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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e스토리] '무릎' 배재민-'고인물 PD' 이동근, 그들이 철권 대회로 만난 이유

박상진2019-10-28 09:28


다양한 종목의 게임이 대회로 열리며, 이는 격투 게임도 마찬가지다. 철권 역시 세계적으로 다양한 대회가 열리고, 한국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오락실이 쇠퇴하며 온라인 위주로 대회가 진행됐다. 그러나 오프라인에서 직접 진행하는 대회와는 느낌이 달랐고, 다시 직접 만나 대회나 게임을 할 수 있는 장소의 필요성이 높아졌다.

적어도 철권에서는 사람들의 오프라인 무대에 대한 갈증을 풀어주기 위해 두 명이 나섰다. 철권 프로게이머인 '무릎' 배재민과 아프리카TV 이동근 PD다. 철권 대회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누구나 아는 선수가 배재민인데, 선수가 직접 대회 운영 및 방송에 나선 것. 그리고 배재민과 함께 철권 한국 대회인 스타즈컵을 진행하는 이동근 PD는 '고인물 게임대전' 제작 등으로 알려진, 농담으로 돈' 못버는 리그 전문 PD'다. 서로 자신의 본업이 충실하지 못한 두 명은 왜 철권 대회를 진행하게 됐을까. 아프리카TV를 통해 매주 수요일 생중계되는 '철권 스타즈 컵'이 열리는 현장인 e스포츠 펍 '엘 후에고'를 찾아 두 명과 이야기를 나눴다. 

먼저 진행 중인 '테켄 스타즈 컵'에 대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무릎' 배재민: 이 대회는 제가 예전부터 꾸준히 만들어 온 대회입니다. 철권 콘텐츠 활성화를 위해 만들었고, 지금은 아프리카TV에서 지원해줘서 엘 후에고에서 매주 수요일 정기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동근PD: 예전에는 온라인으로 진행하다가 결승 정도만 프릭업 스튜디오에서 진행했고, 최근에는 배재민 선수와 소속팀인 락스팀과 협업해 대회를 시즌제로 바꿔 진행하고 있습니다.

배지민 선수는 프로게이머인데, 대회 참가가 아닌 직접 대회를 개최하는 이유가 있나요
배재민: 해외에는 철권 대회가 많은데, 한국에서는 대회가 얼마 없어서 사람들이 경험을 쌓을 수가 없었습니다. 온라인으로 대전을 해도 되지만, 아무래도 오프라인에서 경험을 온라인에서 완벽히 대체하기 힘드니, 사람들에게 동기부여가 되도록 제가 나서야겠다는 생각에 대회를 시작했죠. 처음 시작할 당시에는 오프라인으로 진행할 장소가 있었기에 상금 마련만 했으면 됐는데, 장소가 사라지니 대회를 열 수가 없어서 1년 정도 대회를 열지 못했습니다.
 

1년 정도 열지 못한 대회를 다시 이어가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배재민: 대회를 열 공간이 사라지고 이제 힘들겠다고 생각했죠. 정말 장소가 없어서 1년 정도 대회를 못 하고 있었는데, 아프리카TV에서 연락을 받고 정말 기뻤어요. 아프리카TV 제의대로 대회 형식도 당일 토너먼트에서 5~6주 정도 시즌제로 바꿔 진행해봤는데 새로운 느낌이었습니다. 당일 대회가 아닌 시즌 대회라 기분도 달랐는데, 하루에 끝나는 게 아니라 다음이 있다는 점이 좋았죠.

그렇다면 아프리카TV는 어떤 이유에서 테켄 스타즈 컵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는지 궁금합니다
이동근 PD: 배재민 선수가 예전부터 아프리카TV에서 방송했고, 그래서 예전부터 방송에 대한 지원은 진행 중이었습니다. 가끔 프릭업 스튜디오에서 배재민 선수가 진행하는 대회 결승 제작을 지원했는데, 프릭업 스튜디오에서 워낙 다양한 방송을 진행하다 보니 대관이 점점 힘들어졌죠. 그러던 중에 오랜만에 오프라인 대회를 같이 진행했는데 현장에 100명이 넘는 철권 팬들이 찾아왔고, 이 중에는 지방에서 철권 대회가 있다고 해서 올라온 사람도 있었어요. 의외의 흥행에 대회가 끝나고 다들 모여서 방법을 생각해봤고, 대회를 열 장소도 찾아서 같이 진행하게 됐습니다. 철권을 좋아하고 자신의 실력을 확인하고 싶다면 누구든 신청해서 올 수 있고, 정기적인 모임 자리가 있다는 점에 다들 좋아하더라고요.

