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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릭 폭스 인터뷰 “LoL도 팀워크에서 즐거움과 성취감 느껴…농구와 비슷”

강기자2016-05-30 00:21

▲ NBA 챔피언 출신이자 '에코 폭스'의 오너인 릭 폭스.
 
릭 폭스는 미국 프로농구(NBA)에서 활약했던 최고의 농구 선수 중 한 명이었다. 선수 시절 그는LA 레이커스 소속으로 1991년부터 2004년까지 3번의 우승을 경험했다. 남성미가 물씬 풍기는 외모로 은퇴 후에는 배우로도 활동 중이며 사업가 기질까지 갖고 있는 유명 인사다. 그런 릭 폭스가 지난 2015년 리그오브레전드(LoL) 팀을 창단한 것은 미국 내에서도 큰 화제였다.
 
그라비티의 LCS NA 시드권을 사들여 스스로 팀 오너가 된 릭 폭스는 LoL에 푹 빠져 있던 아들 카일 폭스와 함께 e스포츠 산업에 뛰어 들었다. ‘프로겐’ 헨릭 한센과 한국인 ‘크포’ 박정훈을 영입하는 등 과감한 행보로 단숨에 북미의 강팀으로 올라선 ‘에코 폭스’가 바로 릭 폭스의 게임단이다.
 
에코 폭스는 2016 서머 시즌을 보다 알차게 보내기 위해 지난 한 달간 한국에서 부트 캠프를 진행했다. 릭 폭스는 부트 캠프 막바지인 지난 5월 26일, 자신의 선수들을 이끌고 상암동의 서울 OGN e스타디움을 깜짝 방문했다. 단 이틀 간의 매우 사적인 방문이었지만 한국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던 릭 폭스는 잠시 시간을 내어 포모스와의 인터뷰에 응했다. 그는 향후 기회가 된다면 한국 게임단들과 교류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 OGN 스타디움을 둘러 보는 중. 오른쪽에 아들 카일 폭스가 서 있다.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접했던 게임

NBA 챔피언 출신이자 화려한 스타 플레이어였던 릭 폭스에게는 알려지지 않은 게임 인생이 있다. 바쁜 사업가 아버지 밑에서 자란 그는 어렸을 적부터 주로 비디오 게임을 플레이하며 여가 시간을 보내곤 했던 것이다. 아타리 사의 게임기로 TV 앞에서 몇 시간이나 계속 게임을 했던 경험은 훗날 그의 아들 ‘카일’과 게임으로 소통할 수 있는 아버지를 탄생시켰다.
 
지금도 릭 폭스는 게임이 곧 시간낭비라고 생각하는 부모가 아니다. 6년 동안 LA 레이커즈에서 선수로 활동하면서 게임은 멀리 떨어져 있는 아들과 소통할 수 있는 도구였다. 비시즌마다 미국 동부에서 아들 카일이 LA로 넘어 왔고, 부자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WoW)를 함께 플레이하며 서로 공유할 수 있는 대화의 주제가 생긴 것이다. 이들 부자관계에서 게임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번 한국 방문에서도 아들 카일과 함께 한 릭 폭스는 “카일이야말로 에코 폭스의 씨앗이었다. 아들이 에코 폭스 유니폼을 입고 있는 모습만 봐도 뿌듯함이 밀려온다. 아들 때문에 게임단을 만든 것은 아니지만 그 시작이 아들 때문이었던 것은 맞다”며 게이머 아들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 에코 폭스 선수들과 LCK 경기를 관람한 릭 폭스.

 
‘아들 카일과 함께’ 리그오브레전드를 플레이하다

릭 폭스가 은퇴하고 아들 카일이 LA의 대학교에 진학했을 때 부자는 더욱 많은 시간을 보냈다. 카일은 리그오브레전드(LoL)에 빠져 있었고 릭 폭스는 이번에도 아들이 푹 빠진 게임에 큰 관심을 보였다.
 
아들 카일은 학교를 휴학하고 게임 산업에서 일하고 싶어했다. 마침 카일의 임시 직장 근처에 라이엇 게임즈 본사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 릭 폭스는 아들을 이끌고 회사를 방문하게 된다. 거기서 월드챔피언십(롤드컵)의 엄청난 인기와 관중수 등을 처음으로 알게 된 그는 아들에게 LoL을 배우고 직접 플레이하며 관심을 키웠다. 이후 라이엇의 초대로 뉴욕 메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열린 2015 LCS NA 결승전도 관람했다. 그곳은 릭이 선수 시절 직접 수십 번의 경기를 뛰었던 곳이었기 때문에 같은 장소에서 프로게이머들의 경기를 지켜보는 것은 매우 특별한 경험일 수 밖에 없었다.
 
