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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e스토리]인공지능-VR-e스포츠, 엔비디아가 그리는 미래

박상진2016-11-23 00:01



엔비디아라는 이름을 들으면 많은 사람, 특히 게이머는 그래픽 카드에 장착되는 칩셋 제조사를 떠올릴 것이다. 지포스 시리즈로 대표되는 그래픽 카드 시장에서 엔비디아 GPU를 장착한 그래픽 카드는 국내 시장에서 많은 게이머의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새로운 아키텍처인 파스칼을 적용해 소모 전력을 줄인 반면 성능을 끌어올린 1000번대 GPU 시리즈는 출시 이후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엔비디아의 GPU는 단순히 그래픽 처리에만 사용되지 않는다. PC에 사용되는 CPU가 높은 클럭을 이용해 순차적으로 들어오는 데이터 처리에 특화되었다면, 그래픽 칩셋인 GPU는 수천 개의 코어를 바탕으로 동시에 여러 연산을 처리하는 병렬처리에 유리하다. 올해 3월 벌어진 구글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국에서도 엔비디아의 병렬처리 기술이 빛을 발하며 인공지능 분야에서도 활약하는 모습을 보였다.

올해 지스타는 작년에 이어 VR 기술이 주목받았다. HTC 바이브와 오큘러스 리프트로 대표되는 PC VR 기기는 작년에 이어 더욱 발전했다. 지스타에서 이들 VR기기를  체험할 수 있는 장소는 엔비디아 부스였다. 또한, 엔비디아는 부스 내에서 오버워치 쇼매치를 진행하며 관객들에게 볼 거리와 즐길 거리를 제공하는 등 다양한 방면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보였다. 게임으로 시작해 인공지능과 VR까지, 최근 주목받는 기술의 선두에 서 있는 엔비디아의 이용덕 한국지사장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파스칼 아키텍처 기반으로 올해 출시된 지포스 GTX 1000시리즈 그래픽 칩셋을 장착한 그래픽 카드 제품이 인기를 끌었습니다. 700 시리즈까지 GPU 성능이 정체된 게 아닌가 하는 이야기도 있었는데, 이번 제품군은 어떤 차이가 있었나요.

이전 세대 아키텍처인 맥스웰 시절 GPU의 성능은 큰 향상을 이뤘습니다. 이전까지 단순 성능 향상을 노리고 GPU 다이 사이즈를 늘리고 트랜지스터 집적도도 높였죠. 그러다 보니 발열 문제에 부딪혔습니다. 트랜지스터가 많으면 그만큼 발열도 생기니까요. 맥스월 아키텍처부터 발열을 잡기 위한 노력을 시작했고, 파스칼에 와서 내부적으로도 인정할만한 큰 기술적 성과를 거뒀습니다.

맥스웰 이전에도 분명 그래픽 성능 향상은 있었습니다. 다만 그 성능을 이용할만한 게임이 없어서 게이머들도 업그레이드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을 뿐이죠. 하지만 올해 신제품 출시와 비슷한 시기에 블리자드의 FPS 게임인 오버워치가 출시되며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습니다. 엔비디아의 중요 시장인 PC방도 오버워치 출시로 그래픽 카드 교체를 진행했고, PC방에서 엔비디아 그래픽 카드로 게임을 즐긴 게이머들이 가정용 게이밍 PC를 구매할 때도 엔비디아를 선택했다고 생각합니다.

아키텍처의 변화로 성능 향상을 끌어냈다고 설명하셨는데, 어떠한 변화가 있었는지 조금 자세히 설명해주실 수 있으실까요. 단순히 칩셋 구조 변경으로 큰 성능 변경을 끌어내기는 쉽지 않았을 거로 생각합니다.

