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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우가 만난 사람] 박상현 캐스터가 살아가는 법

김기자2017-01-28 22:44

 
'붉은 닭의 해' 정유년을 맞이해 힘찬 한 해의 출발을 기대하는 이가 있다. 스타크래프트와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리그오브레전드 등 많은 종목에서 캐스터로 활동했던 81년생 닭띠 박상현 캐스터다. 
 
그는 지난 2005년 MBC게임 '전문 MC 선발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으면서 e스포츠 캐스터로서 활동을 시작해 여러 종목의 캐스터를 맡았다. 예능에서도 재능을 보였는데 2010년부터 2012년까지 MBC게임에서 했던 '스타 무한도전'은 그를 알리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박상현 캐스터는 최근 열린 ASL에서 이승원, 임성춘 해설과 함께 중계진으로 나섰다. 현재는 GSL을 진행하고 있으며, 2월부터는 히어로즈 리그도 들어갈 예정이다. 그는 포모스와 만난 자리에서 "인생에 가장 좋은 시기를 게임과 함께했다. 리그를 중계하고 시청자들과 소통하면서 지내겠다"고 말했다. 
 
 
- 요즘 어떻게 지내나
▶ 방송 일을 계속하고 있다. ASL, GSL와 함께 히어로즈 리그도 들어간다. GSL 끝장전도 만드는 등 이것저것 하고 있다. 
 
- 팬들 사이에서는 '전용준 캐스터의 후계자'라고 불리는데 
▶ (손을 절래절래 흔면서) 아니다. 방송을 많이 하고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줘서 좋게 봐준 것 같다. 게임할 때 뒤에서 훈수를 잘 두는 동네 형이라고 할까. 마음 편안하게 리그를 기대하는 건 예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지만, 방송에 대한 부담감이 없어졌다. 취미가 따로 있는 것도 아니다. 음악 듣는 것보다 게임하는 것이 즐겁다. 게임을 배우다 보면 시간도 빨리 지나간다.  
 
- 결혼해서 마음이 편안해진 건가
▶ 결혼해서도 달라진 건 없다. 아내가 나의 일에 대해 잘 이해해주고 있어서 정말 감사하다.
 
- 아내 자랑을 해보자
▶ 내가 게임을 하는 걸 존중한다. 믿어주고 항상 응원해준다. 어떤 부담감없이 리그에 정진할 수 있도록 해준다. 스트레스도 안 준다. 
 
- 점수를 준다면? 
▶ 무조건 만점이다.
 
- 방송을 시작한 지 10년이 넘은 것 같은데 
▶ 2004년 겨울부터 시작했으니까 만 11년 됐다.
 

▲ MBC게임 '스타무한도전'에 출연했던 박상현 캐스터.
 
- 첫 방송 기억하는가
▶ MBC게임에서 조그만 리그를 하다가 2005년 초 서바이버 리그에 들어갔다. ASL을 같이 하고 있는 이승원, 임성춘 해설과 같이 중계했다. 처음에는 아무것도 몰랐고 누가 가르쳐준 것도 아니었다. 혼자 준비해서 갔는데 카메라가 돌아가고 많은 사람이 나를 지켜보고 있었다. 시간이 멈춘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할까. 멍했다. 어떻게 하다 보니 10년을 넘게 했다. 
 
- 지금은 마음가짐이 달라졌을 것 같다
▶ 사람이 한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기 위해선 10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새삼 경험의 중요성을 깨닫는다. 배우고 느끼면서 스스로 발전하게 되는 게 경험이 쌓이는 거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방송은 해도 해도 끝이 없다. 그게 매력일 수 있다. 또, 항상 내가 고민하면서 길을 찾아가야 하기 때문에 정해진 답도 없다. 배를 타고 여행하는 것 같다고 할까. 정말 재미있다.
 
- ASL이 큰 인기를 누린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나 
▶ 보고 싶은 영화를 꺼내보는 것처럼 e스포츠도 이젠 삶의 일부분이 됐기 때문에 그렇다. 잊혀졌던 게임이 리그가 다시 만들어지고 선수들이 돌아왔다. 경기력도 좋아지니까 시청자들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일상에서 느끼지 못한 짜릿함을 e스포츠, ASL에서 경험할 수 있어서 더 잘되는 것 같다. 
 
