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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환사이야기]전세계를 홀릴 남자 '스멥' 송경호의 감격 동화

손창식2016-09-11 01:03

▲ 국내 최고의 탑라이너 '스멥' 송경호.

국내 e스포츠 역사에는 다양한 천재들이 존재했다. '천재' 이윤열을 비롯해 '투신' 박성준 등 로열로더를 이뤘던 대선배들부터 해서 가깝게는 '페이커' 이상혁과 '마타' 조세형과 같은 리그오브레전드 프로게이머들이 있다.
 
이들의 공통점이라면 데뷔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곧바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는 것이다. 비록 데뷔 시즌에 우승하지 못했지만, 이상혁은 자신만의 플레이로 전세계를 매료시키며 e스포츠의 아이콘이 됐다.
 
이상혁과 SK텔레콤의 존재 때문이었을까, 상당 기간 국내 리그오브레전드에는 새로운 스타플레이어가 탄생하지 않았다. kt나 ROX는 SK텔레콤의 대항마가 되기에는 무언가 부족했고, 언제나 그렇듯 우승은 SK텔레콤의 몫이었다.
 
어느 순간 메타의 중심이 탑으로 흘러가면서 '스멥' 송경호는 롤챔스를 지배하기 시작했다. 분명 그는 신선한 뉴페이스도 아니었을 뿐더러, 앞서 언급한 선수들과 달리 데뷔한지 3년이 지나서야 롤챔스 우승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롤드컵 티켓까지 손에 쥔 송경호는 어느덧 한국을 대표하는 슈퍼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어떻게 뒤늦은 우승과 함께 팬들을 마음을 홀릴 수 있었는지 송경호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봤다.
 
▲ 실력만 최고? 외모도...라고 본인은 말했다.

- 먼저 재치 있는 인사 부탁 드릴게요.
▶ 안녕하세요. 저는 ROX 타이거즈에서 얼굴을 맡고 있었던 '스멥' 송경호입니다. 지금은 잠깐 외모 1위를 내려두고, 팀원들에게 한번 경쟁해보라며 지켜보고 있는 입장입니다.
 
- 우승 한 이후 개인 인터뷰는 처음이네요.
▶ 우승하고 2주 정도는 경기 영상이나 제가 했던 인터뷰를 보면서 감동을 받으면서 시간을 보냈어요. 지금은 롤드컵에 초점을 맞춰 다시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열심히 연습하고 있습니다.
 
- 데뷔 시즌과 비교하면 지금의 성공이 정말 뿌듯하겠네요.
▶ 그렇죠. 특히 데뷔 초기의 힘들었던 시기를 극복한 제가 스스로도 대견하다 생각해요. 당시 팬들은 저를 욕하고, 프로게이머 사이에서는 제가 누군지 조차 모르는 사람이 많았어요. 심지어 '프레이' (김)종인이 형도 몰랐다고 하던데요(웃음).
 
- 우승한 이후 대우가 많이 달라졌죠?
▶ 솔직히 많이 다르죠. 그런 것 때문에 열심히 하기도 했어요. 그리고 팬이 정말 많이 늘면서 더 힘을 얻고, 연습을 게을리 하지 않게 됐죠. 올해 제 생일에 정말 많은 팬들에게 선물을 받아서 기뻤어요. 나중에는 저 혼자 따로 장소를 빌려 팬미팅을 해보고 싶어요.
 
▲ 언제나 밝은 분위기를 주도하는 송경호.

- ROX처럼 경기를 즐기면서 우승하기란 쉽지 않잖아요.
▶ 다들 경력이 오래 됐으니까 여유가 있는 거죠. 그리고 제가 분위기를 주도하는 편이기도 해요.
 
- 본인의 노력도 있겠지만, ROX만의 밝은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었던 비결은 뭐예요?
▶ 다들 성격이 좋은 편이지만, 처음 팀에 들어왔을 때만 하더라도 '고릴라' (강)범현이 형과 게임 내 문제로 티격태격 했어요. 나중에는 제가 '깨갱'했지만요(웃음). 그래도 다들 어떤 분위기에서 연습해야 승리할 수 있는지 알아서 서로 양보하다 보니 늘 즐거운 분위기가 만들어지는 것 같아요.
 
- 처음 프로게이머를 할 때는 탑이 아니었다고 들었어요.
▶ 처음 친구들과 게임 할 때는 원거리 딜러였어요. IM에 입단할 당시에는 탑밖에 자리가 없어서 포지션 변경을 했죠.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무조건 난 1등을 할 것이라 믿었는데, 순탄치 않았죠. 그렇게 1년 고생을 하다가 솔로랭크가 무척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고, 정말 열심히 하면서 최상위권에 올랐어요.
 
- 솔로랭크를 통해 슬럼프를 극복한 셈이네요.
▶ 당시 솔로랭크를 하면 제 평가가 너무 안 좋았어요. 당시 '박봉춘'이라는 소환사명을 사용하면서 상위권에 올랐고, 점차 사람들에게 좋은 평을 받으면서 자신감을 찾았죠. 그제서야 내가 미숙했을 뿐이지 못하는 사람이 아니라고 느꼈어요.
 
