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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우가 만난 사람] '데프트' 김혁규, "이제 결과를 내야 한다"

김기자2020-01-25 23:08

최근 인터뷰를 위해 숙소 근처 커피숍에서 만난 DRX '데프트' 김혁규는 비 시즌 기간 팀 로스터가 갖춰지기 전까지 매우 힘들었다고 했다. DRX는 '데프트'와 계약을 체결하면서 그를 중심으로 팀을 운영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런데 함께 영입한 '씨맥' 김대호 감독이 징계를 받으면서 일이 꼬이기 시작했다. 징계를 받으면서 선수 영입을 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이후 징계가 유보되면서 선수 영입에 나섰지만 늦은 감이 있었다. 

DRX가 '쵸비' 정지훈, '도란' 최현준 등을 영입하면서 로스터를 완성시켰고 김혁규에게도 웃음이 찾아왔다. 같이 바텀 라인을 책임지는 '케리아' 류민석은 예전부터 '쿼드' 송수형과 함께 팀 최고 유망주로 평가받는 선수였다. 2020시즌 주장을 맡은 김혁규는 언론 인터뷰에서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항상 그는 "시간이 얼마 안남았다. 롤드컵에 꼭 가고 싶다"고 강조했다. 

2013년 MVP 블루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김혁규는 삼성 블루, 에드워드 게이밍(EDG), kt 롤스터, 킹존 드래곤X에서 선수 생활을 했다. 프로 생활을 한지 만 8년이 되어가는 고참 게이머 자리에 올라섰다. 

김혁규는 이날 자리서도 성적에 대해 강조했다. 그는 "인터뷰를 할 때마다 시간이 별로 없다고 한다. 나이가 들어서 잘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든다는 게 아니라 언젠가는 군대에 가야 한다. 현실적인 시간이 별로 없다고 한 거다. 앞으로 주어진 시간이 현재까지 한 시간보다 짧기에 이제는 결과를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chapter 1
- 후원사인 레드불과 함께 스카이다이빙을 해서 놀랐다. 배경에 대해 이야기를 해줄 수 있나? 

해봐야겠다는 생각은 안 했다. 막연하게 죽기 전에 한번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을 뿐이었다. (웃음) 우연히 사무국에 '죽기 전에 스카이다이빙을 한 번 해볼 생각 있어요'라고 했는데 빠르게 일이 진행됐다. 얼떨결에 하게 됐다. 너무 만족스럽고 다시 하라고 하면 할 수 있을 거 같다. 

- 스카이다이빙을 했는데 다음에 도전하고 싶은 종목은 무엇인가? 
장난삼아서 하늘은 극복했으니 바다로 들어가고 싶다고 했다. 장난삼아 이야기한 건데 이뤄질 거 같아 불안하다.

- 최근 공개된 '씨맥' 김대호 감독 인터뷰에서 감독은 본인과 자주 이야기를 한다고 했다. 감독의 일명 'C언어' 중 인상 깊었던 내용은 무엇인지?
감독님과 1대1로 이야기를 두 번 정도 했다. 그때마다 인상 깊었다. 다른 사람이 저한테 이야기하면 '뭔소리지'라며 넘겼을 건데 설득력 있고 재미있게 이야기를 한다. 엉뚱한 주제라도 흥미롭게 느낀다. 저는 재미있게 듣고 있다. 

- 예전에는 막내였지만 이제는 선배, 주장이 됐다.
다른 선수는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나는 선수들에게 가르쳐줄 때가 가장 재미있다. 잘할 자신 있다. 나중에 선수로 하고 싶은데 능력이 안되는 상황에 놓인다면 코치를 꼭 해보고 싶다. 

- 팀원들이 새롭게 들어왔다.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는가? 
스크림이 끝나면 선수들은 고등학교 수학여행에 온 아이들처럼 달라진다. 말할 수 없을 정도다. 옷을 잘 입지 않는다. 한 번은 다음 날 촬영을 가야 해서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 했다. '쵸비' (정) 지훈이에게 "밤 새고 가자"라고 했다. 왜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지훈이가 "남자가 한 번 한 말은 지켜야 한다"고 했다. 새벽 3시부터 7시까지 옆에서 춤을 추더라. 지훈이뿐만 아니라 (홍)창현, (류)민석이도 노래를 틀어놓고 춤을 췄다. 

