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SPORTS > 인터뷰

[박상진의 e스토리] 다시 햇살받은 카트라이더 리그, 뜨거웠던 이번 시즌을 돌아보다

박상진2019-04-11 04:07


지난 3월 23일, 광운대학교 동해문화예술관에서 10년 만에 카트라이더 리그가 스튜디오를 벗어나 큰 무대에서 결승을 치렀다. 개인전에서는 '카트 황제' 문호준이 우승을 차지했고, 팀전에서는 많은 이의 예상을 깨고 세이비어스가 에이스 결정전 끝에 우승을 차지하며 박인수가 개인전 준우승의 아쉬움을 달랬다. 현장에는 티켓 예매 개시 후 1분 만에 구매에 성공한 1600명의 관중이 가득 찼고, 온라인 누적 시청자 수는 47만 명에 달할 정도로 엄청난 관심을 받았다.

시즌 시작 전부터 게임 사용자 수가 증가하는 등 호재가 있었지만, 리그의 흥행에 연결될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특히 '제2의 전성기'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닌 이번 2019 카트라이더 리그 시즌1은 대회 시작 당시 외부 결승 계획도 없었을 정도로 예상을 넘은 인기를 누렸다. 기존 라이벌이었던 문호준과 유영혁이 손을 잡으며 리그 구도에 대한 적잖은 염려가 있었지만, 바로 박인수가 새로운 강자로 떠올라 리그 내내 새로운 라이벌 구도가 이어졌던 이번 시즌이 끝난 후 넥슨 e스포츠팀 김세환 팀장과 만나 아직도 여운이 가시지 않은 대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어느 시즌보다 뜨거웠던 시간을 보내셨는데, 이번 시즌을 마친 소감은 어떠신가요
언제나 시즌을 끝내면 뭔가 빈 느낌이 들었어요. 한 시즌 고생했고 끝났는데 아쉬운 느낌이랄까요. 그런데 이번에는 시즌을 끝내고 아쉽다는 느낌보다 잘했고 뿌듯한 느낌이 들었죠. 아마 엄청난 관심과 기대를 받고 좋은 결과를 얻고 다음 시즌을 준비할 수 있어서 그런 듯합니다.

정말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결과였는데, 시즌 전에 어느 정도 예상은 하셨나요
이번 시즌도 시작 전에 준비한 게 많았는데, 실제 시즌에 적용하지 못한 게 있어서 그런지 개막을 앞두고 아쉬움 반과 기대 반의 느낌이었어요. 그래도 개발팀에서 게임을 즐기는 사람이 늘어서 리그에 대한 관심도 같이 올라갈 거 같다는 이야기는 들었죠. 그래도 시작 전에는 조금 두려웠고, 실제 리그 초반에는 게임 이용자 수 증가에 비해 그리 높은 수치를 기록하지 못해서 큰 기대는 안 했어요. 그런데 점점 일정을 치르면서 현장 관객이나 시청자 수도 늘었고, 저희도 많이 놀랐죠.

그렇다면 이번 시즌의 성공 요소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일단 게임이 잘 됐죠. 그리고 선수들이 주목받으면서 리그도 같이 주목받았고요. 카트에서 가장 뜨거운 라이벌이었던 문호준과 유영혁이 손을 잡고 한 팀으로 나온다고 하니까 놀라기도 했고 걱정도 됐어요. 라이벌 구도로 주목받던 둘이 한 팀이 되면 정말 강한 팀이 되지 않을까 했는데, 갑자기 박인수가 성장하고 유창현도 합류하면서 또 다른 라이벌 구도가 그려졌죠. 이러한 선수들의 스토리가 경기와 합쳐지면서 리그의 인기가 올라간 거 같아요. 넥슨은 선수들이 뛸 무대를 만들어줬고, 선수들은 그 무대에서 사리지 않고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고 라이벌 구도를 그렸죠. 그 과정을 보던 관중이나 시청자들이 각 팀의 팬이 됐고,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리그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결승전에서 보인 멀티뷰 등 선수 개인에 집중할 수 있는 새로운 시스템도 좋은 결과를 낳았다고 보고요.
 

