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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e스토리] 사랑의 유니콘, 그들은 왜 한국을 찾았을까

박상진2017-05-17 00:00



지구 반대쪽에 있는 브라질에서는 지금 MSI가 한창 진행 중이다. 스프링 스플릿 대륙별 우승팀을 모아 경기하는 MSI가 진행되는 지금도 나머지 팀들은 롤드컵 진출이라는 더 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팀을 재정비하고 훈련을 하는 등 서머 스플릿을 준비하고 있다.

오프 시즌 전력을 정비하고 강화하는 방법으로 한국으로 전지훈련을 오는 팀도 있다. 한국의 솔로 랭크 수준이 다른 지역에 비해 높고, 실력 좋은 팀들과 비공개 연습 경기를 치르기도 좋기에 다른 지역 팀들이 한국을 찾아오는 것.

유럽 지역에서 활동하는 팀인 '유니콘 오브 러브(Unicorns of Love, 이하 UoL)' 역시 이러한 이유로 한국을 찾았다. 지난 EU LCS 스프링 스플릿 결승에서 G2에게 패배하며 다음 시즌을 기약하게 된 UoL은 롤드컵 진출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한국을 선택했다.

다양한 퍼포먼스와 개성 있는 밴픽으로 한국 팬들에게도 알려진 UoL의 팀 매니저 '로메인 비제아'와 15일 서울 구로구 게임코치 아카데미에서 이야기를 나눴다.

UoL은 한국에 유쾌하고 참신한 경기 스타일로 알려져 있다. 먼저 팀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우리 팀에 대해 짧게 소개하자면, 젊으면서도 역사가 있는 팀이라고 말할 수 있다. EU LCS에서 2~3년 정도 활동했고, 주전으로 다섯 명의 선수가 활동하고 있다. 그리고 선수들의 경력은 각각 다르지만 젊은 편이다. 

이번 전지훈련을 떠나면서 공항 무빙 벨트에서 재미있는 퍼포먼스를 했는데, 인천 공항에서 한 게 아니라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 출국 전에 찍은 영상이다. 나도 그렇고 팀원들도 재미있는 퍼포먼스를 보이기를 좋아한다. 어찌 보면 민망한 일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 앞에서 장난치고 재미있는 퍼포먼스를 보일 수 있다면, 많은 사람이 지켜보는 경기장에서도 긴장하기보다 재미있는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거로 생각한다.
 


경기나 각종 영상을 보면 유니콘 모자를 쓰고 등장하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

파티할 때 복장을 보고 생각해냈다. 내가 비록 일하고 있지만, 파티를 하는 기분으로 일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팀의 이름에 맞춰 모자를 쓰게 됐다. 내가 경기 전에 재미있는 유니콘 모자를 쓰고 있다면 선수들도 긴장을 풀 수 있을 거 같다는 생각도 있다.

UoL은 한국의 MVP와 같이 독특한 밴픽으로 유명하다. 혹시 MVP에 대해 알고 있는가.

MVP는 스타크래프트2 시절부터 이름을 들어본 팀이다. 다만 자세한 경기 스타일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방금 사이온을 탑과 바텀에서 쓸 수 있는 팀이고 브랜드까지 서포터로 돌릴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흥미로운 팀이라 생각했다. 이번 기회에 한국에서 꼭 한 번 스크림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번 EU LCS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팀의 성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그리고 EU LCS 우승팀인 G2의 MSI 경기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UoL의 이번 스프링 스플릿은 대단히 성공적이다. 선수들이 경험을 쌓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코치와 매니저, 그리고 기존 선수 둘과 새로 들어온 선수 셋이 뭉쳐서 시즌 중 로스터 변화 없이 3개월 동안 함께 할 수 있었다.

