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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칼렛' 사샤 호스틴 "내게 중요한 GSL 무대, 결승 오르고 싶다"

이한빛2018-03-05 02:10

'스칼렛' 사샤 호스틴이 한국에서 활동하는 해외 선수들의 역사를 새로 쓸지 기대된다. 2012년에 데뷔한 사샤 호스틴은 북미 대회를 평정하면서 북미의 원탑으로 떠올랐다. 다소 주춤했던 때도 있었지만, 그녀는 2017년 한국에 오면서 꾸준한 성적 향상을 이뤄냈다. 그리고 사샤 호스틴은 커리어 최고점을 경신하기 시작했다.

사샤 호스틴은 여성 최초로 코드S 16강 진출 및 4회 연속 코드S 참가로 '퀸칼렛(퀸+스칼렛)'이란 별명을 얻었고, 2018 글로벌 스타크래프트2 리그(이하 GSL) 시즌1 코드 S에 출전해 8강에 올랐다. 2012 GSL 시즌3 8강에 올랐던 '나니와' 요한 루세시 이후 6년 만에 이룬 해외 선수 8강 진출이었다. 이는 군단의 심장 발매 이후 처음이기도 하다. 

GSL 경기 일정 사이에 진행된 IEM 평창에서도 그녀는 숱한 경쟁자들을 뚫고 결승에서 김유진을 4:1로 꺾고 당당하게 우승을 차지했다. IEM 우승을 통해 사샤 호스틴은 개인 우승 커리어를 경신하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GSL 8강과 4강 무패를 기록 중인 어윤수와의 8강전을 앞둔 사샤 호스틴은 한국에서의 생활과 최근 경기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했다.

- 인터뷰에 앞서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 '스칼렛' 사샤 호스틴이라고 한다. 캐나다에서 왔고, 스타크래프트2(이하 스타2) 저그 선수로 활동 중이다.

- 스타2를 시작한 계기는 알려달라
▶ 내가 아주 어렸을 때 아버지가 스타크래프트를 플레이하셨다. 또, 오빠가 한국의 스타크래프트 e스포츠 보는 것을 좋아해 나도 같이 시청하곤 했다. 스타2는 2011년 즈음에 접하게 됐다. 

- 프로로 데뷔하기 전에 가장 좋아하던 선수는 누구였는지
▶ 너무 오래전이라 기억나지 않는다. 황강호와 한준 같은 저그 선수들을 좋아했다.

- 프로게이머가 되기로 한 계기는 무엇인가
▶ 어릴 때부터 게임에 소질이 있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스타2를 즐겨 플레이했다. 프로게이머가 되기 위한 노력을 해보고, 결과가 좋지 않으면 그 후에 대학교에 가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제법 빨리 프로게이머로 데뷔할 수 있었다. 

-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북미가 아닌 한국으로 온 이유는
▶ 한국의 스타크래프트 리그 수준이 전 세계적으로 가장 높아서 존경심을 갖고 있었다. 그 당시 북미 대회는 내게 아주 어렵지 않았다. 당시 팀 에이서 소속이었는데 'MMA' 문성원의 합류로 GSTL에서 경기를 할 기회를 얻었다. 2012년 말 한국에 올 기회가 있었을 땐 내가 너무 어렸고 한국행에 대한 조바심이 있었다.

- 팀 에이서에서 활동했을 당시 문성원과 팀메이트였다. 최근에도 연락하는지
▶ 꾸준히 연락하고 지냈다. 최근에 문성원이 군 복무 후 팀에 들어왔다. 

- 예전 팀 동료였던 '이노베이션' 이신형과 GSL 16강에서 같은 조에 있었다. 기분이 어땠나
▶ 사실 이신형과 친한 동료는 아니었다. 같은 팀이었어도 언어적 문제로 인해 가까워질 기회가 없었다. 문성원이나 다른 팀 동료들과 맞붙었을 때와의 기분은 느끼지 못했다.

