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SPORTS > 인터뷰

[모경민의 클로즈업] 젠지-DPG 형제팀-DTN, 배그 아시아 대회 한국 대표 4팀의 각오

박상진2019-07-22 16:20


2019 PKL 페이즈2의 마지막 날, MET 아시아 시리즈 진출이 결정된 마지막 네 팀의 윤곽이 드러났다. 우승을 확정짓고 400 포인트를 넘기기 위해 출전한 젠지, 각각 큰 무리 없이 마무리하고 마지막 경기를 관람하러 온 DPG 다나와-디토네이터, 그리고 치열한 4위 공방을 뚫고 진입한 DPG EVGA까지. 각각 네 팀은 방콕행 티켓을 거머쥐고 각자의 목표를 향해 달려갈 준비를 마쳤다.

이번 MET 아시아 시리즈는 한국을 포함한 중국, 일본, 동남아시아 등 아시아 각 지역에서 5~2팀이 참가한다. 중국의 17팀과 VC게이밍, 대만의 ahq e스포츠 팀 등 모든 진출 팀이 확정된 상황. 한국 대표 네 팀은 각국 대표를 상대하기 위해 짧은 휴가를 가진 후 다시 준비에 나섰다. 젠지는 자신을 증명하기 위해, 디토네이터와 DPG 다나와는 각 팀과 겹치는 랜드 마크를 사수하기 위해, DPG EVGA는 공격력을 인증하기 위해. 우승과 더불어 또 다른 목표를 사수하기 위한 네 팀의 준비는 곧 실전으로 다가온다.

물론 여정의 종착지는 방콕이 아닐 것이다. 이들은 더 큰 무대, 글로벌 챔피언십을 위한 중간 역을 지나치고 있을지도 모른다. 페이즈1보다 더 혼란하고 유동적인 페이즈2의 메타를 견디고 올라온 네 팀의 출사표와 각오를 인터뷰로 만나보았다.

페이즈2가 끝난 후 공백기가 있었는데, 그 사이 어떻게 보내셨는지 짧게 근황 이야기 해주세요
'에스더' 고정완: 휴가가 길었는데 촬영이 있어 중간에 올라오고 그랬습니다.
'아쿠아5' 유상호: 2주 정도 휴가 갖고 각자 쉬다가 그저께 복귀했습니다. 세계대회는 처음이고 또 갔다 오면 계속 리그가 이어져 이후에 길게 쉬기 어려울 것 같아서 오래 쉬었어요.
'각' 이일호: 저희도 2주 동안 쉬었어요. 길게 쉬어본 적은 처음이라 마땅히 할 게 없더라고요.
'언더' 박성찬: 본가 갔다가 다른 팀 친구들하고 부산 여행 다녀왔어요. 3일 정도 빨리 복귀해 감 찾으려고 연습 중이에요.
 

이 자리에 나온 선수들은 MET 아시아 시리즈 진출하는 팀의 대표들이에요. 서로 이 팀이 국제대회 진출할 것이다 예상하셨는지
고정완: 저희 팀 빼고 디토네이터가 잘할 거라 예상했어요. 또 VSG, OGN 엔투스 포스가 잘할 것 같았는데 두 팀이 모두 떨어졌네요.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죠.
유상호: 이번 페이즈는 혼란해서 누가 올라갈 것 같다 쉽게 예상하진 못하겠더라고요. 상위권을 잘 유지했던 건 젠지와 DPG 다나와정도. 쿼드로도 잘할 것 같았고, 잘할 것 같았던 팀이 많았는데 모르겠어요.
이일호: 젠지, 디토네이터, 쿼드로까지 생각했어요. 아니면 VSG와 OGN 엔투스 포스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어요.
박성찬: 전 젠지와 디토네이터, VSG, 아프리카 프릭스 페이탈 이렇게 올라갈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쉽게 두 팀이 올라오지 못했네요.

