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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우가 만난 사람] '유칼' 손우현, "제 마음은 오직 'kt 롤스터'였죠"

김기자2020-06-04 00:05

그리핀에서 뛰었던 손우현은 2020년 서머 시즌을 앞두고 챌린저스 코리아 강등을 경험했다. 이후 팀과 결별한 손우현은 kt 롤스터 강동훈 감독에게 A4 한 장 분량의 장문의 글을 써서 메신저로 보냈다. 일각에서는 '백의종군'이라고 평가했지만 그게 아닌 'kt 롤스터 바라기'였다. 그 정도로 kt 롤스터 입단을 원했다. 

팀과 사인한 뒤 개인방송서 '재미있을 것'이라고 말했던 손우현은 2018년 전성기를 구가했던 친정팀 kt 롤스터로 돌아갔다. kt에는 '쿠로' 이서행이 버티고 있었지만 오래 머물고 싶었던 손우현의 바람과 장기적으로 팀의 간판스타가 필요했던 kt의 이해가 잘 맞았다. 

공교롭게도 2018시즌을 함께했던 '스맵' 송경호도 한 시즌 휴식 이후 kt 롤스터와 계약을 체결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유칼' 손우현은 왜 'kt 롤스터 바라기'가 됐고, 그토록 팀 입단을 원했을까?

- 2018년 이후 만 2년 만에 친정팀 kt 롤스터로 돌아갔다. 소감을 들어볼 수 있을까?
다시 kt 롤스터의 미드를 맡을 수 있게 됐다. 오래전이라고 할 수 없지만 kt 복귀를 원했다. 원하던 걸 이뤄내서 기쁘다. 

- 그리핀을 나오고 난 뒤 강동훈 감독에게 장문의 글을 메신저로 보낸 거로 알고 있다. 본인이 너무나 kt 롤스터 입단을 원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데 자세하게 어떤 내용을 보냈는지 알려줄 수 있는가? 
사실 그리핀을 떠나기로 결심한 뒤 내 마음은 kt 롤스터로 향해 있었다. kt 가기 위한 방법을 생각했는데 먼저 연락을 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강동훈 감독님이 나를 어떻게 볼지 모르기에 나의 상황과 kt에서 하고자 하는 마음을 글로 남겼다. 나중에 감독님이 내가 보낸 글을 공개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 메신저를 본 강동훈 감독은 어떤 반응을 나타냈나?
팀이 강등당한 뒤 갈 팀이 없어서 kt 롤스터 문을 두드린 거로 볼까 걱정했다. 조심스러웠지만 감독님이 긍정적으로 답변을 해줘서 믿고 계약할 수 있었다. 

- 2019년 kt 롤스터와 결별한 뒤 만 2년이라는 시간 동안 많은 게 바뀌었다. 코칭스태프도 다르다. 그런데 kt 롤스터 복귀를 원한 이유는 무엇인가?
왜 그런지는 모르겠다. 2018년 kt 롤스터 시절 좋은 기억을 갖고 있었다. 멤버보다 'kt'라는 이름 그 자체에 메리트가 있던 거 같다. (대기업이라서 그런 건가?) 그 부분도 포함됐을 것이다. 멤버를 보고 들어간 게 아니라 한국 팀에서 뛸 수 있다면 'kt 롤스터'에만 가려고 했다. 

- 그렇다면 입단을 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무엇인가
2018년 kt 롤스터를 나온 뒤 아프리카 프릭스와 그리핀에서 뛰었다. 이제는 어느 한 팀에 들어가서 중심이 되고 싶었다. 개인적으로 나와 kt가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팀원이 누구든지 한 팀에 정착하고자 하는 생각이 컸다. 사인을 하고난 뒤 반가웠다. 언제까지 될지 모르겠지만 kt와 함께한다는 생각을 하니 안심이 됐다. 