- 최근 인터뷰를 보면 롤드컵에 대한 열정이 어느 때보다 큰 거 같다 
인터뷰를 할 때마다 시간이 별로 없다고 한다. 나이가 들어서 잘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든다는 게 아니라 언젠가는 군대에 가야 한다. 현실적인 시간이 별로 없다고 한 거다. 앞으로 주어진 시간이 현재까지 한 시간보다 짧기에 이제는 결과를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chapter 2
- 팀 잔류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사실 대부분 사람은 '데프트'는 다른 팀을 선택할 거로 예상했다

팀은 항상 저한테 구상하는 그림 등을 공유해줬다. 저도 원하는 내용을 이야기했는데 잘하면 맞춰질 수 있는 그림이 나올 거로 생각했다. 처음에는 그림이 망가져서 같이 못 갈 수 있었다. 지금 로스터는 저나 팀이 원했던 그림이 아니었다. 그렇지만 대표님과 감독님과 이야기했을 때 자신감을 표현해줬다. 개인적으로 어떤 사람의 막연한 자신감을 믿는 편이다. 지난해 '폰' (허) 원석이와 같이 한 것도 그런 이유였다. 이야기를 나눴는데 '이런 사람이라면 1년을 같이 해도 문제없겠다'라고 생각했다. 

- DRX 팀 로스터는 다른 팀보다 한참 늦게 결정됐다. 그 사이 불안감은 없었는지 궁금한데
확정되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 상황은 하루하루 안 좋아졌다. 어찌 됐든 연습을 안 하면 손해이기에 게임은 계속 했는데 들려오는 이야기는 안 좋았다. 프로 생활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시기였다. 

- '씨맥' 김대호 감독이 합류한다고 했을 때 어떤 느낌이 들었나?
감독님과 로스터 등 다양한 이야기를 한 뒤 같이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감독님에 대한 징계는 '케리아' 민석이와 함께 개인방송을 하다가 알았다. 처음에는 굉장히 힘들었다. 그렇지만 감독님과 이야기했을 때 본인의 억울함이 느껴졌다. 그대로 가면 안 되는 거였다. 감독님은 바뀔 수 있다는 걸 인지시켜줬다. 다만 확신은 안줬다. '풀린다'가 아닌 '풀릴 수 있다'였다. 그리고 네가 알아서 잘 결정해야 한다고 했다. 애매모호하게 시간만 지나갔다. 마지막에 확정적으로 감독님과 같이 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된 뒤 제대로 연습을 했다. 

- 감독 김대호가 아닌 사람으로 만났을 때 인상은 어땠나? 
말하는 거부터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느꼈다. 처음에는 많은 이야기를 안 했다. 정상적인 이야기만 했다. 지금 알아갈수록 빈틈도 많은 사람이라고 느꼈다. 감독님인데 형 같은 느낌이다. 

- 로스터가 최종 확정됐을 때 들었던 느낌을 알고 싶다
지난해에도 서브였거나 휴식을 취한 선수들이 대부분이었다. 잘할 수 있을 거로 생각했지만, (맞추는데) 어느 정도 걸릴지 몰랐다. 당시 팀원에게 신뢰를 잃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올해도 비슷하다. 감독님을 믿기로 했고 선수들은 감독님이 선택했다. 신뢰는 없어지면 팀은 끝이라고 생각한다. 당장은 못하더라도 1년은 같이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 팀원들의 첫인상은? 
처음 만났을 때 다들 조용했다. 큰일 났다고 생각했다. 선수들을 밥 사주러 이동하는데 말이 없었다. 저도 사적으로 사람들에게 말을 많이 하는 건 아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했다. 하루 이틀 지나니...

- 선수들이 본 모습을 드러냈을 때 난감했을 거 같다
미친 애들이라고... 하루하루 게임하는게 재미있었다. KeSPA컵 첫 경기서는 자기 잘한 걸 찾아보는 모습을 못 숨기더라. 내가 처음 게이머 했을 때가 생각났다. 저도 초심으로 돌아간 기분이었다. 