말씀하신 것처럼 이번엔 매번 국제대회에 출전하던 기존 강팀들이 모두 올라오지 못했어요. 여기 나온 네 선수는 모두 상위권에 들었으니, 기존 네 팀이 흔들린 이유로 어떤 점이 있을까요
고정완: '스타로드' (이)종호가 동갑인데, VSG가 런던 대회를 가서 많은 걸 배웠다 하더라고요. 이에 영향 받아 다른 전략을 썼고 거기에서 엇갈려 좋지 않은 쪽으로 흘러간 것 같아요. OGN 포스는 개인방송 봤을 때 잘하던데 왜 떨어졌는지 잘 모르겠고요. 디토네이터에 포친키 랜드 마크를 빼앗긴 것도 한몫한 것 같아요. 아프리카 프릭스 페이탈은 전 시즌에 밀리터리 베이스 원이 많이 떠서 점수를 많이 얻어갔는데, 이번 페이즈에선 소스노브카 아일랜드 쪽으로 서클이 잘 안 떠서 그런가 싶어요. OP게이밍 레인저스는 수비적인 모습이 독 되지 않았나 싶어요. 지금 메타가 공격적인 팀이 유리하잖아요.
유상호: 앞서 말한 것처럼 저희가 OGN 엔투스 포스의 랜드 마크를 빼앗았는데, 랜드 마크전은 누가 먼저 지치냐의 싸움 같아요. MET 아시아 시리즈 다녀오면 빼앗기는 거 아니냐고 하시는데 뺏기면 다시 반납해야죠. 영원한 강자는 없으니까. 제 생각에도 이번 시즌은 공격적으로 풀어가는 팀이 많이 올라온 것 같아요. 
 

앞선 두 분이 잘 짚어주셔서 뒤에 두 분에겐 다른 질문을 해볼게요. DPG는 주로 중위권에 머물던 팀이에요. 그런데 이번엔 두 팀 모두 상위권으로 도약했습니다. 스스로 생각하기에 이번 시즌 도약의 이유가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이일호: 제가 원래 긴장을 안 하는 편인 줄 알았어요. 근데 저도 모르게 긴장하나봐요. 생각했던 것처럼 안 되고 점수도 못 먹길래 다음날부터 청심환을 먹고 경기했더니 마음 편히 할 수 있어서 잘 풀리지 않았나 생각해요.
박성찬: 저희 팀은 사실 3주차에 팀원끼리 싸웠거든요. 근데 주변에서 잘 케어해주시고, 이후에 다시 팀워크도 좋아져 합도 잘 맞다보니 성적이 올랐어요.

고정완 선수와 유상호 선수가 이야기했듯, 운영 중심에서 교전 중심으로 메타가 바뀌고 있어요. 현재 상위권에 자리한 네 팀 모두 교전에서 밀리지 않는 팀이고요. 하지만 모든 부분이 똑같진 않은데, 각자 여기 있는 네 팀의 성격을 비교하자면 어떤가요
박성찬: DPG 다나와는 중앙을 찔러 들어가는 게 팀 색깔인 것 같아요. 디토네이터는 어떤 원이 뜨든 교전으로 극복하고 풀어가는 게 보이고요. 젠지는 변수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보이는데, 그 중 '피오' 차승훈 형이 눕혀주는 게 가장 큰 요소 아닐까 싶어요.
이일호: DPG EVGA는 운영을 할 수 있지만 싸움에 더 치중한 팀 같고, 젠지는 생각하기에 완벽한 팀인 것 같아요. 교전이든 운영이든. 제일 기복이 없기도 하고요. 디토네이터는 합도 잘 맞고, 중심에 유상호 선수가 있잖아요.
유상호: 제가 생각했을 때 DPG EVGA팀은 4대 4에서 절대 밀리지 않는 팀 같아요. 마지막 주차에서 폭발력을 보였기 때문에 페이즈3을 기대하고 있어요. 운영적인 면을 부각시키면 더 강해지지 않을까 하고요. DPG 다나와는 템포가 엄청 빠른 편이고, 서클에 대한 주도권을 잘 쥐어요. 젠지는 중앙에 대한 주도권을 잡을 때도 있고, 외곽을 잘 탈 때도 있고. 밸런스 부분에서 강하죠.
고정완: DPG EVGA는 서클에 비집고 들어가 교전으로 풀어나가는 팀이라면, DPG 다나와는 중앙을 어떻게든 잘 찔러 들어가는 팀이죠. 디토네이터는 중앙을 들어가기도 하고, 외곽을 돌기도 하고 그래요.
 

