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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e스토리] 전장의 인터뷰어, PKL 이현경 아나운서의 배틀그라운드

박상진2019-06-17 09:22


한국 배틀그라운드 리그인 PKL은 한 페이즈에 24팀의 100명이 넘는 선수가 참가한다. 8팀 3개조로 나뉘어 두 조 16팀 64명이 한 곳에 뭉쳐 싸우는 PKL은 참여하는 선수만큼이나 경기 내에서도 다양한 상황이 생기고, 예측하지 못한 일도 생긴다. 기존 e스포츠 종목보다 훨씬 더 많은 선수가 한 경기에 참여하는 만큼 경기를 치르는 선수 뿐만 아니라 중계진과 제작진 모두 더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특히 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보인 선수들과 방송 인터뷰를 나누는 인터뷰어는 배틀그라운드 방송에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한다. 소개할 선수들은 많은데 시간은 한정된 만큼 시청자들에게 선수들의 플레이와 이야기를 더욱 인상 깊게 전달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 선수 하나하나의 특징과 플레이를 모두 익혀야 하기 때문이다.

다른 종목 방송보다 쉽지 않은 배틀그라운드지만 이제 아나운서 5년 차를 맞는 이현경 아나운서는 선수들과 시청자 모두를 편안하게 하는 인터뷰어다. 막힘없이 부드러운 인터뷰 진행 실력, 게임과 선수에 대한 높은 이해도로 이현경 아나운서는 PKL이 자리 잡는데 큰 역할을 했다. 아프리카TV 오픈 스튜디오에서 올림픽공원 K아트홀로 경기장이 이전한 페이즈2 후반을 맞아 이현경 아나운서와 PKL, 그리고 배틀그라운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지금까지 여러 종목에서 인터뷰어로 활동하셨는데, 배틀그라운드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쭉 맡아서 진행한 리그입니다. 그만큼 느낌도 남다를 거 같은데, PKL은 본인에게 어떤 리그인가요
PKL의 전신인 APL 오픈 시즌부터 지금까지 2년 정도 인터뷰를 진행했고, 경기 방송 이외에도 서브 프로그램도 같이해 배틀그라운드는 저한테 특별한 의미가 있는 종목입니다. 리그와 선수들이 함께 성장해나가고, 팬들의 사랑이 커지는 것도 처음부터 지켜봐 온 터라 저에게는 각별한 의미가 있는 리그죠.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가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리그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정말 많았는데, 그런 걱정을 뒤로하고 계속 성장해나가고 있는 거 같아서 저도 힘이 납니다. 선수들도 같이 성장해 나가면서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어 저도 그만큼 열심히 하려고 언제나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현경 아나운서의 인터뷰어는 보는 팬들도 편안하지만, 같이 인터뷰를 하는 선수들도 편안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방송 중이 아닐 때 이현경 아나운서가 친누나만큼 선수들을 편하게 대하는 모습을 자주 봤는데, 이러한 모습이 방송에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어떨 때는 누나가 아니라 형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고요.
정말 편한 동네 누나처럼 선수들에게 보이고 싶다기보다는, 제가 그렇게 선수들을 대하려고 해요. 물론 막 대하는 게 아니라 편하게 대하면서 선은 지키죠. 선수들을 보면 다들 동생같이 이쁘고 같이 리그를 해온 시간이 기니 선수들이 기뻐하면 저도 같이 기쁘고 좌절할 떄에는 저도 마음이 아프더라고요. 그리고 서브 프로그램으로 선수들과 이야기를 할 기회도 있는 게 좋은 인터뷰에 도움이 되는 거 같습니다. 
저도 아나운서 초기부터 이렇게 선수들에게 다가간 건 아니에요. 반대로 데뷔 초반에는 선수들에게 먼저 다가가지 못하는 모습이 걸림돌이 될 정도였거든요. 그러다 보니 편안한 인터뷰를 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도 많이 했고, 선수들이 카메라 앞에서의 긴장감보다 저와 이야기한다는 편안한 기분이 더 크게 들도록 선수들과 가깝게 지내려고 합니다. 선수들이 편안한 분위기에서 자신의 이야기와 생각, 그리고 열정을 팬들에게 전할 수 있게 도와주고 싶거든요.