- 선배라는 게 실감이 나는가?
삼성 갤럭시 때는 막내였고, EDG서는 중간급이었다. kt 롤스터에서는 다시 막내 역할을 했다. 작년 킹존에서는 EDG와 비슷했다. 이번 DRX서는 완전히 맏형이고 주장을 맡은 것도 처음이었다. 잘할 수 있을지 걱정했는데 경력이 긴 게 도움이 된다. 형들이 저한테 한 조언을 그대로 하면 된다. 좋은 형들과 함께한 게 도움이 됐다. 
#chapter 3
- 최근 열린 KeSPA 컵에 대한 생각은? 

처음 2경기는 전력 차가 많이 나는 팀과의 대결이라서 선수들이 긴장만 안 한다면 무조건 이겨야 했다. 그런데 스피어 게이밍이 생각보다 잘했다. 배운 점도 있었다. 담원 게이밍과 경기했을 때는 경기력과 결과가 좋아서 선수들이 자신감을 많이 얻었다. 아프리카 프릭스와의 4강전서는 선수들이 지는 게임을 한 적이 없었다. 졌을 때 팀 분위기를 경험하지 못했다. 1세트를 내준 뒤 2,3세트는 완전한 경기력을 보여줄 수 없었다. 지는 분위기가 어떤지 배웠을 거다. LCK에서 어떻게 대처할지 경험이 쌓였을 거로 생각했다. 

- KeSPA 컵을 통해 배운 점은 무엇인가?
경기 외적으로는 배운 게 많았다. 설명하기 힘든 부분이 많다. 외적으로 보면 자신감을 조절하는 방법을 배웠다. 지금까지 패하지 않았고 실력보다 응원을 너무 많이 받았다. 자신감도 넘치는 상황서 딱 알맞은 상대 한데 알맞게 패했다. 자만하지 않고 LCK까지 더 열심히 연습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KeSPA컵서 우승을 했다면 거품이 많이 쌓였을 거다. 연습도 열심히 하지 않을 거로 생각한다. 

- 같은 바텀 라인인 '케리아' 류민석은 "아마추어 때부터 '데프트'가 우상이었다"고 했다
다양한 서포터와 했는데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상대하기 편해야 한다는 거다. 어려우면 문제점이 생겨도 말하기 힘들다. 민석이가 되게 잘한다고 생각해서 그런지 말할 때 편안하다. 잘못했다고 하면 수긍한다. 사실 민석이는 잘못하는 게 별로 없다. 예전에 '메이코'를 처음 봤을 때 팀 게임을 안 했는데도 잘한다고 생각했다. 민석이는 '팀 게임의 지식을 탑재한 메이코'인 거 같다. 완성형이 된 거 같다. 욕심도 많다. 예를 들어 '매드라이프' 홍민기, '마타' 조세형 선배가 성립한 서포터 개념 등이 있다면 본인도 본인이 가진 서포터 개념을 확립시키고 싶어 한다. 옆에서 잘 가르쳐주고 열심히 해서 더 대단한 선수가 됐으면 한다. 

- 과거 EDG '데프트'-'메이코' 라인은 유명했다. 현재 '데프트'-'케리아' 라인은 어떤가? 외적으로 이야기해달라 
비교가 안 된다. 둘 다 어린데 민석이의 정신적인 부분은 어리지 않다. 타락한 아이다. 메이코는 나이에 맞게 잘 행동한다. 메이코는 순수한 아이이고 케리아는 타락한 아이다. (웃음)

- 2020시즌은 개인적으로 중요한 시즌이 될 거 같다 
중국을 떠난 지 오래됐는데 아직도 중국 팬들이 꾸준하게 응원해주고 있다. 중국 무대에 다시 뛰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 2017년 중국 롤드컵서 참가하지 못했다. 올해도 중국서 열리는데 오랜만에 중국 무대를 경험해보고 싶다. 겹쳐지는 게 많다. 성적을 잘 내야 하는 이유도 많다. 

- 감독님은 성적에 대해 조심스럽게 이야기한다
팀이 맞춰질 때까지 버텨야 한다고 생각한다. 당장 스프링서 성적이 안 나온다면 저한테 큰 책임이 있다고 본다. 스프링부터 성적을 내야 한다. 

- 만 8년 동안 프로게이머를 하면서 이룬 것과 잃은 건 무엇인지?
제일 큰 건 저의 감정을 공감해줄 수 있는 사람이 생긴 거다. 이건 어쩔 수 없는건데 학창 생활을 짧게 한 건 아쉽다. 

김용우 기자 kenzi@fom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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