“LoL과 농구 모두 5대5로 하는 게임이죠. 팀워크를 통해 즐거움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고요. 그래서 이 게임에 더욱 쉽게 다가갈 수 있었고, 저 역시 LoL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농구를 빗대어 설명하기도 합니다.”
 
놀랍게도 최고의 스포츠 스타였던 릭 폭스의 입에서 직접 나온 말이다.
 
▲ 해외에서는 이미 e스포츠 전도사 역할(TMZ SPORTS 캡쳐)을 하고 있다.
 
‘팀 창단’ 그리고 e스포츠를 통해 그리는 미래

어떤 계기로 인해 북미 게임단 CLG를 돕게 됐던 릭 폭스는 자연스럽게 팀 비즈니스에도 관심을 갖게 됐고 이내 팀 창단에 이른다. 전세계적으로 LoL e스포츠가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었고 특히 북미 지역에서도 빠른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었기 때문에 릭 폭스 입장에서는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팀을 만든 지는 7개월 정도 됐는데 정말 많은 것들을 배우고 있죠. 만족해요. 물론 e스포츠라는 조금은 다른 분야이기 때문에 영감을 얻는 것도 중요해요. 그게 한국을 찾은 이유이기도 하고요. 특히 정점에 있는 한국 선수들을 보면서 언젠가 우리 팀 선수들도 저들처럼 크게 성장할 거라고 믿고 좋은 영향을 받고자 하지요.”
 
최근 에코 폭스는 리그오브레전드 뿐 아니라 카운터 스트라이크와 콜 오브 듀티, 슈퍼스매시 닌텐도 등 다양한 게임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는 e스포츠의 성장 가능성과 릭 폭스의 게임에 대한 애정, 사업가 기질이 합해져 나오는 결과로, 향후 종합 게임단으로서 에코 폭스의 발전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또한 릭 폭스에게서 가장 크게 느껴지는 것은 선수들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었다. 이번에 한국을 찾은 이유 중 하나는 새로 영입한 한국 선수 ‘크포’ 박정훈과도 무관치 않다. “눈여겨 보는 한국 선수가 있느냐”는 질문에 즉시 “당연히 박정훈이다. 나는 그가 뛰어난 실력과 성품을 가진 선수가 되길 바라고 도울 것이다”라고 답했다. 어린 나이에 미국행을 결심한 박정훈이 대단해 보였고 하루 빨리 팀원들과 동화시키기 위해 직접 한국을 찾았다고 한다.
 
농구 선수인 그에게 ‘페이커’ 이상혁이 LoL의 마이클 조던으로 불리는 것에 대해서도 물었다. 이번에도 릭 폭스는 “반대하지 않는다. 하지만 적어도 나에게는 페이커가 아니라 에코 폭스의 선수 중 하나가 마이클 조던이 될 것”이라며 멋진 대답을 내놨다.
 
비록 길지 않은 인터뷰였지만 릭 폭스는 놀라울 정도로 진지한 태도를 유지하며 인터뷰에 응했고 그가 e스포츠와 게이머들에게 가진 애정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아마도 2016 서머 시즌, 새롭게 도전하는 에코 폭스 선수들은 최고의 게임단주 밑에서 경기를 펼치게 될 것이다.   
 

다음은 릭 폭스와의 일문일답 정리
 
한국은 처음인가
▶ 그렇다. 공항과 호텔, 연습실, 경기장만 왔다갔다해서 아직 잘은 모르겠다. 하지만 이곳 서울 OGN e스타디움을 와보니 시설이 매우 좋다. 생긴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고급스럽고 잘 해놓은 것 같다.
 
e스포츠 팀을 창단해 운영하고 있는데 소기의 성과를 이뤘다고 생각하는가
▶ 팀을 만든 지는 7개월 정도 됐다. 그리고 그동안 굉장히 많은 일들이 있었다. 지금까지 배운 것들도 많고 하지만 새로운 영감을 받는 것도 무척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한국에 오게 됐다. 
 
▲ 에코 폭스 홈페이지(http://www.echofox.gg)의 팀 소개.

롤 뿐만 아니라 cs:go 등 분야를 넓히고 있는데
▶ 콜오브듀티나 슈퍼스매시 닌텐도 등 다양한 종목의 게임으로 확장하고 있다. 우리는 점점 큰 게임단이 될 것이다.
 
