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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KL 개막 특집] '달라진 이름, 새로운 목표' 액토즈 레드에서 새로 거듭난 VSG

이한빛2019-02-07 13:54

배틀그라운드는 게임 특성상 유기적인 팀워크와 활발한 소통을 요구한다. 한 명이 쓰러져도 일정 시간이 지나면 부활하는 AOS 장르와 달리 한 번 쓰러지면 그대로 끝이기에 네 명이 호흡을 맞춰 정보를 수집하고 공유해 최상의 전략을 찾아내야만 한다. 여기에 어디로 튈지 모르는 자기장과 아군을 노리는 적팀의 공세까지 감안하면 그 난이도는 곱절로 뛸 수 밖에 없다. 그렇기에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에서 상위권을 차지하기 위해서 날카로운 샷과 전략을 갖추는 것은 기본이요, 손발이 척척 맞는 팀워크를 필수로 갖춰야 한다.

한국에서 이런 찰떡호흡을 보여준 팀으론 VSG(전 액토즈 스타즈 레드)가 있다. VSG는 2018 PUBG 코리아 하반기 리그(이하 2018 PKL #2) 정규 시즌 동안 꾸준히 중상위권에 올랐고, 파이널에선 평소와 다른 전략을 선보여 우승 트로피와 2019 PUBG 아시아 인비테이셔널(이하 2019 PAI) 진출권을 거머쥐었다. 2019 PAI에선 총 12라운드 중 5라운드 치킨이라는 놀라운 성적과 함께 또다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려 아시아 최강의 배틀그라운드 팀으로 거듭났다.

2019 PKL 페이즈1이 오는 11일 개막하는 가운데, 우승 전력을 고스란히 유지한 VSG는 자타공인 강력한 우승 후보다. PKL에서 가장 각광받고 있는 오더인 '스타로드' 이종호, 2018 PKL #2 평균 이동 거리 전체 1위를 기록하는 등 정보 수집 및 지원에 앞장서는 '헐크' 정락권, DMR을 이용해 뛰어난 원거리 교전 능력을 보여주는 맏형 '댕채' 김도현, 2018 PKL #2 파이널 MVP를 수상하며 절정의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환이다' 장환은 페이즈 우승을 넘어 서구권 팀들과 승부를 겨룰 수 있는 PGI까지 바라보고 있다며 당당하게 포부를 밝혔다.

(*인터뷰는 VSG로 리브랜딩 되기 이전에 진행됐습니다.)

PAI 2019 이후에 휴가를 받았는데 어떻게 지냈는지
'헐크' 정락권: 친구 만나고 게임을 했다.
'댕채' 김도현: 하루에 12시간 넘게 잠만 자다가 왔다.
'환이다' 장환: 잠자다가 놀고 먹고 자고 놀고 먹기만 했다.
'스타로드' 이종호: 주로 방송을 하면서 지냈다.

숙소를 이전한 것으로 알고 있다. 새로 옮긴 숙소는 어떤가
정락권: 게임하는 공간과 주거 공간이 분리되니 잘 때 소음이 없어서 좋다.
김도현: 저 의견에 적극 동감한다.
정락권: 이런 이야기는 답변 내용이 떨어지기 전에 빨리 해야해.
2018 PKL #2에 이어 PAI 2019까지 석권하면서 2관왕을 차지했다. 각자 소감을 듣고 싶다
정락권: PAI 우승을 기점 삼아 PGI까지 무조건 우승해야겠다고 생각한다. 지금 경기력이 좋을 때 우승하지 못하면 나중에는 더 힘들 것 같다. 이 기세를 몰아 더 많이 우승하고 싶다.
장환: 두 대회 가볍게 우승할 줄 알았다. 곧 개막하는 다음 시즌도 더 열심히 해서 가볍게 우승하겠다.
김도현: 매우 좋지만 우승한 것을 생각하지 않으려고 하고 있다. 우승했다고 좋아했다가 큰 코 다치기 때문에 초심을 잡고 열심히 하고 있다.
이종호: PGI를 목표로 잡고 지금 하던대로 하면 될 것 같다.

