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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e스토리] '빠른별' 정민성, SK텔레콤의 새로운 날개가 되다

박상진2017-01-27 00:00



2017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 이하 롤챔스)를 앞두고 많은 팀에 변화가 있었다. 팀 전체의 선수가 바뀔 정도의 대규모 선수 이적이 진행된 것. 특히 이번 시즌은 선수들과 함께 코치들의 이동도 많은 주목을 받았다.

MiG 프로스트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해 2012년 여름 롤챔스 우승을 차지한 경력의 '빠른별' 정민성 역시 작년 중국 EDG에서 코치 생활을 시작한 후 올해 SK텔레콤 T1 코치로 활동 중이다. 선수 시절에도 인상깊은 플레이로 주목받았고, 방송에 출연해서도 좋은 모습을 보인 정민성 코치는 과연 어떤 이유로 코치 생활을 시작했고, 왜 SK텔레콤 T1에서 올 시즌을 시작했을까.

닭띠 해 설날을 얼마 남겨두지 않고 SK텔레콤 T1 연습실을 방문해 정민성 코치에게 그의 지난 이야기와 함께, 닭띠 해를 맞은 그의 각오를 들어볼 수 있었다. 

시즌이 시작된 지 2주가 지났다. 그동안 SK텔레콤 T1에서 어떤 역할을 맡아 지내고 있는가.

다들 잘하는 사람만 모여있는 팀이 SK텔레콤 T1이다. 여기서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이 무엇인지 생각도 하고 이야기도 많이 했다. 팀에 합류한 후 선수들이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을 맡아서 지내고 있다. 내 역할만 잘 하면 예전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팀이라고 생각한다. 

보통 팀 코치 업무는 김정균 코치가 맡아 하고, 혼자 하기 힘들거나 일손이 부족하면 나도 같이 돕는다. 아직까지 나는 배워야 하는 입장이기에 보조적인 역할을 많이 맡아서 처리한다.

2014년 선수생활을 정리하고 은퇴했는데, 당시에 SK텔레콤 T1에 합류해 코치로 활동할 거로 예상했나.

은퇴 당시만 해도 코치는 생각도 없었다. 정말 흐르는 대로 열심히 살다 보니 방송도 했고, 중국으로 건너가 EDG 코치로 활동하기도 했다. SK텔레콤 T1에 올 거라고 예상하지도 못했다. 은퇴할 당시에는 미래에 대한 생각을 따로 하지 않았다. 게임도 재미없었고, 어리기도 해서 프로 의식도 부족했다. 그래서 즉흥적으로 은퇴를 결정했다. 그때는 정말 어렸던 거 같다. 하지만 그 선택을 후회하지는 않는다.
 


은퇴 후 코치 생활을 시작하기 전 방송 활동을 활발히 했었다. 그럼에도 코치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프리랜서로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불러주는 곳이 있으면 어디든 가서 방송했다. 그러면서 많은 사람을 만날 수 있었기에 좋은 경험을 많이 할 수 있었다. 그러면서 코치를 해보면 어떻겠냐는 이야기를 듣기 시작했다.

방송 활동을 하던 중 해외 팀에서 코치 제의가 여러 번 왔는데 모두 거절했다. 내 생활 패턴에 방송이 맞기도했고, 승부의 세계에서 살짝 비켜나서 마음 편한 생활을 즐기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냥 편하게만 지내다가는 어느 순간 더 늦으면 게임에 대한 감도 떨어지고, 그래서 코치를 하지 못할 거라는 느낌이 들었다. 

(강)민이 형이나 (이)현우 형도 내가 코치를 하면 잘할 거라고 조언해줘서 갈만한 곳을 찾아봤고, 그래서 코치 생활을 시작한 곳이 중국 EDG다. (복)한규 형의 추천을 받아 들어갈 수 있었다.

EDG에서 첫 코치 생활을 시작하면서 세운 목표 같은 게 있었나.