- 본인이 뛰던 시절에는 양재동 숙소였고, 지금은 여의도로 이사했다. 숙소의 차이를 잘 알고 있을 거로 생각한다
'하늘과 땅 차이'다. 양재동은 '살기 위해 꾸려진 장소'였다면 여의도는 펜션을 놀러 온 느낌이다. 시설이 정말 좋다. 숙소가 양재동에서는 2층 침대였고, 한 방에 5명이서 자곤 했다. 지금은 침대가 너무 크다. 각자 하나씩 쓰는데 2명이 같이 잘 수 있을 정도다. 침대가 안 좋으면 집에 있는 침대를 가져올까 생각할 정도로 침대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오자마자 침대를 보고 반했다. 
- 라이엇게임즈 선수 데이터베이스를 보면 kt와 장기계약을 한 것으로 나온다 
뭐가 됐든 한국에서 조금 더하고 싶었다. 그 팀이 kt 롤스터였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다. 해외팀을 가는 게 아니라면 한국에서는 다른 팀보다는 kt 롤스터만 생각했다. kt 롤스터에 대한 애정이 컸다. 

- 그러고 보니 2018년에 같이 활동했던 '스맵' 송경호도 함께 입단했다
입단할 당시 이야기를 들은 게 있어서 (송) 경호 형에게 물어봤다. 'kt 롤스터에 오는 거에요'라고 물었는데 본인은 아니라고 했다. '아 그런가보다'라고 넘겼는데 숙소 합류 당일에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는데 뒤에서 누가 어깨를 툭 치더라. 뒤돌아보니 (송) 경호 형이었다. 정말 깜짝 놀랐다. 2018년에는 내가 미성년자다 보니 형들과 술을 자주 못 마셨다. 친한데 거리감이 있었다. 이제는 성인이 돼서 다시 만나니까 정말 반가웠다. 같이 좋은 성적을 냈으면 한다. 

- kt 말고 다른 팀에서도 제안을 받았나?
한국에서는 한 팀이 있었다. 중국에서도 입단 제안을 받았다. kt 입단할 때 '에이밍' (김)하람이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 지난 시즌 그리핀에서 활동했지만, 팀이 챌린저스 코리아로 강등되는 걸 막지 못했다. 어떤 심정이었나? 
스크림(연습경기)서는 경기력이 좋았다. 프로 팀 상대로 성적이 좋았다. 개인적으로는 스크림 성적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심 다른 한편으로 승격강등전에 대한 불안감도 존재했다. 온라인이 아닌 롤파크에서 경기를 하다 보니 선수들이 승강전에 대한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했다. 챌린저스 코리아로 강등됐을 때 분함보다 안타까움이 컸다. 팀원들이 부담감을 안고 게임하는 게 느껴질 정도였다. 

- 2020 LCK 스프링서 아쉬웠던 점은 무엇인지
스프링 초중반까지는 소통에 대한 문제가 있었다. 서로 불만 사항에 대해 이야기를 하지 못했다. 팀플레이 적으로 맞춰야 할 피드백이 잘 안됐다. 10연패를 당한 이후 서로 이야기하는 시간이 늘어났다. 그러면서 피드백도 잘 됐고 후반에 승수를 챙길 수 있었다. 
- 본인의 2018년, 2019년, 2020시즌을 한 단어로 정의한다면
2018년은 '시작', 2019년은 '배움', 2020년은 '다시 시작'인 거 같다.

- 그리핀 시절에는 챔피언 풀이 적은 것과 '타잔' 이승용과의 호흡에서 많은 지적을 받았다
그리핀 처음에 합류했을 때는 호흡이 잘 안 맞았다. '타잔' 형과 많이 이야기를 하다 보니 (고) 동빈이 형이 생각날 정도로 찰떡궁합이었다. 프로 생활을 하면서 '타잔' 형과 가장 많은 이야기를 했을 거다. 챌린저스 강등돼서 안타까웠다. 

- 챌린저스 강등되면서 선수로서 어떤 걸 깨닫고 알게 됐는가
팀을 나온 2년 동안 중위권, 최하위 등 다양한 순위를 경험했다. 모든 경험이 축적돼서 이제는 성숙해진 느낌이다. 프로게이머로서 최고와 최악을 모두 경험했다. 각자 상황에서 어떻게 임해야 하는지 알게 됐다. 나는 팀원들이 흥이 있어야 플레이 부분서도 신나는 스타일이다. 그리핀 때는 게임 외적으로는 팀원들과 잘 지내다가도 게임에만 들어가면 조용해졌다. 그러나 2020년 kt에서는 팀원들과 신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 서머 시즌서는 '쿠로' 이서행과 주전 경쟁을 해야 한다
(이) 서행이 형에게는 배워야 할 점이 많다. 서행이 형의 장점을 개인적으로 흡수하고 싶다. 서행이 형도 나의 장점을 흡수하길 바란다. 서행이 형과는 주전, 서브가 아닌 협업을 해서 팀이 좋은 성적을 거두는 데 일조하고 싶다. 