- 2012년에 데뷔해 지금까지 데뷔하면서 겪은 어려움은 없었나
▶ 2013년 초에 손목 통증이 있어서 연습량을 줄였다. 2015년에는 휴식기를 가지기도 했다. 최근에 통증이 재발하진 않았다. 
- 최근에 IEM 평창에서 우승했는데 
▶ 꽤 놀라운 일이었다. 내가 우승할 거라고 전혀 예상치 못했다. 최근 2년 동안 연습 성적이 좋아도 실전에선 성적이 잘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4강에만 올라가도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IEM 평창에선 그렇지 않았다. 경기할 때 편안한 기분이 들어서인지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좋은 경기가 나왔다. 우승으로 인해 자신감도 붙었다. 

- 평창 경기를 위해 특별히 준비한 게 있었나
▶ GSL나 WCS가 IEM 평창 대회 일정과 맞닿아있어 특별히 준비한 것이 없었다. 환경이 좋았던 것 같다. 

- 6년만에 GSL 8강에 오른 외국인 선수인데 기분이 어땠는지
▶ 기분이 좋았다. 본선에 오른 적은 몇 번 있었지만, 이전엔 16강에조차 오르지 못했다. 그 단계를 넘었다는 것이 내겐 큰 의미가 있었다. 더 높은 단계에 오르고 싶다. 

- 8강에서 어윤수를 상대하게 된다
▶ 어윤수가 8강과 4강에서 무패를 기록 중이다. 무서운 상대지만, 최근에 경기할 때 기분이 편하고 연습 성적도 나쁘지 않다. 내가 승리할 가능성도 어느 정도 있다고 본다.

- GSL 경기 후 인터뷰에서 설연휴 동안 평창에 간다고 했는데 어떻게 됐나
▶ 일정이 맞지 않아서 가지 못했다. 시간이 되면 캐나다 대표팀의 아이스 하키 경기를 보고 싶었다. 동계올림픽에선 하키 경기만 보는 편이다. 캐나다가 20년만에 미국에게 패배해 아쉬웠다.  

- WCS 월드 서킷에서 활동하면서 블리즈컨으로 진출할 수 있었다. GSL로 온 이유는
▶ 한국에 남은 이유는 GSL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최근에 한국에서의 대회 성적이 좋아 이 기세를 쭉 이어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 CS 결승에 올라가면 상금은 더 많이 받을 수 있을지 몰라도, 한국 대회를 통해 WCS 결선에 올라가면 내겐 엄청난 업적이 될 것이다.

- 최근 들어 성적이 엄청 좋아졌는데 
▶ 전까지만 해도 경기력이 점점 나빠졌다. 2012년과 2013년 후로는 성적이 좋지 못했다. 요즘엔 2012~2013년보다 더 좋은 경기력이 나오고 있다. 내 목표는 GSL 결승에 올라가는 것이다. 어려운 길이 될 것 같다.

- 스타2 이스포츠 담당자는 한국에서 훈련해서 잘하는 것 같다고 하더라
▶ 확실히 도움이 된다. 쉽게 동기부여가 된다. 더 발전할 수 있다고 느낀다. 북미에선 내가 지역 내에서 최상위권에 자리하고 있고, 동기부여나 도전정신을 느끼기 어렵다.

- 숙소가 서울이 아닌 소래포구에 있는데 왜 먼 곳에 자리를 잡았나
▶ 서울에 인접한 곳에 있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GSL이 아니면 서울에 올 일도 많이 없다. 팀 내의 선수들이 편안하게 연습하며 지낼 수 있는 곳을 찾는데 주력했다. 서울에서 그런 곳을 찾으려면 돈이 많이 들어간다. 인천국제공항도 가깝다.

- 번화가가 없는 지역에 있다보니 휴식을 취할 때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지 궁금하다
▶ 한국 드라마를 본다. 최근엔 '달의 연인- 보보경심 려'를 봤다. 아이유를 좋아한다. 

- 개인방송에서 한국음악을 많이 듣더라. 좋아하는 가수가 있다면
▶ 최근엔 팝음악 보다는 윤하나 아이유 같은 감성적인 가수의 음악을 즐겨 듣는다. 유튜브에서 활동하는 제이플라도 좋아한다. 