이종호가 PAI 2019 전에 진행한 인터뷰에서 중국은 운영이 부족해 강팀으로 보기 어렵다고 했지만, 실제로 대회 초반과 후반에 중국의 L스타즈와 17게이밍이 매서운 기세를 보여줬다
이종호: 이건 장환과 도현이 형이 대답하면 좋겠다.
장환: 종호 형이 인심 쓰는 척 한다(웃음). 중국 선수들이 운영을 못 한다고 하는데,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중국팀들은 오직 샷발로 승부하는 타입이다. 그래도 게임을 많이 하다보니 발전하는 것 같다.
김도현: 대회 첫째날 L스타즈가 1위를 할 때도 크게 불안하지 않고 기분 좋았다. L스타즈의 대회 성적을 보면 한 번 치고 올라간 적은 있어도 상위권을 유지한 적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둘째날부터 순위가 무조건 떨어질 것이라 생각했다. PAI에서도 1등으로 치고 올라갔지만 그 자리를 지킬 수 있는 팀이 아니란 것을 알았다.
대회 3일차 마지막 라운드까지 OGN 엔투스 포스와 경쟁할 정도로 우승 싸움이 치열했다. 어느 순간 우승을 할 것이라고 예상했는지
정락권: 마지막 라운드 20분경 '인디고' 설도훈이 죽었다는 킬로그를 확인하고, 마지막 자기장이 좁혀지기 전에 차를 댔을 때부터 확신했다.
장환: 대회를 처음 시작한 1라운드 때부터 알고 있었다. 첫날 L스타즈가 점수를 많이 가져갔지만 느낌이 좋았다.
김도현: 마지막 라운드 때 자기장을 돌아 편안하게 쉘터를 들어갔을 때 우리 네 명 모두 살아있었다. 그 때 우승할 것이라 생각했다.
이종호: 나도 쉘터에 들어갔을 때 우승을 확신했던 것 같다.

PAI 전엔 한국팀이 모두 좋은 성적을 거뒀으면 좋겠다는 말을 했지만, 실제로 대회에선 한국팀끼리 멸망전을 펼치기도 했다. OGN 엔투스 포스는 첫날 갓카에서 액토즈 스타즈 레드가 먼저 '성장' 성장환을 잡아 대응사격을 한 것이라고 하던데
장환: 거짓말이다. 우리만 맞았으면 몰살이었기 때문에 그 정도로 봐준 것이다.

PKL을 거쳐 PAI까지 함께 고생한 팀원을 위해 각자 칭찬을 한 마디씩 해보자면
이종호: 도현이 형은 PKL 하반기 리그에선 살짝 얼어있는 모습이었고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이번 PAI 땐 모든 부분에서 적극적으로 임해줘서 좋았다.
김도현: 장환은 이번 PAI 2019를 통해 아시아 최강의 근접, 중거리, 장거리 교전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리지 않았나 싶다. 샷이 마치 한 마리의 맹수를 보는 것처럼 일품이었다.
장환: 락권이 형은 정규 시즌과 파이널에서 부족한 부분을 보여주지 않았다. 나와 함께 VSG의 원투펀치라고 생각한다.
정락권: 종호와는 애증의 관계다. 이번 대회에서 좀 아니다 싶은 순간도 있었지만, 경기 내에서 보여준 살신성인으로 팀원들이 싸우기 좋은 위치로 이끌었다.
정락권과 이종호가 경기 피드백을 두고 이견이 발생해 다투었다는 말이 제법 많이 나왔다. 그런 의견차는 어떻게 극복하거나 타협할 수 있었는지
정락권: 싸운 이유는 우리가 경기를 보는 관점이 두 개였기 때문이다. 크게 오더적인 측면과 전투적인 측면이 있는데, 나는 그 중에서 전투적인 측면에서 경기를 보고 왜 졌는지를 피드백 한다. 종호는 그걸 "이건 싸울 필요 없이 진입하면 됐다"라고 운영적으로 피드백을 하는데, 나는 왜 전투에서 졌는지를 알고 싶어한다. 대부분 종호가 수긍을 해줘서 좋게 끝나는 편이고, 대회 중에는 절대 다투지 않는다. 이번 PAI 2019에서 보여준 종호의 판단은 깔끔했다. 예전이었다면 이상한 자리에서 비비고 순위를 올리려고 했을 것이다.