- kt 롤스터는 이모님 밥이 유명한데 다시 먹을 수 있게 됐다
그리핀 때는 아침을 잘 안 먹었다. kt에서는 새벽에 자기 전에 아침 생각을 하고 일어나서 연습할 때는 점심 생각을 한다. 이모님 밥은 정말 최고다. kt에 처음 왔을 때는 10kg가 쪘을 정도다. 

- 군대에 간 '스코어' 고동빈과 연락을 했나?
군대 가기 전에 연락했고, 전역하기 전에 면회를 가기로 했다. LCK 서머가 끝나거나, 휴가 때 한 번 갈 생각이다. 동빈이 형도 내가 kt 롤스터에 간 걸 알 거다. 로얄 네버 기브 업(RNG) 감독인 '마타' (조)세형이 형에게도 연락이 왔었다. (조) 세형이 형이 '(송)경호랑 같이 들어간 거 봤다. 잘해보라'고 했다. 그래서 '감독님 감사합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했다. (웃음)

- 2019시즌 앞으로 kt 롤스터와 결별할 때 당시 팀에서 '선수 의지가 확고했다'는 멘트가 나오기도 했다 
당시 kt 롤스터를 나갈 때 롤드컵서 8강 탈락했고, (개인적으로) 팀 내부적인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 어리기도 했지만, 그 당시 색다른 경험을 해보고 싶었다. kt가 싫어서 나간 건 아니었다. 다양한 경험이 필요했다. 
- 2018년에는 '조선제일검'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지만, 팀을 이적하면서 실력이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2018년에는 형들이 나의 부족함을 메워줬다. 하지만 팀 이적 이후 단점을 극복하지 못해서 실력이 떨어졌다. 2019년부터 2020년 초반까지 그런 부분을 고쳤고 많은 걸 알게 됐다. 서머 시즌서는 배운 것과 코칭스태프의 지도가 합쳐진다면 예전처럼 깔끔한 플레이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 본인이 생각했을 때 최고 정글러는 '스코어' 고동빈이라고 생각하나
2018년 내가 아무것도 몰랐을 때 (고) 동빈이 형에게 게임 내에서 갓난아기처럼 계속 물어봤다. 모르는 게 너무 많았다. 그러면 동빈이 형이 선생님처럼 O, X로 간단하게 정의해줬다. 덕분에 성장할 수 있었다. 

- '스맵'하고 재회했고, 아프리카에서 같이 뛰었던 '에이밍' 김하람과도 같은 팀이 됐다
항상 (김)하람이가 장난식으로 나에게 'kt에 오라'고 했다. 하람이가 강동훈 감독님에게도 이야기한 거 같았다. 플러스가 된 거 같아서 개인적으로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 서머 시즌이 2주 앞으로 다가왔다. 팀 분위기는 어떤가?
팀 형들의 나이가 있다 보니 분위기는 정말 좋다. 재미있다. 

- 본인이 플레이할 때는 정글러를 많이 의식하는 거로 알고 있다. 주전으로 나서는 '보노' 김기범에 대한 생각은?
합류한 지 얼마 안 돼서 많이 맞춰보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정말 착한 형이며 '스코어' 고동빈이 형 스타일과 비슷하다. 잘 맞을 거 같다. 지난 시즌서 정글러와 호흡 맞추는 법을 알게 됐다. '보노' 형과도 맞추는 데 시간은 많이 걸리지 않을 것이다. 
- 서머 시즌 목표는 무엇인가
지금까지 생활하면서 큰 목표는 '은퇴하기 전까지 잘하기'로 정했다. 다양한 경험을 해서 자신감도 생겼다. 아프리카, 그리핀에서 활동하면서 배운 게 있었는데 이를 바탕으로 서머 시즌서는 코칭스태프와 잘 호흡해 나만의 플레이 스타일을 만들고 싶다. 우리 팀 코칭스태프는 나의 부족한 부분이 뭔지 안다. 천천히 실력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알려주고 있다. 지금가지 배워온 걸 나열해주는 느낌이다.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다. 

김용우 기자 kenzi@fom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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