기선 선수단 구성부터 분석하고 트레이닝을 거쳐야 해요 내 손으로 걸작을 만들고 그걸 1년 안에 깨자. 사실 이보다 짜릿한 게 없어요. 내가 만들어놓고 그걸 파훼해야 하는 거니까요. 그래서 부담도 많이 됩니다. 근데 그걸 해 가는 과정이 정말 재밌을 것 같아요.

부담이 많이 될 거라 말씀하셨는데 어떤 요소들이 충족이 돼야 만족스러울까요
양대인 감독: 변수가 많죠. 제가 생각한 것보다 더 빨리 클 수도 있고요. 일단 그 전에 선수를 다섯 명으로 구성하면 단단한 게 특징이고 성장하는 과정이 잘 보이는데, 유능한 선수들끼리 경쟁 구도를 잰다면 이 부분이 얼마나 가속화될지 제 눈으로 직접 보고 싶어요. 그 견적을 보려고 온 거지 언제 완성될 거다 말하긴 어려울 것 같네요. 지켜봐 주세요, 이런 말은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첫 번째로 얼마나 능동적으로 할 수 있는가를 보고 있어요. 
 

T1의 플레이 스타일은 정적이라는 평가가 많아요. 감독이 되신 입장으로 동의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양대인 감독: 저는 정적인 걸 두고 보지 않아요. 그런 플레이에 대한 근거를 다 찾아낼 거고, 그 선수가 좋아하는 걸 따라하면서라도 가르칠 거예요. 근데 사실 올해 스프링에선 그런 메타가 좋았어요. 한 끗 차이로 죽거나 죽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T1 경기 내에서도 정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한 발 넘어가면 죽을 듯한 경기도 많았어요. 스프링 때 모습을 기억하기 때문에 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온 것 같은데 앞으로 가야할 2021년의 T1은 다를 것이라는 걸 말하고 싶습니다.

열의가 불타는 것 같습니다. 궁극적으로 어떤 감독과 코치로 남고 싶으신가요
양대인 감독: 언제 한번 인터뷰에서 위르겐 클롭 감독이 이상향이라고 나간 적이 있더라고요. 워낙 하고 싶은 게 많아서 ‘느낌 있다’는 단어가 제일 좋은 것 같아요. 클롭 감독처럼 선수들이랑 친하게도 지내지만 어떤 날엔 혼낼 때도 있고, 강약조절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게 어떤 한 그룹의 리더가 가져야 되는 모습이라고 해야 할까. 양대인이 맡는 팀은 경기력이 엄청나다, 느낌 있다. 그런 소리를 듣고 싶어요. 선수들 입에서도 감독님 밑에서 많은 걸 배웠다고 나오는 거죠.
이재민 코치: 처음 코치를 할 때 열심히 해 보자는 생각으로 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다재다능한 코칭 스텝이 되어서 선수들에게 신뢰를 얻는, 내부적으로도 인정받고 싶어요. 누가 봐도 이 사람은 잘한다는 느낌으로요. 

그렇다면 T1과 함께 만들 스프링에서 목표가 있을까요
양대인 감독: 그 ‘느낌’의 기반이 만들어지는 거요. 우승을 바라지 않아요. 우승보다 서머부터 월즈까지 얼마나 날아오를 수 있는지, 기반을 만드는 게 목표예요. 성적이 너무 낮게 나오면 안 되겠지만... 압살하겠다, 이런 건 자신 없습니다. 

그럼 마지막으로 각오 한 마디 하면서 인터뷰 마무리하겠습니다 
양대인 감독: 당연히 월즈 우승을 하고 싶어요. 선수부터 내부, 외부까지 열심히 일하는 게 전파될 때까지 노력할 거고요. T1 ‘느낌 있는’ 팀이 될 수 있도록 할 거고, 그 과정에 월즈 우승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또 개인적으론 2021년 잘 보내고 1년 동안 후회 없이 잘 불태웠다고 회상하는 게 목표입니다. 
이재민 코치: 인터뷰에서 ‘성장’과 ‘재미’라는 단어를 사용했는데, T1 선수들도 분명히 같이 느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함께 호흡하면서 성장과 재미를 느낄 수 있는 팀으로 만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모경민 기자 raon@fom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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