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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우가 만난 사람] 윤수빈 아나운서, "e스포츠와 저 운명이었나봐요"

김기자2020-08-11 07:00

LCK 서머 시즌을 앞두고 새롭게 합류한 윤수빈 아나운서는 e스포츠와 나는 운명적인 거 같다고 했다. 사실 그랬다. 지난 2016년 OGN에 입사했던 윤수빈 아나운서는 조은정 아나운서 후임으로 LCK 아나운서로서 데뷔를 앞두고 있었지만, 학업을 이유로 퇴사를 선택했다. 사실 특정 분야에서 아나운서에게 두 번이나 기회가 오는 건 쉽지 않다. 그렇지만 윤수빈 아나운서는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 않았고, 5년 만에 다시 돌아오게 됐다.  

라이엇게임즈는 LCK 서머 시즌을 앞두고 두 명의 아나운서를 선발했다. 윤수빈 아나운서와 이현정 아나운서를 선발했는데 '입커누나', '네네누나'라는 별명과 함께 '밈(meme, 인터넷상에서 재미있는 말)'까지 생겨났다. 

LCK 분석데스크와 함께 인터뷰를 담당하고 있는 윤수빈 아나운서를 최근에 만나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OBS에서 기상캐스터로 활동 중인 그는 LCK 아나운서까지 영역을 넓히면서 쉬는 날이 없다고 했지만, 본인의 일에 만족한다고 했다. 윤수빈 아나운서는 "모든 사람들이 저의 방송을 볼 때 편안하게 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LCK 분석 데스크로 활동한 지 2달 정도 지났다. 소감을 이야기해줄 수 있는가?
생각한 거보다 어렵지만, 재미있다. 선수들이 오랜 시간 동안 노력한 결과물인 경기를 분석하는 걸 가볍게 해서는 안 된다는 부담감이 있다. 그런 부분이 힘들지만, 잘했을 때는 보람과 희열이 느껴진다. 

- OBS에서 기상캐스터로 활동 중이라고 들었다. LCK 아나운서가 되기로 한 이유는 무엇인가?
원래 새로운 것을 도전하는 걸 좋아한다. 제가 하는 기상캐스터 일은 오전 중에 다 끝난다. 오전 5시 30분에 출근해서 오전 11시면 퇴근한다. 오후 시간을 의미 있게 보내고 싶었다. 그러던 차에 라이엇게임즈로부터 오디션 제의를 받았다. 연락을 받았을 때부터 너무 하고 싶었다. 오디션에서도 좋게 봐줘서 일하게 됐다. 

- 사실 2016년 강민지 아나운서(현 YTN MC)와 함께 OGN에 들어간 걸로 알고 있다. 강민지 아나운서는 오버워치 APEX 에이펙스, 본인은 조은정 아나운서 후임으로 LCK 데뷔를 앞두고 있었는데 갑작스럽게 나온 이유는 무엇인가? 
그때가 대학교(숙명여대) 2학년이었다. 성인이 된지도 얼마 지나지 않은 어린 나이였다. 입사했을 때는 학업과 병행할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 그런데 들어간 뒤 현실적으로 어려웠다. 학업도 불가능했으며 회사에서도 저의 학사 일정을 맞춰줘야 했다. 양쪽에 민폐를 끼치는 거 같아서 하나만 선택하게 됐다. 그만두고 난 뒤 아쉬웠다. 했으면 어땠을까 후회도 했다. 
- 5년 만에 다시 e스포츠 쪽으로 돌아왔는데 운명이라고 생각했을 거 같다
진짜 운명이라고 생각했다. 그걸 면접 때도 이야기했다. 어쨌든 e스포츠에서 두 번이나 나에게 제안이 온 거지 않나. 처음에는 내 손으로 놓은 만큼, 이번에는 다시 잡아서 꼭 하고 싶었다. 두 번이나 기회가 온 만큼 더 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 LCK 서머 프로필 촬영 하루 전에 현장에 와서 선수들과 인사를 나누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게 됐나?
그때 롤파크에서 혼자 공부를 하고 있었다. 선수분들이 와서 프로필 촬영을 하고 있길래 먼저 얼굴을 비추면 나중에 인터뷰할 때 좀 더 편하게 대해줄 거 같아서 용기를 냈다. 다행히 모두 환영해주고 바쁠 건데 대화를 나눠줘서 감사했다. 

- 모든 아나운서를 보면 '단아함'이라는 단어가 어울릴 정도로 보수적인데 본인과 이정현 아나운서는 다른 거 같다. e스포츠 쪽에서 아나운서가 '밈'이 생기는 건 처음인 거 같은데 알고 있는가? 어떤 생각인지도 듣고 싶다
알고 있다. (웃음) 라이엇게임즈에서 신경을 많이 써준다. 그 부분에 대해선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아나운서가 2명이 들어온 게 처음이다 보니 주목받는 거 같다. 한 달 정도 과외를 할 수 있도록 PD님도 붙여줬다. 매일 나와서 같이 공부했다. 그 덕분에 빨리 관심을 받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 '입커누나'라는 별명이 생겼는데 마음에 드는가? 최근에는 '리본누나'라는 별명도 나오는 거 같다
'입커누나'라는 별명을 싫어할 거로 생각하는데 저는 그렇게 싫지 않다. 마음에 든다. 뭔가 크면 시원시원하고, 웃으면 웃는 게 잘 보인다. 나쁘지 않고 그 별명을 좋아하고 있다. '리본누나'도 좋고, '입커누나'도 좋다. 리본은 사실 처음 멘 건 우연이었다. 잘 어울린다고 이야기한 사람도 많았다. '앞으로도 계속해달라'며 쪽지도 많이 받았다. 결정적인 이유는 제 방송 모니터링을 모두 해주는 친한 친구가 있다. 그 친구가 얼굴이 동그란데 위에 리본을 다니까 가름해 보인다고 해서 계속하게 됐다. 