MSI 역시 계속 지켜보고 있는데, 약팀이 강팀을 꺾는 모습도 자주 나와 흥미진진하다. 다만 G2는 EU LCS에서 보여줬던 경기력이 아직 덜 나왔기에 이번 준결승에서는 좋은 모습을 보이길 기대한다. MSI 전체적으로 이야기하자면 가장 놀라운 모습을 보인 팀은 기가바이트 마린즈고, 경기력으로는 SK텔레콤 T1이 1위, Team WE와 플래시 울브즈가 바로 다음이다. 북미와 유럽은 아직 큰 차이가 있는지 모르겠다.
 


스프링 스플릿을 마치고 한국 전지훈련을 오게 된 이유가 있나.

이번 스플릿이 끝나기 전 우리에게 두 가지 길이 있었다. EU LCS에서 우승했으면 MSI에 참가하기 위해 브라질에 가는 길이었고, 그렇지 못할 경우 후원사인 엔비디아에서 제의한 한국 전지훈련이었다. MSI에 출전하지 못했지만, 인터넷 핑도 낮고, 팀 스크림 상대를 찾기도 쉬운데다가 솔로 랭크 수준도 높은 한국으로 오는 것도 좋은 선택이었다. 팀이 다 함께 오프시즌을 이용해 여행을 가서 새로운 경험을 얻는 과정에서 팀 조직력을 다질 수도 있다.

팀원 중 '비시차지' 키스 타마스는 벌써 솔로 랭크를 100게임 이상 플레이해서 이미 마스터 티어까지 올라갔다. 선수들이 새로운 환경에서 열심히 연습하는 걸 우리 팬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것도 좋다. 한국에 온 이후 선수들은 시차 적응하는 데 조금 고생했지만, 엔비디아에서도 잘 챙겨주고 음식과 호텔도 만족스러워 연습에만 집중할 수 있다.

이번 한국 전지훈련에서 ROX 타이거즈와 1대 1 토너먼트를 한 사진이 올라와 팬들이 많이 관심을 가졌다. 어떻게 성사된건가.

ROX 게임단 대표와 해외에서 만났던 적이 있었다. 그 자리에서 우리보고 한국에 오면 ROX 연습실에 한번 오라고 초청받은 적이 있었다. 그리고 이번 한국 방문에서 연락이 되어 ROX 팀 연습실에 갔다. 언어의 장벽도 있고, 처음이라 다들 서먹할 거 같았는데 게임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서 다들 친해졌고, 1대 1 토너먼트도 아슬아슬하고 재미있는 구도로 흘러가 2시간 정도였던 방문이 6시간 정도로 길어졌다.
 
락스 타이거즈 숙소를 방문한 유니콘즈 오브 러브(출처: UoL 트위터)


얼마 전 레딧에 유럽 내 한국 용병 선수와 프로게이머가 되는 방법에 대해 글을 올렸다. 글을 쓰게 된 계기가 있다면.

한국이 e스포츠 강국이 된 이유로는 우수한 선수와 코치를 배출한 환경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10년이라는 긴 역사를 가진 지역의 선수와 함께하면 앞선 노하우나 마음가짐을 우리가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문화적 차이에서 선수와 팀이 맞기는 쉽지 않을 거로 생각한다.

문화적 차이를 없애려면 결국 유럽 선수가 필요한데, 아직 유럽에서 프로게이머를 보는 시각은 그리 호의적이지 않다. 게임을 잘 하는 게이머는 많지만, 확실하지 않은 미래나 주변 가족들의 의견으로 프로게이머의 꿈을 접는 사람도 많다. 그래도 프로게이머의 길을 걷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어떻게 해야 프로게이머가 되고 자신을 더 단련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글을 썼다.

이 글을 쓰고 나서 유럽에서는 인종차별주의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인종을 차별하는 게 아니라 한국의 시스템을 받아들여 우리 나름대로의 시스템을 만들면 어떻겠냐는 이야기였는데 그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거 같다. 오히려 한국에서 좋게 받아들여졌다니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썼던 글 중에 프로게이머가 되는 법에 대한 부분은 일반 직업 상담에서도 만날 수 있는 글이지만, 프로게이머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동기부여가 되도록 e스포츠에 맞게 쓴 글이다.