- '리쌍록'을 중계했을 때 기분은 어땠나
▶ 사실 그들이 은퇴를 선언한 뒤 '리쌍록'은 끝났다고 생각했다. 한 시대를 풍미했고, 서로가 서로를 최고의 상대라고 생각하는 그들이 다시 대결하는 것을 보고 중계를 넘어 정말 감격스러웠다. 몽환적인 느낌이었고 지방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많은 팬이 현장을 찾아왔다. 오전 10시 20분에 와서 치어풀에 '문 열어주세요'라고 적은 것을 보면서 10년 전 e스포츠에서 느꼈던 열정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어린 친구들만 보는 것이 아니라 10대부터 40대까지 모든 연령층에서 함께 즐기고 호흡할 수 있는 e스포츠가 됐다고 생각했다. '리그를 열어줘서 고맙다'는 이야기를 듣는데 만감이 교차했다. 
 
 
- GSL도 중계하는데 이번 시즌을 앞두고 많은 변화가 있었다 
▶ 우리도 한 번 고민해봐야 할 문제인데 예전에는 기업 팀이 후원하고 연봉을 주는 안전한 시스템이었다면 지금은 리그 지속을 위해 선수들이 어느 정도 수익을 내야 한다. 그런 부분에서 개인 방송이 매우 중요해졌다. 
 
한 가지 예로 이신형 선수가 'IEM 경기' 우승 이후 인터뷰에서 예전보다 좋은 경기력이 나와서 이유를 물어보니 팀에 있을 때보다 개인방송을 시작한 이후 연습량이 늘어났다고 하더라. 이제는 시청자들이 선수들의 팬이자 그들을 후원하는 문화로 변화했다. 이런 것들이 e스포츠의 다양화에 도움이 될 것이다. 처음에는 선수들이 원룸에서 월세, 식비를 제대로 벌 수 있을지 걱정이 많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선수들도 고민보다 도전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 GSL 끝장전이 화제인데 어떻게 기획을 하게 됐나 
▶ 선수들에게 이슈메이킹을 해서 팬들이 개인방송에 찾아오게 하고 선수들에게는 많은 상금을 주고 싶었다. 여러 군데 문을 두들기다가 아프리카TV 안에 있는 '콘텐츠 지원소'에 신청서를 작성한 다음 제안서를 들고 미팅을 했다. 이후 지원 방송국으로 선정되서 방송을 시작하게 됐다. 
 
시청자가 평균 2,500명 정도이고 아프리카TV 플랫폼으로 개인방송으로 하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좋다. 중계뿐만 아니라 선수들이 즐기면서 이슈메이킹을 만드는 콘텐츠에 관심이 많다. 시간이 많이 소비돼서 힘들지만 정말 재미있다. 이제는 '종족 끝장전'도 해보고 싶다. 이젠 리그에서 보지 못하는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낙이 됐다. 그런 것을 안 한다면 매너리즘에 빠질 것 같다. 온라인 방송을 하면서 개인방송의 중요성이 크다는 것을 알게 됐다. 피드백을 하다보니 개인적으로 발전도 된다. 
 
끝장전에서 이신형 선수가 이동녕 선수에게 11대0으로 승리했는데 이신형 선수는 '독재자', 이동녕 선수는 '일레븐 동녕'이라는 캐릭터가 만들어졌다. 이동녕 선수 같은 경우에는 오후 11시만 되면 팬들이 개인방송에 찾아가서 인사를 하러 간다고 하더라. 우리도 방송이 끝난 뒤 이동녕 선수 자취방에 가서 고기 11인분을 사줬다.(웃음)
 
- 프리랜서라서 불안할 것 같다. 미래가 보이지 않는 직업인 것도 사실인데  
▶ 나는 프리랜서에 가장 어울리는 성격을 갖고 있다. 나 자신에게도 자극이 된다. 주위에서는 '미래도 불확실한데 잘못되면 일자리 없어지는 것이 아니냐'며 걱정하지만 나는 계속해서 일하고 있다. 사람마다 목표가 다른데 나 같은 경우에는 금전적인 것을 떠나서 좋아하는 일을 한다면 가치가 높아진다. 반면 좋아하지 않은 일은 정말 못한다. 프리랜서로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사는 인생에 후회는 없을 것 같다. 
 
- 미래의 박상현은 어떤 사람일지 생각해본 적 있나 
▶ 힘이 없어서 방송을 잘 못 하고 감이 떨어져도 게임 쪽에 계속 남고 싶다. 인생에 가장 좋은 시기를 게임과 함께했다. 중계로 시청자들과 소통하면서 지내겠다. 
 
 
- 올해는 닭의 해인 정유년이다. 닭띠 방송인으로서 목표가 있다면 
▶ 많은 분이 좋아해줬으면 좋겠다.(웃음) 게임을 좋아하는 형과 수다를 떠는 느낌 같은 방송을 하는 것이 목표다.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내서 독특한 콘텐츠도 만들고 싶다. 선수들이 경기를 하는 데 있어서 도움이 되는 선배, 형 같은 사람이 되겠다. 
 
김용우 기자 kenzi@fom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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