본인을 시작으로 샤킬 오닐 등 많은 NBA 스타 플레이어들의 E스포츠 투자가 이어지고 있는데 이런 현상에 대해선 어떻게 보고 있는지 궁금하다
▶ 일단 샤킬 오닐과는 같이 얘기를 많이 나누고 있다. 라이벌인 동시에 도움을 주는 사이다. 샤킬 뿐만 아니라 관심이 있는 친구들이 점점 생기고 있어서 계속 커뮤니케이션 하려고 한다. 스포츠 쪽에 있는 사람들이 e스포츠쪽으로 넘어와서 영향을 주고 도움을 주는 것은 매우 긍정적인 일이라고 본다.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경험이 매우 소중하고 뜻깊다.
 
CLG의 아프로무 팬이라고 들었는데 눈여겨보는 한국 선수는 없는지
▶ 하하. kfo. 박정훈이다. 일단 우리 팀에 있는 선수이기 때문에 가장 소중하고 잘할 거라고 믿는다. 전반적으로 한국의 선수들은 모두 실력이 뛰어나다. 어느 한 선수를 꼽아서 다른 선수들을 낮추고 싶지는 않다. 상암 경기장에서 락스와 삼성 선수들의 경기를 봤는데 좋은 기운을 얻어가는 것 같다. 예전에도 한국의 유명한 선수들을 몇 번 본 적이 있는데 이들의 플레이를 보면서 우리팀 선수들도 국제 무대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상상하곤 했다. 좋은 영감을 주는 선수들이다.
 
▲ 왼쪽은 릭 폭스가 직접 찍었다고 말한 페이커 사진.

‘페이커’ 이상혁은 LoL에서 마이클 조던으로 비유되곤 한다. 그러나 일부 대중들은 페이커가 마이클 조던으로 불리는 것에 대해 인정하지 않거나 이런 비유 자체를 비웃기도 한다. 이에 대한 릭 폭스의 생각은 어떤지 궁금하다.
▶ e스포츠에서 가장 유명한 스타가 아닌가. 개인적으로 잘못됐다거나 반대하지는 않는다(릭 폭스는 갑자기 휴대폰을 꺼내 지난 올스타전에서 직접 찍은 페이커의 사진을 보여 주기도 했다).그러나 내 마음 속 마이클 조던은 ‘프로겐’이다. 최고의 선수는 우리 팀에 있어야 하니까.
 
농구와 LoL은 모두 5명이 하는 게임이다. 각자의 포지션이 있다는 점에서도 비슷하기 때문에 LoL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농구를 빗대어 설명하는 경우도 있다. 어떻게 생각하는지
▶ 나 역시 LoL을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설명할 때 농구를 빗댄다. 둘 다 5:5 싸움이고 다른 역할을 맡아 팀워크로 이루어지는 게임이기 때문이다. 그런 공통점이 내게도 이 게임을 더 쉽게 접하게 만들어줬다. 농구도, LoL도 팀워크를 통해 똑같은 즐거움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
 
- 향후 게임단을 어떻게 발전시키고 싶은지 계획이 듣고 싶다
▶ 먼저 우리팀 선수(아틀레트) 한 명 한명으로서의 기량이 발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궁극적으로는 팀원들이 함께 성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크포’ 박정훈 선수도 먼 미국까지 와서 활동하기로 결심한 것은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나를 믿어줘서 고맙게 생각하고, 나는 박정훈 선수가 기존 팀원들과 함께 신뢰를 바탕으로 크게 성장하기를 바란다. 우리 선수들이 언젠가 세계 최고의 프로게이머가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점에 올랐을 때 겸손하지 않으면 나중에 망신을 당하거나 팬들에게 실망감을 줄 수 있다. 그런 점까지 아우르는 큰 선수들이 됐으면 좋겠다.
 
마지막 질문이다. 지금 에코폭스 유니폼을 입고 있는데 농구팀 유니폼을 입고 있을 때와는 어떤 차이가 있나. 자신이 직접 만든 팀의 유니폼을 입고 있는 느낌이 궁금하다
▶ 게임단을 만든 가장 큰 이유는 아들 때문이었다. 팀의 첫 시작이 된 아들이 이 유니폼을 입고 있을때 엄청난 자부심과 자긍심을 느낀다. 또 아들 또래의 선수들을 볼 때면 큰 책임감을 느끼기도 한다. 또 우리 팬들에게도 유니폼을 입고 있는 팬들을 볼 때도 있다. 아직은 그들에게 많은 것을 돌려주지 못하고 있지만 나중에는 꼭 그러고 싶다. 언젠가 이 게임단에서 일하는 모든 사람들이 이 로고 자체를 프라이드로 여길 수 있게 된다면, 그것은 나에게 정말 큰 의미로 다가올 것이다. 
 

강영훈 기자 kangzuck@fom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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