올해 초 구글 딥마인드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국이 있었습니다. 그때 인공지능 기술이 주목받으며 엔비디아의 병렬처리 기술도 같이 관심받았죠. GPU 성능 향상도 인공지능 기술과 연결됩니다. 2012년까지 이미지 분석 인식 성공률이 80%를 넘기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2012년 가을 캐나다 토론토 대학 소속 팀이 GTX 580 그래픽 카드 두 장을 이용해 마의 80%를 넘겨 83%를 기록합니다. 이 성과 바탕에는 딥 러닝이 있었고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해 이미지 분석 기술을 진보시켰고, GPU 기술도 새로운 국면을 맞으며 더 놓은 성능 향상을 이끌어 낼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이 팀은 대회 이후 바로 소스를 공개했고, 이를 바탕으로 이제 사람보다 인공지능이 이미지 분석 성공률이 더 높은 수준에 도달했습니다. 이미지 프로세싱 기술의 발전으로 병렬처리를 기반으로 한 GPU와 인공지능 기술 모두 발전할 수 있었던 거죠.
 


그렇다면 인공지능 이야기로 넘어가서, 구글 딥 마인드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국 당시에도 엔비디아 GPU 기술이 주목받았습니다. 올해 열린 블리즈컨에서는 그 후속으로 인공지능과 스타크래프트2의 대결이 발표됐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세돌 9단과 대국 당시 알파고에는 약 170개의 테슬라 칩이 사용됐습니다. 코어로 따지자면 50만 개죠. 상대가 하나의 수를 두면 알파고는 자신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가장 승률이 높은 지점에 다음 수를 둡니다. 인공지능은 빅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분석싸움입니다. 사람은 살아가며 경험을 습득하지만, 인공지능은 그게 자동으로 불가능하죠. 구글은 10만 개가 넘는 기보를 인공지능에 입력하고, 알파고 두 대를 서로 대결시켰습니다. 그 둘이 24시간 내내 계속 대국하며 파생된 기보가 3천만 개고, 이를 바탕으로 이세돌과 대결한 거죠. 이세돌도 제2국까지 자신이 경험하지 못한 수가 나오며 패배를 거듭합니다. 하지만 제3국에서 자신도 변칙적인 수를 두기 시작하고, 다들 알다시피 78수로 알파고를 혼란시켜 승리를 거둡니다. 

얼마 전 블리즈컨 현장에서 구글 딥 마인드와 스타크래프트2의 대결이 발표된 거로 알고 있습니다. 알파고 대 이세돌 9단의 대결과는 다르겠지만, 얼마나 인공지능이 많은 샘플을 획득하는지가 중요합니다. 어느 정도 학습이 된 이후는 인공지능끼리 대결해 경기력을 올리겠죠. 전략 시뮬레이션은 상대의 움직임을 읽고 상대가 다음에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 예측해서 바로바로 움직여야 합니다. 바둑과는 다른 양상이 되겠죠. 판단 하나하나는 GPU가, 전체적인 시스템 제어는 CPU가 담당하는 구조가 될 거라고 봅니다.

물론 대결 초창기에는 사람이 이길 거라 봅니다. 하지만 게임을 거듭할수록 인공지능이 승리하겠죠. 바둑과 달리 스타크래프트2는 실시간으로 예측 가능한 변수와 예측 불가능한 변수가 혼재된 게임입니다. 하지만 이런 변수도 케이스가 되면 인공지능이 대응 가능한 범위 내로 들어오죠. 그래서 인공지능 분야에서 빅데이터 이야기가 나오는 겁니다.
 


구글이나 엔비디아가 진행 중인 인공지능 분야가 단순히 게임에서 사람을 이기기 위해 연구를 진행하는 중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이러한 과정을 통해 발전 중인 인공지능은 실생활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요.

이미 인공지능은 많은 부분에서 실용화되어 있습니다. 다만 정말 조금씩 곁으로 다가와 느끼지 못하고 있을 뿐이죠. 올해 조지아 공대에서 학생들이 메일로 질문하면 답변하는 조교를 고용했습니다. 학생들은 이상함을 느끼지 못했지만, 그 조교는 인공지능이었죠. 담당 교수를 제외하고는 아무도 몰랐었습니다. 그리고 엑스레이나 MRI를 활용한 암 진단에서도 인공지능이 활약하고 있습니다.

