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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경민의 클로즈업] 디토네이터, 함께라서 더 즐거운 네 명

박상진2019-07-19 09:51


지난 겨울과 초봄 2019 PKL의 첫 페이즈가 개최됐다. 1월 19일 '아쿠아5' 유상호를 마지막으로 팀원 구성을 마친 디토네이터는 출전 첫날부터 데이 우승을 차지하며 엄청난 '여포' 팀으로 자리매김했다. 컨디션에 따라 점수 편차가 크다는 단점이 있었지만 디토네이터는 특유의 공격적인 기세로 전장을 누볐다. 하지만 5주 3일차 경기에서 단 15점을 얻어간 디토네이터는 이후 연달아 10점, 11점을 얻어갔다. 마지막 스퍼트를 올리는 팀들에 뒤처지며 결국은 국제대회 출전 기회를 눈앞에서 놓치고 말았다.

페이즈1에서 가장 안타까운 팀으로 손꼽힌 디토네이터는 팀원의 변화 없이 페이즈2에 출전했다. 전 시즌처럼 엄청난 공격력을 자랑하진 못했으나, 대신 안정성이 더해진 디토네이터는 꾸준히 20~30점을 얻으며 차근차근 순위를 높여갔다. 3주차에선 단 6점을 얻어가거나 총 65점을 얻어가는 기복을 보이기도 했지만 5주차에서 두 번 연속 데이 우승을 차지하는 것으로 만회했다. 결국 디토네이터는 마지막까지 31점이라는 평균 점수를 얻어 무난하게 국제대회 진출에 성공했다.

디토네이터는 이전 BSG 루나의 팀원들이 세 명이나 모였고, 여기에 '히카리' 김동환이 추가되면서 스스로 "PKL에서 가장 팀워크가 좋은 팀"이라고 칭했다. 예전부터 이어져 온 스토리와 균형적인 실력은 이들의 팀워크를 뒷받침하는 가장 큰 요소이다. 실제로 한 명이 먼저 죽는 상황에도 이들의 공격력은 크게 휘청이지 않았다. 이들의 자유로운 분위기와 균형 있는 이야기를 인터뷰에 담아보았다.

페이즈2가 끝나고 긴 공백기가 있었어요. 그 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짧게 이야기 부탁드릴게요
'히카리' 김동환: 다른 게임을 좀 했어요. 그리고 친구들과 강화도 가서 놀고, 일본도 다녀왔더니 휴가가 금방 끝나더라고요. 너무 빨리 지나가서 아쉽기도 한데 열심히 준비해서 방콕 가야죠.
'이스코' 제호진: 저도 다른 게임 좀 하고 병원도 가고, 다른 팀 선수들이랑 놀고 제주도도 다녀오니 휴가가 끝났어요.
'아쿠아5' 유상호: 일본도 다녀오고 제주도도 다녀오고, 다른 사람 이사도 도와주고 화장실 청소도 하고 그렇게 보냈어요. 숙소 와서 게임까진 아니더라도 훈련장 가끔 하고 그러다보니 휴가가 끝났습니다.
'위키드' 김진형: 휴가 받자마자 대만에 일주일정도 다녀왔어요. 다음엔 일본인 스트리머랑 게임하면서 일본어 공부도 했습니다.
 

디토네이터의 첫 단체 인터뷰이기도 하니까 팬들과 독자들에게 자신의 팀 내 역할을 한 번씩 소개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인게임 얘기도 좋고, 인게임이 아니어도 좋고요
김동환: 저는 생각을 많이 하려고 하고 총을 적게 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일동: 아니 역할이 뭐냐고.
김진형: 귀염둥이 막내이고 애교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형들의 멘탈 케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뭐 이렇게 말해도 돼.
김동환: 음, 형들이 다들 너무 잘해주셔서.
유상호: 무슨 소릴 하는 거야.
김동환: 형들 멘탈 케어와 킬 뺏어먹고 기절시키는 게 제 역할입니다.
제호진: 저는 게임 안에서 주로 후방을 보는 역할을 맡고 있어요.
유상호: 저는 앞에서 주의를 끌거나 가운데에서 앞, 뒤를 조율하는 역할을 맡고 있어요. 조율사에 가까운 것 같아요.
김진형: 저는 팀 내 래퍼를 담당하고 있어요. 말을 굉장히 많이 하는데 팀장이나 오더로서 이끌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도화지에 색을 꽉 채우기 위해 노력하는 편이죠.
김동환: 아, 저도 다시 말할게요. 팀 내에서 포탑을 맡고 있어요. 주로 멀리서 DMR로 상대를 견제하는 역할이요.

