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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사람] 온상민 해설 "서든 챔스리그, 누가봐도 재미있는 리그로"

최민숙2017-07-14 11:58

온상민 해설위원은 서든어택의 탄생부터 지금까지 12년간 함께 해왔다. 서든어택 리그가 시작되고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봤으니, 그 애정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

오랜만에 다시 서든어택 챔피언스리그 중계석에 앉게 된 온상민 해설. 그는 영영 이별인 줄만 알았던 챔스리그가 돌아와 기쁘다면서 누가 봐도 재미있는 리그가 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 서든어택 챔스리그 재개 소식을 듣고 누구보다 기뻐했을 것 같다. 소감이 어떤지
▶ 매우 사랑했다가 헤어진 여자친구를 만난 기분이다(웃음). 당연히 더 잘해주고 아껴줘야겠다는 생각이다. 오래 사귀어서 풋풋함은 없지만, 더욱 애틋한 여자친구를 다시 본 느낌이다.

- 챔스리그가 재개될 거라고 예상했나
▶ 사실 전혀 못 했다. 다른 일로 오고 가다 서든어택 관계자분들을 만나면 힘들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서든어택이 나이가 많은데, 나는 해외에서 오래된 종목이라도 승승장구하는 것들이 있다고 얘기하며 리그를 다시 하면 좋겠다고 적극적으로 어필했다. 선수들도 계속 나오는데 게임 나이가 많다고 리그를 안 할 필요는 없지 않냐고 말이다. 물론 내 얘기 때문은 아니지만, 관계자분들이 재개를 결정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 서든어택과 정말 오랜 시간을 함께 해왔다
▶ 서든어택 출시를 기념하는 이벤트전부터 쭉 같이 해왔다. 2006년 마스터리그 시절도 함께 보냈다. 서든어택 게임 내에서 마우스 가속도 온오프 옵션도 내 아이디어다. 당시 관계자에게 그 옵션이 필요하다는 얘길 했더니 다음 날 적용했다며 테스트해달라고 전화가 왔다. 그래서 애정이 남다른 게임이기도 하다. 물론 그 옵션은 아직도 있다(웃음).

초반에는 카운터 스트라이크하다가 서든어태긍로 넘어온 선수들이 많았다. esu도 원래 카스 선수들이었다. 선수들이 우승하고 군대 다녀오고 결혼해서 애 낳고 하는 것들을 지켜봤다. 내가 결혼식 사회를 해준 적도 많다. 초기부터 알았던 선수들이 이제는 30대 중, 후반이다.

지금은 세대가 많이 바뀌어서 선수들이 내 조카뻘이다. 그래도 형이라고 불러주니까 고맙다. 이제는 나이 차이가 많이 나서 선수들에게 같이 게임을 하자고 하는 것도 민폐인 것 같다(웃음).
- FPS 게임 대회는 보는 재미가 덜하다는 평이 있다. 챔스리그 기획자 역시 보는 재미를 위해 연구하고 있다던데
▶ CS:GO ESL 쾰른 경기가 지난 10일 새벽에 끝났다. 결승전을 밤새 봤다. ESL에서 개최한 CS:GO 대회를 보면 무대연출이나 화면을 통해 맵을 모르는 사람이 보더라도 선수의 플레이에 감탄사가 나오게 한다. 

서든어택도 충분히 그렇게 연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무대 연출이나 옵저버 화면, 스타 플레이어 메이킹 장치를 좀 더 보강하면 좋겠다는 입장이다. 리그는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게임을 접하게 하는 가교 역할을 해야 한다. 

축구를 보는 사람들을 예로 들면 그들이 프리미어 리그를 보고 영국으로 가진 않는다. 대신 일요일에 조기축구회를 나간다. 서든어택도 챔스리그를 본 사람들이 PC방으로 갈 수 있도록 하려면 보는 즐거움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게임이 더 잘 되면 리그 흥행을 비롯해 모두에게 좋은 것이다.

- 챔스리그에서는 한 팀이 장기집권한 경우가 많았다. 이번에는 어떨 거라고 예상하는지
▶ 이번 시즌을 계기로 세대가 바뀔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방송에서 누가 긴장하느냐의 차이일 뿐 이제 출전하는 선수 간 실력 차이는 거의 없다. 왠만한 전술 전략도 다 나왔다.

선수들 수준이 높아져 최근에는 2명이서 상대 3명을 뚫으려는 형태의 오더를 자주 쓴다. 유사 장르 해외팀의 경우 고액 연봉과 큰 상금이 걸려 있어서 계속 새로운 걸 발견해야 하는 위치라 그런 오더를 하곤 하는데, 서든어택은 4강급의 선수들이 이미 그 수준에 올랐다.

그런 오더의 단점을 통하지 않았을 경우 빠르게 무너진다는 점이다. 그래서 일반 시청자들이 봤을 때 '상대가 안 된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그건 사실이 아니다. 실패했을 때 리스크가 크고 일정 수준 이상 올라야 쓸 수 있는 오더를 하는 팀들이 많아졌다는 건 그만큼 자신감이 붙었다는 뜻이다.

