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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e스토리]중국에서 한국으로, 다시 도전하는 '폰' 허원석

박상진2016-12-20 01:40



리그 오브 레전드 2016시즌이 끝난 후 열린 이적 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그중에서도 가장 먼저, 그리고 확실하게 리빌딩을 끝낸 팀은 kt 롤스터였다. '스코어' 고동빈을 제외한 모든 포지션의 선수를 교체하며 내년 시즌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kt 롤스터는 전력 보강을 위해 '스멥' 송경호, '데프트' 김혁규, '마타' 조세형과 함께 '폰' 허원석을 영입했다. 송경호를 제외하고 모두 2014년 시즌 후 중국 팀으로 이적해 LPL에서 활약하다 다시 한국으로 돌아온 선수들이다. 중국에서도 최고의 활약을 보인 이들은 왜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을까.

"지금 상황은 제가 2014년 롤드컵 우승 후 중국으로 건너갔을 때와 많이 달라요. 이제는 한국팀도 선수들의 능력에 맞는 제대로 된 대우를 해주거든요. 저도 만족하고 있어요. 그리고 제게 없는 우승 커리어가 롤챔스거든요. LPL, MSI(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 롤드컵 우승 모두 차지해봤는데 롤챔스는 아직 우승해본 적이 없어요. 한국리그 우승 타이틀은 정말 대단한 커리어고, 그래서 저도 더 욕심이 나요."
 


허원석의 말대로 그는 중국으로 건너간 직후인 2015시즌 LPL 스프링 우승을 차지했다. 처음 만난 중국 동료들과 의사소통은 쉽지 않았지만, 큰 문제는 아니었다. MSI 역시 결승전에서도 한국 대표였던 SK텔레콤 T1을 상대로 풀세트 접전 끝에 3대 2로 격파하고 연달아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최고의 순간 허리 부상이 허원석의 발목을 잡았다. 남은 중국 생활 내내 그를 괴롭힌 디스크였다.

"MSI가 끝나고 허리가 조금씩 아파지기 시작했어요. 그리고는 점점 심해졌죠. 디스크는 수술 아니면 자가치료뿐인데, 수술하면 선수 생활의 공백기가 생기죠. 돌아왔을 때 적응도 힘들고, 그대로 은퇴를 해야 할 수도 있으니까요. 그래서 그해 서머 시즌에는 출장을 많이 못 했죠. 그리고 'EDG needs me'는 제가 한 이야기가 아니에요. 당시 허리 말고 다른 부분이 좋지 않아 쉬고 있었거든요. 다른 선수가 미드로 출전했는데 2대 2까지 스코어가 밀렸고, 그래서 제가 경기에 나서서 경기하게 됐죠."

허리 부상으로 2015년 서머 시즌에는 얼마 출전하지 못해 아쉬움이 많았다는 허원석은 롤드컵 8강까지 올랐지만, 대진운이 좋았을 뿐 전체적으로 경기력이 좋지 못했다고 말했다. 다들 열심히 했고, 8강도 나쁜 성적은 아니지만 아쉬움은 어쩔 수 없다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롤드컵이 끝나자 허원석은 한국 복귀를 생각했다. 그러나 그는 다시 한번 중국을 택했다. 중국 팬들의 응원 때문이었다.
 


"처음은 좋았지만, 시즌 마지막은 제 생각만큼 잘 풀리지 않았어요. 누구나 힘들때면 집 생각이 나잖아요. 저도 마찬가지였죠. 하지만 2015년 시즌 중국 팬들이 정말 많이 저를 응원해주시고 좋아해 주셔서 한해 더 중국에서 선수 생활을 하기로 했어요. 저는 중국에서 외국인 용병이었지만, 한국에서 선수 생활을 할 때 만큼이나 중국에서도 많이 응원해주셨어요."

허원석은 2016시즌에도 EDG에서 활동하며 스프링 시즌에도 결승에 올랐지만, 이번에는 롤드컵 당시 동료였던 조세형의 RNG에게 패배했다. 밴픽이 꼬이며 마음대로 경기가 풀리지 않았다. 그리고 EDG에서는 서머 시즌 허원석은 결국 허리 문제로 휴식을 취했다. EDG에서 그에게 휴식을 권했던 것. 허원석은 한국으로 돌아와 한 달 정도 휴식을 취한 후 롤드컵이 되어서야 다시 팀에 합류했다. 팀은 롤드컵 8강에 올랐지만, 그가 아닌 '스카웃' 이예찬이 8강에 출전했고, 결국 EDG는 두 해 연속 8강에서 일정을 마쳐야 했다.