혹시 각자 프로게이머를 하면서 목표로 삼은 지표가 있다면 뭘까요. 현재가 아니어도 되고 팀적인 목표가 아니어도 괜찮아요. 그냥 자신의 프로 생활 전체를 생각해서요
김동환: 어떤 게임을 하든, 뭘 하든 일등을 하고 싶어요. 돈도 많이 벌고 싶고.
제호진: 프로게이머를 하면서 부와 명예를 모두 쌓은 다음에 리그 오브 레전드 '페이커' 이상혁 선수처럼 건물을 하나 사서 배 긁으며 건물주의 삶을 누릴 거예요.
김진형: 팀 답도 없네 이거.
유상호: 저는 국제대회 자주 나가서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거예요. 그러면 PKL, 한국 리그 자체가 탄탄해지지 않을까 해서요. 급여가 됐건 대우가 됐건 리그의 위상이 높아지면 제 선수 생활도 괜찮아지지 않을까 생각해요. 목표라고 하기엔 좀 그럴지 모르겠네요.
김진형: 저도 펍지에서 보내주는 해외를 전부 가고 싶어요. 또, 제가 속해있는 팀이 다른 선수들에게 드림 클럽이 됐으면 좋겠어요.
 

간단한 소개를 마쳤으니 이번엔 올해 보냈던 시즌에 대해서 이야기할게요. 페이즈1에서 디토네이터는 간발의 차이로 국제대회 진출에 실패했어요. 가장 아쉬운 팀 중 하나였는데, 그때 당시 어떤 생각을 했나요
김진형: 5주차부터 팀이 흔들리고 있다는 걸 느꼈어요. 그래서 6주차 무너지는 과정이 큰 충격으로 다가오진 않았던 것 같아요. 그 경험을 토대로 이번 페이즈2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않았나 생각해요. 만약 저번시즌 잘했다면 이번 시즌에 못했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유상호: 제가 느꼈을 때 저번 시즌은, 앞에 왕관이 놓여있었는데 그걸 잡고 있다가 던져버린 느낌이었어요. 그래서 아쉬운 것도 있었지만 반대로 체념하기도 쉬웠고요. 저번 시즌에 실패했으니까 이번 시즌에선 정신적으로 무너지지 않고 강인하게 게임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더 좋은 성적이 나온 것 같고요.
제호진: 저번 페이즈에선 욕심이 컸던 것 같아요. 3주차까지 너무 잘해왔으니까. 그리고 FGS는 런던에서 개최됐잖아요. 살면서 언제 런던을 가보겠어요. 그래서 더 욕심이 생겼던 것 같아요.
김동환: 저는 전 시즌에 팀원들에게 많이 미안했어요. 마지막 주차에서 저 때문에 터진 게임이 많았거든요. 그래서 이번 시즌엔 더 잘하려고 노력했고요.