한국 선수와 코치에 대해서 이야기했는데, 혹시 같이 팀에서 생활해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SK텔레콤 T1의 '꼬마' 김정균 코치와 같은 팀으로 활동해보고 싶다. 김정균 코치는 어떤 한국인이라도 브론즈에서 챌린저로 올릴 수 있는, 선수의 능력을 극대화할 수있는 사람이다. 우리 팀 코치가 유럽 선수의 능력을 극대화할 능력이 있는 것처럼 말이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선수들의 능력을 끌어올리는 사람들이기에 그 둘의 공통점을 비교하고 연구해서 책을 써보고 싶은 생각도 있다. 선수가 아닌 코치와 함께 해보고 싶다고 말한 이유는, 코치가 선수에 비해 팀에 오래 있는 데다가 더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프로 단계에서는 팀에서 선수도 중요하지만, 코치의 중요성 역시 선수만큼이나 중요하다.
 


팀의 비즈니스를 담당하는 매니저로서 e스포츠의 규모가 커지려면 어떤 부분이 개선되어야 할거로 생각하나.

다른 지역은 모르겠지만, 적어도 유럽에서는 수익이 해결되어야 할 거로 생각한다. 다른 스포츠와 달리 e스포츠, 특히 유럽 지역에서는 스폰서가 크지 않아 아직도 수입보다 지출이 많다. 그 문제가 해결되면 선수들은 게임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전체적인 팀을 관리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할 거로 생각한다. 선수들이 많은 스탭과 이야기하면 혼란을 줄 수 있으니 선수들은 코치와 이야기하며 게임에만 집중하고, 코치가 다른 스텝들과 이야기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최근 중국과 북미가 연고지 방식의 리그 구조 개편을 발표했는데, 유럽에서는 이 시스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중국은 인구가 많고 북미는 프로 스포츠 시장이 자리 잡은 상태라 좋은 전환이라고 생각하지만, 유럽에는 아직 도입하기 이르다고 생각한다. 시스템이 좋고 나쁨을 떠나서 시장의 특성 차이다. 각 시장에서 다양한 도전을 하고, 좋은 점을 따와서 다른 리그를 보완했으면 좋겠다.
 


팀의 매니저로서 선수를 볼 때 어떤 부분에서 관심을 가지고 보는지.

팀의 코치와 함께 선수를 보는데, 코치는 게임 내 경기력을 주로 보고 나는 그 외의 행동이나 성격을 본다. LCS는 단기 토너먼트가 아니라 장기 리그이기에 경기력도 중요하지만 다른 선수들과 같이 생활하는 데 문제가 없는 선수가 필요하다.

곧 서머 스플릿이 시작하는데, UoL은 얼마 정도의 성과를 낼 수 있을까.

지금 결과를 논하기에는 조금 이르다. 다만, 서머 스플릿 시작 전에 로스터 변화가 큰 팀은 좋은 성적은 내기 쉽지 않을 거 같다. 두 명 정도가 로스터 변경의 한계라고 본다. 이번 스플릿에서 SK텔레콤 T1이 '후니' 허승훈과 '피넛' 한왕호를 영입하며 팀의 기본은 지키되 분위기를 바꾼 거처럼 말이다.

인터뷰를 마치며 이 인터뷰로 UoL을 조금 더 알게 된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한국에 와서 이번 인터뷰로 리그 오브 레전드 e스포츠 팬들에게 다가갈 수 있어 기분이 좋다. 수준 높은 e스포츠 팀이 많은 한국에서 우리 팀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드리고, 아마 작게나마 팬미팅을 진행할 거 같은데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다.
 


박상진 기자 Vallen@fom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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