EDG라는 팀은 항상 상위권에서 좋은 성적을 냈다. 내가 들어가면서 더 좋은 성적을 내고, 무조건 우승을 하는 팀을 만들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코치 일을 시작했다. 팀에서 요청한 부분이 있으면 그 부분을 해결해서 계속 리그 최고의 팀으로 만들고 싶었다.

코치로 처음 활동한 스프링 시즌 결승에서 RNG를 만났다. 우리도 좋은 분위기에 팀워크도 좋아서 내심 우승까지 기대했는데, RNG가 우리보다 조금 더 앞서있었다. 그래서 첫 시즌은 준우승으로 마무리했다. 선수들 모두 스프링 시즌 우승은 내줬지만 서머 시즌에서는 무조건 우승해서 롤드컵에 1번 시드로 출전하겠다는 의욕이 강했다. MSI를 보며 모든 팀 구성원이 정말 서머는 열심히 하자고 다짐했다.

서머 시즌 결승에서 다시 RNG를 만났다. 두 번째 대결에서 승리하고 LPL 우승과 함께 롤드컵 1번 시드도 확보했다.

스프링 시즌이 끝나고 EDG만의 팀 컬러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새로 들어온 선수들과 기존 선수들이 다들 잘 어울리며 팀워크도 예전보다 더 끌어올릴 수 있었다. 팀원 모두 성격이 좋았다. 우리가 WE를 잡고 결승에 올랐고, RNG는 IMAY를 잡고 우리와 다시 만났다. 개인적으로 (손)대영이 형이 있는 IMAY가 올라와 결승에서 대결하면 좋은 그림이 나올 거 같았는데, RNG가 잘하더라.

상대도 새 선수를 영입해 바텀 라인을 강화했지만, 우리 바텀 라인의 힘이 더 강했다. 그래서 이번에야말로 이길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들었다. 그리고 선수들의 절실함이 경기력으로 나왔고, 아무리 유리한 상황에서도 방심하지 않았다. 끝까지 최선을 다해 실력을 발휘한 선수들 덕분에 스프링의 아쉬움을 떨칠 수 있었다.

선수 시절에는 결승전에 들어가서 경기하는 데 집중하다 보니 정신이 없었다. 경기가 끝나고 집중이 풀려야 우승했다는 걸 실감하는데, 코치로 결승에 오르니 느낌이 다르더라. 세트가 끝나면 선수들을 케어하고, 경기를 보며 잘하기를 빌다 보니 더 긴장되는 거 같았다.

EDG 선수들이 정말 잘 해줘서 롤드컵 무대에도 오를 수 있었다. 분위기는 정말 좋았는데, 내가 부족해서 많이 도와주지 못했다. 그래서 롤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한 거 같고, 미안할 따름이다.

코치 생활 첫해를 EDG에서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EDG에서 보낸 1년은 어땠나.

굉장히 좋았고, 다들 성격도 좋은 데다가 잘 챙겨줘서 타지에서 1년을 무사히 보냈다. 한국에서의 생활과 중국에서의 생활이 차이가 없을 정도로 팀에서 배려해줘서 가능한 일이었고, 팀에서 나오게 되어 정말 아쉬웠다. 더 도움을 주고 싶었지만, 1년 동안 스스로 부족한 부분을 많이 느꼈기에 조금 더 배워야헸다는 생각이 들었다.

EDG 대표도 팀 운영 철학이 확실하고 뛰어난 사람이라 내가 EDG에서 배운 것도 많다. 왜 이 팀이 중국에서 최고인지 1년동안 느낄 수 있었다. SK텔레콤 T1에서 코치로 활동하고 있는 지금도 LPL 경기, 특히 EDG 경기는 챙겨 보면서 마음으로나마 계속 응원하고 있다. 계속 좋은 팀이 됐으면 하고, 국제 대회에서도 내가 있을 때보다 더 좋은 성적을 냈으면 좋겠다.