간발의 차이로 국제대회 진출을 놓쳐 이번 시즌 더 잘할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어요. 그럼 이번 시즌 시작할 때 어떤 목표를 뒀고, 끝날 때 얼마만큼 그 목표를 이뤘는지 알고 싶어요
김진형: 제 목표는 8등 안에 드는 거였어요. 저번 시즌에 무너졌던 팀들은 다음 시즌도 무너지기 쉽다고 생각하거든요. 근데 오히려 실패를 발판 삼아 더 성장해서 목표보다 좋은 성적이 나오지 않았나 생각해요.
유상호: 저도 실패하고 나서 목표 기준치 자체는 그렇게 높지 않았어요. 제가 생각했던 기준치보다 성적이 훨씬 높게 나와 국제대회도 가게 됐고, 이번 페이즈가 팀에 반환점이 되지 않았나 생각해요.
제호진: 저도 마찬가지에요. 생각했던 것보다 성적이 훨씬 잘 나왔어요. 각자 맡은 일에 목표를 가지고 충실히 연습했기 때문에 나온 결과 아닌가 싶어요. 페이즈2의 목표는 다들 만족할 정도로 이룬 것 같아요.
김동환: 저는 조금 다른 게 이번 페이즈도 4등 안에 들고 싶었어요. 그리고 개인적으론 기복 없는 플레이를 하려고 노력했는데, 전 시즌보단 기복 없는 플레이로 팀원들에게 도움 됐다고 생각해요. 원하는 목표를 이뤄 기분 좋아요.
 

다른 곳에서 디토네이터는 페이즈1과 스타일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평가하기도 했어요. 본인들도 그렇다고 생각하나요
김진형: 저도 플레이스타일은 똑같다고 생각해요. 근데 차이점이 있다면 랜드 마크가 바뀌었거든요. 랜드 마크에 따른 동선 연구를 코치, 선수들이 도와줘서 운영적으로 4명을 보존하는 판이 훨씬 많아졌어요. 4명이 살아있는 힘을 바탕으로 1등까지 할 수 있었고요.
유상호: 저도 큰 틀 자체는 변하지 않았다고 생각하지만 4명이서 게임을 풀어가는 것 자체가 부드럽게 변했어요. 플레이스타일도 유동적으로 변했고요. 예전보다 전체적인 숙련도가 올라가서 그런 것 아닌가 생각해요.
제호진: 저는 제 역할이 크게 바뀌었어요. 페이즈1에선 자유롭게 다닌 느낌인데, 페이즈2에선 웬만해선 후방을 봤어요. 남들이 보기엔 재밌을 수 있지만 전 프로게이머 생활 중 제일 재미없었던 것 같아요. 물론 팀이 잘하면 재밌긴 해요.
김동환: 나 때문인 것 같은데 내가 뒤를 잘 못 보니까.
제호진: 아냐. 각자 잘하는 게 따로 있는 거지.
김동환: 저는 전 시즌에 많이 짐 됐던 편이라 이번 시즌 계속 도움이 되려고 노력했어요. 그래서 전 시즌보단 잘해지지 않았나 싶어요.

다른 선수들이 디토네이터는 불리한 자기장에서도 운영을 잘한다고 칭찬했죠
김진형: 공격력이 있으니까. 활로를 여는 거라고 생각해요. 앞이 철옹성처럼 막혀있는데, 경비원 한 명을 죽이면 구멍이 생기잖아요. 그 활로로 진입하는 경우가 있어 그런 얘길 듣는 것 같아요.

그 철옹성을 뚫는 예시가 바로 OGN 엔투스 포스와의 랜드 마크 싸움 아닐까 생각해요. 포친키를 빼앗을 당시 인상 깊었던 일화나 장면이 있었는지
일동: 수류탄이에요.
김진형: 포친키 랜드 마크 싸움할 때, 어느 선수가 똑같은 장소에 똑같이 있는 거예요. 근데 그 친구를 잡아야 저희가 쉽게 풀어갈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커스텀 방을 만들어 그 집 창문으로 어떻게 하면 계단까지 수류탄을 던질 수 있을지 수차례 연구했죠. 결국 그 각도를 찾아서 연습 경기에 썼는데, 기분이 굉장히 좋더라고요. 그리고 그 수류탄에 OGN 포스가 좀 흔들렸다고 생각해요. 그쪽에서 직접 얘기하기도 했고. 저희가 그렇게 준비하면서 이 팀 진심이구나, 뺄 생각이 없구나 이런 인식을 심어준 것 같아요.
유상호: 멸망전이 워낙 개판이어서 기억에 남을만한 건 없었는데, '성장' 성장환 선수가 제일 껄끄러웠던 건 기억에 남아요.
김동환: 맞아. 내가 맨날 죽었는데.
제호진: 저는 인내심을 엄청 길렀어요. '야크' 김보현 선수랑 집 한 채 끼고 대치했거든요. 저쪽에서 3대 3으로 싸울 때 둘이서 1대 1만 하루 종일 했어요. 본대가 지든 이기든 해야 저희가 움직일 수 있었거든요.
김동환: 저는 아까 상호 형 말대로 우회하다가 성장 선수한테 많이 죽었어요. 성장 선수는 OGN 포스가 이기기 위한 키라고 생각해요. 저는 죽었지만 팀원들이 잘해줘서 빼앗을 수 있었어요.

