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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e스포츠 노리는 '검은 손' 블록체인 업계... 임금 체불 등 피해자도 속출

박상진2019-12-09 18:40


일부 블록체인 업체들이 투자자 유치를 위한 수단으로 e스포츠를 활용하고, 결국 이 과정에서 피해자가 발생했다. 해당 사안에 대한 취재 결과 올해만도 블록체인 업계에서 e스포츠를 노리고 진행한 일이 네 건이다. 이들 중 두 건은 실행 전 홍보 단계에서 주저앉았지만, 매체에 보도자료를 내고 실제로 이벤트를 시도하거나 e스포츠 아카데미에 투자하고 강사들에게 임금을 체불했다.

투자를 노린 블록체인 업계의 e스포츠 내세우기는 올해 초부터 시작됐다. 블록체인 업계 인사들이 주축을 이룬 e스포츠 사단법인이 출범하고, 한 게임사의 대표가 블록체인 기업을 인수하며 분위기가 무르익자 이들은 e스포츠를 투자를 위한 미끼 상품으로 내세웠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으로 인지도가 올라가자 이를 연계해 투자를 받으려고 시도한 것.

상반기에만 정체를 알 수 없는 블록체인 기업 두 곳에서 e스포츠 대회를 개최하겠다고 나섰다가 흐지부지됐고, 이어 최근 인기를 탄 오디션 형식의 e스포츠 대회를 열겠다는 블록체인 기업도 나타났다. 지상파 방송과 연계해 블리자드의 오버워치를 이용한 오디션 프로그램을 제작하겠다고 나선 것. 이들은 방송 출연과 프로게임단 창단 등을 목표로 게이머들을 모집했다.

해당 프로그램에 대한 취재 결과 이들이 내세운 지상파는 방송 제작 관련이 아니라 소속 체육관 관리 및 임대를 담당하는 곳이었다. 해당 기업은 사업시설 유지 및 관리를 담당하며, 방송 제작과는 관련이 없었다. 이들은 참가자를 모집해 프로그램 제작을 준비했지만 본격적으로 해당 프로그램에 대한 취재가 시작되자 방송 제작을 취소했다. 표면적 이유는 참가자 미달이었다.

하지만 이들이 제작을 포기한 이유는 따로 있었다. 이들이 투자를 위해 다른 e스포츠팀을 사칭한 것과, 블리자드에 정식으로 지적재산권 사용 허락을 받은 적도 없었다는 점이 밝혀졌다. 4월 초 압박을 느낀 이들은 배틀그라운드로 종목을 바꿔 진행하려 했지만 이 역시 종목사의 승인을 받지 못한 채 이들의 행각은 막을 내렸다.

블록체인 업계의 e스포츠 사냥은 단순히 선수에 그치지 않았다. 이들은 투자의 목적으로 최근 인기를 얻은 e스포츠 아카데미까지 손을 뻗은 것. 유명 감독과 선수 출신 구성으로 개관 초기부터 이목을 받은 한 e스포츠 아카데미는 최근 강사의 임금 체불로 고용노동부 진정이 들어간 상태. 투자자들의 투자를 이끌기 위해 e스포츠 아카데미를 개관했지만 진행이 지지부진하자 강사 임금이 체불됐고, 현재 고용노동부 조사 중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블록체인 업계는 왜 e스포츠 시장을 노리는 것일까. 전 블록체인 관계자는 이 현상에 대해 "비트코인 열풍에서 벗어나지 못한 일부 블록체인 업계들은 여전히 가상화폐 상장을 위한 '한탕'을 노리고 있고, 이를 위해 투자자들의 시선을 끌 만한 수단을 찾고 있다. 마침 작년 아시안게임으로 주목받은 e스포츠로 시선을 돌린 이들은 기존 투자자의 이해도가 낮은 점을 악용해 대회나 아카데미 등의 사업을 노리는 것"이라고 밝혔다.

블록체인 업계의 사기극에 이미 피해자까지 발생한 상황이지만, 이를 대비하기 위한 방책은 사실상 전무하다. 오히려 오디션 프로그렘 제작 사건의 경우 오히려 지상파 방송이라는 단어에 낚인 일부 매체와 인플루언서를 자처하는 SNS 유저는 해당 기업이 배포한 보도자료를 포장해 내보내기에 급급해 피해자를 양산할 뻔 했고, e스포츠 아카데미 사건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소속 강사들의 임금 체불 역시 이번 취재를 통해서야 밝혀졌다. 이 과정에서 해당 기업에 어떠한 제재도 없었다.

e스포츠의 발전, 혹은 정상적인 비즈니스나 투자를 위한 타 업계의 진입은 막을 이유가 없다. 하지만 악의적인 목표를 가지고, e스포츠를 수단으로 삼는 일부 블록체인 업체들에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체계적인 감시가 절실하다.

박상진 기자 Vallen@fom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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