그럼 각 팀에서 에이스라고 생각하는 선수를 집어주실 수 있나요
고정완: 저는 여기 나오신 세 선수가 각 팀에서 에이스라고 생각해요. DPG 다나와는 '이노닉스' 나희주 선수까지 합해서요.
유상호: 젠지는 초반엔 '피오' 차승훈 선수고, 후반엔 '로키' 박정영 선수가 다 했다고 생각해요. 중요할 때 한번 해 주는 게 중요한데, 박정영 선수가 그렇게 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리고 DPG 다나와는 이일호 선수와 나희주 선수가 잘하고요. 엄마와 아빠 같은 느낌으로요. DPG EVGA는 '슈빡' 이준한, 박성찬 선수가 잘한다고 생각해요.
이일호: DPG EVGA는 박성찬과 '막내' 신동주가 잘해요. (신)동주는 잘하는데 못 보여주는 것 같아서 아쉽고, (박)성찬이는 잘해왔던 것처럼 잘하고요. 젠지에선 차승훈 선수와 고정완 선수가 잘하죠. 고정완 선수는 경력에서 나오는 침착함이 있어요. 그리고 디토네이터는 다 잘하는데 유상호 선수가 아무래도 조율을 잘 해주시죠.
박성찬: 저는 피지컬 위주로 뽑을게요. DPG 다나와에선 나희주 형이 제일 잘하고 디토네이터는 유상호 선수가 잘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젠지는 차승훈 형이요.

사실 4명이서 하는 게임이다 보니 항상 팀워크가 좋긴 힘들 거라고 생각해요. 다투거나 의견 차이가 날 때 어떻게 해결하시나요
고정완: 의견이 안 맞을 때는 코치님이 조율해주시거나, 오더 말을 먼저 생각해요. 그 둘의 방식 말고 다른 방법이 있을 땐 저는 일단 말을 해보는 편이에요. 이런 것도 시도해보는 게 어떻냐. 해 보고 실패하면 또 다른 방법을 찾고, 그런 식이에요.
유상호: 저는 저랑 '위키드' 김진형 선수 주로 둘이 싸우거든요. 근데 위키드 선수가 먼저 미안하다고 말을 해 줘요.
이일호: 싸우진 않는데, '야차' 김대영 선수가 말도 안 되는 실수를 할 때가 있어요. 그럴 때만 제 목소리가 커지고 특별하게 싸우는 일은 없습니다. 말을 안 듣는 건 아닌데 주차하다 죽고나 차에 타라고 했는데 안 타거나 그런 실수를 가끔 해요.
박성찬: 저희 팀은 '슈빡' 이준한 선수랑 저랑 둘이 다퉜는데, '주원' (김)주원이랑 '막내' (신)동주는 옆에서 가만히 입 꾹 닫고 있어요. 요새는 안 다투지만요. 그럴 땐 보통 코치님이 의견 조율 해주시고 합의점을 찾아 해결방안을 내 주세요. 더 감정이 쌓이게 되면 술 한 잔으로 풀거나 해요.
 

의견 차이를 좁히는 일도 쉽지 않을 것 같아요. 그런 일을 포함해서 선수 생활 중 가장 힘든 일이 있다면 어떤 일인가요
박성찬: 팀적으로는 합을 맞추는 일이 가장 힘든 것 같아요. 개인적으론 기량이나 샷발 같은 게 항상 따라주는 게 아니잖아요. 그래서 한계라고 생각했을 때가 가장 힘든 것 같아요. 한계를 돌파하고 극복하는 부분이요.
이일호: 저는 개인적으로 힘든 부분이, 오더를 하고 있으니까. 경기가 잘 안 되면 전부 제 잘못 같고 제가 못해서 점수가 안 나온 거란 생각이 들어요. 그런 부분이 가장 힘든 점인 것 같습니다.
유상호: 제일 힘들었던 건 성적이 안 나오기 시작했을 때 팀원 간 불화가 시작되는 거요. 분위기가 다운되고 보이지 않는 벽이 생기고, 그럴 때가 가장 힘들었어요.
고정완: 프로 생활 하면서 팀원들끼리 신뢰가 깨지면 결국 경기력에도 나타나거든요. 불화도 그렇고, 실수하는 것도 컨트롤하기 좀 힘든 부분인 것 같아요. 변수가 많은 게임이라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생기잖아요.

MET 아시아 시리즈 이야기로 넘어가볼게요. 혹시 경계되는 팀이나 나라가 있으신가요
고정완: 중국 팀 빼곤 아직 경계하고 있지 않아요. 중국 팀이 가장 경계되는 것 같아요.
유상호: 저흰 팀이나 나라 견제보다는 코치님이 말씀을 빌려 랜드 마크 멸망전을 더 준비하고 있어요.
이일호: 중국 팀을 경계하고 있고, 저희도 랜드 마크를 지켜야 하는 입장이라 이에 집중하려고 해요.
박성찬: 예전엔 17팀을 경계했어요. 최근엔 경기를 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지만요.
 