전 시즌보다 다들 발전한 걸 스스로 느끼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럼 디토네이터의 강점과 약점으론 어떤 점이 있을까요
김진형: 강점은 확실한 에이스가 없는 점이요. 하지만 강점이자 약점인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폭발적인 면을 보여줄 선수가 없는 거고, 다른 쪽으로 생각하면 한 명이 먼저 쓰러진다고 해도 확실한 에이스가 없으니 나머지 세 명이 경기를 무난하게 이끌어나갈 수 있어요. 네 명이 균일하게 잘해주니까요. 그리고 예전보단 단점을 많이 고친 편인데, 치명적인 단점 하나는 눈 잠깐 감았다 뜨면 한 명이 죽어있는 거요. 공격적인 성향을 갖고 있으니까 무게중심이 앞으로 쏠려있잖아요. 그러니까 한 명이 눈 깜짝할 사이에 없어지는 거예요. 그거 말곤 큰 단점은 없는 것 같아요.

단점을 많이 고쳤다고 했는데 이건 정말 잘 고쳤다 싶은 단점으로 뭐가 있을까요
김진형: 생존력이 정말 좋아졌어요. 페이즈1 때만 해도 본인의 실력을 믿고 끝까지 싸우다가 기절하는 경향도 있었는데, 오히려 상대방이 더 잘한다고 인정하고 목숨을 소중하게 여기다보니 풀 스쿼드로 후반을 볼 때가 많아진 것 같아요.
 

사실 언급하지 않으셨지만 디토네이터의 힘은 팀워크에 있다고 생각될 때도 있어요. BSG 루나 시절부터 알고 지내셨기에 더 끈끈할 수 있는 거 아닐까 싶은데, 디토네이터에서 다시 만났을 때 어땠나요
유상호: 다시 만나기 전에 가끔씩 만나서 얘기를 했어요. 사실 BSG 루나 시절 성공했던 건 아니라서 흩어지기 전엔 벽이 있었거든요. 가까이 못 지내고 친하게 못 지내고. 근데 서로 다른 팀에서 다른 선수들이랑 게임을 하게 되니까 옛날 생각이 나더라고요. 그래도 첫 팀원이었잖아요.
제호진: '위키드' 김진형이 고생하는 거 보고 안쓰러웠어요. 근데 다시 돌아오면서 애 같은 모습이 사라지고 팀장으로 거듭났더라고요.
김진형: BSG 루나 팀원들이랑 사실 좋게 헤어진 거라곤 할 수 없잖아요. 근데 헤어지고도 연락을 자주 했어요. 연락을 하면서 지냈기 때문에 다시 뭉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김동환: 저는 BSG 루나 팀원들 사이에 끼게 됐잖아요. 그래서 처음엔 적응이 안 됐는데 다들 너무 잘해줘서 금방 적응했던 것 같아요.
김진형: 히카리가 BSG 루나에 있던 '드래프트' 김동환과 이름이 똑같거든요. 팀워크가 좋은 이유가 있어요.
제호진: 맞아. 심지어 이름 한자도 똑같아.

김동환 선수 하니까 생각났어요. 페이즈 중간에 종종 방송했던 히스토리에 김동환 선수가 출연했잖아요. 어쩌다 출연하게 된 건가요
김동환: 저도 자세한 이유는 모르겠어요. 현경's 핑에 부모님과 통화하는 게 나왔는데 히스토리 찍으면 괜찮겠다고 하셔서 나가게 됐어요.
유상호: 방송사에서 원픽으로 정했어요. 히카리 히스토리 찍을 거라고.