반응이 좋았다고 했는데, 어느 정도였나요
배재민: 평일 저녁 8시에 시작하는 대회에 사람들이 얼마나 올지 자신이 없었어요. 그래서 세 명만 와도 대회 방송을 하겠다고 생각했는데 20명에서 30명의 사람이 이곳에 찾아오고, 시청자도 800명 정도에서 시작한 대회가 이제 볼만한 매치가 성사되면 2천 명 가까운 사람들이 방송을 보죠. 꾸준히 대회를 여니까 그동안 못 보던 사람들도 대회에 참여 신청을 하고, 대회 현장에서도 온라인 대회에서는 볼 수 없는 재미있는 장면이 많아 나오죠. 카메라에 자신이 나오니 오버액션을 하는 경우도 있고, 자기 홍보를 하는 사람도 있어요. 대회를 하다 보면 막차 시간이 끊길 경우도 있는데, 다들 경기를 다 보고 가실 정도로 좋아하시는 걸 보면 저도 큰 힘이 됩니다. 관심이 높아지니 예전에 철권을 하던 사람들도 다시 대회에 도전하고, 멀리서도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현장에 오죠.
 

테켄 스타즈 컵이 철권 팬들에게는 정말 큰 선물인데, 아프리카TV에게는 큰 무언가가 있을 거 같지 않아요. 마침 담당하는 PD도 돈 안되는 리그만 담당하는 사람이고
이동근 PD: 회사에서 돈 안되는 리그는 저한테 맡기더라고요. 회사 제작진이 다들 능력이 좋은데, 저는 돈 안되는 리그를 담당하는 능력이 있는 거 같습니다. 회사에 큰 수익이 돌아가지는 않지만, 시청자들이 보고 싶어하고 아프리카TV만 할 수 있는 리그라 계속 진행하고 있습니다. 기존 해외 대회와는 다르게 선수들의 표정을 잡아주면서 게임 내용과 함께 선수들의 생생한 모습도 전하려는 시도도 해보고요. 한국 게이머를 위해 한국 회사가 할 수 있는 대회고, 그게 아프리카TV의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회사 시각으로 경쟁력이 없는 게임이라도 시청자들이 보고 싶어하고, 그 방송을 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도 아프리카TV로 몰리죠. 배재민 선수도 그 부분을 알기에 계속 아프리카TV에서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프로게이머인 배재민 선수가 본인의 연습이 아닌 대회 운영에 시간을 투자한다는 건 그만큼 연습 시간이 줄어든다는 이야기인데, 그런데도 애착을 가지고 대회를 운영하는 이유가 있나요
배재민: 연습 시간이 줄긴 했지만, 그래도 이걸 지금 내가 안 하면, 제가 예전에 오락실에서 느꼈던 경험을 지금 철권 게이머들이 느낄 수 없다고 생각해서 대회를 이어가고 있어요. 저는 오락실을 거치며 생긴 추억이 많은데, 이런 기회가 없다면 지금 철권을 즐기는 사람들은 제가 겪었던 느낌을 모를 거라 생각해서 나선 거죠. 대회에 참여하거나 구경하기 위해 오는 분들도 다들 좋아하시고 반갑다고 하시니 저도 연습을 하는 것 이상으로 저에게 도움이 된다고 느낍니다.
이동근 PD: 대회로 돈을 벌려는 게 아니라 사람이 모이고 교류하고, 혼자서 철권을 즐기는 사람들이 모여서 새로운 실력자가 등장하는 순환을 이어가야 하는 게 저와 배재민 선수, 그리고 아프리카TV의 목표입니다. 그래서인지 저도 대회를 같이 이끌어나가는 게 즐겁죠. 일로 했으면 엄청 피곤했을 거예요.

인터뷰를 마치면서 철권 팬들과 인터뷰 독자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리겠습니다
배재민: 한국에서 철권은 얇지만 길게 온 거 같습니다. 크게 이슈가 된 적은 없지만 계속 이어져 오고 있죠. 관객 반응을 보면 철권만 한 게임도 없으니, 더 관심을 가지고 재미있게 대회 방송을 봐주셨으면 합니다. 대회도 매주 수요일 이어나가고 있으니, 가능하시다면 한 번 참여해보시는 것도 추천합니다.
이동근 PD: 매주 열리는 대회와 더불어 지스타 현장에서도 철권 대회를 열 계획입니다. 그리고 철권 멸망전도 많이 시청해주시고, 저 역시 더 다양한 게임 대회나 오프라인 모임을 준비해보겠습니다. 비록 돈이 안 되는 게임만 맡아서 제작하지만, 그런 방송에도 매번 오셔서 응원해주시는 서수길 대표님과 채정원 본부장님에게 감사드립니다.
배재민: 정말 철권에도 지원과 관심을 주신 아프리카TV, 그리고 서수길 대표님과 채정원 본부장님에게 감사 인사 전하고 싶습니다.
 

박상진 기자 Vallen@fom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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