APL과 PKL을 하면서 많은 서브 프로그램도 진행했는데, 그중에서는 선수들 숙소 탐방하는 프로그램도 있었죠.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거 같은데, 방송하면서 어떤 느낌이 들었나요
저야 제작진, 그리고 팀 사무국과 미리 조율해서 찾아가는데, 선수들은 자신만의 공간에 다른 사람이 찾아오니 민감하고 불편할 수 있죠. 특히 대회 기간에는요. 그레서 선수들이 불편할 선을 넘지 않으려고 했고, 제가 찾아가는 시간은 연습에 방해가 아닌 편하게 쉬고 재충전할 수 있는 시간으로 만들고 싶었어요. 제가 숙소에 가서 불편한 모습으로 있으면 선수들도 불편할 테니 먼저 선수들에게 반가운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시간을 보내려고 했습니다. 오히려 제가 역으로 선수들에게 몰래카메라를 당한 적도 있었고요. OGN 엔투스 포스 팀이었는데, 정말 깜박 속에서 기억에 남는 추억입니다.
PKL 선수들은 개인 방송을 겸하고 있는 경우도 많아서 그런지, 자신이 어떤 모습을 팬들에게 보이고 싶은지가 확실해요. 그래서 더 적극적이고, 사람들 앞에서 어떤 말을 해야 하는지도 능숙하죠. 반대로 정말 열심히 하지만 사람들 앞에 서서 이야기하는 게 아직 익숙하지 않은 선수들도 있어요. 그런 선수들도 충분히 자기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끼가 많은 선수는 경기 중에서 보여주지 못한 자신의 끼를 보여 줄 수 있게 권하기도 하고요. 선수들과 많이 대화하다 보니 국제대회 나가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 마치 제가 좋은 일을 맞은 거 같은 기분도 들어요.
 

이번 PKL 페이즈2 부터 배틀그라운드 전용 경기장으로 장소를 옮겼고, 이현경 아나운서도 오래간만에 관중 앞에 다시 서서 인터뷰를 하게 됐죠. 이현경 아나운서는 경기장 이전 후 어떤 점이 달라지셨나요
먼저 선수들이 경기를 편하게 하는 모습을 보니 저도 기분이 좋더라고요. 선수들이 저한테 직접 경기장 옮겨서 너무 좋다고 전하기도 했고요. 저 역시 관중들과 호흡할 수 있다는 게 좋아요. 오픈스튜디오 시절 환경도 좋았지만, 지금 무대와 관중석 거리는 조금 생겨도 나쁘지 않고 감정적으로 가까워질 수 있어서 좋아요. 경기장을 찾아주신 분들도 편하게 경기에 집중하고 선수들의 리액션에 환호할 수 있어 좋고요. 하지만 무대는 여전히 설레고 긴장되고 기다려지고 겁나기도 한 장소에요. 이러한 기회를 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무대 앞에 서려면 본인 관리도 해야 하고, 인터뷰어로서 게임과 선수들에 대한 깊은 이하도 필요합니다. 이현경 아나운서는 모든 면에서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이 보이는데, 본인 관리나 방송 준비 비결이 있을까요
먼저 본인 관리는 열심히 하지 않아요. 오히려 메이크업을 열심히 받아서 다들 예쁘게 봐주시는 게 아닐까 싶고요. 체중 관리도 딱히 하지 않는데, 오히려 너무 마른 체형이라 신경이 쓰이죠. 그리고 일 이외의 부분에서는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일을 할 때는 제 일에만 집중하는 게 저한테 좋거든요. 밖으로 보여지는 부분은 항상 신경 써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저는 제가 해야 할 부분만 집중해요.
그리고 FPS 종목 중계는 APL-PKL이 처음이거든요. 그래서 걱정이 됐고, 그만큼 열심히 준비했어요. 첫 단추가 중요하니까 처음에는 엄청 준비했거든요. 물론 인터뷰 방법에 대한 시행착오도 있었고, 선수들에게 접근하는 방법에서도 고민이 많았어요. 지금도 계속 시행착오를 겪고 고민해야 하는 과정이죠. 좋은 인터뷰를 위해서는 선수들과 이야기를 많이 나누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인터뷰가 시작되기 전 20~30초 동안 선수와 저에게 주어진 시간을 최대한 활용해요. 선수들의 긴장을 풀어주고, 본인이 잘한 플레이와 팬들이 궁금해할 부분을 미리 준비해서 인터뷰할 선수와 미리 이야기해요. 인터뷰 방송 시간보다 오히려 준비하는 30초 정도 시간에 더 집중해서 선수들과 이야기하고 있어요. 그리고 배틀그라운드는 보는 눈보다 실력이 못 미쳐서 안타까운 단계입니다.
 