히스토리에서 아버지를 따라 초밥 만드는 장면도 있었잖아요. 숙소에서 만들어준 적은 없는지
일동: 아뇨. 없어요.
김진형: 실세라서 잘 안 해줘요. 디토네이터 짱이에요 짱.
김동환: 무슨 소리야.
제호진: 디토네이터에 제일 오래 있었기 때문에 서열 1위에요.
 

그럼 영상 보면서 다른 멤버들은 무슨 생각이 들었나요
김진형: 모든 부모님들 마음은 비슷하구나, 하고 생각했어요. 저도 처음에는 부모님이 게임하는 거 안 좋아하셨거든요. 열심히 하든 안 하든 프로게이머 된다는 보장이 없잖아요. 게임하는 모습 지켜보는 것도 힘들었을 것 같은데, 지켜봐주신 덕분에 지금의 제가 있는 것 같아요.
유상호: 사실 대회장에서 보고 말았는데 대회장은 오디오도 잘 안 들리고 시끄럽잖아요. 근데 오버랩 되는 게 있었어요. 동환이가 어릴 때 가출했구나, 하고.
제호진: 귀여웠죠. 재밌게 봤어요.

이런 대답들을 들어보면 팀워크가 안 좋을 수 없는 것 같아요. 팀 스스로 본인들의 팀워크에 대한 부분을 평가하자면 어떤가요
김진형: 제가 생각하기론 PKL 팀 중 가장 팀워크가 좋지 않나 싶어요. 아무래도 친구이고, 나이대도 비슷하고. 나이대가 비슷하면 싸울 수도 있는데 저희가 이미 싸우는 과정을 지나서 이젠 더 끈끈한 의리로 뭉쳐있는 느낌이라. 실수해도 믿고 지켜보고, 이러면서 성장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아까 말했던 네 명이 고른 지표를 가지고 있는 것도 한몫한다고 생각해요. 그걸 바탕하는 지표가 스탯이에요. 물론 그걸로 모든 걸 평가할 순 없겠지만, 저희 팀이 지표가 가장 균일하고 구멍이 딱히 없거든요. 

그럼 각자 팀원 중 이런 부분이 마음에 든다, 이 팀원의 이런 부분이 좋다 하는 점이 있을까요. 원픽을 골라도 좋고요.
김진형: 저를 뽑으면 이상하겠죠? 굳이 뽑자면 이번 시즌 도움 많이 줬고, 스스로도 발전했다고 생각할 것 같은 아쿠아5선수를 고를게요. 딱히 국가대표라서 그런 건 아니에요. 페이즈1에서 상호가 후반으로 갈수록 굉장히 미안해했어요. 자기가 초반에 죽는 장면이 많이 나왔다고. 자괴감이 들기 시작하면 극복하기 힘들었을 수도 있는데, 단기간에 자신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고쳤다는 점과, 페이즈2에서 오래 살아남는 선수로 바뀌면서 생존과 운영에 도움 많이 됐다는 점에서 선택했어요. 덕분에 팀이 유연해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유상호: 질문이랑 살짝 벗어날 수 있는데, 위키드라는 선수가 없었다면 많이 힘들었을 것 같다고 생각해요. 오더로서 책임감이 강하거든요. 근데 오더라는 포지션이 자책하기 쉽고 실수가 나왔을 때 가장 힘든 포지션이에요. 하지만 '될 대로 되라' 라는 식의 행동을 한 번도 못 봤어요. 예산ㄹ에 같이 실패했을 땐 감정도 안 맞아 힘든 점이 있었는데 다시 뭉치면서 '열심히 해 보고 안 되면 어쩔 수 없고' 하는 마인드가 생겼죠. 팀의 기둥이 열심히 하니까 나머지도 열심히 하게 되고요. 그래서 저는 위키드 선수를 높게 평가하고 있어요.
제호진: 저도 비슷한 것 같아요. 진형이가 많이 성장했다고 느껴요. 감정 컨트롤도 늘었고, 옛날 모습은 없어요. 아까 말했듯 옛날엔 철부지 애 같은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어딜 가도 성공할 수 있는 애로 변했어요.
김동환: 근데 이거 뽑기 어렵네요.
제호진: 맞아. 다 좋은 사람이라 뽑기 어려워.
김진형: 넌 너를 뽑는 건 어때.
제호진: 맨날 우리가 하는 소리 있잖아. 우리 팀엔 히카리가 네 명이어야 한다고. 4대 1을 네 번씩 할 수 있잖아.
김동환: 아니야. 저는 아쿠아5 형을 뽑을게요. 상호 형이 맏형이라 듬직해요. 개임 내에서도 조율 잘해주고, 엄청 잘 이끌어주거든요. 

