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mos

검색
> E-SPORTS > 인터뷰

[김용우가 만난 사람] 롤챔스를 떠나는 '몬테' 이야기

김기자2017-01-23 00:08


2012년 1월 OGN(당시 온게임넷) 인비테이셔널부터 시작된 리그오브레전드(이하 LoL) 리그가 진행되는 6년 동안 지금은 세계 최고 스타가 된 SK텔레콤 T1 '페이커' 이상혁 등 많은 선수들이 등장해 다양한 이야기를 만들었다.
 
LoL 리그 중계진도 많은 인기를 얻었는데, ‘몬테’ 역시 그들 중 하나다. '몬테크리스토' 크리스토퍼 마이클스는 '도아' 에릭 론퀴스트와 함께 LoL 리그의 OGN 글로벌 중계를 맡으며 한국 팬들로부터 '김몬테'라는 별명을 얻었다.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몬테'의 모습은 지난 2015년 독일에서 열린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 결승전이었다. 당시 '몬테'가 한국 문화관을 수소문해서 한복을 입고 출연해 화제가 됐다. 한국을 사랑하지 않고서는 나올 수 없는 행동이었다.
 
LoL과 한국을 사랑하는 ‘몬테’는 지난 17일 개막한 LoL 챔피언스(이하 롤챔스) 스프링을 앞두고 '도아'와 함께 하차를 선언했다. 이제는 LoL이 아닌 블리자드 게임인 오버워치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설 예정이다.
 
'몬테'는 포모스와 만난 자리에서 10시즌 동안 진행했던 롤챔스를 떠나는 소감과 함께 한국 팬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리고 “내가 보고 싶으면 오버워치 APEX를 틀어 달라”는 위트 있는 멘트를 날리며 빙그레 웃었다.
 
- 10시즌 동안 중계를 맡았던 롤챔스를 떠나게 됐다
▶ 좋은 경험이었다. 나는 롤챔스, OGN, 한국 팀을 사랑한다. 그러나 2014년부터 진행된 변화는 내 애정이 점차 사그라지게 했다.
 
 
- 애정이라
▶ 라이엇 게임즈가 OGN과 스포티비의 롤챔스 공동중계를 결정했다. 또, 국제 대회에는 나를 초청하지 않았다. 나는 LoL을 매우 사랑하지만, LoL에서 내 미래가 불투명했다. 최근 1년 동안 나에게 많은 이슈가 생기다 보니 열정도 떨어졌다. 그런 일들이 쌓이면서 결국 LoL을 떠나 오버워치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 공식 발표를 했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나
▶ 슬펐다. 앞에서도 이야기했듯이 만약 라이엇과의 일이 없었다면 LoL 리그에 남았을지도 모른다. 팬들을 실망시키는 것 같아 많이 고민했는데, 내 커리어를 위해선 종목을 바꾸는 것이 옳았다. 그리고 팬들이 여전히 나를 응원해줘서 힘이 났다.
 
- 앞에서 말한 변화에 대해 이야기해줄 수 있는지
▶ 처음에는 해외 팀을 초청해 토너먼트 방식으로 대회가 열렸고, 당시에는 경기를 중계하는 것이 매우 흥분됐다. 이와 달리 현재 롤챔스 시스템은 너무 호흡이 길다. 3전 2선승제로 각 팀마다 두 번 대결하는 것이 개인적으로 지루하게 느껴진다. 현재 진행 중인 오버워치 리그가 재미있는 이유는 예전 LoL 리그 방식을 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각 지역 대회는 스프링과 서머로 나뉘는데 스프링을 왜 하는지 모르겠다. 서킷 포인트를 모아서 롤드컵에 가는 방법도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서머 시즌 우승이 매우 중요하다. 또, 메타가 자주 바뀌다 보니 팀들은 스프링, 서머, 롤드컵 각 대회마다 전혀 다른 플레이를 펼친다. 스프링을 대신해서 국제 대회를 하면 좋겠다는 것이 내 바람이다.
 
블리자드의 오버워치 리그의 방식이 좋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4개월 간의 리그 기간 외에는 '오픈 시즌'이라고 해서 다른 해외 대회에 참가할 수 있도록 배려하기 때문이다.
 