퍼스트제너레이션은 기존 멤버들이 사회생활을 시작해 사실상 해체라 다시 나오기 어려워 보인다. 새로운 얼굴들이 잘해주면 좋겠다.
- 주최사 지명 BJ팀으로 손대한이 속한 Baxter가 출전한다
▶ 손대한은 방송 울렁증이 있는 것 같아 실력 대비 성적이 안타까웠다. 또, 제3보급창고 특화라 특정 맵을 타는 경향이 있다. 그래도 작년에 꽤 좋은 장면이 많아서 이번 시즌에 기대하고 있다. 만약 세대교체가 된다면 손대한이 속한 Baxter가 치고 올라오지 않을까 싶다. 제3보급창고 외에 다른 맵도 준비가 됐다면 차세대 챔피언이 될 수도 있다.

서든어택에 우기가 왔을 때 방황조차 하지 않았던 선수다. 손대한의 방송을 즐겨찾기하고 봤는데 아침저녁으로 알림이 울린다. 마치 무공 훈련하듯이 아침에 눈 뜨면 서든어택을 몇 시간 동안 하고 저녁이 되면 또 하더라. 서든어택 유저들이 오버워치 출시 후 방황할 때도 손대한은 자기가 서든 체질이라면서 꾸준히 했다. 그것이 이번 시즌 좋은 보상으로 돌아오기 바란다.

- 어릴수록 게임을 잘한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서든어택의 경우는 어떤가
▶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나이를 먹을수록 잘하는 순간의 빈도는 점점 줄어든다. 그러나 이기는 방법을 더 잘 알게 된다.

내가 알기로 중학생이었떤 16살 때부터 서든어택을 시작해 28살까지 활동한 선수가 강건이다. 우승을 6, 7번은 한 선수다. 강건이 모두를 대표하는 건 아니지만, 그 선수를 비롯해 다른 선수들을 봤을 때도 비슷한 과정을 보였다.

나이가 어린 선수들은 자신의 순간 반응 속도를 믿고 공격적인 포지션으로 들이댄다. 나이가 들면 자기보다 더 잘 쏘는 선수들과 부딪히면서 이기는 방법을 찾기 시작한다. 자기가 어떤 걸 잘하고 못하는지 파악하고 수비적인 포지션으로 바꾸더라.

실제로 CS:GO의 경우 30대 선수들로 구성돼 일명 '아재팀'이라고 불리는 팀이 엄청난 상금을 벌기도 했다. 우리나라 선수들도 더 오래 선수 생활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체력적인 부분은 관리를 잘해야 한다. 나도 예전에는 10시간 이상 앉아있는 게 일도 아니었지만, 지금은 3시간만 게임을 해도 힘들어서 집중력이 떨어진다. 상대방 위치를 유추해야 하는데 머리가 안 돌아간다. 같이 게임을 하는 친구들이 "상민이 형 당 떨어져서 잘 못 맞춘다"고 한다(웃음).
 
- 어느 분야에나 팬과 안티가 있는데, 서든어택도 안티를 피해갈 수 없는 상황이다
▶ 조심스러운 부분이다. 현재는 냉정하게 스스로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옆 사람이 까니까 나도 까볼까'라는 흐름이 있는 것 같다. 나도 더불어서 '문어 불쌍하네, 숙회가 됐네'라면서 비난을 당한다.

서든어택이 분명히 우리나라 FPS 장르에 기여한 바가 있다. 내 직업 때문에 와이프도 스페셜포스와 서든어택, 카운터 스트라이크 등 FPS 게임을 다 해봤고, 서든어택을 제일 좋아한다. 

서든어택이 일반 유저들이 FPS 장르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해준 게임인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서든어택을 설치해서 플레이해보고 리그를 보고 그래도 재미가 없다고 하면 그 사람의 취향이 아니라고 받아들일 수 있지만, 안 해본 채로 욕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또한 서든어택 챔스리그는 역사와 전통을 이어오면서 탄탄한 기량을 가진 팀들의 명승부를 펼쳤다. 그런 명승부가 이번 시즌에도 나올 거라고 생각한다. 인정할 건 해주면 좋겠다. 

- 워낙 오래 챔스리그 중계를 했지만, 오랜만의 복귀라 이번에는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
▶ 리그가 반복될 때는 덜했지만, 한 번 헤어져 본 후 소중함을 더 크게 느꼈다. 이제는 떠나가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열심히 하겠다.

서든어택 리그는 충분히 보는 재미가 있다. 나도 어떤 순간에는 너무 몰입해서 중계할 때도 있다. 내겐 정말 소중한 리그라서 서든어택을 즐기지 않는 사람들이나 초심자들이 보더라도 재미있는 리그가 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다.

최민숙 기자 minimaxi@fom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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