- 지금은 종종 비난을 들을 때 어떤 생각이 들어요?
▶ 과거에는 엄청 부들부들 했었는데, 지금은 필요한 부분은 받아 들이되 불필요한 말들은 훌훌 털어버릴 수 있는 단계에요.
 
- 과거에는 자신의 프로게이이머 생활에 만점을 줬는데, 지금은 어때요.
▶ 전에는 100점 만점이었다면 이제 만점 기준을 150점으로 바꿨어요. 그 50점을 롤드컵 우승으로 채우고 싶어요.
 
- 그래도 주변 사람이 프로게이머를 한다고 하면 말린다면서요.
▶ 맞아요. 친척 동생이 프로게이머를 지망해서 항상 말리고 있어요. 너무 의지가 견고해서 도와주려고는 하는데, 진심으로 만류하고 싶어요. 프로게이머가 얼마나 힘든지 알기 때문에 추천하고 싶지 않아요. 생각보다 많은 것을 포기해야 하는 직업이거든요.
 
▲ 지금은 100점. 남은 50점은 롤드컵 우승을 위해 남겨놨다고.

- 원래 롤모델이 '루퍼' 장형석과 '마린' 장경환이라 했잖아요. 지금은 넘어섰다 생각해요?
▶ 넘어섰다고 하기는 어렵지만, 만약 맞붙는다면 자신은 있어요. (장)경환이 형이 롤드컵에 오르지 못해 아쉬우면서도 다행이라 생각해요. 어쩌면 만날지 모르는 장형석 선수는 워낙 잘해서 경계하고 있고요.
 
- 이제 한국 최고의 탑 라이너잖아요. 혹시 잘한다 느낀 선수가 있어요?
▶ 시즌 초반에는 '크레이지' 김재희 선수나 '애드' 강건모 선수를 눈 여겨 봤어요. 연습해보면 워낙 잘하는 선수들인데, 패배하면서 자신감이 떨어졌는지 제 플레이를 하지 못하는 것 같아요. 힘든 시기를 이겨내면 더 잘할 거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 하지만 가장 꺾고 싶은 상대는 SK텔레콤이겠죠?
▶ 원래 이번 서머 시즌에 SK텔레콤을 꼭 꺾고 싶었어요. 아쉽게 만나지 못했지만, 이번 롤드컵에서 만나게 된다면 그 동안의 패배를 복수하고 싶습니다.
 
- 삼성의 롤드컵 진출은 많은 이가 예상하지 못했어요.
▶ 저도 의외라 생각했는데, 나중에 경기를 보니 정말 잘하더라고요. 특히 '큐베' 이성진 선수가 잘해서 견제를 좀 해야겠어요.
 
- 아픔을 줬던 플래시 울브즈(FW)에게도 복수해야 하잖아요.
▶ 이번에는 정말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FW 선수들이 옛날부터 한국 솔로랭크를 하다 보니 방심할 수는 없어요.
 
- 롤드컵에서 경계되는 팀은 어디에요?
▶ EDG, RNG, C9을 많이 경계하고 있어요. EDG와 RNG는 한국 선수들이 워낙 잘하니까 조심해야 할 필요가 있죠. 만약 높은 곳에 오른다면 EDG를 만나보고 싶어요.
 
- 패치로 인해 맞라인이 주가 됐는데, 롤드컵에 어떤 영향이 있을까요.
▶ 맞라인을 통해 피 튀기는 경기를 기대했을 것 같은데, 여전히 순간이동이 사용되는 상황에서 그런 경기는 나오기 힘들다 생각해요. 롤드컵에서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격렬한 경기가 나오지는 않을 것 같아요.
 
▲ 언젠가는 코치를 해보고 싶다고 한다.

- 우승 이후 초심을 지키기 어렵잖아요.
▶ 작년과 올해 스프링 시즌 때 정말 많이 자만했어요. 항상 비시즌 기간에 게임을 내려놓고 놀기만 하거든요. 다른 선수들은 휴가 때 관리차원에서 조금씩 연습을 하는데, 당시 저는 최고라는 생각 때문에 놀기 바빴죠. 하지만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는 만큼, 절대 자만하지 않을 생각이에요.
 
- 훗날 코치나 감독을 하고 싶다고 했는데, 성격이 잘 맞는 것 같아요?
▶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내가 손해 보더라도 상대방이 원하는 것에 맞추는 편이었는데, 사회생활에서는 그런 사람은 좋다기 보다 멍청한 쪽에 가까운 것 같아요. 그래서 지금은 화도 내보려 하고 있어요.
 
- 국내 팀 중에 맡아보고 싶은 팀은 있어요?
▶ ESC나 MVP를 맡아보고 싶어요. 이제 갓 데뷔해서 의욕이 넘치는 선수들과 함께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 마지막으로 팀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들었어요.
▶ 이번 결승전을 통해 말하고 싶었는데, 이제서야 팀원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게 됐네요. 함께 많은 실패를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우승을 위해 지금까지 열심히 해준 동료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해요.
 

사진=박상진 기자 Vallen@fomos.co.kr
정리=손창식 기자 safe@fom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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