듬직한 유상호 선수가 이번 네이션스 컵에 국가대표로 선발됐어요. 어떤 매력으로 선발됐을까요
김진형: 저는 지금 뽑힌 멤버대로 갈 것 같았어요. 아쿠아5만의 장점이 있다면, 게임을 잘해요. 그게 피지컬에 한정된 얘기가 아니라 머리도 좋고 피지컬도 괜찮고.
제호진: 딱 모자란 걸 다 채워줄 것 같은 선수에요. '피오' 차승훈, 그러니까 오더의 어깨를 덜어줄 수 있을 것 같은 선수. 특출나게 눈에 띄진 않더라도 탄탄하게 다 해주는 선수죠.
김동환: 맞아요. 잘해요.
 

유상호 선수가 출전하는 네이션스 컵 말고도 디토네이터 팀 전체가 MET 아시아 시리즈에 진출하게 됐잖아요. 혹시 같이 가는 한국 팀 중 제일 경계되는 팀이 있나요
유상호: 젠지요. '피오' 차승훈 선수가 합류함으로 운영, 교전 모두 탄탄해져서 껄끄러운 팀이 됐어요. 실제로 PKL에서 우승까지 했잖아요.
제호진: 팀으로는 젠지가 가장 껄끄럽지만 선수로는 '이노닉스' 나희주 선수가 제일 껄끄러운 것 같아요. 맞아보면 정말 '억' 소리 나거든요.
김동환: 저는 딱히 없는 것 같아요. 저희가 할 것만 잘하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해요.
김진형: 저도 딱히 한국 팀에선 생각나는 건 없어요. 당장 해외 팀들과 멸망전을 하게 생겼거든요. 랜드 마크를 지키는 게 가장 첫 번째 목표에요. 공격적으로 대응해서 '이걸 싸우네'하는 인식을 심어주면 아무도 안 건드리지 않을까 싶어요. 그나마 한국 팀 중에선 DPG EVGA가 복병이라고 생각해요. EVGA가 화끈한 운영으론 네 팀 중 탑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언제 어디서 들어올지 모르는 팀이죠.

팀에게도 팬들에게도 가장 우선인 건 MET 아시아 시리즈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것 아닐까 생각해요. 국제대회 진출해서 어떤 모습을 보이고 싶은가요
김진형: 모두 목표는 우승이고 그게 가장 중요하겠지만, 아시아에 디토네이터 팀을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어요.
유상호: 저는 저희 랜드 마크를 지키는 게 목표입니다.
김동환: 저는 랜드 마크를 지키면서 우승하는 게 목표입니다.
제호진: PKL에서 했던 만큼 했으면 좋겠어요. 후회 없이요.