전기차 부분에서도 인공지능이 활용 중입니다. 최근 테슬라에서 완벽한 자동 주행이 가능한 레벨5의 주행 시스템을 공개했습니다. 엔비디아 테슬라와 파스칼을 이용해 레인이 없는 비포장도로라도 전방을 인식하고 어디로 가야 하는지 판단하는 거죠. 전자 비서 시스템도 결국은 인공지능이 필요하고, 이 분야는 VR과 함께 연구가 진행 중입니다. 영화 '아이언 맨'에 나오는 자비스처럼 VR로 구현한 가상현실에서 음성 대화를 통해 사용하는 거죠. 결국 엔비디아의 기술은 한 곳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인공지능과 VR기술도 연관되어 있다니 재미있네요(웃음). 2015년 지스타 이후 한국에서 VR에 대한 관심이 본격적으로 높아졌고, 올해 지스타를 앞두고 PS VR, 그리고 HTC 바이브가 한국에 정식 출시되며 VR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습니다. 작년에 비해 VR 기술은 어느 정도 발전했다고 평가하시나요.

작년에 비해 VR 기술은 발전했지만, 아직 울렁증을 느끼지 않을 정도로 프레임을 올리지는 못했습니다. 작년에 VR 기술을 대중에 소개했다면, 올해는 완성도를 높였다고 말할 수 있겠네요. '이정도면 시장에 내보일 수 있겠다'라고 말할 정도죠. 이제 VR 시장이 가야 할 1단계를 넘었고,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상용화되서 2020년에는 시장이 만개할 거라고 봅니다. 약 85조에서 많이는 100조 가까이 되는 시장이죠. HTC 바이브 출시 간담회에서 스크린 골프 회사인 골프존과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하는 것도 공개됐습니다. 골프존은 VR를 구동할 인프라가 갖춰졌고, 스크린 골프 시장이 포화 상태인 지금 VR은 업계의 새로운 활로로 보입니다.
 


올해 PC 게임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은 게임은 오버워치입니다. 오버워치는 VR로 구현하기 좋은 하이퍼 FPS 장르 게임인데, 과연 VR로 오버워치를 구현하려면 시간이 얼마나 걸릴까요?

오버워치 급 성능의 게임을 VR에서 즐기려면 2년에서 3년 정도 걸릴 거로 예상합니다. 한 게임당 길면 20분이 넘는 게임인데, 이 시간 동안 게임을 즐기며 울렁증을 느끼지 않으려면 초당 120프레임 이상의 성능이 필요합니다. 게임 콘텐츠를 만들고, 이 콘텐츠를 그래픽 데이터로 구현하고, VR용 헤드마운트 디스플레이에 이를 재현해야 하는 세 부분으로 나뉘는데, 각 분야에서 일정 부분은 기술적으로 실현 가능한 단계라고 봅니다. VR 구현 외에도 입력 센서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하나의 문제라고 봅니다.

이번 지스타에서 엔비디아는 VR 체험 외에도 관객이 직접 참여 가능한 오버워치 쇼매치나 SK텔레콤 T1 리그 오브 레전드 팀을 후원했습니다. 게임사가 아닌 플랫폼 제조사에서 적극적으로 게임이나 e스포츠에 나서는 이유가 있나요.

한국은 e스포츠가 처음 태동한 곳이고,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과 오버워치 월드컵 모두 우승을 차지할 만큼 e스포츠에서는 독보적인 지역입니다. 엔비디아 본사에서도 게임 문화나 e스포츠에 대해 관심이 많아서 리그 오브 레전드나 오버워치 외에도 지역별로 다양한 종목을 후원 중이죠. 한국 역시 2014년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대회를 후원했고, 선수 시절 임요환을 후원했던 적도 있습니다. 