한국에 돌아와서 SK텔레콤 T1에 코치로 합류했다. 다른 팀에서도 러브콜을 많이 받았을 텐데, SK텔레콤 T1에 들어온 이유가 있다면.

여러 팀에서 함께 하자고 했는데, 일단 코치로서 먼저 더 배워야 할 게 많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최고의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있는 SK텔레콤 T1에 와서 내가 부족했던 부분을 배우고, 팀이 계속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기여하고 싶었다. 그리고 개인적인 궁금증도 있었다.

팀에 합류하기 전까지 SK텔레콤 T1이라는 팀은 정말 신비로웠다. 다들 어떤 식으로 연습하고 생활하길래 이렇게까지 강한 팀이 됐을까. 팀 분위기나 선수들의 성격이 궁금했다. 누구나 SK텔레콤 T1을 외부에서 보면 비슷한 생각이었을 거다.

코치로 팀에 합류하고 궁금증이 많이 풀렸다. 이 팀은 생각보다 굉장히 유쾌한 팀이다. 외부로 보일 일이 적어서 그렇지 다들 성격이 좋고 웃을 일이 많은 팀이다. 생각보다 분위기가 더 좋은 팀이다. 새로 합류한 선수들도 잘 적응했다. 다른 사림도 아니고 SK텔레콤 T1 코칭스태프가 뽑은 선수들이다.
 


이번 시즌 가장 큰 이슈라면 밴 카드가 6개에서 10개로 증가한 점이다. 코치로 전략을 짤 때 힘들지 않는가.

힘들다기보다는 전략이 발휘될 여지가 더 크고, 원하는 챔피언을 적합한 타이밍에 선택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기에 밴픽의 전략적인 중요성이 더 올라갔다. 우리팀의 경우 선수들이 못하는 챔피언이 없어서 밴 카드가 늘었다고 해도 힘든 점은 없다. 대부분 우리가 밴픽 싸움을 유리하게 가져갈 수 있다.

SK텔레콤 T1에서 어떤 코치가 되고 싶나.

내가 얼마나 도움이 될지 모르겠지만 일단 많이 배워서 나도 성장하고 싶다. 그리고 좋은 성적을 내는 과정에서 내가 무언가 기여했으면 좋겠다. 팀의 여섯 번째 롤챔스 우승, 그리고 네 번째 롤드컵 우승에 내가 가진 능력이 보탬이 되는 코치가 되고 싶다.

선수 은퇴 이후 많은 일이 있었다. 선수 생활에 미련은 없는지. 그리고 예전 팀 동료들이 e스포츠 무대에서 활동하는 걸 보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예전에 같은 숙소에서 같이 연습하던 사람들이 감독이나 코치, 해설, 그리고 여전히 선수로 활동하는 걸 보면 신기하다. 한때 같은 시간을 보냈던 사람들이 따로따로 지내지만, 그때만큼 잘 지내는 걸 보니 신기하다.

나도 내가 코치, 그것도 SK텔레콤 T1 소속이 될 거로 생각하지 못했다. 신기하다. 선수 시절, 그리고 은퇴를 결정했을 때 전혀 생각지 못했던 일이다. 그리고 은퇴 이후에도 매 순간 좋은 경험을 하고 있다. 그래서 남들보다 이르게 선수에서 은퇴했지만, 그 결정을 후회하지 않는다.

인터뷰를 마치며 선수 시절부터 지금까지 지켜봐 준 팬들에게 인사를 부탁한다.

선수 이후로 많은 선택을 했고, 그때마다 응원해주시는 팬들이 있어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 SK텔레콤 T1 코치를 비롯해 언제나 좋은 곳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다. 언제나 응원해주셔서 감사드린다. 올해가 닭띠 해인데, 93년생인 나도 인상깊은 해로 만들도록 노력하겠다.
 


박상진 기자 Vallen@fom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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