사실 성적에 상관없이 응원해주는 팬들도 많잖아요. 디토네이터도 팬층이 두터운 편이에요. 직관에 오셔서 치어풀 들어주는 팬들도 많고요. 팬들을 볼 때마다 어떤 느낌이 드나요
김진형: 매 시즌 진행될 때마다 새롭게 찾아주시는 분들이 많아요. 물론 지금까지 계속 응원해주시는 분들도 너무 감사하죠. 팬이 늘어간다는 것에 있어서 책임감을 느끼기도 하지만 프로게이머라는 직업이 재밌어지기도 해요.
유상호: 팬 분들 보면 저희가 힘들어할 때 같이 힘들어하시고 저희가 좋아할 때 같이 좋아해주시잖아요. 그 부분이 감사했어요.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있어 힘 되더라고요.
제호진: 치어풀 보면 저희 팬들이 그림을 잘 그리시더라고요. 저는 그림을 엄청 못 그리거든요. 그런 거 보면 각자 사람마다 재능이 있구나 싶어요.
김동환: 항상 감사하죠. 못해도 힘내라 격려해주시고. 팬 분들 때문에 힘내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치어풀을 선물로 주실 때가 있는데 다 모아둬요.
 

그리고 디토네이터는 유독 일본에서 많은 사랑과 관심을 보내요. 일본의 디토네이터 프로게임단이 다양한 게임에 발 넓히고 있기 때문도 있겠지만, 또 다르게 디토네이터가 일본에서 인기 얻는 이유가 뭘까요
유상호: 일본 디토네이터 팬층 자체가 두텁기 때문에 빼놓고 얘기할 순 없을 것 같아요. 디토네이터에도 한국 팀이 있네 하면서 관심 있게 한 번씩 보고 가면서 팬이 되시는 분들도 계시니까요.
김진형: 그 외엔, 잘해서? 잘해서 관심 가져주시는 게 크지 않을까요. 또 팀원들이 일본 팬들을 챙기려고 노력해요. 일본어도 최대한 쓰려 하고 그런 점을 귀여워하신다고 들었어요.
제호진: 일본 전 프로게이머 선수들의 개인 방송이 엄청 크거든요. 그분들이 저희 경기 있는 날에 중계를 해 주세요. 그것 때문에 일본 팬층이 두터운 것도 있는 것 같아요.
김동환: 저도 호진이 형 생각과 비슷해요. 디토네이터 스트리머 4인방이 엄청 크거든요.
유상호: 그리고 호진이 말처럼 그 두 분이 저희를 되게 아껴주세요. 방송으로도 그렇지만, 일본에 가도 많이 챙겨주시고 그래요. 일본어를 잘하진 못하지만 번역이라도 돌려 소통하는 게 예의라고 생각해요.
김동환: 그리고 일본 배틀그라운드 리그 결승전에 다녀왔는데 스폰서가 엄청 많이 붙었더라고요. 일본 배그 판도 곧 떠오르지 않을까 싶어요.

마지막으로 한국 팬이든 일본 팬이든, 팬들과 같이 듣고 싶은 노래와 이유로 인사드리고 인터뷰 마무리하겠습니다
유상호: James Arthur의 Say You Won't Let Go라는 노래를 추천하고 싶어요. 제가 잘 때 항상 들었던 노래인데, 그 노래를 들으면 마음이 차분해지거든요. 심경의 변화를 겪을 때 들으면 좋을 거예요. 마음이 안 좋을 땐 노래만한 게 없는 것 같아서 제가 좋아하는 노래를 공유하고 싶었어요.
김진형: 그냥의 알고 있잖아 라는 노래를 추천하고 싶어요. 가사 내용이 소중한 추억이 많이 쌓였고 그 추억을 잃지 말자, 곁에 있어줘서 고마워 이런 내용이거든요. 잘 어울리는 가사인 것 같아요. 저희가 힘들 때나 기쁠 때나 변함없이 옆에서 지켜봐주셔서 감사해요.
제호진: 저는 그럼 다른 분위기로, 싸이의 챔피언을 추천할게요. MET 아시아 시리즈 나가서 챔피언이 되어 돌아오겠다는 뜻이에요.
김동환: 박혜원이라는 가수가 있는데 그분이 노래를 잘해서 자주 들어요. 그분이 노래를 잘하는 만큼 저희도 방콕 가서 잘하고 오겠다, 이런 뜻으로 추천할게요. 응원해주셔서 감사해요.
 
 
 
 
 

모경민 기자 raon@fomos.co.kr
사진=박상진 기자 Vallen@fom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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