- LoL 공부는 언제부터 시작했고, 어떻게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티어는 어떻게 되나?
그 잘문을 가장 많이 받는다. OGN에 있을 때부터 티어 아이디가 있었다. 그런데 라이엇게임즈에 들어온 뒤 새롭게 아이디를 만들었다. 새롭게 만든 아이디는 레벨 30을 넘었는데 랭크 게임은 하지 않았다. 서머 시즌이 끝난 뒤 집중적으로 하고 싶다. 지금은 공부하는 의미로 다양한 챔피언으로 하고 있다. 티어는 시즌이 끝나고 난 뒤 할 생각이다. 지금은 일반 게임만 하고 있다. 

- 전통 스포츠와 달리 e스포츠 아나운서는 게임 내 플레이, 아이템, 선수 기록 등 다방면에서 지식을 갖고 있어야 한다. 공부하는 게 쉽지 않을 거 같다
처음에는 예전부터 LoL이라는 게임을 해서 힘들지만 가능할 거로 생각했다. 그렇지만 내가 하는 게임과 선수들이 하는 게임은 전혀 다르다. 공부하는 게 주로 방송을 다시 보면서 해설이 하는 말을 다시 받아 적고 있다. 거기서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은 물어보면서 공부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해설분들이 이야기하는 게 모르는 것이 없도록 노력하고 있다. 
- 방송에서 성승헌 캐스터가 '통한다, 전해진다'라는 조언을 했는데 본인이 생각하는 진심은 무엇인가?
'누나수업'에서 성승헌 캐스터님께서 말한 건데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당시 LCK 서머가 시작하기 직전이었다. 엄청 부담감이 있고 공부를 타이트하게 하는 상황이었다. 저는 선수들과 e스포츠를 좋아하는 건 당연한데 방송 실력이 부족해서 왜곡해서 정보를 전달하면 어떻게 하나 걱정과 부담이 컸다. 성승헌 캐스터님께서 그 타이밍에 '진심은 그런 거로 가려지지 않으며 언젠가는 통한다'고 해서 울컥했다.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기술적인 걸로 가려지지 않은 게 진심이라고 생각한다. 시간이 오래 걸려도 언젠가는 보일 거로 생각한다. 

- 이정현 아나운서와는 정반대 스타일과 성격을 가진 거 같다. 이정현 아나운서의 예상치 못한 행동에 대해 놀라거나 부담을 느끼지는 않았나?
다들 정반대 스타일로 알고 있지만 저는 동의하지 않는다. 이야기를 하다 보면 생각보다 비슷한 점이 많다. 생각하는 게 비슷하다고 자주 느낀다. 정반대인지 잘 모르겠다. (이정현 아나운서의 예상치 못한 행동에 대해선) 그건 내가 할 수 없는 부분이다. 아이디어만큼 잘 살리는 게 중요한데 (이) 정현이가 잘한다. 저는 아마도 팬들과 똑같은 시선과 마음으로 바라보지 않을까 싶다. '오늘은 뭘할까'라며 기대가 된다. 

- LCK 아나운서와 기상 캐스터를 병행하고 있어서 일정 때문에 힘들 거 같다
확실히 바빠진 건 사실이다. 지난 6월에는 하루도 못 쉬었다. 아직 힘들다는 생각은 안 든다. 사실 그런 것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았다. 이런 스타일이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잘 해내는 게 중요하다. 부담이거나 힘들다거나 그런 짬은 아닌 거 같다. 

- 인터뷰를 할 때 인상 깊었던 선수는 누구인가?
선수들을 많이 만나지 못했다. 다 기억이 나지만 굳이 꼽으라면 '표식' 홍창현(DRX) 선수 인터뷰가 기억이 남는다. '표식' 선수가 경기력이 출중하지만 인터뷰서는 만나지 못했다. 모두가 기다리던 선수였는데 당시 리신 세리머니도 해줬다. 부담을 느낄 거 같아서 경기 전에 인터뷰할 수 있는지 물어봤는데 흔쾌히 허락해줬다. 실제로도 인터뷰를 잘해줘서 기억이 남는다. 

- 롤모델은 누구인가?
이현경 아나운서를 좋아하게 됐다. 차분한데 처지지 않고 밝은 느낌이다. 편안하더라. 제가 지향하는 게 보는 사람이 편안할 수 있는 방송을 만드는 거다. 이현경 아나운서가 그런 스타일이다. 얼마 전에도 인스타그램 맞팔해줬다. (웃음) 
- LCK에서 어떤 아나운서가 되고 싶은가? 또 1대1 인터뷰가 재개된다면 또 다른 평가가 나올 수 있을 건데
방금 말한 대로 편안하게 좋다고 생각한다. 윤수빈이 나왔다고 하면 신경쓰지 않고 편안하게 방송을 볼 수 있고, 선수들도 옆집 누나처럼 편안한 아나운서가 좋은 거 같다. 지금보다는 힘들겠지만 이런 식으로 연습을 하다 보면 잘할 수 있을 것이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을 해달라 
팬들이 댓글이나 DM으로 응원을 많이 해준다. 아직 낯설지만 많은 힘이 된다. 믿어준다면 빠른 시간 내에 제가 추구하는 방송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김용우 기자 kenzi@fom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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