리그의 인기를 나타내는 외부 요소 중 하나가 현장 관객이죠. 이번 리그는 겨울에 시작했는데도 추운 날 미리 와서 기다릴 정도로 현장 수요가 많았습니다. 이를 보시면서 보람도, 걱정도 되셨을 텐데 어떠셨나요
이전 시즌까지만 하더라도 현장에 100명에서 150명 정도 관중이 와주셨죠 이번 시즌 개막에는 많이 와주셨지만 관심이 계속 이어질지는 자신할 수 없었어요. 첫 주에는 티케팅을 했고 그다음부터는 계획에 없었거든요. 그런데 2주 차나 3주 차에도 많은 분이 와주셨고, 어떤 이유로 계속 팬들이 현장을 찾는지 궁금했죠. 알고 보니 선수들의 팬들이 선수를 보기 위해 계속 현장을 찾았더라고요. 그리고 인기가 점점 늘어가면서 오전부터 기다리는 분들이 생겨서 11시부터 번호표를 나눠드리고 다른 곳에 있다가 시간 맞춰 번호 순서대로 입장하는 방법으로 바꿨어요. 그런데 이번에는 전날 밤 10부터 넥슨 아레나 앞에서 대기하시는 분들이 생겼는데, 강남이라는 곳이 생각보다 밤에는 불안한 곳이거든요. 그래서 현장 보안팀에서 기다리시는 분들에게 안전한 시간대에 다시 오시라고 권할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어요. 관중들 반응 하나하나가 놀라웠죠.

관중들의 열기 덕분에 10년 만에 광운대학교에서 외부 결승도 열렸는데, 원래 이번 시즌 시작부터 외부 결승 계획이 있었던 건지, 아니면 시즌 중간에 생긴 건지 궁금합니다
개막하고 시간이 지났는데도 열기가 식는 게 아니라 더 뜨거워졌고, 시청자와 관중이 계속 늘었어요. 경기가 끝나고 팬미팅에 참여하기 위해 남은 팬들이 100명이 넘었고, 이 인원도 점점 늘어서 결승을 넥슨 아레나에서 하기는 쉽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죠. 시청자들 역시 점점 늘어서 3주 차가 끝나고 외부 결승을 위한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결승 장소로 최종 낙점된 광운대학교는 서울 동북부에 위치해 접근성에서 아쉬운 점이 있었지만 공간은 자체는 괜찮다는 결론을 내렸죠. 사석과 중계석을 제외하고 1600석 정도였는데, 내부적으로는 2500명 정도는 이번 결승을 찾을 거라고 예상했어요. 그래서 한양대학교나 고려대학교 같은 장소도 후보에 올랐는데, 각각 아쉬운 점이 한 부분씩 있어서 광운대학교로 결정했습니다.
 

관중으로 꽉 찬 경기장을 보면서 감회가 새로우셨을 거 같습니다. 현장에서 어떤 느낌이 드셨나요
넥슨 e스포츠도 이렇게 사랑받을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죠. 여러 게임이 함께 나간 적은 있었지만, 카트라이더 한 종목으로 이 정도의 관심을 받았다는 게 뿌듯했어요. 현장도 꽉 차고, 시청자 수도 엄청났죠. 포털 실시간 검색에도 올라가는 걸 보고 정말 좋았어요. 선수들도 리그에 임하는 태도가 달라졌어요. 정말 카트라이더를 좋아해서 계속 게임하던 친구들인데, 자기가 하는 걸 응원해주는 팬이 생기니까 더 열심히 준비하고 많은 걸 보여주려고 했죠. 그리고 팬이 소중한 걸 아는 선수들이니까, 기회가 있을 때마다 알아서 팬서비스도 준비해 보여줬죠. 확실히 예전보다 자신을 더 보여주려고 했어요.

이번 시즌을 통해 리그를 즐기는 관객의 폭이 넓어졌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특히 여성팬이 많이 늘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리그를 즐기는 층이 이동한 게 아니라 는 거죠. 예전에는 가족 단위로, 아이들이 부모님 손을 잡고 오는 모습이 많이 보였고, 그거대로 좋은 이미지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시즌부터 갑자기 선수들을 찍는 관중들이 보였고, 처음에는 무슨 일인가 했는데 알고 보니 선수들을 응원해주시는 분들이었죠. 문호준이나 유영혁 같은 선수들이 개인 방송을 시작했고, 특히 문호준 선수는 유튜브 구독자 40만 명이 넘을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끌었어요. 그리고 특정 선수를 보러온 팬들이 그 선수가 속한 팀을 응원해주시면서 선수 개인과 팀을 넘어 리그 자체를 좋아해 주시는 팬들도 더 늘었죠. 저는 카트라이더가 스타크래프트나 리그 오브 레전드처럼 게임뿐만 아니라 선수들의 팬이 많은 종목이 되었으면 했는데, 그게 이뤄져서 정말 기쁩니다.

