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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의 After GSL] 상상이상의 충격을 선사한 김유진

박상진2018-02-27 23:59


이번 GSL 16강의 가장 큰 이슈는 프로토스 네 명으로 이뤄진 D조였다. 시드자였던 김대엽은 동족전에 자신이 있었기에 작년 대결에서 승리했던 조성호를 자신의 조로 데려왔다. 그리고 조성호는 자신의 준비만 잘 하면 8강에 오를 수 있다는 생각으로 김준호를, 김준호는 마지막까지 남았던 조성주와 김유진 중 조성주가 C조에 가며 울며 겨자 먹기로 김유진을 데려왔다. 결국 김대엽-조성호-김준호-김유진이라는 프로토스 네 명이 한 조에 구성됐다.

프로토스 네 명으로 이뤄진 D조에서 누가 올라갈지 쉽게 예측하기 힘들었다. 프로토스 동족전 특성 상 아무리 준비를 잘해도 변수가 생기고, 안정적으로 시작하면 결국 불리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가위바위보로 끝나는 게 아니라 묵찌빠처럼 운영이 가능한 것이 포로토스 동족전이다.

프로토스 지옥에 빠진 네 명 모두 살아남기 위한 준비는 나쁘지 않게 해왔다. 그중에도 가장 준비를 잘한 김유진이 김준호와 조성호를 잡고 8강에 올랐다. 보통 김유진과 김준호가 붙으면 김유진은 전략적으로, 김준호는 힘 위주로 준비를 했고 대부분 김유진이 김준호를 잡았다. 그렇지만 이번에는 김준호도 김유진을 상대로 전략적인 수를 준비해왔다. 

서로 시작부터 암흑 기사를 준비한 후 운영으로 넘어가는 수를 선택했지만, 전략적인 수를 많이 준비한 김유진이 상대 암흑 기사를 잘 막아내며 첫 세트를 가져왔다. 이어진 2세트는 엘리전 양상으로 흘러갔다. 김유진이 심리적인 전진 수정탑을 준비해서 김준호는 이를 찾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 찾아내지 못했다. 서로 헛손질을 나눈 두 선수는 이후 올인을 준비했다. 김유진은 점멸 추적자 3차원 관문을, 김준호는 예언자 이후 3관문을 준비했다. 

김유진은 빌드에서 유리한 상황이었고, 수비만 해도 이길 수 있는 판이었다. 그러나 상대가 공격 후 퇴각하는 것을 보고 바로 자신의 병력을 진출시켰다. 나올 상황이 아닌데 나온 상대의 병력을 보고 김준호는 혼란에 빠졌고, 김준호도 빠르게 엘리전 판단을 내렸다. 하지만 김유진은 상대보다 빨리 엘리전에 돌입해 연결체를 지을 자원은 남겨뒀다. 더 이상 운영을 바라볼 수 없는 김준호는 울며 겨자먹기로 공격에 나섰지만, 이를 본 김유진은 병력을 우회시켜 김준호의 마지막 건물을 파괴하며 승자전에 올랐다.


승자전에서 김유진과 상대한 선수는 같은 팀 조성호였다. 서로 상대의 스타일을 잘 알기에 전략적인 수 대신 안정적인 빌드를 취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김유진은 여기서도 운영을 준비하는 한편 전진 우주관문까지 시도했다. 프로토스 동족전에서 잘 나오지 않는 플레이었고, 같은 팀 조성호까지 예측하지 못한 발상의 전환이었다. 전진 우주 관문을 늦게 하면 자원을 손해볼 경우가 많지만 김유진은 이 전략을 제대로 준비해왔고, 결국 1세트를 가져왔다.

이어진 2세트 역시 김유진의 역량을 볼 수 있던 경기였다. 김유진은 전략적인 수인 암흑기사를 꺼냈고, 조성호는 1세트에서 전략적인 수에 당했기에 안정적인 빌드를 사용했다. 암흑 기사가 쉽게 막히며 조성호에게 좋은 상황이 펼쳐졌지만, 김유진은 환상 추적자를 사용해 상대 본진으로 달렸다. 이 환상 추적자는 실수였지만, 김유진은 실수로 만든 환상 추적자를 상대 본진에 보내 역장을 소모시키며 상대의 환상 불사조 정찰을 막았다. 

조성호 역시 환상 추적자라는 걸 전혀 모르고 역장을 쓰는 바람에 정찰을 하지 못했고, 김유진은 그 다음 수인 공명 파열포 업그레이드 사도 찌르기를 성공시킬 수 있었다. 이어 불멸자와 파수기를 섞은 사도 올인으로 경기를 끝냈다. 김유진의 실수가 엉뚱한 방향으로, 본인이 인터뷰에서 말한 것처럼 산으로 간 배를 활용해 승리한 것.

경기에서 실수하면 대부분의 선수들은 흔들려서 자신이 준비한 플레이를 제대로 보이지 못한다. 하지만 김유진은 자신의 실수를 이용해 상대도 같이 흔드는 대범함으로 프로토스 넷이 버티고 있는 D조에서 가장 먼저 탈출했다. 타 종족전에서도 자신의 실수를 상대 실수로 연결시킬 수 있거나 상대의 예측 범위를 벗어난 전략을 준비해온다면 김유진의 첫 GSL 우승도 이뤄질 수 있을 것이다.
 

글=GSL 박진영 해설
정리=박상진 기자 Vallen@fom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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