중국 팀을 가장 경계한다고 하셨는데, 확실히 중국에 강팀이 많아요. 근데 우승은 대부분 한국 팀이 차지했죠. 저절로 한국의 우승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는 편이고요. 혹시 이에 대한 부담감은 없는지
고정완: 우승과 무관하게 해외대회를 많이 경험한 편이라 큰 부담은 없어요.
유상호: 첫 국제대회라 실감은 안 나는데 편히 다녀올 수 있을 것 같아요. MET 아시아 시리즈보다 글로벌 챔피언십을 나가게 되면 부담감이 크지 않을까 생각해요.
이일호: 걱정 반 기대 반, 이런 마음이에요. 잘했을 때보다 못했을 때 어떡하지 이런 생각을 많이 하고 걱정하는 부분이 많긴 해요.
박성찬: 사실 실감이 안 나서. 경험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하고 올 생각만 하고 있어요.

그럼 MET 아시아 시리즈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나요 이번에 한국 팀이 우승하게 되면 글로벌 챔피언십 시드권도 늘어나잖아요
고정완: 목표는 우승이고, 개인적인 목표는 DMR 총인 'SLR'을 만족스러울 만큼 잘 다루고 싶어요. 시드권은 우승해서 늘어나면 좋겠지만 늘어나지 않더라도 잘만 하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유상호: 저는 어떻게든 글로벌 챔피언십에 출전하겠단 목표를 삼고 있어요. 그래서 한국 팀이 우승했으면 좋겠어요.
이일호: 저희는 우승이 목표고, 못해도 3등 안엔 들고 싶어요.
박성찬: 개인적인 목표는 해외 팀에게 근접전 잘한다는 소리를 듣는 거요. 우승은 한국 팀이 했으면 좋겠어요.
 

시즌 중 선수들에게 목표를 물어보면 항상 국제대회 진출이라고 이야기해요. 보통은 우승이 목표인 경우가 많은데, 배틀그라운드에선 조금 다르더라고요. 이 자리에 나온 네 분은 모두 국제대회에 진출하신 분들이니까 여쭤볼게요. 그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박성찬: 근데 저는 좀 다른 생각이라. 국제대회도 국제대회인데, 나가는 대회만큼은 다 우승하고 싶더라고요.
이일호: 자기 이름이나 팀을 널리 알리고 싶은 마음이 커서 그런 거 아닐까 싶어요.
유상호: 사실 우승하고 싶지만 배그가 우승을 뜻대로 만들긴 힘든 게임이 아닐까 생각해요. 다들 열심히 하는데, 열심히 하는 만큼 무조건 결과가 뒷받침하는 게임은 아니잖아요. 국제대회라도 가면 분위기가 다운되지 않고 더 파이팅 할 수 있는 커트라인인 것 같아서 다들 그렇게 말하는 것 같아요.
고정완: 배그라는 게임이 1대 1로만 대결하는 게 아니고 16개의 팀이 동시에 함께하잖아요. 그래서 어려운 게임에 속하는 것 같아요. 다들 우승하면 좋지만, 목표는 국제대회로 정하고. 저희도 목표는 국제대회였고 조금씩 희망이 보였을 때 우승까지 노려보자 생각했어요. 

그럼 각자의 목표와 이유를 안고, MET 아시아 시리즈 진출 각오를 보여주는 것으로 인터뷰 마무리하겠습니다
박성찬: 기대하시는 분도 계시고, 아닌 분도 계시겠지만 저희 나름대로 노력해서 MET 아시아 시리즈 1등을 목표로 좋은 성적 내고 오겠습니다.
이일호: 저는 해외대회가 처음이에요. 또 PKL에서 2등을 했잖아요. 1등 못한 게 아쉬웠어요. 더 열심히 준비해서 1등 못한 한을 풀고 싶습니다.
유상호: 저희도 매번 반짝이기만 했지 왕좌를 차지한 적은 아직 없거든요. 기회 올 때 우승할 수 있도록 매 라운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고정완: 항상 하던대로 열심히 해서 우승하고 오겠습니다. 그리고 한국 팀이 나란히 1, 2, 3, 4위 할 거니까 지켜봐주세요. 1등부터 4등까지 못한다면 여기 있는 네 명 손잡고 수영해서 오도록 하겠습니다. 
 

모경민 기자 raon@fomos.co.kr
사진=박상진 기자 Vallen@fomos.co.kr

포모스와 함께 즐기는 e스포츠, 게임 그 이상을 향해!
Copyrights ⓒ (http://www.fomos.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TALK 실시간 인기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