리그의 성공으로 내부 평가도 좋았을 듯합니다. 구체적인 내부에서는 이번 리그에 대해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 궁금합니다
리그 도중과 결승 전후에 내부 보고가 이루어졌죠. 이정현 대표님도 예전에 카트라이더 관련 업무를 맡으셨던 적이 있기에 외부 결승을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감회가 새롭다고 하시더라고요. 결승이 끝나고 관련된 수치나 다음 계획에 대한 보고 자리도 있었는데 다들 좋은 이야기를 했죠. 그 중에도 '좋네요'라는 담백한 평가가 가장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그리고 쇼케이스에서 밝힌 대로 2019 시즌2는 7월 말 정도에 시작해 겨울 방학 직전까지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번 시즌의 열기를 이어가기에 차기 리그까지의 공백이 두 달 정도로 긴 편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새로운 시즌에 추가하고 싶은 요소가 있을까요
한 해에 두 번의 리그를 하게 되다 보니 어중간한 중간 공백이 생겼습니다. 하지만 모든 기간을 커버할 수 없으니 중요한 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일정을 정했습니다. 그래서 여름 방학 후반부터 겨울 방학 직전까지 시즌2를 진행할 계획이고, 리그가 쉬는 동안에의 콘텐츠를 위해 선수들이나 김대겸 해설과 여러 가지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시즌2에서는 외부 스폰서와 함께 선수들이 안정적으로 게임할 환경을 만들기 위해 게임단도 유치할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준비 중이고, 좋은 결과를 알려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앞에서 이야기를 나눈 대로 추운 겨울에도 팬들이 미리 와서 기다리는 경우가 있었는데, 유료좌석제를 시행하면 해결할 수 있을 거로 생각합니다. 다음 시즌에는 어떤 관람 정책을 선택하실 계획이신가요
관객들이 일찍 와서 기다리는 이유는 자신의 좌석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이기에 유료 좌석제를 생각 중입니다. 다만 최근 이슈가 되는 매크로를 이용한 불법 사재기와 암표 문제가 걸려 있고, 좋게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를 막을 방법을 예매 대행사와 계속 논의 중입니다. 구매자 신분증 확인도 그 방법 중의 하나로 생각 중입니다. 그리고 유료좌석제를 한다고 해도 대행사 수수료와 운영비 정도 금액이 2천 원 정도 선으로 계획 중입니다.
 

이번 시즌의 성공을 발판으로 언젠가 이루고 싶은 꿈이 있으실까요. 현실성이 없는 계획도 좋습니다
정말 언젠가 현실이 되었으면 하는 꿈이 있습니다. 정말 카트라이더가 전 세계 게이머가 즐기고 보는 리그가 되어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같이 몇만 명 단위의 관중과 함께 큰 경기장에서 결승을 치르는 거죠. 라이엇 게임즈에서 초청해서 작년 인천 결승전에 갔는데, 리그를 운영하는 사람으로 정말 부러운 광경이었습니다. 그때만 하더라도 우리도 저렇게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었는데, 선수와 관중-시청자의 힘으로 외부 결승까지 했으니 열심히 노력하면 언젠가 이룰 수 있을 거로 생각합니다. 선수들도 정말 좋아할 거고, 특히 선수 이후 해설을 하는 김대겸 해설은 정말 감동할 거 같아요.

인터뷰를 마치면서 카트라이더 리그를 사랑하고 관심을 가져준 팬들에게 인사 부탁드리겠습니다.
정말 과분한 사랑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선수들도 달라진 마음가짐과 더 진지한 자세로 경기에 임했고, 스토리를 그리기 위해 노력했던 모습들이 결국 보답받았다고 생각하고요. 카트라이더 리그를 향한 관심에 정말 감사드립니다. 저희 지속적으로 리그를 열어 기존의 선수들뿐만 아니라 새로운 선수들이 등장하도록 판을 만들고, 그런 판 위해서 노력을 다하는 선수들을 보고 재미와 감동을 받으셨으면 합니다. 이어질 시즌2도 열심히 준비해 선수들이 안정된 환경에서 경기하고, 팬과 시청자 여러분들이 재미있게 즐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박상진 기자 Vallen@fomos.co.kr

포모스와 함께 즐기는 e스포츠, 게임 그 이상을 향해!
Copyrights ⓒ (http://www.fomos.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TALK 실시간 인기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