- 화제를 돌려보자. 10시즌 동안 롤챔스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인가
▶ 2013년 열린 SK텔레콤 T1 K와 kt 롤스터의 결승전이다. '페이커'의 첫 번째 결승전, 제드 미러전 등 많은 이야기를 담을 수 있어서 기뻤다. 당시 비가 많이 왔다. 오픈 부스에 있던 우리는 옷이 다 젖은 상태에서 손으로 모니터를 닦으며 중계했다. 힘들었어도 가장 기억에 남는 대회다.
 
- 가장 기억에 남는 선수는
▶ '스멥' 송경호다. 끔찍했다(웃음). 솔직히 롤챔스 탑 라이너 중 가장 못하는 선수라고 생각했다. 예전 '도아'와 함께 가장 못하는 탑 라이너를 뽑는 '롱판다상'을 만들었는데 '스멥'이 뽑혔다. 이후 그는 갑자기 세계적인 선수가 됐다. 최악이었다가 최고로 잘하게 된 건 '스멥' 말고는 없을 것이다.
 
- '페이커'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 팀을 생각하는 선수다. '페이커' 같은 선수는 100년에 한 번 나올 선수라고 생각한다. 이영호처럼 e스포츠 전체적으로 그런 천재는 없을 것이다. 앞으로도 LoL에서 '페이커'같은 선수는 나오기는 힘들다고 본다. '페이커'가 데뷔할 때부터 지금까지 그의 경기를 중계할 수 있어서 정말 영광이었다.
 

 - 롤챔스를 떠나는 것에 대해 '도아'와 어느 정도 이야기를 했는가
▶ 도아도 나처럼 라이엇과 일이 있었고 오버워치를 좋아한다. 이제 새로운 것을 해야할 시간이라고 느꼈다. 오래 전부터 호흡이 잘 맞아서 같이 일하고 싶었다.
 
- 주변에서는 어떤 반응을 보였나. 이야기가 나온 건 꽤 오래 전인 것 같은데
▶ 내 선택을 응원을 해줬다. 친한 사람들은 나와 라이엇과의 관계, 블리자드의 좋은 계획들을 알고 있어서 내가 당연히 이런 선택을 할 거라고 생각했다.
 
- 만약 롤챔스 중계를 안 했다면 지금은 무엇을 하고 있을지 생각해본 적이 있나
▶ 박사 학위 준비 아니면 e스포츠 기자를 계속하고 있었을 것이다. 아마 라이엇게임즈 직원이 됐을지도 모르는 일이다(웃음). 예전에 한국에 온 이유 중 하나는 라이엇 직원이 되기 싫어서였다. 그리고 워크래프트3, 스타크래프트를 보면서 LoL에서도 한국 선수가 세계 최고가 될 거라는 걸 알리고 싶었다.
 
- '몬테'와 '도아'가 빠진 자리에는 '파파스미시'와 '아킬리오스'가 들어간다
▶ 정말 잘한다. 특히 파파는 한국 롤챔스의 역사까지 꿰고 있을 정도라 걱정하지 않는다. 롤챔스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 한국에 온지 오래됐다. 변화된 점은 무엇인가
▶ 그러고 보니 한국에 온지 만 4년이 됐다. 인지도가 쌓이면서 안티도 생겼지만, e스포츠에서 도움을 받으며 어떻게 베풀지 알게 됐다. 또,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에 대해 익숙해졌다. 예전에 라이엇 캐스터들이 돈을 제대로 받지 못한다고 이야기한 일로 비난을 받았는데, e스포츠를 생각해서 한 말이었다.
 
이제는 라이엇 소속 캐스터들도 개인 방송을 할 수 있게 됐다. 사람들에겐 내가 거만해 보일 수도 있다. 그래도 내가 비디오를 만들어서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면 현재 라이엇 캐스터들이 그런 혜택을 받지 못했을 것이다. 내가 나쁜 놈이 됐을지 몰라도 장기적으로 라이엇 캐스터들에게는 큰 도움이 됐다.
 