지금 e스포츠하면 역시 리그 오브 레전드가 떠오르고, 리그 오브 레전드 하면 '페이커' 이상혁이 있는 SK텔레콤 T1을 떠올리다 보니 올해 중순부터 후원을 결정했습니다. 당시에는 성적이 좋은 편은 아니었지만, 결국 월드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한 걸 보면 놀랍죠. 저희도 효과를 톡톡히 봤고요. 단순히 현금 지원이 아니라 선수들이 숙소를 옮길 때 새로운 시스템을 지원했습니다. 

그리고 리그 오브 레전드와 함께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오버워치는 엔비디아 부스를 결승전 무대처럼 꾸미고, 관객들이 직접 참여하는 가운데 한승엽-유대현-박진영 해설이 직접 중계에 나서 관객들에게 프로게이머 체험이 가능하도록 구성했습니다. 다행히 현장 반응이 좋아서 성공적인 코너라고 자평합니다.
 


엔비디아가 직접적 제품 홍보와 함께 e스포츠 등의 매개체를 통해 게임 문화를 지원하는 이유는 어떤 것인지 궁금합니다. 

인공지능이나 VR 기술이 떠오르고 있지만, 엔비디아 하면 역시 그래픽 제품군 매출이 70%를 차지할 정도로 큰 시장입니다. 작년 게임 시장은 110조 원 규모였고, 이 시장은 매년 5%씩 계속 성장하고 있습니다. 2020년 VR과 AR 기술의 상용화가 성공적으로 진행된다면 게임 시장은 200조가 넘는 시장으로 성장합니다. 이런 시장에서 콘텐츠도 중요하지만 하드웨어도 중요하죠. 엔비디아 기술의 뿌리는 GPU고, 시장 역시 계속 성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래픽 카드 시장을 이끌어 가는 것은 게임이니만큼, 엔비디아는 게임 시장뿐만 아니라 이를 구성하는 문화와 e스포츠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엔비디아를 선택한 한국 게이머, 그리고 소비자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한 마디라기에는 조금 긴 이야기를 드리고 싶습니다(웃음). 엔비디아는 하드웨어 회사지만, 그와 동시에 소프트웨어 비즈니스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엔비디아 지포스 그래픽이 사랑받는 이유 중 하나는 빠른 드라이버 업데이트로 최신 게임에 대한 호환성을 유지한다는 점입니다. 많을 경우 드라이버 업데이트가 하루에 세 번에서 네 번까지 있습니다. 그래픽 카드를 판매하고, 게이머들이 구입한 제품이 최고의 성능을 낼 수 있도록 엔지니어들이 언제나 작업 중입니다.

그리고 엔비디아는 개발킷이라고 부를 수 있는 SDK를 제작해 개발자들에게 라이브러리를 무료로 공개합니다. 게임과 그래픽카드의 싱크업이 제대로 되어야 게임 성능이 제대로 나올 수 있고, 엔비디아 SDK로 작업하면 자동으로 소프트웨어 개발과 그래픽 출력, 그리고 나아가 VR까지 제대로 싱크업 됩니다. 엔비디아는 게이머들에게 최상의 게임 환경을 제공하는 노력을 하고, 그 덕분에 게이머들이 선택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엔비디아는 한국 게임 산업을 응원합니다. 지스타에 플랫폼 개발사가 나온 건 드뭅니다. 엔비디아는 2009년부터 지스타에 나와서 비록 미국 회사지만 게임 기술을 보여주고 게임사, 그리고 유저들과 호흡하고 있습니다. 올해도 작년보다 더 큰 규모로 나와서 VR, 신제품 그래픽 카드, 그리고 편히 앉아서 오버워치 경기를 볼 수 있는 장소를 만들었습니다. 엔비디아가 이번 지스타에서 준비한 것들을 잘 즐기셨길 바라며, 앞으로도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엔비디아에 더 많은 사랑을 부탁드립니다.
 


박상진 기자 Vallen@fom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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