PAI 2019 우승 상금으로 25만 달러를 받았는데 어떻게 쓸 예정인가
정락권: 적금을 세게 들어서 별달리 다른 곳에 쓸 예정은 없지만, 몸관리를 해야 할 것 같아 영양제와 옷을 좀 살 생각이다.
장환: 미래를 위해 저축하고 부모님께 용돈도 드릴 예정이다.
김도현: 나이가 있기 때문에 적금을 들겠다.
이종호: 마찬가지로 적금을 들 생각이다. 우리 팀원들 모두 돈을 잘 쓰는 스타일이 아니다.
김도현: 먹을 것 외엔 돈 쓸 줄을 모른다.
이종호에게 질문 몇 가지를 해보겠다. PAI 전에 당시 액토즈 스타즈 레드를 대표해서 펍지와 관련 영상을 찍었는데 어땠나
이종호: 다큐멘터리인 줄 알았는데 완전히 예능이었다.
장환: 종호 형의 스타성을 키우기 위한 원맨팀이다.
정락권: 종호가 기회를 잘 받아먹었으면 좋겠다.
이종호: 꼭 성공해서 나눠줄게.

이종호가 지난 8월 진행했던 개인 인터뷰에서 목표를 누구든 함께 해보고 함께 싶은 팀을 만드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종호는 목표를 얼마나 달성했다고 생각하나? 다른 팀원들의 의견은 어떠한지
정락권: 내가 했던 말 인용한 거 아냐?
이종호: 아니다. 똑같은 생각을 가졌을 뿐이다. 목표까지 75%에서 80% 정도 달성한 것 같다. 다른 팀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우리만큼 싸워도 화해를 하지 못하고 감정의 골만 깊어지는 팀들이 많다고 들었다.
김도현: 나도 80점 정도를 주고 싶다. 사소한 부분을 좀 더 배려하고 보듬어주면 될 것 같다.
장환: 우리팀은 싸우면 2명은 말이 없고 2명은 적극적으로 사과한다. 딱 보면 누군지 알지 않나(웃음)? 
이종호: 어이가 없다.
장환: 혼자 꿍해져서 게임을 하는 사람도 있는데, 여튼 그런 모습만 고치면 될 것 같다.
정락권: 맨 처음 팀에 들어왔을 때 나 역시도 그런 팀을 만들고 싶었기 때문에 열심히 했다.
이종호는 프로게이머가 되기 위해 상경해 찜질방에서 지낸 과거가 있어 이번 우승이 더욱 각별할 것 같다
이종호: 내가 못할 때마다 한 번씩 과거를 되짚어 보면 프로게이머를 그만두지 못할 것 같다. 그만큼 고생했는데 여기서 그만둬야 하나 싶어지더라. 내가 뭔가를 못할 때나 다시 생각할 때 되돌아보며 마음을 다잡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다.

2018 PKL #2 정규 시즌 중에 복기 방송을 진행했는데 그것도 마음을 다잡는 일의 연장선이었나
이종호: 내가 1주차부터 성적이 안 나와도 진행하겠다고 시청자들과 약속했던 부분이었다. 구독자수를 늘리고 싶기도 했다. 
정락권도 알아주는 노력파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휴가를 반납할 정도라고 하던데
정락권: 이전 질문에서 내가 남들이 오고 싶어하는 구단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하지 않았나. 다같이 노력하는 분위기를 만들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선 내가 노력해야 다른 친구들도 열심히 할 것 같았고, 그래서 더 열심히 했다. 정말 우승하고 싶은데 경기력이 나쁘지 않음에도 우승하지 못했다는 것을 납득하지 못해 더더욱 노력했다. 환이랑 나는 담원 게이밍에서 처음 프로게이머 생활을 시작했는데 그 때와 지금 받는 대우는 완전히 다르다. 내가 프로게이머라는 직업으로 인정받기 위해선 노력을 늦추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결국 내가 배틀그라운드라는 게임을 좋아하기 때문에 지치지 않고 꾸준하게 열심히 할 수 있었다.