- 지금까지 본인이 말한 것에 대해선 후회하지 않는가. 만약 이야기를 안 했으면 상황이 달라졌을지도 모르는 일인데
▶ 후회하지 않는다. 내가 올바른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 항상 생각하는 것이 주위 반응을 떠나서 올바른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부정한 일을 보고 쉽게 넘어가는 성격이 아니다.
 
 
- 오버워치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 우선 재미있고, 해외 팀들이 한국에 와서 대회에 참가하는 토너먼트 방식이 마음에 들었다. 한국 대회에 해외 팀이 초청되는 것을 보면서 예전 LoL 초창기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블리자드 e스포츠팀은 항상 우리와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그런 오픈 마인드에서 오버워치 발전 가능성을 봤다. 최근에 지적되는 핵, 관전모드 등 문제점도 반드시 고쳐질 것이다.
 
- 그렇다면 오버워치 게임의 장점은 뭐라고 생각하나
▶ 빠르고 재미있다. 매 라운드가 짧고 변화가 심하다. LoL을 좋아하는 사람인데도 장기전을 펼치는 팀 경기는 보기 꺼려졌던 게 사실이다. 오버워치의 장점 중에 하나는 팀 간에 실력 차가 있을 때 게임이 빨리 끝나고, 실력이 비슷하다면 흥미로운 경기가 나온다는 점이다.
 
- 오버워치 APEX 시즌1에서는 팀 엔비어스가 우승을 차지했다.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궁금하다
▶ '크레이지 스토리'였다. 한국에서 열리는 대회서 해외 팀이 우승한 건 처음일 거다. '테일스핀'이 나가고 '미키'가 들어온 이야기부터 로그가 제대로 된 경기를 못 할 거라고 생각해서 팀 엔비어스를 지명했지만, 패했다. 모든 것들이 신데랄라 같은 스토리였다.
 
- 시즌1서 해외 팀이 우승을 차지했는데 한국 팀에 대한 평가를 하자면
▶ 다른 지역의 팀과 실력 차이는 없다. 한국 팀에 재능 있는 선수들이 많은데, 그들이 한 팀으로 뭉쳐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 팀으로 나뉘어있다는 점이 아쉽다. 예를 들어 '아르한' 정원협이 루나틱하이에 들어갔다면 상황이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지금 한국 팀에게 필요한 건 재능있는 선수들을 한 팀에 모으는 과정이다. 현재 3~4팀 정도는 세계 다른 팀과 대결해도 통할 정도의 수준이다.
 
- 오버워치에 도전해서 후회하지 않는가. 기반인 LoL을 등지고 가는 건데
▶ 한국에서 오버워치가 PC방 사용 순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사람들은 게임을 즐기고 있으며 블리자드는 문제점을 고치겠다고 했다. 지난 블리즈컨에서 발표한 오버워치 프랜차이즈 시스템은 블리자드가 오랜 시간 동안 대회를 하겠다는 약속이다. 그래서 걱정하지 않는다.
 
LoL은 출시 이후 시스템이 잡히기까지 2년 6개월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기억할지 모르겠지만 LoL의 예전 관전모드는 정말 안 좋았다. 그리고 LoL이 2009년 출시 후 LCS 등 정식 리그를 출범시킨 건 2013년이었다. 아직 출시 1년도 안 된 오버워치는 올해 말에 정식 리그가 시작된다. 다른 e스포츠보다 빠른 진행이다. 팬들이 걱정하는 건 이해하나 지켜보라고 말하고 싶다.
 
- 마지막으로 오랜 시간 동안 ‘몬테’를 좋아해준 팬들에게 한 마디를 하자면
▶ 한국 팬들에게 정말 감사하다. 한국 중계진이 아니라 글로벌 중계진인 나를 10시즌 동안 나를 응원해줬고 '김몬테'라는 별명까지 붙여줬다. 그러나 난 죽은 게 아니다. 내가 보고 싶으면 오버워치 APEX를 틀어달라(웃음).
 
김용우 기자 kenzi@fomos.co.kr
 
포모스와 함께 즐기는 e스포츠, 게임 그 이상을 향해!
Copyrights ⓒ FOMOS(http://www.fomos.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TALK 실시간 인기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