그리고 다시 한번 허원석은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 중국 잔류와 한국 복귀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고, 허원석은 한국을 선택했다. EDG에서도 그의 의견을 물어본 뒤 선택을 존중했고, 허원석의 한국행이 공개됐다. 그리고 그의 선택은 kt 롤스터였다.

"한국으로 돌아오겠다고 마음을 정한 후부터 주위 사람들과 많이 이야기를 나눴어요. 친한 선수들과도 어떻게 할지 많이 의논했죠. 다시 한번 롤드컵 우승을 하고 싶었고, 그러기 위해 강한 팀으로 가고 싶었어요. 그래서 선택한 팀이 kt 롤스터에요. kt 롤스터에 합류한 다른 선수들도 같은 생각이었을 거 같아요. 특히나 저는 롤챔스 우승이 정말 하고 싶었거든요."

허원석과 같이 2017 시즌 kt 롤스터를 선택한 선수는 송경호와 김혁규, 조세형, 그리고 고동빈이다. 그는 올해 같이 활동할 팀 동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허원석은 이들과 함께라면 롤챔스 우승이 가능하리라고 말했다. 얼마 전 다녀온 워크샵으로 서로의 어색함도 많이 덜어냈다고.
 


"(송)경호형은 같이 팀 생활을 해본 적은 없지만, EDG에서 상대해본 바로는 정말 잘하는 탑 라이너라고 느꼈어요. 경호형에게 탑이 무너지면 복구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들었거든요. 제가 인정하는 세계 최고의 탑 라이너니 같이 경기하게 되어 좋아요. 동빈이 형도 마찬가지고요. '피넛' 한왕호 선수와 같이 한국에서 제일 잘하는 정글러라고 생각해요. 지난 서머 결승에서도 밀리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거든요. (김)혁규도 원래 말이 없었는데, EDG에서는 메인 오더 없이 다들 이야기하는 시스템이라 말이 많아졌어요. 저도 그렇고요. (조)세형이 형이야 여전히 세계 정상급 서포터죠. 피지컬은 좀 떨어졌지만, 여전히 두뇌는 최고예요. 이제 같이 연습을 한 번 돌려봤는데, 생각보다 더 잘 맞아서 금방 적응할 거 같아요."

하지만, kt 롤스터 외에도 이번 시즌 한국은 역대 최고 시즌이라고 할 만큼 많은 팀이 전력을 강화했다. 그중에서도 허원석은 SK텔레콤 T1을 강력한 상대라고 말했다. '페이커' 이상혁과의 대결에 대해서도 밀리지 않을 자신이 있고, 리그 오브 레전드는 팀 게임이니만큼 다른 선수 모두 활약해서 이들을 상대로도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말했다. 롱주 게이밍이나 아프리카 프릭스 역시 이번 시즌 위협적인 전력을 가진 팀이라고.

한국으로 돌아온 허원석은 자신의 목표가 우승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허원석은 롤챔스, MSI, 롤드컵까지 모두 우승해 2017시즌 세계 최고의 미드라이너로 인정받겠다는 각오다. 중국에서 그를 계속 괴롭히던 허리 문제도 이제 연습에 지장 없다면서, 허원석은 2년 동안 그를 응원한 중국 팬들과 함께 kt 롤스터 팬들에게 인사를 전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2년 동안 중국에서 선수 생활을 했는데, 응원해주시는 중국 팬 여러분 덕분에 쉽지 않은 타지 생활을 버텼던 거 같습니다. 중국 팬 여러분 덕분에 2년 동안 생활을 잊지 못할 거 같아요. 이제 한국으로 돌아와 다시 선수 생활을 하지만, 앞으로도 계속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kt 롤스터 팬 여러분들에게도 많은 응원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리고 동빈이 형에게 꼭 우승 트로피를 안겨주고 싶습니다(웃음)."
 


박상진 기자 Vallen@fom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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