정락권의 노력에 팀원들은 어떻게 지켜봤고, 어떻게 영향을 받았는지
장환: 난 원래 연습을 많이 했다.
이종호: 장환은 절대 남 칭찬을 안 한다.
김도현: 처음 들어왔을 때도 연습이야 했지만 그 양이 많지 않았다. 락권이가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고 나도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점차 연습량을 늘리게 됐다.

김도현은 PKL 파이널이 끝나고 PAI를 준비하면서 마우스 감도를 깎는 등 변화를 줬다고 들었다. 큰 대회를 앞두고 힘들진 않았나
김도현: 잘 하려면 해야 하는 것이니 힘들지 않았다. 그런 것으로 힘들어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PAI 2019를 통틀어서 자신이 가장 돋보였다 싶은 명장면을 선정해보자면
장환: 모든 라운드의 모든 순간이 명장면이었다.
이종호: 으아악, 그만해!
장환: 이렇게 하는게 아니었어?
이종호: 이거 꼭 적어달라.

이번 2019 PKL 페이즈1을 기점으로 펍지가 정기적으로 리그를 열고 국제대회의 장을 확장하는 등 체계적인 e스포츠 구조를 만들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이종호: 공방은 문제가 있지만, 프로들에게 해주고 있는 부분은 나쁘지 않다. 초창기엔 리그 관련 문제가 많았지만 피드백을 듣고 개선하고 있는 것이 보인다.
정락권: 선수이자 유저로서 유저의 피드백들도 들어서 리그 개선 외에 일반 게임도 개선해주면 좋겠다. 유저가 있어야 리그도 있는 것이다. 제일 시급한건 공방 드랍률과 랭크 시스템이다. 
이종호: 모든 맵에 랭크 게임과 일반 게임으로 구분해 랭크에선 자기장이 좀 더 빠르게 좁혀지게 하는 등 변화를 주면 경기가 루즈해지지 않을 것 같다.
이제 지난 우승의 영광은 잠시 뒤로 하고 새로운 시즌을 맞이해야 하는데 페이즈1 혹은 올해 이루고 싶은 목표는
장환: 2018년에도 열심히 했지만 2019년에도 더 열심히 하는 장환이 되도록 하겠다.
김도현: 2018년을 우승으로 좋게 마무리 했으니 2019년 첫 대회인 PKL 페이즈1도 1위로 힘차게 시작하고 싶다.
이종호: 페이즈를 우승하면 더 좋겠지만, 우선 세 번의 페이즈에서 나쁜 성적이 나오지 않게 해서 PGI에 진출하는 것을 목표로 삼겠다. 
정락권: 세 개 페이즈 중 최소 2개 우승을 하고, PGI를 포함한 국제 대회에서 최소 2개 우승하는 것을 바라보고 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장환: 배틀그라운드 사랑해주시는 e스포츠 팬들에게 감사드린다. VSG를 응원해주시는 팬들도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
이종호: 자만하지 않고 언제나 열심히 하는 VSG가 되겠다. 2018년 부진하기도 했고 잘하기도 했지만, 2019년엔 잘하는 모습만 꾸준히 보여드리겠다.
김도현: VSG를 많이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 앞으로도 어디 가서 자랑할 수 있는 팀이 되도록 열심히 할테니 격려와 관심 부탁드린다.
정락권: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해드리기 위해 압도적인 강함이 뭔지 보여드리겠다. 느낌 아니까.

정리=이한빛 기자 mond@fomos.co.kr
사진=박상진 기자 Vallen@fom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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