2년 동안 배틀그라운드 리그 방송을 참여하면서 기억에 남는 선수가 있을까요. 인상적인 선수도 괜찮고요.
저와 인터뷰를 하고, 만났던 선수들은 다 기억에 남아요. 그 중에 몇 명을 말해보자면 디토네이터 '히카리' 김동환 선수는 페이즈1까지 경기 내에서도, 인터뷰에서도 긴장하는 모습이 느껴졌는데 이번 페이즈 들어와서는 그런 모습이 사라졌더라고요. 선수가 성장하는 모습을 보니 저도 기분이 좋았어요. 그리고 VSG '스타로드' 이종호 선수나 '헐크' 정락권 선수를 보면 배틀그라운드에 대한 열정이 정말 대단한 거 같아요. 자신의 모든 열정을 쏟아부어서 경기를 준비하는 모습을 보면 정말 프로답다는 모습을 느끼거든요. 그리고 아프리카 프릭스 페이탈 '스타일' 오경철 선수도 팀의 중심을 잡기 위해 흔들리지 않으려는 모습이 인상깊었죠. 그리고 APK '블랙나인' 구종훈 선수는 제가 언젠가 방송에서 그럴 줄 알았어요. PKL 시즌1 강등위기팀 특집에서 처음 이야기를 나눠볼 기회가 있었는데 정말 많은 가능성이 보였거든요. 그래서 조지명식에서도 DPG EVGA '언더' 박성찬 선수가 춤을 추라고 했을 때 '진짜 하겠네' 하는 생각도 들었고, 인터뷰 자리에서도 한 번 보여달라고 하니까 고민하지 않고 하겠다고 하더라고요. 아나운서 입장에서 정말 고마운 상황이죠.

이제 PKL도 전용경기장에서 진행하면서 계속 나아가는 모습을 보고 있는데, 이현경 아나운서도 인터뷰를 마치면서 아직 현장에 오지 않으시거나 경기를 보지 않은 분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리겠습니다
경기가 정말 재미있어요. 저도 대기실에서 선수들의 플레이에 감탄할 때마다 소리를 지르면서 보거든요. 그만큼 박진감 넘치는 장면도 많아요. 대기실 스크린으로 봐도 그런데, 현장의 큰 화면에서 같이 본다면 더 배틀그라운드의 재미를 느낄 수 있으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재미만 안다면 꼭 챙겨보는 리그가 바로 PKL이죠. 이번 PKL 페이즈2도 이제 후반부에 접어들었는데, 새로운 경기장에서 경기하는 선수들만큼 저도 새로운 마음으로 인터뷰하고 있습니다. 현장에 오실 수 있다면 현장에서, 아니면 집이나 스마트폰을 통해 선수들의 경기를 지켜봐 주시고 많은 응원 부탁드리겠습니다!
 
 
 
 
 

박상진 기자 vallen@fom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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