- 한국에서 지내는 시간이 긴데 어떤 음식을 좋아하는지 알려달라. 그리고 연습하다보면 밤이 늦는데 즐겨먹는 야식은 무엇인가
▶ 난 매운 음식을 좋아한다. 정말 좋아하는데 진짜 매운 음식을 찾기 어렵다. 닭갈비나 불닭, 쭈꾸미를 좋아한다. 돼지고기나 소고기를 좋아하지 않아 닭고기를 먹는 경우가 많다. 야식을 자주 먹진 않지만 주로 치킨을 먹는다. 
- 블리자드가 매년 밸런스 패치를 진행하면서 판도가 크게 바뀐다. 그런 변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 매년 큰 패치를 진행하는 점이 마음에 든다. 스타2를 통해 밸런스를 개선하고, 메타가 고착화되는 것을 방지한다. 메타가 바뀌어도 모두가 적응해야하는 것이라 특별히 어려움을 느끼지 않는다. 다양한 스타일들을 시도해보고 가장 최선의 것을 찾아낸다. 

- 해외엔 단기 토너먼트가 많은 반면, 한국은 정기적으로 경기를 진행한다. 어느 쪽이 더 본인에게 맞는가
▶ GSL 같이 두 달여간 진행되는 리그가 더 좋다. 해외에선 그런 대회 자체가 성립되기 어렵다. 한국은 다들 대회장에서 멀지 않은 곳에 살고 있다. 해외에선 많은 사람들이 비행기를 타고 와야하는 경우가 많아 적합하지 않다. GSL은 선수가 준비할 시간을 줘서 더 좋다. 

- WCS 최종 결선에 오르기 위해선 WCS 서킷과 GSL로 분리되어 있다. 지역락에 대한 생각을 알려달라
▶ 진정한 의미의 지역락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한국인은 그 지역에 살거나 시민권이 있어야만 WCS 서킷에 참여할 수 있다. GSL은 국적 상관 없이 모두에게 열려있다. 한국인 선수들만 WCS 서킷에서 플레이 할 수 없다. 이로 인해 외국인 선수들의 수준이 상향됐지만, 한국인들의 기회를 제한한다는 점에서 다소 불공평한 것 같다.

- 최근에 '다크' 박령우를 비롯한 저그 선수들이 테란이 버티면 이길 수 없다고 하더라. 저그 유저로서 어떻게 생각하나
▶ 저그 선수들이 실수를 범하지 않고 해야 할 플레이를 한다면 장기전에서도 테란을 상대로 이길 확률은 높다고 본다. 박령우가 전태양을 상대로 결국 이기지 않았나. 동의하기 어렵다. 

- 전태양 이야기가 나온 김에 물어보자면 전태양에 대한 '스페셜' 후안 로페즈의 관심이 지대하다. 곁에서 보기엔 어떤가
▶ 전태양이 '스페셜'의 연습을 많이 도와줬다. 그 외엔 제법 웃긴다. 전태양의 사진을 지갑에 넣어놓고, 팬이 그려준 전태양와 '스페셜'의 팬아트를 SNS에 올리기도 했다. 전태양이 있는 안산에서 살고 싶어하더라(웃음). 

- 한국에 오래 지내다보면 힘든 점은 없는지
▶ 언어 문제를 제외하고는 별달리 힘든 점이 없다. 오히려 캐나다보다 한국에서 지내는 것이 더 편안하다. 한국에는 아는 사람이 많다. 고향에 돌아가도 고등학교 친구들은 대학에 진학하면서 흩어져 지인이 많지 않다. 두어달에 한번씩 가족을 보러 캐나다에 갈 뿐이다.

- 한국에서 팬들에게 선물을 받아본 적이 있는가? 가장 기억에 남는 선물이 있다면
▶ GSL에서 경기를 치를 때마다 선물을 받는다. 팬들이 나를 위해 응원하러 와주고 선물까지 준다는 것은 정말 기분 좋은 일이다. 참치캔을 준 팬도 있었고, 다른 팬은 매 경기 때마다 나에게 초콜렛을 줬다. 만화 캐릭터 인형을 받은 것도 기억이 난다.

- 인터뷰를 마치면서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 GSL에서 경기 할 때 와서 응원해주시는 팬분들께 감사드린다. 성적이 좋지 않을 때에도 다음엔 더 잘할 수 있다며 격려해준 덕에 힘내서 연습하고 경기를 치를 수 있었다. 그런 응원 속에 최근에 좋은 성적을 보여드릴 수 있게 돼 기쁘다. 팬들이 기뻐해서 나도 행복했다. 앞으로도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 
정리=이한빛 기자 mond@fomos.co.kr
사진=박상진 기자 vallen@fom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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